[이야기][교육농]풀과 개미를 보며 가을 농사 준비(방효신)

2022-08-04
조회수 72

나의 학교 텃밭, 8월


풀과 개미를 보며 가을 농사 준비

 


방효신

교육농협동조합 조합원, 서울 청운초



마크아


태국에서 키우는 가지, 마크아를 수확했습니다. 수박처럼 줄무늬가 있는 탁구공 크기로 다 익어도 녹색입니다. 반으로 잘라 볶아서 카레에 넣어 먹습니다. 방학 중에 만난 학생이 어떻게 먹는지 몰라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시들어 버렸다며 아쉬워 합니다. 가지 줄기에서 개미가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잎과 열매가 생생합니다.


올해부터 마르쉐에서 이국적인 모종과 수확물이 자주 보입니다. 다양한 식재료를 경험하려는 사람이 늘었고, 음식으로 만들면 향과 식감에 가격을 높게 칩니다. 내 집 앞 텃밭이 절실해집니다.


작년 농사달력을 보면서 8월에도 슬슬 움직입시다. 광복절이 지나면 서늘한 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붑니다. 늦은 오후에 밭에 거름을 내고, 땅을 미리 갈아 배추 모종과 무씨를 뿌릴 준비를 합니다. 배추 모종을 내려면 이번 주에 시작합니다. 


아래는 2021년 8월 세검정초 텃밭 농사달력입니다.


풀코디얼


7월 말 배이슬 조합원의 전북 진안 이든 농장을 다녀왔습니다. 농장에서 개망초꽃, 환삼덩굴 여린잎, 당근꽃, 달맞이꽃, 세인트존스워트 꽃, 애플민트, 비트 한조각, 레몬 슬라이스를 유리병에 넣었습니다. 따뜻한 물에 설탕을 1:1 비율로 녹여서 유리병에 붓습니다. 뚜껑을 덮고 냉장고에서 하루 숙성한 뒤, 다음날 거름망에 걸러 액상만 찬물이나 탄산수에 넣어 먹습니다. 농장에서 아침에 맡을 수 있는 풀꽃향이 음료수 속에 가득합니다. 풀코디얼은 영국이나 일본 카페에서 엘더플라워 탄산수 등으로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학교 텃밭에서 허브를 많이 키웠다면, 오미자청이나 매실효소 등과 다른 방법의 여름 음료를 즉석으로 만들어 봅시다.



쇠비름이 가득


감자를 수확한 곳에 쇠비름이 가득합니다. 다른 나라는 샐러드 재료로 먹는다는데, 안 먹어봤으니 생으로 못 먹을 것 같습니다. 끓는 물에 데쳐서 말렸다가 나물로 무쳐먹으면 해열, 이뇨, 눈병 치료 등에 좋다고 합니다. 메주콩이나 팥을 심지 않아 조금 후회했지만, 수확하고 난 뒤 잡초가 나면 그냥 두었다가 관찰도 하고, 가을 모종을 심기 직전에 파종할 곳만 정리합니다. 조금씩 심어둔 생강이 드디어 잎이 올라옵니다. 말라붙은 생강이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장맛비에 쑥쑥 크는 모습이 장합니다.



마늘 관세

 

6월에 수확한 마늘을 반그늘 창고에 걸어놓고 말렸다면, 비오는 날마다 마늘을 까서 다진 마늘을 냉동실에 넣어둘 때 입니다. 올해 햇마늘을 사고 싶다면 지금 구입하세요. 농민신문을 보니, 7월 22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저율관세할당(TRQ)을 통해 마늘 1만 톤을 수입하기로 했다 합니다. 마늘 관세는 360%인데, TRQ 물량에는 50%만 부과됩니다. 수입 마늘로 물가가 잡히나요? 농민을 위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세우는 사례가 얼마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생계가 가능한 전업 농부의 길은 요원합니다. 대신 자급자족의 삶을 앞당기기 위해 날마다 노력해야겠습니다.



➊ 교육농 여름 워크숍이 7월 29일~30일 전북 진안에서 열렸다. 교육농협동조합 조합원이기도 한 이든농장 배이슬 님의 안내로 교육농을 실천해 온 마령초 교사들을 만나 고민을 나누고 (이때 마령초 선생님들이 나눠 주신 풀 음료수의 단맛이 더위와 갈증을 금세 가시게 해 주었다. 감사드린다) 마령활력센터 김춘자 님과는 토종 씨앗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든농장을 방문해서는 청년 농부로서의 생계와 지속 가능한 농업에 대한 고민, 종의 다양성을 위해 애쓰는 현장을 목격하며 들판의 풀로 음료수를 만드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교육농을 조금은 더 풍부화하는 자리였기를 기대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