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편집자 편지 _ 《생각해 봤어? 가지 않은 길》

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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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편지


《생각해 봤어? 가지 않은 길》을 만들면서



벗들,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신지요?


단행본, 《생각해 봤어? 가지 않은 길》을 편집한 설원민입니다. 완연한 가을입니다. 저는 새벽녘에 이불을 찾느라 침대 위를 더듬으며 계절을 체감하고 있네요.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태풍에 근심하던 때가 엊그제였던 것 같은데 말이죠.


이 책을 만들면서 강신준, 하종강 선생님의 글을 통해 쌍용차와 한진중공업 투쟁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10여 년이 흘렀지만 그 아픔과 고통은 여전하기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김도현, 배경내, 이재영, 하승수 선생님의 글에 나오는 사회 현안들 또한 마찬가지고요. 저자들은 자신의 삶의 궤적을 되짚으며 사회를 고발하고, 다시 나아가며 대안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그 길을 닦고 완성하는 것은 결국, 우리, 시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만드는 내내 떠오른 단어가 있었습니다. 솔리다리테, ‘연대 책임 의식’입니다. 이 책에서도 언급되는 똘레랑스, 그리고 앙가주망과 함께 우리에게 익숙한 말입니다. 2013년 법원이 쌍용차에 노조에 부과한 손해 배상 금액이 47억 원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한 어머니는 아이의 학원비 4만 7천 원을 편지와 함께 노란 봉투에 담아 모 언론사에 보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고 동참한 ‘노랑 봉투 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


사람보다 귀한 게 없다지만, 사람을 가벼이 여기는 사회가 과연 무엇인들 귀하게 여길까요. 한진중공업 노조에게는 158억 원이 손해 배상으로 청구되었습니다. 손배소 판결들을 보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거의 대부분의 파업은 불법이 되는 상황입니다. 월급과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파업이라니!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를 반추하고 다시 희망을 찾고 모색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생각해 봤어? 가지 않은 길》은 속이 꽉 찬 가을배추 같으니 한 장 한 장 정독하며 봐 주세요.


코로나19가 많은 것들을 빼앗아 갔지만, 파란 하늘을 돌려줬네요. 소중한 이 가을, 《생각해 봤어? 가지 않은 길》과 함께 만끽하실 수 있길요!


벗 사무국 설원민 올림


《생각해 봤어? 가지 않은 길》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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