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글]학교 텃밭 탐방_서울 세검정초_무꽃도 즐거움도 활짝 피어납니다

202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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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텃밭 탐방


무꽃도 즐거움도 활짝 피어납니다

- 서울 세검정초



5월 26일, 오늘은 교육농협동조합의 서울지역 교학공 팀의 학교 탐방이 있는 날이다.

탐방처는 서울 종로구 신영동 세검정초등학교. 방효신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이다. 학교는 북한산 자락을 흐르는 홍제천 계곡을 끼고 있다.

벗 사무실이 있는 성산동에서 따릉이(서울시 대여 자전거)를 타고 홍제천로 자전거 길을 이용하기로 한다. 세검정초 오르막길 직전에 마침 따릉이 대여소(문화촌공원)가 있다. 벗에서 7km쯤 거리이다. 여기서부터는 걸어서 2km만 오르막 길을 오르면 된다. 버스나 전철을 여러 번 갈아타야 하는, 대중교통이 좀 번거로울 때는 따릉이가 좋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홍제천 계곡 길을 걷는다.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 있다.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와는 다른 풍경이 보인다. 서너 마리의 새끼들과 풀섶을 헤집는 오리 가족이 보인다. 물속에서 검은 그림자를 몰고 다니는 물고기 떼도 보이고, 백로가 날개를 접고 물가를 걷는 모습은 도도하기조차 하다. 문득, 저들에게 나는 어떻게 비춰질까 싶다.


천변을 빠져나와 세검정초에 들어선다. 상자논이 보인다. 모내기가 돼 있다. 과연 자라기나 할까 싶을 정도로 작은 포기의 모. 그러나 날들이 더해지면 볕을 머금고 줄기들을 만들어 내면서 꽃을 피우고 이삭이 패인다. 학생들은 쌀이 이런 어린 모에서부터 나온다는 것을 상자논을 만드는 교사의 노력으로 알게 된다. 벼의 성장도 교사의 노력도 경이롭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학교에 텃밭을 만들자고 하지만 농사가 목적은 아니다. 교육이 목적이다. 농사로 교육을 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교육농이다. 여기에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어떤 교육을 하자는 것인가? ▲농사로 교육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우리는 학교 탐방을 통해서 답을 구하게 될 것이다.




올해 세검정초 학교 텃밭을 함께 둘러보니 2019년보다 정돈된 듯하다. 밭의 형태나 키우는 작물들의 종류와 같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습의 변화가 두드러진다기보다는 뭐랄까, 밭이 형태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다만 하나하나가 정돈돼 있다고 해야 할까? 학교 텃밭에 교사의 자신감이 투영된 데서 전해져 오는 느낌?

기술의 습득은 작물들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또는 동료들과 학교 텃밭을 일구는 데서 그 관계를 좀 더 정돈(?)해 주기는 하는 것 같다. 휴직연수 1년 동안 농사를 배우고 왔다는 교사에게 농사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고 깐족이며 살살 성질을 건드리는 이는 없을 것이므로.


     ▲교실에서 내려다본 텃밭 풍경. 우측은 온실로 이 학교에 오기 전부터 있었단다.



교실로 올라가 인사를 나눈다. 이런저런 각자 학교 텃밭 근황을 나누다 방효신 교사의 방울토마토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본 수업과 보충 수업 장면 ㅋ


8번째 줄기 위에 열리는 꽃이 1화방, 그 위로 3줄기마다 위로 꽃이 피는데 그때부터 2화방...

보통은 따먹기 좋게 8화방이 생기면 그 위 본 가지를 잘라주어 열매를 풍성하게 한다고 한다.

방울토마토 꽃은 한 방향으로만 피므로 꽃이 열리는 쪽을 수확하는 위치로 잡아 주면 이후 따먹기 좋다...

방울토마토는 줄기를 왕성하게 뻗는다. Y자 사이에 순이 나오는데 이걸 곁순이라고 하며 수시로 따주어야 한다. 방치하면 어떤 것이 본줄기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줄기만 많고 열매는 덜 열리게 된다. 학교 텃밭의 장점은 매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토마토에 관심을 갖는 분들에겐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셈이다. 그래서 한 줄기로 방울토마토를 키웠다면 참 부지런하다는 얘기를 들을 만하다.





씨앗 줄뿌림을 할 때는 이런 종이를 반으로 접어 그 사이에 씨앗을 넣고 살살 뿌려 주는 것도 요령이다.





온실에 있는 튼튼하게 제작돼 있는 2단짜리 텃밭 상자. 이 온실은 방효신 샘이 오기 전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은 행정실에서 독점(?)해 왔는데, 올해는 방효신 샘이 점거(?)했다고 한다. 모종을 키우려고 한다면 욕심을 낼 만하다. 만기 이동에 강제되지 않아도 된다면 이러한 시설물들이 그 목적을 잘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원사업들은 그 기간이 끝나면 버려지고 방치되거나 또 다른 새로운 사업이 시행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무리하게 추진된 사업도 역시. 생각거리가 많아지는 지점이다.





완두콩 둘레에 지주를 세우고 마끈으로 둘러주었다. 덩굴손이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다시 흙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텃밭 재료를 고민하는 세심함. 나는 주말농장 텃밭 지주끈으로 현수막 끈과 비닐 고추끈을 사용했는데 비교된다. 으... 그 이물감이라니. 이런 마끈의 사용이 흙의 색이나 질감과 어울리는 시각적 편안함을 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홍동에서 가져와 심은 토종무. 채종을 위한 것이다. 하얀 꽃을 피웠다.






모들이 많이 남았다. 모들을 나누어 간다. 보통 3~5줄기 안팎을 손으로 떼어내 꽂아준다. 자라면서 이 줄기들을 더 만들어 내고 커져 빽빽하게 된다. 벼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학기가 바뀌고 학년을 마무리할 시기가 옴을 알게 된다. 1인당 쌀 소비량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2020년 통계는(57.7㎏) 1990년 통계(119.6㎏)와 비교하면 반으로 뚝 떨어졌다(2020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 통계청). 그래도 여전히 쌀이 주식이니 벼의 생장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모임에 즐거움을 더하는 일 하나는 모종 나누기. 강서구 삼정중학교 텃밭의 딸기들이 종로구 세검정초에서 또 타 지역의 학교로 분양된다. 이 딸기는 겨울을 지내고 내년에 그 열매를 맺는다.


학교 텃밭을 일구며 농업기술센터 지원을 받으면 이로운 점이 많다.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작물 모종을 보내준다. 그야말로 심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학교마다 작물들이 대동소이하게 된다. 먹을거리가 다르지 않으니 문제가 없다. 다만, 우리가 교육농을 고민하며 이러한 시스템에 더해 좀 더 고민을 해 본다면 어떻게 바뀌는 게 좋을까? 이 또한 숙제로 안고 간다.


- 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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