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민주주의 흉내’를 넘어 새로운 민주주의로
폭염 속에서, 차가운 아스팔트에 앉아 얼어붙은 세상에 민주주의의 온기를 지피고자 했던 광장의 시민들을 떠올린다. 계절이 바뀌듯 탄핵과 새로운 정부의 탄생은 그 간절함이 만들어 낸 역사의 순리였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여전히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시민의 힘으로 쌓아 올린 제도와 권리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으며, 민주주의는 ‘완성된 제도’가 아니라 삶 속에서 실현해야 할 실천임을 일깨운다.
학교도 이 질문에서 예외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가르친다고 말하는 학교는 정말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간이었는가? 이번 특집은 민주주의를 가르치면서도 민주적이지 못한 학교의 구조와 문화를 비판적으로 짚는다. 절차로서가 아닌 삶의 방식이자 공동체의 원리로서 민주주의를 회복할 필요성을 제안하며, 학교가 다시 책임을 묻는 질문 앞에 서 있음을 상기시킨다.
채효정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온 민주주의의 의미와 실천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파이 나누기’ 토론 사례를 통해 민주주의는 단순한 절차나 좋은 대표 선출이 아니라, ‘민중이 주체가 되는 정치’임을 강조한다. 제도나 형식만으로는 민주주의가 성립하지 않으며, 민중 스스로가 권력의 주체임을 자각하고 일상에서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조진희는 학교에서 민주주의가 왜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는지를 조명한다. 교장의 재량에 집중된 권력 구조, 형식적인 회의와 비민주적 인사 시스템은 교사와 학생 모두의 자율성과 평등을 제약한다. 특히 소수자 교사와 학생 등은 가시화되지 못하고 쉽게 배제되며, 경쟁과 효율을 중시하는 학교 문화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협력하는 민주주의 감각을 키우기 어렵게 만든다. 학교는 구성원 모두가 ‘몫’과 ‘목소리’를 지니고 참여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의 장이 될 수 있다.
김소형은 한국 사회와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차별금지법과 포괄적 성교육을 제안한다. 12.3 내란 이후 시민들이 가장 강하게 요구한 변화는 ‘차별 금지·성평등·소수자 권리’였으며, 이는 정치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민주주의의 과제이다. 특히 학교 현장은 혐오 표현, 성희롱, 성소수자 차별이 일상화된 공간이기에, 포괄적 성교육과 차별금지법이 함께 작동해야 학교가 민주주의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혜정은 광장의 민주주의가 오늘날 학교에 던지는 질문에 주목한다. 광장의 주체였던 청년들은 민주주의를 ‘나중’이 아닌 ‘지금 여기’에서 실현해야 할 삶의 방식으로 보았다. 그러나 학교는 능력주의 질서 속에서 학생을 고립된 개인으로 만들고, 연결과 연대를 감각하기 어렵게 한다. 입시 중심의 선형적 시간 속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는 유예된다. 학교 안에는 능력주의에 꼭 들어맞지 않는 다양한 몸들이 존재하며, 학교는 이들 모두가 존엄하게 존재할 수 있는 공간, 지금 여기에서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지금 학교는 민주주의를 가르치기만 할 뿐, 실상은 민주주의를 ‘흉내 내는’ 데 그치고 있다. 회의는 있지만 결정권은 없고, 참여는 있지만 실질적 권한은 없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수직적 권력 구조, 능력주의 경쟁, 차별과 혐오의 방치는 민주주의의 기본 조건들을 조용히 무너뜨린다. 이런 형식적 민주주의는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진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체화할 기회를 빼앗고, 결국 ‘민주주의는 말뿐인 것’이라는 냉소만을 남긴다. 이는 민주주의를 제도나 절차에 가두고 일상의 실천으로 확장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 이제 학교는 민주주의의 ‘모의 연습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양한 존재들이 실질적 권한과 존엄을 지닌 주체로 살아가는 공간, 갈등과 차이를 배움의 자원으로 삼을 수 있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의 현재는 민주주의는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는 것’임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이다.
교육공동체벗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하는 지식공동체입니다.
교육 전문 매체인 격월간 《오늘의 교육》을 펴내고, 세상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안적인 삶을 함께 꿈꾸고 공부하고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모임도 꾸려 가고 있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은 배움과 나눔을 실천하는 지식공동체를 지향합니다. 교육에 대한 건강한 열망을 품은 사람들이 모이고 어우러질 수 있는 마당을 만들겠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공통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경제조직입니다. 정론직필의 교육전문지,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정직한 책들, 함께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배움 공간 등 우리 교육에 필요한 것들을 우리 힘으로 만들고 함께 나누겠습니다.
‘벗’이라는 이름에는 경쟁과 수월성이 아닌 교육을 통한 우정의 실현(友)과 대안적 실천에 대한 의지의 표현(but)이 담겨 있습니다. 함께 배우고 나누는 우리 교육공동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격월간 《오늘의 교육》과 교육 관련 책들을 발행하며 다양한 모임들을 꾸리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교육》은 손쉬운 희망과 위로를 건네지 않고 정직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기록하는 매체가 되고자 애써 왔습니다.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오늘날 교육 현장의 현실을 증언하고 새로운 철학과 방법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습니다. 책상에 ‘널브러진’ 학생들, 스펙 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삶의 문제는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진보 교육감’이 등장하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우리가 살아온 근대적인 삶의 방식을 총체적으로 성찰하고 바꾸어 나가는 데서 풀어 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교육의 생태적 전환, 교육과 페미니즘, 마을과 학교, 광장과 민주시민교육, 4차 산업 혁명과 교육의 시장화라는 기획으로 계속해서 이어 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강연과 연수, 포럼 등을 통해 교육 현안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교육 불가능의 시대’와 ‘교육의 생태적 전환’ 등의 주제로 전국을 순회한 〈이 시대 교육 포럼〉, 순종적인 교사이기만을 강요받는 불의한 시대에 불온한 교사를 꿈꾸자며 모인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 교육과 삶의 생태적 전환을 고민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농사를 짓는 〈교육농〉 등입니다.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격월간 《오늘의 교육》과 조합 통신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조합원 연수와 총회에 참여할 수 있고, 지역 벗모임과 《오늘의 교육》 읽기 모임, 교육농, 나눔공방 등 조합원들이 만들어 내는 모임들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임을 직접 제안하고 만들 수도 있습니다.
· 조합비는 월 15,000원이며, 아래 링크를 통해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시면 매월 CMS로 자동 출금됩니다.
(단,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분들이나 청소년들은 월 회비 납부를 조정하거나 유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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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민주주의 흉내’를 넘어 새로운 민주주의로
폭염 속에서, 차가운 아스팔트에 앉아 얼어붙은 세상에 민주주의의 온기를 지피고자 했던 광장의 시민들을 떠올린다. 계절이 바뀌듯 탄핵과 새로운 정부의 탄생은 그 간절함이 만들어 낸 역사의 순리였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여전히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시민의 힘으로 쌓아 올린 제도와 권리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으며, 민주주의는 ‘완성된 제도’가 아니라 삶 속에서 실현해야 할 실천임을 일깨운다.
학교도 이 질문에서 예외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가르친다고 말하는 학교는 정말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간이었는가? 이번 특집은 민주주의를 가르치면서도 민주적이지 못한 학교의 구조와 문화를 비판적으로 짚는다. 절차로서가 아닌 삶의 방식이자 공동체의 원리로서 민주주의를 회복할 필요성을 제안하며, 학교가 다시 책임을 묻는 질문 앞에 서 있음을 상기시킨다.
채효정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온 민주주의의 의미와 실천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파이 나누기’ 토론 사례를 통해 민주주의는 단순한 절차나 좋은 대표 선출이 아니라, ‘민중이 주체가 되는 정치’임을 강조한다. 제도나 형식만으로는 민주주의가 성립하지 않으며, 민중 스스로가 권력의 주체임을 자각하고 일상에서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조진희는 학교에서 민주주의가 왜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는지를 조명한다. 교장의 재량에 집중된 권력 구조, 형식적인 회의와 비민주적 인사 시스템은 교사와 학생 모두의 자율성과 평등을 제약한다. 특히 소수자 교사와 학생 등은 가시화되지 못하고 쉽게 배제되며, 경쟁과 효율을 중시하는 학교 문화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협력하는 민주주의 감각을 키우기 어렵게 만든다. 학교는 구성원 모두가 ‘몫’과 ‘목소리’를 지니고 참여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의 장이 될 수 있다.
김소형은 한국 사회와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차별금지법과 포괄적 성교육을 제안한다. 12.3 내란 이후 시민들이 가장 강하게 요구한 변화는 ‘차별 금지·성평등·소수자 권리’였으며, 이는 정치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민주주의의 과제이다. 특히 학교 현장은 혐오 표현, 성희롱, 성소수자 차별이 일상화된 공간이기에, 포괄적 성교육과 차별금지법이 함께 작동해야 학교가 민주주의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혜정은 광장의 민주주의가 오늘날 학교에 던지는 질문에 주목한다. 광장의 주체였던 청년들은 민주주의를 ‘나중’이 아닌 ‘지금 여기’에서 실현해야 할 삶의 방식으로 보았다. 그러나 학교는 능력주의 질서 속에서 학생을 고립된 개인으로 만들고, 연결과 연대를 감각하기 어렵게 한다. 입시 중심의 선형적 시간 속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는 유예된다. 학교 안에는 능력주의에 꼭 들어맞지 않는 다양한 몸들이 존재하며, 학교는 이들 모두가 존엄하게 존재할 수 있는 공간, 지금 여기에서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지금 학교는 민주주의를 가르치기만 할 뿐, 실상은 민주주의를 ‘흉내 내는’ 데 그치고 있다. 회의는 있지만 결정권은 없고, 참여는 있지만 실질적 권한은 없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수직적 권력 구조, 능력주의 경쟁, 차별과 혐오의 방치는 민주주의의 기본 조건들을 조용히 무너뜨린다. 이런 형식적 민주주의는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진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체화할 기회를 빼앗고, 결국 ‘민주주의는 말뿐인 것’이라는 냉소만을 남긴다. 이는 민주주의를 제도나 절차에 가두고 일상의 실천으로 확장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 이제 학교는 민주주의의 ‘모의 연습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양한 존재들이 실질적 권한과 존엄을 지닌 주체로 살아가는 공간, 갈등과 차이를 배움의 자원으로 삼을 수 있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의 현재는 민주주의는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는 것’임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이다.
교육공동체벗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하는 지식공동체입니다.
교육 전문 매체인 격월간 《오늘의 교육》을 펴내고, 세상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안적인 삶을 함께 꿈꾸고 공부하고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모임도 꾸려 가고 있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은 배움과 나눔을 실천하는 지식공동체를 지향합니다. 교육에 대한 건강한 열망을 품은 사람들이 모이고 어우러질 수 있는 마당을 만들겠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공통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경제조직입니다. 정론직필의 교육전문지,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정직한 책들, 함께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배움 공간 등 우리 교육에 필요한 것들을 우리 힘으로 만들고 함께 나누겠습니다.
‘벗’이라는 이름에는 경쟁과 수월성이 아닌 교육을 통한 우정의 실현(友)과 대안적 실천에 대한 의지의 표현(but)이 담겨 있습니다. 함께 배우고 나누는 우리 교육공동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격월간 《오늘의 교육》과 교육 관련 책들을 발행하며 다양한 모임들을 꾸리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교육》은 손쉬운 희망과 위로를 건네지 않고 정직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기록하는 매체가 되고자 애써 왔습니다.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오늘날 교육 현장의 현실을 증언하고 새로운 철학과 방법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습니다. 책상에 ‘널브러진’ 학생들, 스펙 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삶의 문제는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진보 교육감’이 등장하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우리가 살아온 근대적인 삶의 방식을 총체적으로 성찰하고 바꾸어 나가는 데서 풀어 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교육의 생태적 전환, 교육과 페미니즘, 마을과 학교, 광장과 민주시민교육, 4차 산업 혁명과 교육의 시장화라는 기획으로 계속해서 이어 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강연과 연수, 포럼 등을 통해 교육 현안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교육 불가능의 시대’와 ‘교육의 생태적 전환’ 등의 주제로 전국을 순회한 〈이 시대 교육 포럼〉, 순종적인 교사이기만을 강요받는 불의한 시대에 불온한 교사를 꿈꾸자며 모인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 교육과 삶의 생태적 전환을 고민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농사를 짓는 〈교육농〉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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