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만 잘하면 된다?
언어 중심 프랑스 이주배경 학생 지원 교육의 현황과 과제
김다솔 dasol0927@naver.com
프랑스 파리 8대학 교육학과 박사과정
31%. 프랑스 전체 인구 중 이주 1세대부터 3세대까지의 비율이다(1세대 10.3%[ref] INSEE(2023), Immigrés et descendants d'immigrés.(www.insee.fr/fr/statistiques/6793314?sommaire=6793391) [/ref], 2세대와 3세대 각각 약 11%, 10%[ref] INSEE(2023), Étrangers – Immigrés.(www.insee.fr/fr/outil-interactif/5367857/tableau/20_DEM/25_ETR#, www.insee.fr/fr/statistiques/2381759#tableau-figure1) [/ref]). 해당 인구만으로 프랑스에 살고 있는 10명 중 최소 3명 이상이 이주배경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800년대 중반부터 불붙은 프랑스의 본격적인 이주 역사가 벌써 한 세기 반 전으로(Noiriel, 2010), 그 역사가 길어지고 인구가 늘어날수록 ‘이주’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버리기엔 이주배경을 지닌 개개인에게 매우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다채로운 이주민들을 사회에 통합하기 위해, 그중 특히 중·고등학교 연령에 이주한 청소년들에게 프랑스 공교육은 어떤 방향을 제시하고 있을까? 또 그 속에서 이들은 어떻게 나아가고 있을까? 프랑스어 학급에서 만난 마마두와 다비르(가명)의 케이스와 함께 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한 프랑스 공교육 현실의 단면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한국의 상황을 비춰 보고자 한다.
프랑스어 학급을 통한 언어 중심 교육
프랑스 공교육 내 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한 교육 정책은 ‘프랑스어 학급(UPE2A)[ref] Les unités pédagogiques pour élèves allophones arrivants [/ref]’이 유일하다. 프랑스에 첫발을 들인 학생들이 일반 학급에 바로 배정되지 않고 따로 분리되어 최대 1년간(유급 가능) 프랑스어 학급에서 공부한다.[ref] 지역에 따라 인구수 등의 이유로 인해 일반 학급에 배정되고 프랑스어는 추가 수업의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도 있다. [/ref] 해당 정책은 이주배경을 가지고 있는 모든 학생이 아닌 외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이주한, 자기 자신이 직접 이주를 경험한 이주 1세대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 청소년들은 ‘타언어 학생(élève allophone)’이라는 명칭으로 분류되는데, 이주배경과 더불어 프랑스어 이외의 다른 언어 또한 구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교육부는 타언어 학생들이 제2언어로서의 프랑스어(French as a second language)를 최대한 빨리 습득하여 학교와 사회로 통합되는 것을 프랑스어 학급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어 수업을 중심으로(초등학교 최소 주 8시간, 중·고등학교 주 12시간) 이외의 과목들도 함께 프랑스어로 공부하기 시작한다.
2021~2022학년도에 타언어 학생 77,435명이 공교육 체제로 편입되었으며(전체 학생 1,000명 중 7.9명에 해당) 이들 중 약 90%가 제2언어로서의 프랑스어 교육을 받았다(Brun, 2023). 또한 이는 2003~2004학년도(약 3만 9,000명)[ref] Sénat(2023), Scolariser les allophones, une politique encore fragile et insuffisamment évaluée.(www.senat.fr/rap/r22-427/r22-427_mono.html) [/ref]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수치로 점점 더 많은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프랑스로 유입되고 있으며, 초등학교 7,164개교, 중학교 2,814개교, 고등학교 1,256개교에서 타언어 학생 최소 1명 이상이 공부하고 있다(Brun, 2023). 수도인 파리의 경우 초등학교 57개교, 중학교 37개교, 고등학교 29개교에서 프랑스어 학급이 운영되고 있다.[ref] Académie de Paris(2023), Scolarisation des nouveaux arrivants et des enfants du voyage.(www.ac-paris.fr/scolarisation-des-nouveaux-arrivants-et-des-enfants-du-voyage-122833) [/ref]
타언어 학생들은 수학과 언어를 중심으로 한 학습 수준 평가 후 결과에 따라 프랑스어 학급(혹은 일반 학급 배정과 추가 프랑스어 수업)이나 프랑스어와 학업 수준 모두 일반 학급 통합이 가능할 경우 일반 학급에 배정될 수 있다. 중·고등학교에 설치된 프랑스어 학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프랑스에 오기 전 충분한 학교 경험이 있고 학습 능력 또한 갖춘 학생들은 일반 프랑스어 학급에 배정되고, 이전에 교육 경험이 전혀 혹은 거의 없는 학생들은 NSA 프랑스어 학급[ref] UPE2A-Non Scolarisés Antérieurement [/ref]에 들어가게 된다. 프랑스 교육부는 NSA 프랑스어 학급의 학습 목표로 기본적인 문자교육부터 초등학교 최고 학년 수준의 학교 지식 습득을 제시하고 있다. 중학교 마지막 학년 이상 연령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은 학습 수준과 언어 능력에 따라 또다시 나뉘어 직업고등학교에 설치된 NSA 프랑스어 학급 혹은 일반 프랑스어 학급, 일반고등학교에 설치된 일반 프랑스어 학급에 배정될 수 있다. 즉, 학생의 학업 수행 능력에 따라 순서대로 직업고 내 NSA 프랑스어 학급, 직업고 내 일반 프랑스어 학급, 일반고 내 일반 프랑스어 학급에 각각 다르게 배정될 수 있겠다.

프랑스어권 출신 학생들이 프랑스어 학급에?
‘말’로 배운 프랑스어
프랑스 이주민 인구 1세대의 출신 대륙을 보면 아프리카가 48.2%로 가장 많다. 특히 식민지 역사로 북아프리카 3개국(모로코, 알제리, 튀니지)을 포함하여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가가 약 44%를 차지하며 그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ref] INSEE(2023), Pays de naissance des immigrés vivants en France en 2022.(www.insee.fr/fr/outil-interactif/5367857/details/20_DEM/25_ETR/25C_Figure3) [/ref] 따라서 프랑스 이주민 10명 중 4명 이상이 프랑스어권 국가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학령 인구를 포함하는 0~24세 이하 인구를 보아도 아프리카 대륙 출신 인구가 약 40%로 그 비율이 가장 높다.[ref] INSEE(2018), “Étrangers - Immigrés en 2018”. www.insee.fr/fr/statistiques/5397751?sommaire=5397790&geo=FE-1) [/ref] 이러한 현상은 학교 현장에서 더욱 명확히 마주하게 되는데 파리 및 수도권 내에 위치한 프랑스어 학급들에 현장 연구를 다니다 보면 NSA 프랑스어 학급, 직업고와 일반고에 설치된 일반 프랑스어 학급 모두에서 프랑스어권 국가에서 온 학생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2020학년도에 연을 맺었던 파리의 한 NSA 프랑스어 학급은 70% 이상이 프랑스어권 출신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다. 프랑스어 학급의 주 목적은 프랑스어 습득인데 언어를 이미 구사할 줄 아는 프랑스어권 학생들이 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2020년 봄, 파리의 한 직업고 내 NSA 프랑스어 학급에서 만난 열여섯 살 마마두는 대서양 연안의 아름다운 나라, 프랑스어 사용국인 기니에서 왔다. 그러나 마마두가 프랑스까지 오는 여정은 그다지 아름답지만은 않아 보였다. 마마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홀로 북아프리카행 화물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또 다른 차를 타고, 걷고, 다시 또 배와 기차로 갈아타고 나서야 프랑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총 1년, 고향을 떠나 말리, 알제리, 모로코, 스페인을 거쳐 오며 마마두가 이 여정에 들인 시간이었다.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학교교육을 1년 더 놓쳐 버렸지만 이제 공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마마두는 아프리카 프랑스어권 국가에서 온 대부분의 학급 친구들과 다를 바 없이 프랑스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왜 NSA 프랑스어 학급에 배정이 되었을까? 마마두는 프랑스어를 학교가 아닌 길에서 배웠다. 또한 학교를 다닌 기간도 1년 남짓, 그마저도 프랑스어를 쓰는 학교가 아니었기에 학교라는 틀 안에서 글 언어를 통해 프랑스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마마두는 프랑스에 오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학교교육에 발을 들일 수 있었고, 프랑스어로 읽고 쓰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기니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해요. (……) 그런데 저는 프랑스어를 쓸 줄 몰랐어요. 프랑스에 오고 나서야 쓰고 읽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어요.”(마마두)
그래서 마마두에겐 말 언어보다 글 언어로서의 프랑스어가, 또 일상 회화보다 학교 언어로서의 프랑스어가 필요했다. 마마두의 학급에는 비슷한 상황에 있는 학생들이 많았다. 해당 학급의 비프랑스어권 학생들 또한 학교교육 경험이 없거나 적어 언어를 읽고 쓰지 못하고, 학교 언어에 익숙하지 않다는 면에서는 프랑스어권에서 온 학생들과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마마두의 학급은 프랑스어 알파벳으로 시작해 유럽 공통 언어 기준[ref] CEFR, 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 for languages. 6단계(A1, A2, B1, B2, C1, C2)로 이루어져 있다. [/ref] 중 가장 초급인 A1 수준의 프랑스어, 특히 취약한 읽기와 쓰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마마두는 마음이 급했다. 프랑스어 학급이 끝나면 바로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했기 때문이다. 진로에 대한 물음에 마마두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단시간에 직업 현장으로 투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직업고등학교에서 2년 만에 수료가 가능한 과정에 진학하고 싶다고 했다. 2021~2022학년도 고등학교 내 프랑스어 학급을 수료한 학생들 중 47%가 직업 과정에 진학했다. 이는 프랑스 전체 평균인 28%보다 약 20%가량 높은 수치로(Brun, 2023) 프랑스어와 학업 능력이 비교적 덜 요구되는 직업 과정으로 타언어 학생들의 진로가 쏠리고 있음을 나타낸다. 마마두도 그중 하나였다.
다비르의 삶은 마마두와 많이 달랐다. 2020년 1월, 파리 인근에 위치한 일반고 내 일반 프랑스어 학급에서 열여덟 살 다비르를 만났다. 다비르는 정치 난민이 된 아버지를 따라 비행기를 타고 이라크에서 프랑스로 오게 되었다. 아버지의 직업은 영화감독 및 교수였으며 프랑스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어 이미 프랑스 내에 네트워크가 있었다. 어머니 또한 석사 학위 취득 후 화가로 활동했는데 인터뷰 도중 다비르는 다음 날 어머니와 함께 루브르 박물관에 간다며 이라크 문명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다비르는 중학교 졸업 이후 전쟁으로 인해 고등학교에 다닐 수 없었지만 이전 학교생활을 회상하며 자신을 ‘우등생’이라고 표현했다. 다비르를 만난 겨울은 그가 프랑스에서 학교를 다닌 지 9개월밖에 안 된 시점이었고 이전에 프랑스어를 배운 적이 없었다. 하지만 다비르는 이미 과학 과목을 일반 학급에 통합되어 듣고 있었으며 프랑스어 공인인증시험 6단계 중 3번째에 해당하는 B1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비르는 수업에서 번역 어플리케이션을 자주 사용했는데 이를 통해 수업 자료를 모국어로 이해하면 큰 문제 없이 학습을 진행해 나갔다.
다비르에게는 무엇보다 프랑스어 그 자체가 넘어야 할 산이었다. 다비르의 반에는 비슷한 프로필을 가진 학생들이 많았고 9개월 전의 다비르처럼 이제 막 프랑스에 도착해 프랑스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진로에 관한 질문에 다비르는 가족들처럼 대학에서 미술이나 음악 등 예술을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일반고등학교 진학을 원하지만 프랑스어가 부족해 직업고등학교 진학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담임 교사는 다비르와 같이 사회 경제적으로 좋은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이주국에서도 학업적으로 우수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프랑스 이주 1세대 중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 즉 대학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인구의 비율은 65.7%[ref] INSEE(2023), Niveau de diplôme des immigrés et des descendants d’immigrés par origine géographique.(www.insee.fr/fr/statistiques/4187349#tableau-figure1_radio1) [/ref]로 이주민 3명 중 2명에 해당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담임 교사가 왜 다비르를 ‘보기 드문’ 학생이라고 칭했는지 예상해 볼 수 있다.
“다비르는 보기 드문 학생이죠. (……) 제 생각에는 다비르는 공부를 많이 한 집에서 자랐기 때문에 (……)”(다비르 프랑스어 학급 담임 교사)
모두 ‘타언어/다문화’ 학생?
이주 이후에도 이어지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
외국어 학습에 있어 목표 언어가 사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학습할 때 이를 ‘외국어로서의 언어 교육’이라고 하는 반면, 목표 언어가 이미 사용되는 환경에서 학습하면 ‘제2언어로서의 외국어 교육’이라고 지칭한다. 따라서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배우는 이주국 언어는 제2언어로서의 외국어 교육에 해당하지만 현실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에 집중하는 외국어로서의 언어 교육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학교교육은 제2언어를 넘어 ‘모국어’로서의 언어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교과서, 지필 평가와 같이 글 언어에 더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일상적인 의사소통과는 거리가 먼 사회 문화적 레퍼런스 또한 요구한다(Davin-Chnane, 2004). 따라서 이주배경 청소년의 학습과 학교 통합을 위해서는 구어뿐 아니라 문어로서의 이주국 언어와 이주국의 사회 문화적 지식 습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프랑스어 학급의 경우 1년이라는 재학 기간 동안 이 모든 것을 교육하고 습득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학교 문턱에도 가 보지 못하거나 글 언어를 접해 본 경험이 적은 NSA 프랑스어 학급 학생들에게는 그 어려움이 더 클 것이다. 프랑스어를 말하지만 이제 막 알파벳 쓰기를 배운 학생에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같은 언어이지만 완전히 다른 언어일 수 있다. 그러나 일반 프랑스어 학급, 특히 학교교육 경험이 비교적 풍부하고 학습 능력이 잘 갖추어져 있는 학생들이 배정되는 일반고 내 일반 프랑스어 학급에서는 불문학 텍스트와 같이 의사소통 목적 프랑스어 이외 수준의 학습 자료를 활용해 수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이후 일반 학급으로 넘어갔을 때 프랑스어 과목이 더 이상 일상 회화 중심의 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French as a foreign language)가 아닌 모국어로서의 프랑스어(French as a mother tongue)를 요구하기 때문에 학습이 연결될 수 있도록 대비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 낭만주의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면 (……) 그 텍스트 안에서 공부하는 프랑스어는 문학의 언어이죠. (……) 구어로서의 프랑스어와 학교 언어로서의 프랑스어, 즉 교과서의 언어, 개념들과 학교 지식의 언어, 이들을 잘 구분해야 (……)”(다비르 프랑스어 학급 담임 교사)
뿐만 아니라 프랑스 교육부는 타언어 학생들의 교육 목표로 ‘통합(inclusion)’을 제시하기 때문에 프랑스어가 비교적 덜 필요한 과목(수학, 외국어, 미술, 체육 등)은 일반 학급에서 수강하는 것을 권장한다. 프랑스의 경우 한국과 달리 프랑스어 학급이 원적 학급이지만 다비르의 케이스와 같이 학생의 조건과 능력에 따라 개개인이 모두 다른 시간표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점진적으로 일반 학급에서 듣는 과목을 늘리거나 프랑스어 학급 수학 기간에 상관없이 일반 학급으로 아예 옮겨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마두가 속해 있는 NSA 프랑스어 학급의 경우 수학 1시간 및 직업 과목을 제외한 모든 수업을 프랑스어 담임 교사가 담당하며 일반 학급에서 선주민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은 없었다.
프랑스어 학급은 타언어 학생들이 일반 학급에 통합될 준비를 하게 하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이주 이전의 경험, 특히 학교교육과 이로 인한 학습 능력 차이에 따라 그 두께가 달라질 수 있다. 전국의 프랑스어 학급에서 수학하는 중·고등학교 연령 이주배경 청소년은 모두 타언어 학생으로 분류되지만 각기 다른 수준의 프랑스어 학급에 배정된다. 이는 어떤 수준의 프랑스어로 어떤 내용을 학습하는지로 연결되며 이후 일반 학급으로의 통합과 진로 설정, 그 이후 인생 전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타언어 학생’ 마마두와 다비르는 같은 시기에 프랑스어 학급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이후의 삶은 어떻게 또 얼마나 달라질까?
마마두와 다비르는 한국에도 있다
2023년 한국 수도권 지역 한 중학교에서 만난 중국 동포 학생 윤호와 건우(모두 가명)는 마마두와 다비르를 떠오르게 했다. 윤호는 당시 한국에 온 지 3년 반이 넘어가고 있었고 중국에서도 한국어를 공부하는 조선족학교를 다녀 한국에 오기 전부터 이주국 언어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윤호는 전해에 한국어 학급 수업을 들었지만 2023학년도에는 일반 학급에서만 공부했다. 그에 비해 건우는 한국에 온 지 1년이 조금 넘었고 한국어 경험이 적어 한국어 학급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어’만을 생각한다면 윤호의 학업이 더 순조로워야 했겠지만, 예상과 달리 이 두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는 큰 차이가 났다. 그 예로 기초학력 진단에서 윤호는 모든 과목에 부진했지만 건우는 정반대였다.
“건우 같은 경우에는 기초 부진에 걸리는 게 하나도 없고, 윤호는 다 걸리고 (……) 국영수과, 이렇게 4개 (……)”(윤호, 건우 한국어 학급 교사)
윤호, 건우는 모두 중국에서 태어나 이후에 한국으로 왔다. 윤호는 중국에서 할머니와 살다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국에 오게 되었고 이후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었다. 반면 건우는 중국에서 어머니, 동생과 함께 살다가 한국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온 가족이 함께 이주한 경우였다. 또한 건우의 가족보다 먼저 한국으로 건너온 건우의 할머니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고, 이젠 건우의 어머니도 함께하며 한국에서의 생활이 비교적 안정되어 보였다. 학교교육에 있어서도 윤호는 입국 이후 약 1년 반이 지나고 나서야 학교에 다닐 수 있었지만, 건우는 한국에 도착한 후 2개월 뒤부터 학교에 들어가 교육 공백이 거의 없었으며 따라서 한국어를 공교육 틀 안에서 배우기 시작했다. 또한 건우는 한국에 오기 전 중국의 한 대도시에 위치한 사립 초등학교를 다녀 학습 내용이나 평가를 비롯한 전반적인 학교 문화에 매우 익숙했다. 윤호와 건우의 한국어 학급 교사는 이주 배경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한국어 쓰기 영역에 있어서도 건우의 경우 선주민 학생들과 비교해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비르처럼 건우에게는 학교와 학습이 요구하는 언어보다 한국어라는 언어 자체를 습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쓰기가 (……) 윤호는 하, 건우는 상, (……) 건우 같은 경우에는 (……) 한국 친구들을 놓고 봤을 때도 중간 이상은 쓴다.”(윤호, 건우 한국어 학급 교사)
의사소통 기능과 함께 학습을 위한 언어 교육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주국의 언어를 잘 ‘말’하는 것이 학교 적응과 학업 성취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 마마두와 다비르는 이주국에 도착하기 전 학습과 학교를 접할 기회에 차이가 있었고 이는 이주 이후에 받게 되는 교육 내용과 진로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맥락에서 윤호와 건우도 개인간 사회 경제적 배경뿐 아니라 가정 내 환경 등 삶의 높낮이가 달라 이것이 이주 이후의 또 다른 차이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마마두에게 충분한 시간과 더 많은 교육 기회가 주어졌다면, 윤호에게 더 좋은 환경과 학습 경험이 있었다면 이들이 이주국에서 겪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마마두와 윤호의 경우 말보다 글 언어, 의사소통보다는 학습을 위한 이주국 언어에 취약했고 이는 당연히 학업 성취와 이후 진로로 이어졌다. 따라서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일상생활 의사소통을 위한 이주국 언어뿐 아니라 학교와 학습을 위한 언어에 더 많이 닿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외국어로서의 언어 교육, 제2언어로서의 언어 교육, 모국어로서의 언어 교육과 같이 학문이나 용어 간 구분을 넘어 학생의 언어적, 학업적 경험 등을 고려하여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을 찾아내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더불어 문학, 사회, 역사 등 언어뿐 아니라 이주국의 사회 문화적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한 과목들이 있다면 일반 학급으로 완전 통합이 이루어지기 전에 이를 대비할 수 있는 과목 학습을 함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비르의 담임 교사가 프랑스어를 배운 지 1학기도 채 되지 않은 학생들과 불문학 텍스트를 조금씩 함께 읽어 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학교가 학생 개인의 이주 여부, 사회 경제적 차이 등에서 초래되는 불평등을 인지하고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 이는 이주배경 청소년만을 위한 학교교육의 방향은 아닐 것이다.
한국과 달리 프랑스 교육부는 중·고등학교의 모든 국어(프랑스어) 과목 교사가 제2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 교육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반 학급에서의 학습(특히 국어 과목)이 결국 타언어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최종 목표이며 결국에 해(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또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공식 교재의 유무이다. 프랑스 교육부는 프랑스어 학급을 맡는 교사를 위해 제2언어로서의 프랑스어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을 지원하지만 기준이 되는 교재가 없어 수업 자료를 고민하는 교사들을 많이 만난다. 그러나 교재는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좋은 이정표가 될 수 있고 또한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부족한 인력과 다양한 프로필의 학습자를 위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 경험이 없거나 적은 학생들을 위한 의사소통 기능과 함께 학습을 위한 한국어, 또 일반 학급 교과 과목에 직접적으로 닿는 교육 내용을 담아낸 교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한국 또한 결국 다문화 학생들의 일반 학급 완전 통합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결국엔 학교, 모두의 손에 닿을 수 있는 곳이기에
프랑스는 이주배경 청소년 교육이 시작된 이래로 ‘이주국 언어’를 가르치는 것에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이주민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선주민 사회에 던져졌을 때 사회적 정당성을 얻을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언어적인 차이, 즉 이주민들이 프랑스어에 능통하지 않다는 ‘문제’이기 때문이다(Armagnague-Roucher & Rigoni, 2016). 그러나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 능력, 그리고 이를 위한 언어 교육은 이주배경 청소년 개개인이 겪어 온 다양한 삶의 모습을 가릴 수 있다. 특히 자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수많은 차이들과 이로 인해 어떤 언어로도 글을 읽고 쓰지 못하거나 학교 언어와 가깝지 못했던 학생들은 학습에 있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사회 경제적 환경이나 이주 등 개인이 가진 소수자성이 만들어 낸 불평등으로 학생들이 쉽게 닿지 못했던 것들이 있다면 이를 채워 주는 일, 모든 차이를 뚫고 최소한 비슷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교의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적어도 학교는 모두의 손에 닿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해도 학생들에게 학교는 여전히 커다란 존재이다. 더욱이 자신이 이주를 직접 경험한 이주 1세대 청소년들에게는 학교가 이주국 사회에서 처음 접하게 되는 사회화 기관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 단순히 이주배경 청소년들의 이주국 언어 습득이 목적이었다면 학교와 교사들의 품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학교가 이주배경 청소년 통합 이슈의 한가운데에 놓인 이유는 학교는 지식만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와 가치 및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주민과 선주민 모두에게 말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앞서 다문화 사회를 이끌어 가기 위해 학교가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합당한 지원과 처우 개선 또한 필요하다. 이주 역사가 짧아 이주민들을 맞이하는 데 있어서 모범적인 예시가 있는 것도, 먼저 길을 가 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 한국의 상황에서 학교라는 배가 잘 항해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를 젓는 선장과 선원들, 현장에 계신 교사들에게 우리 사회가 더 귀 기울이고 이들을 위한 지원을 최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Armagnague-Roucher, M. & Rigoni, I.(2016), Conduire une recherche sur la scolarisation d’élèves primo-migrants 1: Quelques enjeux et défis socio-institutionnels, La nouvelle revue de l’adaptation et de la scolarisation, 75(3), pp. 337-349.
Brun, L.(2023), 77 435 élèves allophones nouvellement arrivés scolarisés en 2021-2022: neuf sur dix bénéficient d’un soutien linguistique ou d’une scolarité dans un dispositif spécifique, Note d'Information, n° 23.23, DEPP.
Davin-Chnane, F.(2004), Le français langue seconde (FLS) en France: appel à 《l’interdidacticité》. Ela, Études de linguistique appliquée, 133(1), pp. 67-77.
Ministère de l'Education Nationale et dela Jeunesse(2012), Organisation de la scolarité des élèves allophones nouvellement arrivés, n° 2012-141 du 2-10-2012.(www.education.gouv.fr/bo/12/Hebdo37/MENE1234231C.htm)
Noiriel, G.(2010), Une histoire du modèle français d’immigration, Regards croisés sur l’économie, 8(2), pp. 32-38.
‘언어’만 잘하면 된다?
언어 중심 프랑스 이주배경 학생 지원 교육의 현황과 과제
김다솔 dasol0927@naver.com
프랑스 파리 8대학 교육학과 박사과정
31%. 프랑스 전체 인구 중 이주 1세대부터 3세대까지의 비율이다(1세대 10.3%[ref] INSEE(2023), Immigrés et descendants d'immigrés.(www.insee.fr/fr/statistiques/6793314?sommaire=6793391) [/ref], 2세대와 3세대 각각 약 11%, 10%[ref] INSEE(2023), Étrangers – Immigrés.(www.insee.fr/fr/outil-interactif/5367857/tableau/20_DEM/25_ETR#, www.insee.fr/fr/statistiques/2381759#tableau-figure1) [/ref]). 해당 인구만으로 프랑스에 살고 있는 10명 중 최소 3명 이상이 이주배경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800년대 중반부터 불붙은 프랑스의 본격적인 이주 역사가 벌써 한 세기 반 전으로(Noiriel, 2010), 그 역사가 길어지고 인구가 늘어날수록 ‘이주’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버리기엔 이주배경을 지닌 개개인에게 매우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다채로운 이주민들을 사회에 통합하기 위해, 그중 특히 중·고등학교 연령에 이주한 청소년들에게 프랑스 공교육은 어떤 방향을 제시하고 있을까? 또 그 속에서 이들은 어떻게 나아가고 있을까? 프랑스어 학급에서 만난 마마두와 다비르(가명)의 케이스와 함께 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한 프랑스 공교육 현실의 단면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한국의 상황을 비춰 보고자 한다.
프랑스어 학급을 통한 언어 중심 교육
프랑스 공교육 내 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한 교육 정책은 ‘프랑스어 학급(UPE2A)[ref] Les unités pédagogiques pour élèves allophones arrivants [/ref]’이 유일하다. 프랑스에 첫발을 들인 학생들이 일반 학급에 바로 배정되지 않고 따로 분리되어 최대 1년간(유급 가능) 프랑스어 학급에서 공부한다.[ref] 지역에 따라 인구수 등의 이유로 인해 일반 학급에 배정되고 프랑스어는 추가 수업의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도 있다. [/ref] 해당 정책은 이주배경을 가지고 있는 모든 학생이 아닌 외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이주한, 자기 자신이 직접 이주를 경험한 이주 1세대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 청소년들은 ‘타언어 학생(élève allophone)’이라는 명칭으로 분류되는데, 이주배경과 더불어 프랑스어 이외의 다른 언어 또한 구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교육부는 타언어 학생들이 제2언어로서의 프랑스어(French as a second language)를 최대한 빨리 습득하여 학교와 사회로 통합되는 것을 프랑스어 학급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어 수업을 중심으로(초등학교 최소 주 8시간, 중·고등학교 주 12시간) 이외의 과목들도 함께 프랑스어로 공부하기 시작한다.
2021~2022학년도에 타언어 학생 77,435명이 공교육 체제로 편입되었으며(전체 학생 1,000명 중 7.9명에 해당) 이들 중 약 90%가 제2언어로서의 프랑스어 교육을 받았다(Brun, 2023). 또한 이는 2003~2004학년도(약 3만 9,000명)[ref] Sénat(2023), Scolariser les allophones, une politique encore fragile et insuffisamment évaluée.(www.senat.fr/rap/r22-427/r22-427_mono.html) [/ref]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수치로 점점 더 많은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프랑스로 유입되고 있으며, 초등학교 7,164개교, 중학교 2,814개교, 고등학교 1,256개교에서 타언어 학생 최소 1명 이상이 공부하고 있다(Brun, 2023). 수도인 파리의 경우 초등학교 57개교, 중학교 37개교, 고등학교 29개교에서 프랑스어 학급이 운영되고 있다.[ref] Académie de Paris(2023), Scolarisation des nouveaux arrivants et des enfants du voyage.(www.ac-paris.fr/scolarisation-des-nouveaux-arrivants-et-des-enfants-du-voyage-122833) [/ref]
타언어 학생들은 수학과 언어를 중심으로 한 학습 수준 평가 후 결과에 따라 프랑스어 학급(혹은 일반 학급 배정과 추가 프랑스어 수업)이나 프랑스어와 학업 수준 모두 일반 학급 통합이 가능할 경우 일반 학급에 배정될 수 있다. 중·고등학교에 설치된 프랑스어 학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프랑스에 오기 전 충분한 학교 경험이 있고 학습 능력 또한 갖춘 학생들은 일반 프랑스어 학급에 배정되고, 이전에 교육 경험이 전혀 혹은 거의 없는 학생들은 NSA 프랑스어 학급[ref] UPE2A-Non Scolarisés Antérieurement [/ref]에 들어가게 된다. 프랑스 교육부는 NSA 프랑스어 학급의 학습 목표로 기본적인 문자교육부터 초등학교 최고 학년 수준의 학교 지식 습득을 제시하고 있다. 중학교 마지막 학년 이상 연령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은 학습 수준과 언어 능력에 따라 또다시 나뉘어 직업고등학교에 설치된 NSA 프랑스어 학급 혹은 일반 프랑스어 학급, 일반고등학교에 설치된 일반 프랑스어 학급에 배정될 수 있다. 즉, 학생의 학업 수행 능력에 따라 순서대로 직업고 내 NSA 프랑스어 학급, 직업고 내 일반 프랑스어 학급, 일반고 내 일반 프랑스어 학급에 각각 다르게 배정될 수 있겠다.
프랑스어권 출신 학생들이 프랑스어 학급에?
‘말’로 배운 프랑스어
프랑스 이주민 인구 1세대의 출신 대륙을 보면 아프리카가 48.2%로 가장 많다. 특히 식민지 역사로 북아프리카 3개국(모로코, 알제리, 튀니지)을 포함하여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가가 약 44%를 차지하며 그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ref] INSEE(2023), Pays de naissance des immigrés vivants en France en 2022.(www.insee.fr/fr/outil-interactif/5367857/details/20_DEM/25_ETR/25C_Figure3) [/ref] 따라서 프랑스 이주민 10명 중 4명 이상이 프랑스어권 국가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학령 인구를 포함하는 0~24세 이하 인구를 보아도 아프리카 대륙 출신 인구가 약 40%로 그 비율이 가장 높다.[ref] INSEE(2018), “Étrangers - Immigrés en 2018”. www.insee.fr/fr/statistiques/5397751?sommaire=5397790&geo=FE-1) [/ref] 이러한 현상은 학교 현장에서 더욱 명확히 마주하게 되는데 파리 및 수도권 내에 위치한 프랑스어 학급들에 현장 연구를 다니다 보면 NSA 프랑스어 학급, 직업고와 일반고에 설치된 일반 프랑스어 학급 모두에서 프랑스어권 국가에서 온 학생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2020학년도에 연을 맺었던 파리의 한 NSA 프랑스어 학급은 70% 이상이 프랑스어권 출신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다. 프랑스어 학급의 주 목적은 프랑스어 습득인데 언어를 이미 구사할 줄 아는 프랑스어권 학생들이 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2020년 봄, 파리의 한 직업고 내 NSA 프랑스어 학급에서 만난 열여섯 살 마마두는 대서양 연안의 아름다운 나라, 프랑스어 사용국인 기니에서 왔다. 그러나 마마두가 프랑스까지 오는 여정은 그다지 아름답지만은 않아 보였다. 마마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홀로 북아프리카행 화물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또 다른 차를 타고, 걷고, 다시 또 배와 기차로 갈아타고 나서야 프랑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총 1년, 고향을 떠나 말리, 알제리, 모로코, 스페인을 거쳐 오며 마마두가 이 여정에 들인 시간이었다.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학교교육을 1년 더 놓쳐 버렸지만 이제 공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마마두는 아프리카 프랑스어권 국가에서 온 대부분의 학급 친구들과 다를 바 없이 프랑스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왜 NSA 프랑스어 학급에 배정이 되었을까? 마마두는 프랑스어를 학교가 아닌 길에서 배웠다. 또한 학교를 다닌 기간도 1년 남짓, 그마저도 프랑스어를 쓰는 학교가 아니었기에 학교라는 틀 안에서 글 언어를 통해 프랑스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마마두는 프랑스에 오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학교교육에 발을 들일 수 있었고, 프랑스어로 읽고 쓰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마두에겐 말 언어보다 글 언어로서의 프랑스어가, 또 일상 회화보다 학교 언어로서의 프랑스어가 필요했다. 마마두의 학급에는 비슷한 상황에 있는 학생들이 많았다. 해당 학급의 비프랑스어권 학생들 또한 학교교육 경험이 없거나 적어 언어를 읽고 쓰지 못하고, 학교 언어에 익숙하지 않다는 면에서는 프랑스어권에서 온 학생들과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마마두의 학급은 프랑스어 알파벳으로 시작해 유럽 공통 언어 기준[ref] CEFR, 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 for languages. 6단계(A1, A2, B1, B2, C1, C2)로 이루어져 있다. [/ref] 중 가장 초급인 A1 수준의 프랑스어, 특히 취약한 읽기와 쓰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마마두는 마음이 급했다. 프랑스어 학급이 끝나면 바로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했기 때문이다. 진로에 대한 물음에 마마두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단시간에 직업 현장으로 투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직업고등학교에서 2년 만에 수료가 가능한 과정에 진학하고 싶다고 했다. 2021~2022학년도 고등학교 내 프랑스어 학급을 수료한 학생들 중 47%가 직업 과정에 진학했다. 이는 프랑스 전체 평균인 28%보다 약 20%가량 높은 수치로(Brun, 2023) 프랑스어와 학업 능력이 비교적 덜 요구되는 직업 과정으로 타언어 학생들의 진로가 쏠리고 있음을 나타낸다. 마마두도 그중 하나였다.
다비르의 삶은 마마두와 많이 달랐다. 2020년 1월, 파리 인근에 위치한 일반고 내 일반 프랑스어 학급에서 열여덟 살 다비르를 만났다. 다비르는 정치 난민이 된 아버지를 따라 비행기를 타고 이라크에서 프랑스로 오게 되었다. 아버지의 직업은 영화감독 및 교수였으며 프랑스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어 이미 프랑스 내에 네트워크가 있었다. 어머니 또한 석사 학위 취득 후 화가로 활동했는데 인터뷰 도중 다비르는 다음 날 어머니와 함께 루브르 박물관에 간다며 이라크 문명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다비르는 중학교 졸업 이후 전쟁으로 인해 고등학교에 다닐 수 없었지만 이전 학교생활을 회상하며 자신을 ‘우등생’이라고 표현했다. 다비르를 만난 겨울은 그가 프랑스에서 학교를 다닌 지 9개월밖에 안 된 시점이었고 이전에 프랑스어를 배운 적이 없었다. 하지만 다비르는 이미 과학 과목을 일반 학급에 통합되어 듣고 있었으며 프랑스어 공인인증시험 6단계 중 3번째에 해당하는 B1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비르는 수업에서 번역 어플리케이션을 자주 사용했는데 이를 통해 수업 자료를 모국어로 이해하면 큰 문제 없이 학습을 진행해 나갔다.
다비르에게는 무엇보다 프랑스어 그 자체가 넘어야 할 산이었다. 다비르의 반에는 비슷한 프로필을 가진 학생들이 많았고 9개월 전의 다비르처럼 이제 막 프랑스에 도착해 프랑스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진로에 관한 질문에 다비르는 가족들처럼 대학에서 미술이나 음악 등 예술을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일반고등학교 진학을 원하지만 프랑스어가 부족해 직업고등학교 진학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담임 교사는 다비르와 같이 사회 경제적으로 좋은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이주국에서도 학업적으로 우수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프랑스 이주 1세대 중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 즉 대학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인구의 비율은 65.7%[ref] INSEE(2023), Niveau de diplôme des immigrés et des descendants d’immigrés par origine géographique.(www.insee.fr/fr/statistiques/4187349#tableau-figure1_radio1) [/ref]로 이주민 3명 중 2명에 해당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담임 교사가 왜 다비르를 ‘보기 드문’ 학생이라고 칭했는지 예상해 볼 수 있다.
모두 ‘타언어/다문화’ 학생?
이주 이후에도 이어지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
외국어 학습에 있어 목표 언어가 사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학습할 때 이를 ‘외국어로서의 언어 교육’이라고 하는 반면, 목표 언어가 이미 사용되는 환경에서 학습하면 ‘제2언어로서의 외국어 교육’이라고 지칭한다. 따라서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배우는 이주국 언어는 제2언어로서의 외국어 교육에 해당하지만 현실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에 집중하는 외국어로서의 언어 교육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학교교육은 제2언어를 넘어 ‘모국어’로서의 언어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교과서, 지필 평가와 같이 글 언어에 더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일상적인 의사소통과는 거리가 먼 사회 문화적 레퍼런스 또한 요구한다(Davin-Chnane, 2004). 따라서 이주배경 청소년의 학습과 학교 통합을 위해서는 구어뿐 아니라 문어로서의 이주국 언어와 이주국의 사회 문화적 지식 습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프랑스어 학급의 경우 1년이라는 재학 기간 동안 이 모든 것을 교육하고 습득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학교 문턱에도 가 보지 못하거나 글 언어를 접해 본 경험이 적은 NSA 프랑스어 학급 학생들에게는 그 어려움이 더 클 것이다. 프랑스어를 말하지만 이제 막 알파벳 쓰기를 배운 학생에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같은 언어이지만 완전히 다른 언어일 수 있다. 그러나 일반 프랑스어 학급, 특히 학교교육 경험이 비교적 풍부하고 학습 능력이 잘 갖추어져 있는 학생들이 배정되는 일반고 내 일반 프랑스어 학급에서는 불문학 텍스트와 같이 의사소통 목적 프랑스어 이외 수준의 학습 자료를 활용해 수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이후 일반 학급으로 넘어갔을 때 프랑스어 과목이 더 이상 일상 회화 중심의 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French as a foreign language)가 아닌 모국어로서의 프랑스어(French as a mother tongue)를 요구하기 때문에 학습이 연결될 수 있도록 대비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교육부는 타언어 학생들의 교육 목표로 ‘통합(inclusion)’을 제시하기 때문에 프랑스어가 비교적 덜 필요한 과목(수학, 외국어, 미술, 체육 등)은 일반 학급에서 수강하는 것을 권장한다. 프랑스의 경우 한국과 달리 프랑스어 학급이 원적 학급이지만 다비르의 케이스와 같이 학생의 조건과 능력에 따라 개개인이 모두 다른 시간표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점진적으로 일반 학급에서 듣는 과목을 늘리거나 프랑스어 학급 수학 기간에 상관없이 일반 학급으로 아예 옮겨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마두가 속해 있는 NSA 프랑스어 학급의 경우 수학 1시간 및 직업 과목을 제외한 모든 수업을 프랑스어 담임 교사가 담당하며 일반 학급에서 선주민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은 없었다.
프랑스어 학급은 타언어 학생들이 일반 학급에 통합될 준비를 하게 하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이주 이전의 경험, 특히 학교교육과 이로 인한 학습 능력 차이에 따라 그 두께가 달라질 수 있다. 전국의 프랑스어 학급에서 수학하는 중·고등학교 연령 이주배경 청소년은 모두 타언어 학생으로 분류되지만 각기 다른 수준의 프랑스어 학급에 배정된다. 이는 어떤 수준의 프랑스어로 어떤 내용을 학습하는지로 연결되며 이후 일반 학급으로의 통합과 진로 설정, 그 이후 인생 전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타언어 학생’ 마마두와 다비르는 같은 시기에 프랑스어 학급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이후의 삶은 어떻게 또 얼마나 달라질까?
마마두와 다비르는 한국에도 있다
2023년 한국 수도권 지역 한 중학교에서 만난 중국 동포 학생 윤호와 건우(모두 가명)는 마마두와 다비르를 떠오르게 했다. 윤호는 당시 한국에 온 지 3년 반이 넘어가고 있었고 중국에서도 한국어를 공부하는 조선족학교를 다녀 한국에 오기 전부터 이주국 언어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윤호는 전해에 한국어 학급 수업을 들었지만 2023학년도에는 일반 학급에서만 공부했다. 그에 비해 건우는 한국에 온 지 1년이 조금 넘었고 한국어 경험이 적어 한국어 학급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어’만을 생각한다면 윤호의 학업이 더 순조로워야 했겠지만, 예상과 달리 이 두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는 큰 차이가 났다. 그 예로 기초학력 진단에서 윤호는 모든 과목에 부진했지만 건우는 정반대였다.
윤호, 건우는 모두 중국에서 태어나 이후에 한국으로 왔다. 윤호는 중국에서 할머니와 살다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국에 오게 되었고 이후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었다. 반면 건우는 중국에서 어머니, 동생과 함께 살다가 한국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온 가족이 함께 이주한 경우였다. 또한 건우의 가족보다 먼저 한국으로 건너온 건우의 할머니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고, 이젠 건우의 어머니도 함께하며 한국에서의 생활이 비교적 안정되어 보였다. 학교교육에 있어서도 윤호는 입국 이후 약 1년 반이 지나고 나서야 학교에 다닐 수 있었지만, 건우는 한국에 도착한 후 2개월 뒤부터 학교에 들어가 교육 공백이 거의 없었으며 따라서 한국어를 공교육 틀 안에서 배우기 시작했다. 또한 건우는 한국에 오기 전 중국의 한 대도시에 위치한 사립 초등학교를 다녀 학습 내용이나 평가를 비롯한 전반적인 학교 문화에 매우 익숙했다. 윤호와 건우의 한국어 학급 교사는 이주 배경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한국어 쓰기 영역에 있어서도 건우의 경우 선주민 학생들과 비교해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비르처럼 건우에게는 학교와 학습이 요구하는 언어보다 한국어라는 언어 자체를 습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의사소통 기능과 함께 학습을 위한 언어 교육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주국의 언어를 잘 ‘말’하는 것이 학교 적응과 학업 성취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 마마두와 다비르는 이주국에 도착하기 전 학습과 학교를 접할 기회에 차이가 있었고 이는 이주 이후에 받게 되는 교육 내용과 진로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맥락에서 윤호와 건우도 개인간 사회 경제적 배경뿐 아니라 가정 내 환경 등 삶의 높낮이가 달라 이것이 이주 이후의 또 다른 차이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마마두에게 충분한 시간과 더 많은 교육 기회가 주어졌다면, 윤호에게 더 좋은 환경과 학습 경험이 있었다면 이들이 이주국에서 겪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마마두와 윤호의 경우 말보다 글 언어, 의사소통보다는 학습을 위한 이주국 언어에 취약했고 이는 당연히 학업 성취와 이후 진로로 이어졌다. 따라서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일상생활 의사소통을 위한 이주국 언어뿐 아니라 학교와 학습을 위한 언어에 더 많이 닿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외국어로서의 언어 교육, 제2언어로서의 언어 교육, 모국어로서의 언어 교육과 같이 학문이나 용어 간 구분을 넘어 학생의 언어적, 학업적 경험 등을 고려하여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을 찾아내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더불어 문학, 사회, 역사 등 언어뿐 아니라 이주국의 사회 문화적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한 과목들이 있다면 일반 학급으로 완전 통합이 이루어지기 전에 이를 대비할 수 있는 과목 학습을 함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비르의 담임 교사가 프랑스어를 배운 지 1학기도 채 되지 않은 학생들과 불문학 텍스트를 조금씩 함께 읽어 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학교가 학생 개인의 이주 여부, 사회 경제적 차이 등에서 초래되는 불평등을 인지하고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 이는 이주배경 청소년만을 위한 학교교육의 방향은 아닐 것이다.
한국과 달리 프랑스 교육부는 중·고등학교의 모든 국어(프랑스어) 과목 교사가 제2외국어로서의 프랑스어 교육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반 학급에서의 학습(특히 국어 과목)이 결국 타언어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최종 목표이며 결국에 해(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또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공식 교재의 유무이다. 프랑스 교육부는 프랑스어 학급을 맡는 교사를 위해 제2언어로서의 프랑스어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을 지원하지만 기준이 되는 교재가 없어 수업 자료를 고민하는 교사들을 많이 만난다. 그러나 교재는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좋은 이정표가 될 수 있고 또한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부족한 인력과 다양한 프로필의 학습자를 위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 경험이 없거나 적은 학생들을 위한 의사소통 기능과 함께 학습을 위한 한국어, 또 일반 학급 교과 과목에 직접적으로 닿는 교육 내용을 담아낸 교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한국 또한 결국 다문화 학생들의 일반 학급 완전 통합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결국엔 학교, 모두의 손에 닿을 수 있는 곳이기에
프랑스는 이주배경 청소년 교육이 시작된 이래로 ‘이주국 언어’를 가르치는 것에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이주민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선주민 사회에 던져졌을 때 사회적 정당성을 얻을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언어적인 차이, 즉 이주민들이 프랑스어에 능통하지 않다는 ‘문제’이기 때문이다(Armagnague-Roucher & Rigoni, 2016). 그러나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 능력, 그리고 이를 위한 언어 교육은 이주배경 청소년 개개인이 겪어 온 다양한 삶의 모습을 가릴 수 있다. 특히 자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수많은 차이들과 이로 인해 어떤 언어로도 글을 읽고 쓰지 못하거나 학교 언어와 가깝지 못했던 학생들은 학습에 있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사회 경제적 환경이나 이주 등 개인이 가진 소수자성이 만들어 낸 불평등으로 학생들이 쉽게 닿지 못했던 것들이 있다면 이를 채워 주는 일, 모든 차이를 뚫고 최소한 비슷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교의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적어도 학교는 모두의 손에 닿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해도 학생들에게 학교는 여전히 커다란 존재이다. 더욱이 자신이 이주를 직접 경험한 이주 1세대 청소년들에게는 학교가 이주국 사회에서 처음 접하게 되는 사회화 기관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 단순히 이주배경 청소년들의 이주국 언어 습득이 목적이었다면 학교와 교사들의 품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학교가 이주배경 청소년 통합 이슈의 한가운데에 놓인 이유는 학교는 지식만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와 가치 및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주민과 선주민 모두에게 말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앞서 다문화 사회를 이끌어 가기 위해 학교가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합당한 지원과 처우 개선 또한 필요하다. 이주 역사가 짧아 이주민들을 맞이하는 데 있어서 모범적인 예시가 있는 것도, 먼저 길을 가 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 한국의 상황에서 학교라는 배가 잘 항해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를 젓는 선장과 선원들, 현장에 계신 교사들에게 우리 사회가 더 귀 기울이고 이들을 위한 지원을 최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Armagnague-Roucher, M. & Rigoni, I.(2016), Conduire une recherche sur la scolarisation d’élèves primo-migrants 1: Quelques enjeux et défis socio-institutionnels, La nouvelle revue de l’adaptation et de la scolarisation, 75(3), pp. 337-349.
Brun, L.(2023), 77 435 élèves allophones nouvellement arrivés scolarisés en 2021-2022: neuf sur dix bénéficient d’un soutien linguistique ou d’une scolarité dans un dispositif spécifique, Note d'Information, n° 23.23, DEPP.
Davin-Chnane, F.(2004), Le français langue seconde (FLS) en France: appel à 《l’interdidacticité》. Ela, Études de linguistique appliquée, 133(1), pp. 67-77.
Ministère de l'Education Nationale et dela Jeunesse(2012), Organisation de la scolarité des élèves allophones nouvellement arrivés, n° 2012-141 du 2-10-2012.(www.education.gouv.fr/bo/12/Hebdo37/MENE1234231C.htm)
Noiriel, G.(2010), Une histoire du modèle français d’immigration, Regards croisés sur l’économie, 8(2), pp. 3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