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호[오늘 읽기] 《젠더 수업 리포트》, 《학교의 재발견》 | 서경, 공현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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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수업 리포트
이유진(달리) 씀 │ 오월의봄 │ 14,000원


‘페미니스트 젠더교육 강사’가 쓴 수업 에세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의무 교육에서 기대하지 않은 불편한 개념을 사용하고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니, 관계자와 참여자들이 방어적이거나 적대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다. 학생으로부터 뜬금없이 ‘샘, 메갈이에요?’ 같은 무례한 질문을 듣지만, 두루뭉술하게 넘기지 않고 토론의 기회로 삼는다. 어쩌면 한마디의 대답을 직접 하지는 못하고 이 시간을 기다렸을 단 한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집중해서 읽게 된 부분은 거주하는 농촌 지역에서의 이야기다. 전북 남원의 한 마을에서 거리에 “언니들의 명랑한 섹스 라이프를 찾아서”라 쓰인 행사 현수막이 걸리고, 남성 주민들이 학교 성교육 시간에 초대받아 자신이 왜 페미니즘을 공부하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청소년들이 동아리에서 배우고 싶은 성교육을 이야기한다. 제법 점잖지 않았을 분위기, 매끄럽기 어려웠을 논의, 설레지만은 않았을 전향의 과정이 어렴풋이 그려지며 존경심이 든다.

- 서경(본지 기자)



학교의 재발견
더글러스 다우니 씀 │ 최성수·임영신 옮김 │ 동아시아 │ 18,000원


연구를 통해 ‘학교가 불평등의 원인’이라는 통념을 반박하는 책이다. 미국에는 가난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와 부유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육 질의 격차가 학업 성취도 격차를 확대시킨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이 책은 불평등의 대부분이 학교 바깥, 즉 가정 등 사회적·경제적 환경에서 비롯된 것임을 논증한다. 그리고 학교는 불평등을 반영할 뿐이라고, 아니 불평등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며, 학교 개혁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학교나 공교육이 불평등의 주범 내지 원흉이라는 손가락질은 분명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교육 개혁 이상의 거시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십분 동의한다. 다만 이 책은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이 학업 성취도 등 인지 능력 격차로 이어지는 원인이 과연 학교인가’라는 점에 천착하다 보니, 학교교육 제도를 거치며 불평등이 정당화되거나 소수자들이 밀려나는 등의 복잡한 사회적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 공현(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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