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호[내가 밀고 있는 단체] 전쟁없는세상 (김훈태)

202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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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밀고 있는 단체

 

전쟁없는세상

 

나는 초등 교사였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이다. 병역 거부를 마음먹은 데에는 오태양의 영향이 컸다. 서울교대를 졸업했지만 교사가 되는 대신 북한동포돕기운동에 뛰어들었던 그는 한국 최초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공개 선언하고(2001년 말) 다양한 매체에 인터뷰를 했다. 2002년 갓 발령을 받아 교사 생활을 시작한 나는 그 인터뷰를 보고 감동과 함께 두려움을 느꼈다. 불살생 계율을 지켜야 하는 불자로서,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으로서 총을 들 수 없다는 그의 이야기는 울림이 컸다. ‘그렇다면 나는? 훗날 6.25 같은 전쟁이 다시 벌어져 가르쳤던 아이들과 내가 서로 총부리를 마주한다면, 나는 방아쇠를 당길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었다. 마침 대학을 졸업하기 전, 불살생에 대한 신념으로 채식을 시작한 터라 고민이 깊었다. 신념을 실천에 옮기려면 잃어야 할 게 많았다.

 

평화운동 단체 ‘전쟁없는세상’은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과 함께 시작했다. 그 이름도 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 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와는 별개로 병역거부를 결심한 비非여호와의증인 청년들은 ‘양심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서로의 신념에 대해 이야기했다. 모임 장소는 주로 이화여대 뒤, 함석헌 선생이 살았던 서울 퀘이커 예배당이었다. 지금은 정치인으로 변신한 오태양 미래당 대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방송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임재성 변호사 등도 당시 멤버였다. 학생운동가, 인권운동가, 장애운동가, 노동운동가, 성소수자, 농부, 교사, 출판인, 대학생 등 구성원들의 정체성은 다양했다. 종교도 기독교, 불교, 천주교, 무교 등 다채로웠다. 그러나 평화에 대한 생각만은 모두 엇비슷했다.

 

‘양심을 나누는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역거부자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운동을 하기로 뜻을 모았고, 전쟁없는세상이라는 단체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초창기 병역거부 운동은 대체복무 제도 도입을 필두로 한 병역 거부권의 제도적 인정을 촉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에서 수용이 되는 듯했으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면서 지난한 싸움의 과정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병역거부자는 전쟁과 군사주의에 저항하는 저항자들이 아닌 국가에 의한 피해자로 인식되기도 했다. 전쟁없는세상은 병역거부 운동에 대한 그 같은 인식을 넘어서 전쟁과 전쟁을 일으키는 사회적 구조에 대한 저항에 초점을 둔 운동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병역거부 운동을 시작으로 활동을 이어 오면서 전쟁없는세상이 주목하게 된 것은 바로 ‘전쟁이 우연히 일어나는 게 아니며 오히려 일상적인 차별과 착취의 결과물’이라는 점이었다.

 

현재 전쟁없는세상은 병역거부 캠페인 외에도 무기 감시 캠페인, 비폭력 프로그램 등을 단체의 주요 활동으로 삼고 다양한 반전평화운동으로 활동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또, 비폭력평화운동에 관한 정보 및 자료의 생산, 보급(계간지 《전쟁없는세상》, 책, 팸플릿 발간, 번역 등)을 통해 평화와 비폭력에 대한 철학이 운동에 결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체복무 제도가 도입되어 정착하고 있지만 전쟁없는세상은 평화의 적극적 실천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들의 많은 관심과 후원 또한 부탁드린다.

 

김훈태 (슈타이너사상연구소 대표)

 

 

 

 


단체에서 전하는 밀어 주는 방법

 

비폭력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신청해 주세요.

전쟁없는세상의 트레이닝들은 3시간짜리 일회성 워크숍에서부터 3박 4일, 혹은 매주 1번씩 몇주간 진행되는 시리즈 워크숍까지 다양합니다. 트레이닝은 참여적, 포괄적, 역동적인 워크숍으로 프리젠테이션, 소그룹 및 전체 토론, 역할극, 게임, 멀티미디어 활용, 연습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워크숍 주제들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기획되는데 ‘비폭력의 역사와 철학 및 비폭력직접행동’, ‘젠더’, ‘캠페인 전략 개발’,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민주적으로 함께 활동하기’, ‘삶과 혁명: 건설적 대안 만들기(Alternative Program)’, ‘임파워먼트(empowerment): 무엇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가’ 등입니다.

또 위에 제시된 주제 이외에도 각 단체별, 그룹별로 필요한 다른 분야의 트레이닝을 단체의 활동가들과 함께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전쟁없는세상을 후원해 주세요. (소득 공제 가능)

전쟁없는세상의 재정 대부분은 우리의 활동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 주시는 회원과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채워집니다. 보내 주시는 후원금은 상근자 활동비, 사무실 운영비, 각종 캠페인 사업비 등 단체의 여러 활동에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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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후원 우리은행 1005-102-921333 (예금주: 전쟁없는세상)

홈페이지 www.withoutwar.org

전화 02-640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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