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호[특집] 새로운 기술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할 것인가 (김광백)

특집 새로운 기술, 새로운 교육?


새로운 기술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할 것인가

- 장애학의 관점에서 본 뉴노멀과 차별의 문제


김광백 

138100@naver.com

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




코로나19, 장애인과 그 가족이 겪는 어려움

 

2020년을 살아 낸 사람들은 다들 혼란과 당혹감을 느끼며 한 해를 보냈다. 그 가운데서도 장애인은 학교를 비롯한 지역 사회의 많은 기관들(학교, 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 장애인 거주 시설 등)이 휴교·휴관을 하면서 지역에서 장애인의 삶 또한 멈췄다. 내가 일하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센터) 역시 휴관을 선택하면서 센터를 통해 당사자의 삶을 나눴던 공동체는 어떤 기능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또,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는 코호트 격리 등의 조치로 코로나19 지역 사회 확산 시기부터 지금까지 거주인 외출 및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했다. 거주 시설에 대한 정부의 지침은 인간으로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지만, 여전히 거주 시설 내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은 격리 중이다.


이와 같은 정부의 지침은 2020년 한 해 동안 장애인 및 그 가족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 주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발달 장애인 및 가족의 87%가 생활 방식에 변화가 나타났다고 응답하였다. 세부 영역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외부 활동이 7.45점이 2.89점으로 4.56점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발달 장애인과 부모의 스트레스 정도는 10점 척도에서 각 7.23점과 7.93점으로 높게 조사되었다. 코로나19가 장애인과 가족에게 준 충격은 상당했다는 조사 결과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사회의 여러 지역 서비스 기관 및 학교 등의 운영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가족에게 부양의 무게가 집중되는 탓에 3월에는 제주에서, 6월에는 광주에서 어머니가 발달 장애가 있는 자녀를 살해하고 본인도 목숨을 끊는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장애인과 관련한 정부의 대응은 제자리걸음이다.



수면식사화장실 가기(소변)화장실 가기(대변)일상생활기술외부 활동에너지 발산 및 조절의사소통
코로나19 이전6.977.487.437.036.277.457.135.58
현재4.745.996.746.135.462.982.974.49
변화 정도-2.23-1.49
-0.69-0.90-0.81-4.56-4.16-1.36



코로나19 이전과 현재 생활 패턴의 세부 영역별 변화 정도

 

학교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연기는 온라인 수업의 일상화로 이어졌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2020년 장애인 부모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기간, 장애 학생 긴급 돌봄 교실 이용 및 원격 수업 등에 대한 현황 조사〉에서 응답자 중 85.2%는 긴급 돌봄 교실을 이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하였다. 이유는 35.6%는 장애 학생을 배제하는 교육 현장 분위기 때문, 19.8%는 긴급 돌봄 교실 내 프로그램과 인력의 부재 등 때문으로 답했다. 또 같은 자료에서 장애 학생 원격 수업에 관한 만족도는 초등학교 통합 학급 35.7%, 초등학교 특수 학급 35.7%, 중·고등학교 통합 학급 43.2%, 중·고등학교 특수 학급 42.4%가 매우 불만족하다고 응답하였다. 불만족의 이유는 일괄적인 학급 기준이 장애 학생과 맞지 않는다(31.7%), 형식적인 학급 꾸러미 제공(29.5%), 원격 학습 지원 인력의 부재(24.8%) 등이었다. 코로나19는 모든 이들에게 힘들었지만, 재난의 크기는 평등하지 않았다. 비장애 학생과 비교해서 장애 학생은 긴급 돌봄에서의 배제, 통합 학급에서의 온라인 수업 과정에서의 배제 등으로 이중 삼중의 차별을 겪었다.


우리나라를 IT 강국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코로나19 기간 한국의 대응을 소위 K-방역이라 부르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하지만 K-방역은 사회적 약자에게는 가혹한 측면이 있었다. IT 강국에서 과학 기술은 코로나19 방역의 한 축을 담당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코로나19 확진자의 투명한 동선 공개, 정보 제공, 재난 지원금 지급, 그리고 학교교육에서는 온라인 수업에서 정보 기술은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코로나19로 인한 차별과 혐오를 막는 데는, 그리고 약자를 지원하는 데는 미약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20 차별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차별이나 혐오의 대상이 된 사람/집단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문항에 69.3%가 차별 대상이 있다는 응답을 했다. 이 조사 결과에서는 나이가 낮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응답한 비율이 높아지는데, 이는 스마트 기기 사용률이 높은 집단과 일치한다.


이제 나는 과학 기술이 장애인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그 도움이 과연 장애인을 행복하게 하는지를 장애학의 관점에서 살펴보려 한다.

 


장애인과 뉴노멀

 

〈장애인복지법〉에서 장애인의 정의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이다. 나는 우리 사회의 장애인이 소위 정상normal과 비정상abnormal의 경계를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된다는 것은 비정상의 그룹에 속하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장애라는 표현 자체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많은 사람은 코로나19가 ‘뉴노멀New Normal’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시대의 표준은 무엇일까에 대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나누면서 등장한 용어가 바로 뉴노멀이다. 사전적 의미로 뉴노멀이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이며, 시대란 역사적으로 어떤 표준에 의하여 구분한 일정한 기간을 의미한다.


뉴노멀의 시대는 역사적으로 크게 3차례 있었다. 1차 산업 혁명 시기에는 증기 기관과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서구 문명이 세계의 표준이 되었다. 이 시기의 ‘정상’은 백인, 기독교, 합리성, 이성으로 대표되는 것들이다. 이 기준에서 벗어난 집단(흑인, 비서구 나라들, 장애인, 원주민 등)은 비정상으로 간주되었고, 이들에 대한 지배와 착취를 정당화했다. 2차 산업 혁명은 전기와 석유 등 에너지 기술 발명과 포디즘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시기다. 전기와 석유 네트워크가 인류 생활 문명의 표준이 되었다. 이 시기의 정상은 ‘노동할 수 있는 몸abled body’을 지닌 이들이었다. ‘노동할 수 없는 몸disabled body’을 갖고 태어난 이들은 비정상으로 간주되었고, 병원과 집단 시설에 치료와 보호라는 명목으로 감금되었다. 3차 산업 혁명은 반도체와 메인 프레임 컴퓨팅, 인터넷 발달이 주도하였고 컴퓨터 혁명을 가져왔다. 정보화 네트워크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인류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은 인간의 일상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인터넷 기반 네트워크가 표준이 되었다. 이 시기의 정상은 지식을 갖춘 자였다. 인지적인 어려움 있는 장애인은 학교에서는 특수교육 대상이 되었고, 역시나 치료와 보호라는 명목으로 사회적인 차별과 배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코로나19 이후의 뉴노멀은 ‘4차 산업 혁명’이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용어는 독일의 ‘Industry 4.0’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하였다.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이 4차 산업 혁명의 이해를 주제로 대회를 개최한 이후 세계적으로 이 담론이 급속히 확산하였다. 이에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4차 산업 혁명의 주요 기술과 내용으로 인공 지능, 로봇, 사물 인터넷, 빅 데이터, 가상 플랫폼 등을 제시했다. 이들 기술은 인터넷 연결과 사이버 물리 시스템을 통해 일상생활에 급속한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 혁명은 코로나19 이후의 뉴노멀을 만들 것이다. 지금도 새로운 표준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기술이 이전의 ‘뉴노멀’들이 비정상으로 간주된 집단들을 차별하고 배제했던 것처럼, 새로운 집단을 사회적으로 차별하고 배제하는 논리로 사용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점에서 뉴노멀에 대한 이야기는 차별받고, 억압받는 집단 속에서 토론되어야 한다.

 


뉴노멀의 시대, 장애인은 해방될까

 

그럼 뉴노멀의 시대에서는 과연 장애인은 억압받고 차별받는 집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새로운 기술들은 ‘포스트 휴머니즘’이 말하는 것처럼 희망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장애학Disability Studies은 장애를 분석하는 학문이다. 장애 문제를 개인이 지닌 손상만이 아닌,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다룬다. 장애학은 우리 사회의 장애는 역사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 장애인은 언제부터 차별받는 집단이 되었는지, 장애라는 이미지는 문화적으로 어떻게 해석되고 다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정치·경제학적으로 왜 장애인은 불평등하게 되는지 등의 질문들을 다룬다. 김도현은 장애학이라는 학문을 ‘사회가 장애를 만든다는 관점’, ‘경계를 넘나드는(학제적) 관점’, ‘실천 지향적 관점’, ‘해방적 관점’ 등 4개의 키워드로 설명하였다. 이 키워드들로 과연 기술의 발전이 장애인을 해방시킬지 살펴보겠다.


첫 번째 키워드, 사회가 장애를 만든다는 관점이다. 장애학은 장애인이 갖는 손상(혹은 그가 갖지 못한 어떤 능력)이 아니라, 장애인이 무언가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 환경’에 초점을 맞춘다. 장애학은 장애인이 무언가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를 다루며, ‘사회적’ 존재로서의 장애인을 다룬다. 예를 들어서 걷지 못하는 어떤 장애인이 있다. 그(녀)는 걷지 못하기 때문에 이동에 상당한 제약을 갖는다. 장애학은 그(녀)가 걷지 못하지만, 어떤 환경이 그(녀)를 이동할 수 없게 만드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한다. 그(녀)가 걷지 못하더라도 승강기가 있다면 건물을 오르내리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계단 대신 경사로가 있다면, 휠체어를 이용하는 그(녀)는 버스를 타거나, 식당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손상을 보완해 주는 환경을 갖추지 않는 건물, 이동 수단은 그(녀)를 우리 사회에서 걷지 못한다는 이유로 배제할 것이다. 2000년대 이후 발전하고 있는 과학 기술은 걷지 못하는 장애인에게 줄기세포 치료와 같은 유전자·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치료될 수 있음을 끊임없이 설파한다. 그러나 과학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정상이라는 범주와 다른, 걷지 ‘못하는’ 이들은 있을 것이다. 이동권을 보장받지 못한 이들에 대한 사회 환경과 장애 차별적인 환경을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새로운 기술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해방은커녕, 오히려 상대적인 박탈감과 차별을 견고히 할 것으로 생각된다.


두 번째 키워드는 학문적 경계를 넘나든다는 관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장애의 문제는 ‘철학적’ 문제이기도 하고, ‘역사적’ 문제이기도 하고,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며, 또한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장애학이 학제적 성격을 갖는다는 것은 장애 문제가 총체적 성격을 지니며, 인간이 지닌 다양한 보편적 문제들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장애라는 현상이 인간 일반의 문제에 ‘부차적으로’ 덧붙여져 다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함축한다. 뉴노멀 시대에 장애인은 과연 해방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서 이 두 번째 키워드는 매우 유효하다. 과학 기술의 진보는 비장애인에게 초점이 맞추어졌다. 기술의 진보를 쫓아가지 못한 집단은 역사적으로 장애인으로 대우받았다. 1차 산업 혁명 이후 소위 정신적 장애인은 정신병원에 감금되면서 사회적으로 장애인으로 집단화되었다. 2차 산업 혁명 이후에는 신체적 장애인이, 3차 산업 혁명 이후에는 인지적 장애인이 사회적으로 장애인화되었다. 그런 점에서 뉴노멀에서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 집단이 아닌, 한 주체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문제를 사회복지 영역에서만, 그리고 장애인의 특정한 손상을 치료하는 문제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적 경계를 넘어 역사와 철학, 정치와 사회 영역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세 번째 키워드는 실천 지향적 관점이다. 김도현은 장애학의 궁극적인 지향에 대해서 ‘장애인 차별 철폐’ 내지 ‘장애 해방’이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장애라는 ‘현상’을 구조화하는 세계의 배치를 변화시킴으로써 새로운 장애학의 탄생과 실천을 도모하는 것이 ‘행함’으로서의 장애학에 내재하여 있는 구성적 일부이며, 실천 지향적 성격이 부재한 장애학은 진정한 의미의 장애학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점은 과학 기술과 상당히 닮았다. 세상의 문제들을 풀어내지 못하는 과학은 쓸모가 없다. 과학 기술 역시 실용적이고, 응용적이고, 어떤 변화를 구체적으로 지향한다. 그러나 철학과 성찰이 없는 학문은 인간을 핍박하는 데 쓰인다. 성경 말씀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고 하였지만, 진리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구별해 내고 새로운 집단을 만들었다. 역사적으로 진리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인류는 성, 인종, 장애, 빈곤 등의 차별을 만들었다. 누구의 관점에서 실천하는지에 따라서 그 결과는 축복이기도 하고, 불행이기도 하다.


네 번째 키워드는 해방적 관점이다. 김도현은 장애인 대중과 장애학자는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 내지 장애 해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소통하고 논의하고 연구하고 실천하는 관계라고 하였다. 그리고 장애학에서의 장애 연구는 그 결과물이 장애 해방에 도움이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연구 과정 자체도 장애인 대중에게 (억압적이지 않고) 해방적이어야 한다고, 이를 목적 의식적으로 지향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럼 뉴노멀 시대의 과학 기술은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 자본주의 시대에서 이윤의 논리로 만들어진 무인 점포는 과연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 것일까? 온라인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학교교육에서 소외되고 차별당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혁신이라는 이름의 수많은 기술들은 이윤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축복이겠지만, 그 반대편에 있는 사회적 약자에게는 재앙이 되고 있다. 뉴노멀 시대의 장애인이 해방되기 위해서는, 아니 사회적 약자가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치 중립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실제로 이윤만 좇는 흐름에 과감히 대항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기술들이 약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지고 뉴노멀이 되어야, 장애인이나 약자들이 사회적인 차별과 억압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것 아닐까?


 

기술이 차별을 견고하게 만들지 않으려면

 

코로나19 시기에 IT 강국이라고 자화자찬했던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은 어떻게 배제되었고 차별을 겪었는지 서두에서 설명하였다. 뉴노멀을 이야기하고, 포스트 휴머니즘에 대해 설명하는 많은 이들이 있지만, 이들의 주장 속에는 실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려는 없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얼마 전 한 통신사가 인공 지능 기술을 활용해 청각 장애인들에게 목소리를 찾아 주는 ‘첫 소리’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청각 장애인에게 목소리를 만들어 주는 일은 상당히 감동적인 일로 보였다. 그러나 SF 작가 김초엽은 이 사업에 대해 “기술은 장애인에게 정상성을 선물하고, 비장애인들은 그 아름다운 순간을 보며 감동을 하고, 장애인들은 희망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출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 먼저, 장애인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비장애인에게 감동을 주는 구도는 오래전 호주의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스텔라 영이 비판했던 ‘감동 포르노’에서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햄라이와 프리츠는 “기존의 주류 장애 기술이 주로 비장애인 전문가들에 의해서, 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장애인들이 자신의 구체적인 장애 경험 속에서 일상의 기술을 재구성하고, 미래를 설계하자”라고 제안한다.

 

보편적 설계의 원칙은 일곱 가지인데 이 중 어디에도 장애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은 없다. ‘모두를 위한’ 설계를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배제된 신체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라는 원칙이 빠진 것이다. 보편적 설계가 ‘보편’의 범주를 분명하게 하지 않는다면, 정작 보편에서 장애인들의 요구가 탈중심화될 여지가 생긴다.

- 김초엽·김원영(2021), 《사이보그가 되다》, 사계절, 203쪽

 

결국 새로운 과학 기술이 장애인을 행복하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은, 우리 사회가 비장애인 중심 문화에서 장애인을 포함하는 문화로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과 다르지 않다.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 사회적 약자가 배제되고 차별받는 사회에서는 어떤 좋은 기술과 도구가 발명된다고 하더라도, 그 기술과 도구는 차별을 더욱 견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술이 아니라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

 



❶과거에는 ‘장애인 생활 시설’이라고 불렀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주거를 제공하는 시설을 장애인 거주 시설이라고 한다.

❷전국장애인부모연대(2020a), 〈코로나19 발생 80일, 1,585명의 부모가 말하는 발달 장애인과 가족의 삶 : 코로나19 기간, 발달 장애인 및 가족 건강과 생활 설문 조사 결과 발표〉.

❸전근배(2020), 〈국가의 거리 : 코로나19와 장애인의 삶, 그 현황과 대책〉, 《비판사회정책》, 제68호, 173~207쪽; 전국장애인부모연대(2020a), 앞 보고서.

❹전국장애인부모연대(2020a), 앞 보고서.

❺전국장애인부모연대(2020b), 〈코로나19 기간, 장애 학생 긴급 돌봄 교실 이용 및 원격 수업 등에 대한 현황 조사〉.

❻이재완(2020), 〈코로나 뉴 노멀New Normal 시대 지역 사회 복지의 변화와 방향〉, 《한국지역사회복지학》, 제74집, 29~55쪽.

❼최재붕(2020), 《포노 사피엔스》, 쌤앤파커스.

❽이재완(2020), 앞 논문.

❾김도현(2019), 《장애학의 도전》, 오월의봄.

❿김초엽·김원영(2021), 《사이보그가 되다》, 사계절.

⑪보편적 설계의 7원칙은 ① 공평한 사용, ② 융통성 있는 사용, ③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 ④ 인식 가능한 정보, ⑤ 실수에 대한 포용, ⑥ 적은 신체적 노력, ⑦ 접근과 사용 가능한 크기와 공간이다. 최근에는 보편적 설계의 개념 적용 범위가 넓어져 장애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교육이 아니라, 처음부터 모든 학생을 위한 보편적 설계에 기반한 학습(universal design for learning)이 강조되고 있다.(국립특수교육원, 2009)

 

 

[참고문헌]

국가인권위원회(2020), 〈2020 차별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김도현(2019), 《장애학의 도전》, 오월의봄.

김초엽·김원영(2021), 《사이보그가 되다》, 사계절.

이재완(2020), 〈코로나 뉴노멀(New Normal) 시대 지역 사회 복지의 변화와 방향〉, 《한국지역사회복지학》, 제74집, 29~55쪽.

인천장애인교육권연대(2021), 〈성명서 : 인천시교육청은 장애 학생의 차별 없는 교육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2020a), 〈코로나19 발생 80일, 1,585명의 부모가 말하는 발달 장애인과 가족의 삶 : 코로나19 기간, 발달 장애인 및 가족 건강과 생활 설문 조사 결과 발표〉.

전국장애인부모연대(2020b), 〈코로나19 기간, 장애 학생 긴급 돌봄 교실 이용 및 원격 수업 등에 대한 현황 조사〉.

전국장애인부모연대(2021), 〈코로나19 기간, 2021년 특수교육 대상 학생 등교 현황 조사 결과〉.

전근배(2020), 〈국가의 거리 : 코로나19와 장애인의 삶, 그 현황과 대책〉, 《비판사회정책》, 제68호, 173~207쪽.

최재붕(2020), 《포노 사피엔스》,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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