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가든

한윤섭 글│김동성 그림│푸른숲주니어│2025│14,800원
《서찰을 전하는 아이》, 《해리엇》을 쓴 한윤섭 작가가 5년 만에 새 작품을 썼다. “재미있는 이야기 몇 편 들려줄게”가 작업의 시작이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 4편이 들어 있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운전을 하다가 트럭에서 떨어진 상자에 있던 병아리들을 외면하지 못해 숲속에 있는 식당에 부탁해 기르게 된다. 처음엔 넓은 뜰에서 자라는 병아리들을 보며 잘 데려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찾았을 때, 식당은 소문난 닭 요리 집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 닭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주인아저씨와 죽음의 게임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닭장 속의 진갈색 닭과 눈이 마주쳐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다가 닭이 돌아선다. ‘너, 혹시 그거 아니? 인간에게 가장 많이 목숨을 잃은 동물이 닭이라는 사실을.’
〈숲속 가든〉은 할아버지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귀를 기울이게 한다. 그러다가 이야기가 끝날 때쯤이면 치킨을 좋아하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이야기의 동굴〉, 〈잠에서 깨면〉, 그리고 〈비단잉어 준오 씨〉까지 이 4편의 이야기는, 어느새 비인간에 대한 인간의 행동을 돌아보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고, 생명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게 바로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코끼리를 새롭게 만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이지원 씀│피스북스│2024│17,000원
초등 교사이자 비인간 생명체와 자연과의 연결 고리에 관심이 많은 이지원 작가의 태국, 치앙마이, 코끼리 생태공원에서의 자원봉사 경험을 담은 에세이이다. ENP(코끼리 생태공원)는 사람에게 상처 입은 동물을 보호하고 그들과 다시 공생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만든 공간인 ‘생추어리’이다. 작가는 이곳에서 ‘코끼리다운’ 삶을 살아가는 코끼리들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 내고 있다.
‘파잔’이라는 인간의 잔인한 코끼리 길들이기의 과정을 거치고 ‘불혹’이라는 잔인한 도구로 상처 입은 코끼리들은 인간에게 구조되고 나서야 온전히 그들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코끼리 야이부아는 무거운 통나무를 끌며 벌목장에서 일하고 또 관광객을 등에 태우며 100년을 살다가 구조되어 왔다. 그제서야 야이부아는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다른 코끼리와 소통하고, 움직이고 싶은 곳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 코끼리 매펌은 벌목장에서 일하다가 인간이 쏜 총에 눈을 잃은 조키아를 자신의 무리에 들어오게 하고 그의 눈이 되어 준다.
코끼리들은 조용히 강가를 걷고 진흙으로 자기 몸을 기분 좋게 마사지하고 다른 무리와 교감하며 조용하고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 모습들은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한윤섭의 《숲속 가든》과 함께 읽으며,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어린이들 스스로 해 볼 기회를 주는 책이다.
- 조현민(충남 아산 거산초 교사,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
숲속 가든
한윤섭 글│김동성 그림│푸른숲주니어│2025│14,800원
《서찰을 전하는 아이》, 《해리엇》을 쓴 한윤섭 작가가 5년 만에 새 작품을 썼다. “재미있는 이야기 몇 편 들려줄게”가 작업의 시작이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 4편이 들어 있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운전을 하다가 트럭에서 떨어진 상자에 있던 병아리들을 외면하지 못해 숲속에 있는 식당에 부탁해 기르게 된다. 처음엔 넓은 뜰에서 자라는 병아리들을 보며 잘 데려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찾았을 때, 식당은 소문난 닭 요리 집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 닭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주인아저씨와 죽음의 게임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닭장 속의 진갈색 닭과 눈이 마주쳐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다가 닭이 돌아선다. ‘너, 혹시 그거 아니? 인간에게 가장 많이 목숨을 잃은 동물이 닭이라는 사실을.’
〈숲속 가든〉은 할아버지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귀를 기울이게 한다. 그러다가 이야기가 끝날 때쯤이면 치킨을 좋아하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이야기의 동굴〉, 〈잠에서 깨면〉, 그리고 〈비단잉어 준오 씨〉까지 이 4편의 이야기는, 어느새 비인간에 대한 인간의 행동을 돌아보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고, 생명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게 바로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코끼리를 새롭게 만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이지원 씀│피스북스│2024│17,000원
초등 교사이자 비인간 생명체와 자연과의 연결 고리에 관심이 많은 이지원 작가의 태국, 치앙마이, 코끼리 생태공원에서의 자원봉사 경험을 담은 에세이이다. ENP(코끼리 생태공원)는 사람에게 상처 입은 동물을 보호하고 그들과 다시 공생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만든 공간인 ‘생추어리’이다. 작가는 이곳에서 ‘코끼리다운’ 삶을 살아가는 코끼리들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 내고 있다.
‘파잔’이라는 인간의 잔인한 코끼리 길들이기의 과정을 거치고 ‘불혹’이라는 잔인한 도구로 상처 입은 코끼리들은 인간에게 구조되고 나서야 온전히 그들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코끼리 야이부아는 무거운 통나무를 끌며 벌목장에서 일하고 또 관광객을 등에 태우며 100년을 살다가 구조되어 왔다. 그제서야 야이부아는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다른 코끼리와 소통하고, 움직이고 싶은 곳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 코끼리 매펌은 벌목장에서 일하다가 인간이 쏜 총에 눈을 잃은 조키아를 자신의 무리에 들어오게 하고 그의 눈이 되어 준다.
코끼리들은 조용히 강가를 걷고 진흙으로 자기 몸을 기분 좋게 마사지하고 다른 무리와 교감하며 조용하고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 모습들은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한윤섭의 《숲속 가든》과 함께 읽으며,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어린이들 스스로 해 볼 기회를 주는 책이다.
- 조현민(충남 아산 거산초 교사,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