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호[기획] 기획 내란, 광장, 대선, 그리고 개혁의 과제 | 누가 교육정책을 대변하는가 | 이윤경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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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내란, 광장, 대선, 그리고 개혁의 과제


누가 교육정책을

대변하는가

- ‘교육·사회 대개혁을 위한 비상시국 교육원탁회의’와 광장의 요구



이윤경  justyk@daum.net

본지 편집위원, 참교육학부모회 고문



21대 대통령 선거 공약에 대해, 교육계는 너 나 할 것 없이 “아쉽다”는 평가다. 선거 준비 기간이 짧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분야에 비해 교육 분야는 특히 더 이렇다 할 공약이 없었다. 하지만 아예 준비 작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했던 12.3 비상계엄 이후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교육계 인사들도 모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교육·사회 대개혁을 위한 비상시국 교육원탁회의’(원탁회의)도 그중 하나다. 2024년 12월 초, 국회 교육위원장을 지낸 유기홍 전 국회의원,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의 제안으로 가진 준비 모임 이후 교육계의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제안자로 참여했고 2025년 1월 23일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원탁회의는 제안문에서 “2025년 지금, 우리는 탄핵의 혼돈을 헤쳐 새로운 세상을 위한 교육 혁명의 길을 열어 가자”면서 “수평적으로 연대하고, 풀뿌리처럼 확산되는 조직을 함께 만들자”라고 강조했다.


2월 5일 ‘탄핵 정국 무너진 교육, 새로운 세상을 위한 교육·사회 대개혁’을 주제로 한 1차 토론회에서는 현 비상시국의 상황과 문제점에 대해 전반적으로 짚어 보며 연속 토론회의 문을 열었다. 이후 2월 12일 청년·학생, 2월 19일 교사, 3월 5일 학부모 순으로 주체별 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5차 유·초·중등, 6차 고등·평생·직업교육❻ 분야로 구분해 정책 토론회를 진행했다. 6번의 토론회를 거친 후 단체와 개인을 대상으로 교육 정책 제안을 받았고 총 28건의 정책 제안서가 취합됐다. 원탁회의 실무팀에서는 연속 토론회와 정책 제안서 내용을 정리해 4월 11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11대 교육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교육·사회 대개혁을 위한 비상시국 교육원탁회의 정책 자료집〉을 바탕으로 요약·정리한 내용을 글의 끝에 첨부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기록이 되길 바란다.



교육 정책 논의와 제안, 이정표가 필요하다


작년 12월 첫 준비 모임부터 7차 토론회까지 원탁회의 실무팀으로 참여했던 4개월은 개인적으로 배움이 많았던 시간이다. 250쪽에 달하는 〈교육·사회 대개혁을 위한 비상시국 교육원탁회의 정책 자료집〉에는 현 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우리 교육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는 수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경쟁 교육 완화, 교육 불평등 해소, 평생학습 시스템 구축, 대학 체제 개혁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안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재정적 실천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어 향후 교육 정책을 논의하고 추진하는 데 유의미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어렵게 발을 뗀 이 행진이 더 멀리 나아가도록 그 길의 이정표가 되길 바라며 아쉬웠던 점, 개선할 부분을 몇 가지 짚어 본다.


첫째, 누구든지 함께 둘러앉아 평등하게 얘기하자는 의미의 ‘원탁회의’를 구현하려 했지만 기대했던 원탁을 완성하진 못했다고 본다. 원래 취지의 원탁이 되려면 유명 인사나 단체 대표, 교수, 전문가가 아니어도 아무나 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이 없는 토론, 열린 토론 문화가 좀 더 활성화돼야 한다. 학생·교직원·비정규직도 참여가 가능한 시간에, 쉬운 주제로 어렵지 않게 진행되는, 지난 탄핵 광장 같은 공론장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또한, 주류, 원로, 네임드 같은 단어가 사라지고,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누구에게나 똑같이 일인분의 발언이 보장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둘째, 참여자들이 내놓은 제안이 모두 똑같은 비중으로 다뤄져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유아, 학생, 교사, 학부모, 교수, 방과후 강사, 급식 노동자의 목소리가 똑같은 크기로 들릴 수 있게 시스템을 조정해야 된다. 연단이 너무 높아서 가려지거나, 목소리 큰 사람에게 묻히지 않도록 약자를 위한 개입이 필요하다. 우선순위에서 밀려 맨 밑에 깔려 있던 정책들을 꺼내 펼쳐 놓고 스티커로 공평하게 투표하는 방식은 어떨까. 3월 9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사회대개혁특별위원회가 주관했던 시민대토론회에서 사회 개혁 과제를 선정했던 방법이 그런 식이었다.


셋째, 집단 이기주의를 버리고 서로 화합하는 성숙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교육계에는 절대 좁혀지지 않는 의견 차이로 서로의 발목을 잡아 양쪽 모두 옴짝달싹 못 하고 멈춰 있는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학생인권법, 유보통합, 고교학점제, 돌봄 등이 대표적이다. 교육운동 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요구해도 정부가 들어줄까 말까 한데, “서로 합의가 되지 않았으니 어느 쪽 의견도 못 들어주겠다”는 교육 당국의 핑계에 번번이 물러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거 캠프에서도 마찬가지 논리로 교육은 뒷전이다. 각 단체들의 교육 정책을 취합해 제안했던 교육운동 연대체들도 논란이 될 만한 사안은 아예 제외시키고 무난한 정책들만 제안해 왔다. 교육 정책이 수십 년 동안 새로울 것 없는 재탕, 삼탕 무한 반복에서 벗어나려면 우리부터 달라져야 한다.   


4월 4일 탄핵 이후, 교육계도 어느 때보다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각 단체들은 각자 제안하는 정책이 공약에 포함되고 정책에 반영되길 바라며 토론회, 정책 질의, 기자회견, 협약식 등으로 동분서주했다. 


21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교육 분야에는 미래교육자치위원회, 먹사니즘위원회 교육위원회, 정책본부 교육위원회, 직능본부의 4개 조직이 운영되었고, 각 조직마다 수백 명의 위원들이 임명장을 받았다. 과연 그들 중 광장에서 깃발과 응원봉을 흔들던 사람들, 은박 담요를 둘러썼던 ‘우주 전사’들, 남태령 대첩의 주역들의 비중은 얼마나 됐을까. 


다시 만난 세상은 탄핵 광장을 지켰던 사람들이 들러리가 아닌 주인공으로 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사회 대개혁, 교육 대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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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발제자 : 김누리 중앙대 교수,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유기홍 전 국회 교육위원장,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 사회 : 반상진 전북대 교수

❷  발제자 : 김민지 윤석열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집행위원장, 김환희 전 완산고 학생회장, 허수경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조직사무국장, 윤상화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임시 의장 / 사회 : 유기홍 전 국회 교육위원장

❸  발제자 : 장관호 전 전교조 정책실장,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백승진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정책위원장, 조영선 전국학생인권교사연대 공동집행위원장 / 사회 : 이혁규 전 청주교대 총장

❹  발제자 : 나성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 대표,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 강영미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 / 사회 : 양보경 전 성신여대 총장

❺  좌장 :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 발제자 : 정선아 숙명여대 교수,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 김훈호 공주대 교수, 이혜진 이화여대 연구 교수, 김명신 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

❻  좌장 :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 / 발제자 : 김명환 전국교수연대회의 정책위원장, 채창균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양병찬 공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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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육》에 실린 글 중 일부를 공개합니다.

《오늘의 교육》에 실린 글 중 이 게시판에 공개하지 않는 글들은 필자의 동의를 받아 발행일로부터 약 2개월 후 홈페이지 '오늘의 교육' 게시판을 통해 PDF 형태로 공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