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호[읽은 이야기] 오늘의 교육 88호 | 백호영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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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이야기


오늘의 교육 

2025 9·10 vol.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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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대학 입시를 경험하면서 한국 교육의 문제, 정확히는 경쟁 중심의 교육 체제를 더 적나라하게 실감했다. 그러면서 구조에 대한 본질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배우고 싶은 분야가 대학에 가야만 할 수 있는 것이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대학 입시라는 길을 선택하였다. 어떻게든 틈을 찾아 들어가기 위해서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공부에 매달려야 했다. 입시를 하면서, 되새겨 본 많은 생각들의 결론은 사회가 자해를 부추기고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매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자살이나 자살 시도에 대한 소식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언론 보도를 통해 듣게 되는 소식 중 하나다. 물론 청소년의 자살이나 자살 시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한류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이 16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한국을 오랫동안 지칭해 온 대명사가 존재한다. ‘자살률 1위.’ 이는 한국의 아주 고질적인 문제를 지칭하고 있다.


우리는 자살 소식을 접하면 개인의 가족 및 친구 관계, 정신건강 문제, 개인이 처한 환경에 더 집중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대중의 머릿속에서 자살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때쯤 다시 자살 소식이 들려오는 수레바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한국의 경쟁, 비교 문화는 서로를 바라볼 때 상대방의 진짜 모습보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고 그것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나 역시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끊임없는 비교와 평가 속에서 고통을 받아야 하는 구조를 지난 1년 동안 뼈저리게 느꼈다. 결국 이러한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와 문화가 사람들을 고통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자기 자신을 몰아세우고 착취하게 만드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신경은 온통 경쟁, 순위, 등급, 비교에만 집중되어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개인의 고유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사회로부터 받는 압력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몰아세워야 하는 삶, 이것 바로 한국 사회의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너무나도 비참한 청소년의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교육》 88호 특집은 단순히 ‘청소년 자살’이라는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까지 생각을 확장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청소년으로서 마지막 시기를 보내고 있고, 대학 입시를 경험하며 더 절실하게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 더 이상 사회의 시선으로 나와 타인을 제단하거나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를 몰아세우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었으면 하는 사회를 희망한다. 


- 백호영(교육공동체 벗 조합원)




교육공동체벗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하는 지식공동체입니다. 

교육 전문 매체인 격월간 《오늘의 교육》을 펴내고, 세상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안적인 삶을 함께 꿈꾸고 공부하고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모임도 꾸려 가고 있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은 배움과 나눔을 실천하는 지식공동체를 지향합니다. 교육에 대한 건강한 열망을 품은 사람들이 모이고 어우러질 수 있는 마당을 만들겠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공통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경제조직입니다. 정론직필의 교육전문지,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정직한 책들, 함께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배움 공간 등 우리 교육에 필요한 것들을 우리 힘으로 만들고 함께 나누겠습니다.

 

‘벗’이라는 이름에는 경쟁과 수월성이 아닌 교육을 통한 우정의 실현(友)과 대안적 실천에 대한 의지의 표현(but)이 담겨 있습니다. 함께 배우고 나누는 우리 교육공동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격월간 《오늘의 교육》과 교육 관련 책들을 발행하며 다양한 모임들을 꾸리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교육》은 손쉬운 희망과 위로를 건네지 않고 정직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기록하는 매체가 되고자 애써 왔습니다.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오늘날 교육 현장의 현실을 증언하고 새로운 철학과 방법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습니다. 책상에 ‘널브러진’ 학생들, 스펙 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삶의 문제는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진보 교육감’이 등장하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우리가 살아온 근대적인 삶의 방식을 총체적으로 성찰하고 바꾸어 나가는 데서 풀어 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교육의 생태적 전환, 교육과 페미니즘, 마을과 학교, 광장과 민주시민교육, 4차 산업 혁명과 교육의 시장화라는 기획으로 계속해서 이어 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강연과 연수, 포럼 등을 통해 교육 현안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교육 불가능의 시대’와 ‘교육의 생태적 전환’ 등의 주제로 전국을 순회한 〈이 시대 교육 포럼〉, 순종적인 교사이기만을 강요받는 불의한 시대에 불온한 교사를 꿈꾸자며 모인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 교육과 삶의 생태적 전환을 고민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농사를 짓는 〈교육농〉 등입니다.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격월간 《오늘의 교육》과 조합 통신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조합원 연수와 총회에 참여할 수 있고, 지역 벗모임과 《오늘의 교육》 읽기 모임, 교육농, 나눔공방 등 조합원들이 만들어 내는 모임들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임을 직접 제안하고 만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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