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호[특집 ❸]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시행 후, 위기의 청소년 마주하기| 신선웅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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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학생맞춤통합지원의 한계와 과제 ❸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시행 후, 위기의 청소년 마주하기

 


신선웅 woong_51@hanmail.net

관악교육복지센터 센터장

 



전혀 달라진 현장에 대한 직면

 

쏟아져 나온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약 두 달 동안, 우리 센터로 연결된 어린이·청소년은 250명 이상이다. 지난 해 연간 지원 인원 수의 120% 이상을 두 달 만에 기록한 압도적인 상황이다.❶


“올해 들어 갑자기 어린이 청소년들이 힘들어진 걸까?”

“원래 힘들었던 이들이 이제야 발견되기 시작한 걸까?”

현장에서 동료들과 최근 가장 많이 나눈 질문이다. 2026년이 되면서 관내 초·중·고를 가리지 않고 복합 위기 상황의 사안이 급증하는 과정을 겪었다. 이 현상을 이해해 보려는 노력 끝에 최근 발견되는 사례들의 특징 몇 가지를 정리하게 되었다.


우선 새 학기부터 학교 및 교실 부적응의 사례가 늘었다. 무기력이나 우울 등 심리정서적 어려움, 교실 공간에 대한 거부, 대인관계 맺기의 한계 등으로 인해 초·중·고 교급을 가리지 않고 학업 중단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수년이 흘렀지만 코로나19의 여파는 여전하다. 언제부터 어려움이 시작되었는지 물어보면, 모든 것이 멈추었던 그때를 많이들 말한다. 학습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거나, 언어 발달에 지연이 있는 이들 중에는 당시 온라인 수업과 오랜 기간 마스크 생활로 인해 적절한 시기에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요즘 어린이·청소년은 친구 사귀기를 몹시 힘들어 한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생겼을 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어떻게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모른다. 나름 노력을 해 보지만 상대방은 친근감과 전혀 반대되는 두려움, 불쾌감 등을 느낀다.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해결의 길은 보이지 않는다.


상급 학교로 진학한 후에 재의뢰되는 청소년도 다수다. 안타까운 점은 더 악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정 상황이 악화되거나 양육자의 피로감이 누적되어 지원의 틈을 찾기 어려운 케이스들이 반복된다. 분명한 건 학교 급이 달라질수록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내 온 시간만큼 부정적 경험에서 비롯되는 사고와 감정은 더욱 짙은 자국을 남긴다. 예외적으로 지독한 사춘기를 겪는 중등 시기에 비해, 대중적으로 ‘철이 든다’는 시기가 찾아오는 경우는 다르다. 현장 전문가들끼리는 ‘철이 든다’는 개념을 ‘영혼이 든다’고도 표현한다. 방황의 터널을 지난 이들은 10대 후반 즈음이 되었을 때,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이 살아 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기도 하고, 마치 다른 자아가 육체 안에 들어간 것처럼 의젓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학교 급이 바뀌어 재의뢰 들어오는 청소년의 경우, 저마다의 현재 상황과 영혼의 들고 남의 여부 등에 따라 다시 계획을 세우고 지원한다. 워낙 많은 사안을 받다 보니 올해의 특징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지점은 한 지역에서 1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올해 단연코 손꼽는 특징은 복합 위기에 범죄가 연관되고, 자해·자살의 이슈로 이어지며, 아동학대 또는 방임의 사안이 얽힌다는 점이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의도가 분절적인 내용을 통합하고자 하는 데에서 출발한다면, 목적한 대로 진행되면서 예상치 못한 혹은 부작용처럼 나타난 현상일 것 같다. 위기의 경계가 사라진 현장에서 학생, 교사, 양육자 모두가 각자의 어려움 속에서 버티고 있다. 복합 위기라는 개념이 경계를 넘어서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개별 사례들의 심층적인 원인을 들여다보면, 대개 그 뿌리에는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와 환경적 요인이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어려움은 내면으로 파고들기도 하고 외면으로 폭발하기도 하는 차이를 보일 뿐이다.

조용한 정서 상태로 들어가 버리는 경우는 자해, 자살, 은둔 등으로 흘러간다. 반대로 에너지가 바깥으로 뿜어지는 상태로 가 버리는 경우는 가출, 폭력, 범죄 등으로 흘러간다. 게임을 포함한 미디어, 도박, 흡연과 음주, 성 등에 대한 중독은 조용한 정서 상태 또는 에너지가 바깥으로 뿜어지는 상태 그 사이 어딘가에 대부분 포함되는 영역으로 발견된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시행되면서 위기 상황의 어린이·청소년이 많이 발견되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발견조차 되지 않았던 이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활동가들이 느끼는 자괴감과 무력감은 지원 과정에서 마주하는 원인의 복잡성 때문이다. 쏟아져 들어오는 사안의 수와 심각성의 정도에서 우선 한계를 느낀다. 특히 많은 사례에서 가정 내 양육 환경과 정서적 지지 체계의 결핍이 핵심적인 요인으로 분석될 때 현장의 고민은 깊어진다.


최근 의뢰된 고등학생 ‘민들레’의 사례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민들레는 환청, 환시, 망상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등교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경제적으로는 일반 가정에 속하고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지만, 해당 학교에서는 더 이상 지원할 방안이 없다고 했다. 학교 구성원들 역시 이미 지친 상태였다. 여러 차례 양육자 면담을 진행했고 약물 치료를 권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했다. 양육자는 정신의학과에 대한 불신이 있었고, 종교적 이유로 전문 치료 접근을 거부하는 상황이었다. 이대로라면 학업 중단이 예견되었고, 학교라는 안전망을 떠나면 접근조차 어려워질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고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 민들레를 마주해야 했다. 다행히 양육자 중 한 사람이 현 상황을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성을 보였고, 그 과정에서 우리 센터와 연락이 닿았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선 청소년 민들레와 양육자를 직접 만나야 했다.


전략이라고 할 만한 특별한 방법은 없었다. 학교도, 정신건강복지센터도, 정신의학과 병원도, 전문상담사도 같은 목소리를 내었지만 양육자를 설득하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이 청소년만 계속 힘들어지고 있을 뿐이었다. 양육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빠른 치료적 접근만이 해결책으로 보였다.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필요한 과정을 제안하고 진행해야 했다.


드디어 청소년 민들레와 양육자 한 사람을 만났다. 청소년의 어려움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예상대로 치료가 시급해 보였다. 1시간 넘게 양육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종교적 방법이나 자연 치유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여러 기관으로부터 같은 제안을 반복적으로 받으면서 어느 정도 설득된 상태였다. 문제는 배우자를 설득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 우리는 배우자도 직접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황은 긴박하게 진행되었고, 며칠 뒤 청소년 민들레와 다른 양육자를 만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설득의 핵심은 청소년 민들레만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 조현 증상을 보이고 있었고, 폭력성도 나타나 가족을 공격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는 양육자에게 자녀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을 때, 대부분은 동의하며 잃었던 힘을 다시 끌어모아 왔다. 민들레의 양육자도 이제 그 단계를 거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민들레의 다른 양육자를 만나는 순간, 내가 한 가지 큰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현 증상을 보이는 청소년의 고통 뒤에는 오랜 시간 누적된 부부 사이의 소통 부재와 깊은 갈등이라는 근본적 원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부부 사이에는 소통, 신뢰, 존중과 같은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전무했다. 나중에 만난 양육자 한 사람은 자녀의 상황에 집중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자신의 배우자에 대한 비난과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공감과 위로를 건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들레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 보자고 이야기하는 것뿐이었다.


민들레를 지원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있는 날, 청소년과 양육자와 함께 전문의를 만나 정확한 소견을 들었다. 동행한 양육자의 배우자를 다시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그 과정에서도 대화의 내용은 여전히 배우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와 사례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 주자 병원 진료를 받고 약물 치료에 들어가고, 3차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하는 것까지 동의를 구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에서 내가 외면하고 포기한 것이 있다면, 우리가 발견한 원인에 대한 해결이었다. 우리는 그것까지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했고,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부부의 문제를 풀지 않으면, 지금 당장 민들레가 겪는 정신적 고통은 다소 완화될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어려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미 20년 가까이 지속되어 왔고, 본인들조차 너무 얽혀서 관계가 나아진 모습을 상상하지 못하는 부부에게 어떤 제안을 할 수 있겠는가.


청소년을 만나는 일을 해 오면서, 그리고 특히 최근 3개월 동안 현장에서 뼈아프게 깨달은 점은 청소년의 위기 양상이 상당 부분 양육 환경과 보호자의 정서 상태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저마다 다른 양상으로 힘듦을 호소하지만, 경제적 형편과 관계없이 양육자의 정서 상태와 가족이 겪어 온 삶의 궤적 속에서 청소년의 어려움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 해결해서는 결코 나아질 수 없다. 그러나 원인을 발견한다고 해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현장 한복판에서 우리는 무력함을 고스란히 마주하게 된다.


 

가장 어려운 순간에 손을 맞잡는 사람들

 

“정말 죽고 싶어요”라는 초등학생의 말이나, 모든 가치를 ‘돈’으로만 환산하는 중학생의 모습 앞에서 가슴이 무거워지는 날도 있다. 이처럼 수없이 무력해지는 날들을 하루하루 지나오며 여러 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도 최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말이 있다.

“우리 동료들 진짜 고맙다. 너무 대단해.”

“선생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제가 용기를 얻어요.”

심지어 “너무 재밌다”, “미치도록 힘든데 너무 재밌다”라고 말하는 날도 많다. 이런 도파민이 터지는 순간을 분석해 보면, 내가 고민하는 청소년에 대해 같이 집중하고 함께 고민하며 그의 진심과 나의 진심이 맞닿는 순간이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시행 후, 다양한 학교와 기관에 속한 분들 가운데 곳곳에서 반짝이고 있는 이들을 만난다. 쏟아지는 복합 위기 사안들을 그저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처리하지 않고, 청소년 한 사람의 삶을 위해 고민하며 섬세하게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들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진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거나, 학생맞춤통합지원이 마치 교육청이나 외부 기관에서 들어와 어려운 사안을 뚝딱 해결해 주는 시스템인 것처럼 착각하는 분들 때문에 속이 울렁일 만큼 좌절하는 날도 있다. 비율로만 보면 실망감을 주는 분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게 미치는 영향력으로 보면, 마음을 모으는 분들과의 만남이 훨씬 더 임팩트가 크다.


우리 센터, 혹은 활동가인 나 한 사람만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나날이었다면 이미 포기하고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시스템을 단순한 행정 절차로 여기지 않고, 한 사람의 삶을 위해 섬세하게 협력하는 마음들을 발견할 때 다시 힘을 얻게 된다. 철저하게 개인화된 사회에서, 작은 사회를 이루고 있는 학교라는 조직 안에서, 눈덩이처럼 커지는 문제적 상황들을 학생과 교사, 양육자가 고스란히 감당해 내고 있는 것이 이 사회의 현주소였다. 한편에서는 부정적인 해석과 거부의 목소리도 많았다. 그러나 ‘혼자 감당하게 하지 말고, 함께 고민하며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청소년 저마다의 상황을 존중해야 한다’는 철학이 담긴 제도는 보석처럼 빛나는 사람들을 서로 발견하게 하고 서로 마주하게 하는 장치가 된다.

덕분에 아주 조금이나마 성장의 모습을 보여 주는 청소년의 변화와, 연대를 통해 실현되는 회복의 과정이 사장되지 않고 공유된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지독하게 고된 시간을 보내면서도 서로를 위로하고, 잘 버텨 내고 있는지 확인하며, 응원을 주고받는다. 그 덕분에 서로 버틸 만하다고 느끼고 있다. 혼자라면 해낼 수 없는 일을,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해내고 있는 중이다.


하나의 제도가 수립되어 이제 이 사회의 기준을 세우기 위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학교 시스템을 통해 위기 청소년이 발견되지만, 학교 단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한계 역시 분명하게 드러난다. 또한 청소년을 위한 전문 사례 관리 전담 기구가 없는 현실 속에서, 어려움은 발견되지만 정작 접근조차 되지 않거나 적절한 지원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교육청에서는 이것도 저것도 모두 학생맞춤통합지원이 아니냐는 말로 일을 미루려는 우스운 장면도 목격된다. 다양한 영역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지원이 체계적으로 구조화될 필요도 있다. 쏟아져 들어오는 위기 청소년을 살필 인력과 재원은 턱없이 부족하며, 전문가가 투입되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들도 여전하다. 이처럼 아직 보완되어야 할 점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하나의 법이 시행되었고, 현장에는 미세하게나마 변화의 진동이 느껴진다.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을 통해 그동안 외면당했던 위기 상황들이 드러나고, 조금씩이나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청소년이 행복할 수 있다면, 내가 살아가는 사회의 미래도 아주 조금은 밝아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현장에 계신 분들과 우리 기관을 비롯한 수많은 청소년 지원 주체들이 ‘조금은 해 볼 만하다’는 가능성을 느꼈으면 한다. 법 시행 후 3개월의 소감이 긍정적인 부분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장의 목소리가 이 제도의 진정성을 채워 나가고, 그것이 청소년들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길로 이어지기를 응원한다.

 



➊ 이는 비단 관악구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아니다. 최근 6.3 지방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분야에 정책 제안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2026년 4월 말 기준, 서울시 25개 지역교육복지센터의 현황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전년도 실적 대비 지원 학생 수가 100% 이상 초과는 관악, 강남, 영등포 3개이며, 전년도 대비 50% 이상 도달은 10개 센터가 해당한다.



교육공동체벗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하는 지식공동체입니다. 

교육 전문 매체인 격월간 《오늘의 교육》을 펴내고, 세상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안적인 삶을 함께 꿈꾸고 공부하고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모임도 꾸려 가고 있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은 배움과 나눔을 실천하는 지식공동체를 지향합니다. 교육에 대한 건강한 열망을 품은 사람들이 모이고 어우러질 수 있는 마당을 만들겠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공통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경제조직입니다. 정론직필의 교육전문지,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정직한 책들, 함께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배움 공간 등 우리 교육에 필요한 것들을 우리 힘으로 만들고 함께 나누겠습니다.

 

‘벗’이라는 이름에는 경쟁과 수월성이 아닌 교육을 통한 우정의 실현(友)과 대안적 실천에 대한 의지의 표현(but)이 담겨 있습니다. 함께 배우고 나누는 우리 교육공동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격월간 《오늘의 교육》과 교육 관련 책들을 발행하며 다양한 모임들을 꾸리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교육》은 손쉬운 희망과 위로를 건네지 않고 정직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기록하는 매체가 되고자 애써 왔습니다.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오늘날 교육 현장의 현실을 증언하고 새로운 철학과 방법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습니다. 책상에 ‘널브러진’ 학생들, 스펙 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삶의 문제는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진보 교육감’이 등장하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우리가 살아온 근대적인 삶의 방식을 총체적으로 성찰하고 바꾸어 나가는 데서 풀어 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교육의 생태적 전환, 교육과 페미니즘, 마을과 학교, 광장과 민주시민교육, 4차 산업 혁명과 교육의 시장화라는 기획으로 계속해서 이어 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강연과 연수, 포럼 등을 통해 교육 현안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교육 불가능의 시대’와 ‘교육의 생태적 전환’ 등의 주제로 전국을 순회한 〈이 시대 교육 포럼〉, 순종적인 교사이기만을 강요받는 불의한 시대에 불온한 교사를 꿈꾸자며 모인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 교육과 삶의 생태적 전환을 고민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농사를 짓는 〈교육농〉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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