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호[기고] 인구는 어떻게 학교를 바꾸고 있나 (김성원)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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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구는 어떻게 학교를 바꾸고 있나

- 인구 감소 시대의 학교 건축

 


김성원

coffeetalk@naver.com

Play AT 연구소장



들어가며

 

학교 건축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학교 건축에 변화를 끼친 주요한 요인들을 발견할 수 있다. 19세기와 20세기 초 유럽에 창궐한 대규모 전염병은 학교 건축물에서 위생과 채광, 환기, 실내·외 연결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다. 남녀, 학년, 우열, 계열, 과목 등 학습 집단의 구분과 교육과정은 현재와 같은 학급 교실을 등장시켰다. 20세기 자유주의와 신인지주의에 영향을 받은 개혁적 교육 철학의 이상은 획일적 교실을 거부하는 새로운 학교 건축을 요구했다. 아르누보, 아방가르드, 구조주의, 야수주의 등 건축 사조와 건축 공법의 변화 역시 학교 건축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구조주의는 건축물 등 물리적 환경이 학생들의 학습과 성장에 끼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학교 건축에 있어 경제적 비용에 대한 고려는 늘 교육 행정가나 관료들의 주요한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들 요인 가운데 무엇보다 학교 건축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인구의 변화였다. 지금은 인구 감소로 인한 학교 공간 변화가 화두이지만,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증가하는 인구를 학교에서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가 학교 건축에서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인구 증가가 학교 건축에 미친 영향

 

19세기 프로이센은 근대 학교의 교육, 제도, 건축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세기 프러시아에서 학교 건축의 변화는 산업 혁명 이후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인구 증가와 학교 건축의 변화를 보여 준다. 도시화가 진척되며 학교 시설은 모던화되기 시작했고, 교실이 몇 개 없었던 주택형 학교에서 대형 학교로 변신할 필요가 높아졌다. 점차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점점 더 큰 건물을 지을 필요가 생겨났고 20개 학급이 넘는 대형 학교들이 등장했다. 여러 개의 작은 학교를 짓는 것보다 건축 비용이 훨씬 적게 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강화되어 1900년대경에는 한 학교에 학급 교실이 36개에 도달했다. 이처럼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산업 혁명에 따른 도시화와 인구의 증가, 학년, 성별, 학업 성취도에 따른 보충 교육 등 여러 이유로 학교들은 대형화되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전후 경제 부흥기는 다시 도시화를 촉진했다. 이뿐 아니라 전후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태어나며 학교 건축 붐이 일었다. 자고 일어나면 날마다 새로운 학교가 건축되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19세기 도시화로 인한 학교의 대형화와 차원이 다르게 학교들이 늘어나고 대형화했다. 학교 건축은 각국 정부들에 재정적 부담을 가져왔다. 이 당시 정부와 지자체들은 경제적으로 빠르게 건축할 수 있고, 다수의 학생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수용할 수 있는 학교 건축을 요구했다. 각국 정부들은 조립식 학교 건축과 표준화를 시도했다.

미국은 2차 대전을 직접 겪진 않았지만 전쟁 특수로 인해 미국의 도시들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었고, 베이비 부머들이 등장했다. 이뿐 아니라 세계에서 많은 이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이 때문에 미국 역시 경제적으로 학교를 건축하는 것이 주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었다. 미국 정부는 1961년부터 1967년까지 ‘학교 건설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는 시스템 기반 조립 학교 건축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프로젝트는 건축 자재의 산업적 생산과 조립 건축을 통해 학교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건설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베이비 부머 세대가 등장하던 시기 생겨난 조립식 학교 건축은 현재까지도 세계 각국에서 시도되는 건축 양식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등장과 그에 맞춘 학교 건축 붐에 대응한 또 다른 방안은 건축의 표준화였다. 표준적 설계와 표준적 시공은 건축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받아들여졌다. 세계 학교의 표준화에 큰 영향을 끼친 나라는 동독이었다. 1950년대 초 독일 건축 아카데미(German Building Academy)는 소위 학교 건축 표준안을 전국적으로 적용하고자 했다.

주로 경제적 이유로 고안된 독일의 학교 건축 표준안은 지나치게 엄격하다거나 가장 작은 체적에 대한 강박 관념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다양한 유형의 학교 표준안과 각 도시의 독립적 표준안은 오히려 학교 건축의 다양성을 보여 줬고 유럽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동독의 학교 표준안은 미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도 보급되었다. 아쉽게도 일본과 한국에서 학교 건축 표준안은 몇 개로 압축되기 시작했고, 그것도 편복도 교실 중심으로 단순화되었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학교들은 대개 일자형 또는 일자형 건물 두 개를 수평으로 배치하고 그 사이에 연결 교량을 둔 형태 또는 ‘ㄴ’자 형이 대다수였고, 1993년 이후 학교 재량에 따른 학교 건축의 변형을 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표준 아닌 표준적인 학교는 반복적으로 지어졌다.

 

인구 감소와 학교 건축

 

지금까지 인구 증가가 끼친 학교 건축의 변화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인구 감소는 어떻게 학교 건축에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인가? 우리보다 앞서 인구 감소에 직면했던 나라들의 학교들을 살펴보자.

과거에 비해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작은 학교들이 늘어났다. 작은 학교들의 경우 학생 수에 비해 과도하게 큰 학교 건물과 부지는 학교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휴 부지나 건물을 축소하거나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공간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학생 수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학교를 콤팩트하게 축소하여 진정한 작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학교 건축과 학교 운영이 필요하다.

핀란드는 학생 수 100명 이하의 단위 학교라는 작은 학교 개념을 도입하고, 학교 운영의 자율성과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였다. 핀란드의 학습공동체 학교는 교사, 학부모, 지역 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학습공동체를 통해 교육의 목표와 방법을 공동으로 결정하고, 교육의 책임과 성과를 공유하는 학교다. 이를 통해 작은 학교 운영의 부담을 함께 나눈다.

호주 빅토리의 보마리스 노스 초등학교는 1971년 730명을 정점으로 학생 수가 줄기 시작했다. 1953년에 지어졌던 학교는 이제 낡아져서 다시 지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앞으로도 점점 더 학생 수가 줄어들 수 있는 데다 경제적으로 학교를 지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2010년 기존의 노후화된 건물을 철거하고 8개의 교실과 2개의 컴퓨터실, 기타 편의 시설을 포함한 교사 동을 단 하루 만에 조립해서 완성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석면이 문제가 된 낡은 교실 동을 철거한 후 모듈 조립식 공법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모듈은 외부에서 12주 동안 사전 제작했고, 방학 기간 중 하루 만에 조립 완료했다. 보마리스 노스 초등학교는 모듈 조립식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단층 건물로 만들어졌다. 디자인은 생동감이 높고 편안하고 기능적이고 현대적인 학습 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모듈 조립식 학교 건축은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라 매우 많은 호주 학교들에 적용하는 방식 중 하나다.❸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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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 만에 조립한 호주 빅토리아의 보마리스 노스 초등학교. ⓒ Modscape

그 외에도 적은 학생 수에 맞게 공간을 재구조화한 사례들이 많다. 인구가 548명인 산촌 과소 지역인 스위스의 머스트릴스는 제한된 예산과 제한된 학교 건축 연면적을 고려하여 경사진 지형에 계단식 테라스의 단순한 학교를 건축했다. 학교 내 공간 구성도 굉장히 단순하고, 대부분의 공간을 다목적으로 활용한다. 축구와 비틀즈로 유명한 영국의 리버풀은 학교를 신축할 때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 학습 공간을 만들거나, 변경할 수 있고, 학생 수가 줄어들거나 통폐합이 일어날 경우 내부 공간을 철거하고 학교가 아닌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유연한 건물을 구상했다. 리버풀 모델 학교의 거대한 둥근 트러스 지붕과 층고 높은 건물은 마치 대형 경기장이나 컨벤션 센터 같다. 이 안의 교실과 공간들은 마치 박람회장에 임시로 만들어진 부스나 가설 공간처럼 느껴진다. 거대한 외피 건물과 내부의 교실, 각종 공간은 서로 독립적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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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리버풀의 노트르담 캐톨릭 칼리지의 학교 내부 전경. 커다란 컨벤션 센터 같은 건물 내부에 교실과 공간을 부스처럼 조성했다. ⓒ Sheppardrobson


학교 통폐합과 지역 사회

 

한국에서도 인구 감소로 곳곳에서 학교의 통폐합 이야기가 들린다. 강원도는 인구 감소에 대응해 주로 학교의 통폐합 정책을 우선하고 있는 듯하다. 비단 강원도만의 또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가 감소하는 많은 나라들에서 기능을 상실한 학교를 폐쇄하거나 인근 학교와 통합하고 있다. 학교의 통폐합을 통해 제한된 교육 재정을 집중하고 재분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가 없어진 지역에서는 지역의 생기와 활력이 소실되고, 교육 불편이 증가한다. 학교가 사라진 지역은 더욱 축소될 가능성도 높다. 통합 학교는 유사한 성격과 규모의 인접한 학교들을 통합하여 새로운 학교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불만을 해소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인구 감소로 학교를 통폐합한 해외 학교 사례 중 대표적으로 일본의 후쿠이현을 들 수 있다. 후쿠이현의 학교 통폐합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첫째, 후쿠이현은 학교 통폐합을 단순히 학교 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조치로 보지 않았다. 지역 사회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인식하고, 통폐합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다. 둘째, 후쿠이현은 통폐합된 학교 시설을 지역 주민을 위한 복지 시설이나 문화 시설로 활용하는 등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시설 복합화를 모색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학교 시설 복합화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학교 시설 복합화는 학교 시설을 지역 사회와 공유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학생과 지역 주민의 복지와 활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시설의 운영과 관리에 대해 학교와 지역 사회 또는 지자체의 협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일본에서 학교 시설 복합화를 강력히 추진하는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인구 감소 지역들이 도시의 인구 밀도와 규모를 줄이고, 공공 서비스와 교통을 집중화하는 ‘콤팩트 도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 지역들은 콤팩트 도시화를 통해 지역 도시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고, 지역의 환경과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공동체와 학교가 공간을 공유하는 시설 복합화 모델에는 가장 낮은 단계의 학교 내 시설의 지역 주민 이용에서부터 학교 내 학교-지역 공용의 복합 시설 조성, 학교의 학교 밖 지역 공공시설 이용, 교육 사회 센터형 학교 모델이 있다. 이 외에도 학교 기반, 지역 기반, 협력 기관, 제공되는 서비스의 내용 등에 따라 다양한 공동체 학교 모델이 있다. 어떤 경우든 기본적으로 안전, 영역 분리, 운영 분담, 업무 외 시간의 주민 이용, 주민 이용 공간의 별도 수납 또는 보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학교와 지역 시설을 통합하는 경우 학교 영역, 학교-지역 공용 영역, 지역 전용 영역, 24시간 개방 영역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학교 전용 영역에는 교실, 실험실, 교직원실, 행정실 및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특정 공간들이 포함된다. 이 영역은 학교 교직원과 학교 학생들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지역 공용 영역에는 체육관, 강당, 공연장 또는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실, 전시 공간, 회의실, 도서관, 운동장, 일부 특별 교실을 일반적으로 포함한다. 북유럽의 경우는 방과 후나 주말에 중앙 로비를 중심으로 한 광장형 공간을 포함한다. 지역공동체 전용 영역과 24시간 접근 영역은 수업 시간 중에도, 방과 후나 주말에도 언제든지 지역 주민 또는 학부모가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 접근 권한은 무작위 주민 다수에게 주어지기보다는 책임성 있는 지역 주민 조직이나 협력 기관에 위임하여 관리하도록 한다. 또는 완전 주민 전용 구역의 관리를 분리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 시설 복합화나 학교 시설 개방에 대한 교사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학교 상황에서 시설 관리를 지역 사회와 협력하고 분담할 가능성보다는 관리의 부담이 전적으로 학교 교사들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학생 수가 감소하는 지역에서, 학교를 지역 사회의 중심으로 만들고, 다양한 교육 서비스와 문화 활동을 제공하는 ‘다기능 센터(Multi Functional Center)’로 개편하고 이곳에 여러 학교들을 통합하고 있다. 경찰서, 도서관, 행정 사무소, 유치원, 체육 센터, 문화 센터는 물론 몇 개의 학교 등을 통합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학교의 교육 품질과 다양성을 유지하고,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다. 지역의 다양한 공공시설과 교육 시설을 통합한 다기능 공동체 센터는 점점 인구가 감소하는 도심은 물론 농산어촌 지역에서도 미래 학교와 공공 기관의 모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미국 노스 버윅의 노블고등학교는 2001년 9월에 문을 연 지역 센터형 학교다. 고등학교를 조성할 때 지역공동체와 협력해서 인근 3개 마을의 중심이 되는 교육 사회 센터에 학교를 포함시켰다. 노블 고등학교가 포함된 교육 사회 센터 내에는 학교, 종일 보육원, 평생 학습관, 지역 병원 및 기타 교육 기관, 지역 사회 공용 시설들이 함께 통합되어 있다. 주립 공원과 댐 등의 시설이 포함되어 있는 굉장히 광범위하지만 인구 밀도가 낮은 산림 지역에서 학교를 포함한 교육 센터가 지역의 구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앞으로 지역의 인구가 줄어드는 농산어촌 지역에서 이러한 지역의 교육 사회 센터형 모델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학교 통폐합과 지역 축소가 문제가 되면서 공공시설의 총량을 조절하고 줄여 나갈 수밖에 없는 지역 사회에서 학교가 선도적으로 지역공동체를 유지하는 구심이 돼야 한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평생 학습 지원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학교는 이 과정에서 지역 사회 공동체의 교류와 협력, 교육, 일상의 구심 공간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OECD의 미래 학교 전망에 따르면 향후 대다수 학교는 지역 사회 센터로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학교 시설을 복합화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시 주목하는 모델은 지역공동체 학교 모델이다.

북미나 유럽에서 가장 포괄적인 공동체 학교(community school)의 경우 교사, 가족, 이웃이 함께 혁신적인 학습을 지원하는 지역의 교육 사회 센터 역할을 한다. 공동체 학교는 가르치는 곳 그 이상이며, 지역 주민 모두를 위한 공동체 센터이자 허브로 인식한다. 이러한 마을교육공동체 학교 운동의 배경에는 이민 증가, 빈곤, 불평등, 범죄 증가, 사회 갈등, 전쟁, 인구 감소가 있다. 학교의 역할도 단지 사회와 무관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회의 변화와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 자체를 변화하고 있다.

교육 지구의 조성 역시 인구 감소와 지역 축소에 대한 대응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인접한 학교들을 하나의 교육 지구에 집합적으로 조성하고, 교육 자원과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교육의 다양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나오며

 

지금까지 인구 증가 시기 학교 건축의 변화와 인구 감소에 대응한 학교의 변화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우리나라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이제 전 세계 학자들조차 놀라움과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과연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 예상되는 우리나라 농산어촌 지역의 학교들은 유휴 교실을 활용한 학교의 리모델링이나 학교 통폐합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산촌 지역의 초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곳은 과거 300명이 다니던 학교였다. 현재 학생 수는 30명 정도였다. 학교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니 미래형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전히 학교가 좁다고 대답했다. 나는 도무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과거 300명이 다니던 학교 건물을 지금 30명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공간이 좁다니. 과연 말이 되는 이야기일까? 과거 400명이 다니던 농촌 지역의 폐교된 기숙사를 포함한 고등학교를 대략 50여 명이 다니는 공립형 대안 고등학교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팀과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학교 준비 모임에 참여한 교사 중 일부는 학교 전체를 모두 리모델링해서 사용하기를 강력히 원했다. 나는 과거 400명이 다니던 학교를 50명이 쓰려고 한다면 모든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공간을 멸실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나중에 냉난방비나 건물 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공간들을 다목적화한다면 기존 학교 건물의 상당한 부분을 멸실시킨 후 리모델링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공간이 다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분을 쉽게 설득할 수는 없었다. 학급별 교실과 기능적 공간들을 단순히 배치하는 기존 학교 건축 관행에 익숙한 때문일 것이다. 너무 오랫동안 획일화된 학교 건축 유형과 학교 교실 시스템에 익숙한 나머지 다른 유형의 교실 모델과 학교 유형을 상상하지 못한다.

0.73명.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도 잠정 출생율이다. 2022년도 출생율 0.78명보다 더 낮은 수치다. 2022년 출생아 수가 24만 9천 명이었으니 2023년도 출생아는 더 줄어들 것이다. 여성가족부가 5월 30일 발표한 ‘2023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학령 인구(6~21세)는 725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22만 3,000명 줄었다. 총인구 대비 비율은 14.1%다. 이처럼 급격한 출생 감소와 학령 인구 감소는 학교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이 심각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학교의 학습 공간과 학교 건축을 바꿔야 할 것인가? 가장 먼저 우리의 경직된 학교 공간 경험을 넘어서기 위해 다양한 사례들을 조사하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맥락에 적절한 학교를 상상하고 과감히 도전해야 할 것이다.

 



❶ Töpperα, D.& Isense, F.(2021), Historia y Memoria de la Educación, 13, pp. 375-423.

❷ www.faqs.org/childhood/Re-So/School-Buildings-and-Architecture.html(2023.08.29. 검색) slideplayer.com/slide/1493346/(2023.08.29. 검색)

❸ arkit.com.au/projects/beaumaris-north-primary-school(2023.08.29. 검색)

 www.beaups.vic.edu.au/page/125/History (2023.08.29. 검색)

❹ www.modscape.com.au/commercial/beaumaris-primary-school/(2023.08.29. 검색)

 www.subtilitas.site/post/137824015024/j%C3%BCngling-hagmann-primary-school-and-community(2023.08.29. 검색)

❻ 한국교육개발원(2017), 〈일본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의 지역격차 해소 정책〉; “일본의 인구감소 문제와 ‘학교시설 복합화’”, 〈에듀인뉴스〉, 2020년 7월 20일.

❼ www.ahh.nl/index.php/nl/projecten2/9-onderwijs/104-mfc-presikhaven-arnhem(2023.08.29. 검색)

❽ Kennedy, M. I.(1979), Building community schools: an analysis of experiences; Bingler, S., Quinn, L. & Sullivan, K.(2003), Schools as centers of community: A citizen's guide for planning and design, National Clearinghouse for Educational Facilities.

❾ elarafritzenwalden.tumblr.com/post/162718113880/gesamtschule-kronberg-altk%C3%B6nigschule-kronberg ETH Library. Gesamtschule Kronberg am Taunus = Centre scolaire intégré à Kronberg dans le Taunus = Comprehensive school, Kronberg am Taunus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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