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호[내가 밀고 있는 단체] 출판노동유니온 | 이용석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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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밀고 있는 단체


출판노동유니온

 


사진 설명. 2015년,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활동을 했다.



나는 민주노총 조합원이다. 내가 일하는 ‘전쟁없는세상’에는 노조가 없다. 사무국이 3명이고 사무국원이 다 운영위원이어서 노동자인 동시에 고용주인, 이를테면 자영업자 같은 포지션이니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슨 민주노총 조합원이냐고? 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출판노동유니온)의 조합원이다. 예전에 출판사에서 일할 때 가입했는데, 지금은 출판 노동자는 아니지만 후원한다는 생각으로 계속 조합비를 납부하고 있다. 출판사 다닐 때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바로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한 것이다.

대체로 규모가 작고 이직이 잦은 업계라 그런지 몰라도 출판계는 오랫동안 노동조합이 거의 없는 업계였고, 지금도 노동조합 조직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보수 정권에서는 출판계를 무슨 좌파들의 성지처럼 여기고 출판 노동자 중 많은 이들이 노동운동이나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주제의 책을 만든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다. 그렇지만 어디서나 늘 분투하는 이들이 있고, 출판계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회사에 노조가 따로 없거나 노조를 조직할 만한 여력이 안 되는 곳에서 일하는 출판 노동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출판노동유니온이다.

나는 책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은 믿지 않는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더 많이 알게 되는 것도 아니고,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이 더 크고 나쁜 짓을 하는 경우도 많다. 제아무리 아름다운 문장, 빛나는 사유, 숨 막히는 재미를 넘치게 가지고 있더라도 결국 책 또한 노동자들이 만들어서 파는 상품이다. 책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좋은 노동이 좋은 상품을 만들고 좋은 상품이 많은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좋은 노동을 위해 분투하는 출판노동유니온의 활동은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과 연결된다. 차별받고 탄압받는 동료 출판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는 출판노동유니온이 좀 더 커지고, 힘이 세지면 좋겠다.

- 이용석(교육공동체 벗 조합원,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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