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호[어제와 오늘의 어린이책] 《나는 마음대로 나지》, 《점옥이》 | 조현민

2024-04-02
조회수 1503

38965bc3c99d2.jpeg


나는 마음대로 나지

강인송 글 │ 모예진 그림 │ 주니어김영사│ 2022 │ 12,800원


어떤 상황이든 올바르지 않은 것, 배려 없는 것, 도덕적이지 못한 것을 보면 한마디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4학년인 당찬 주인공 나지의 이야기이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길거리 새끼 고양이를 몰래 만져 볼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드라마 주인공 홍반장처럼 어김없이 ‘나지’가 나타난다.

‘너는 대체 왜 그러니?’, ‘다른 애들처럼 좀 참으면 안 돼?’, ‘제발 좀 아이답게 굴어’ 어른들은 주변의 누군가와 비교하며 주인공을 나무라지만 주인공 나지는 언제나 당당히 어른들 눈치 보지 않고 누구보다 크게 자기 목소리를 낸다.

“저는 학교에 토끼장을 만드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장 선생님이 모든 어린이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고 운동장에 만든 비좁은 ‘행복한 토끼장’에 당당히 맞선 나지! ‘마음대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망설임 없이 행동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주인공 나지 덕분에 어린이들은 함께 모여 토끼장을 ‘진짜 행복한 토끼장’으로 탈바꿈시킨다. 세상이 조금씩 변화하는 건 할 말은 할 줄 아는 우리 사회의 수많은 ‘나지’들 덕분인 것이다.



0526846d00796.jpeg


점옥이

오승민 글·그림 │ 문학과지성사 │2023 │ 18,000원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서 언니는 흙으로 밥을 짓고 계란 꽃도 얹는다. 나 한 입, 언니 한 입, 백구와 함께 다정하게 나눠 먹는다. 가끔 삼촌이 오는 날이면 엄마와 언니는 감자와 오동나무 열매를 건네며 “또 와” 인사를 한다. 어느 날 큰 새가 하늘에 나타나 까만 씨앗 같은 걸 떨어뜨린 이후 마을 곳곳에서 불꽃과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더 이상 언니는 꽃밥을 차릴 수 없다.

작가는 1948년 10월 19일, 여순항쟁이라는 현대사의 아픈 이야기를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점옥이’라는 인형의 눈으로 그리고 있다. 여러 겹의 색채로 그려진 그림은 아름답고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데 이야기와 만나 무서움과 슬픔, 슬픔 속 희망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과거를 반추하며 오늘을 살아야 하는 건 반복되지 않아야 할 역사를 통해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기 위함일 것이다. 지금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점옥이 이야기가 비단 과거의 일만이 아님을 보여 준다. 《점옥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평화의 메시지가 전달되길 바란다.

- 조현민(충남 아산 거산초 교사,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

0

《오늘의 교육》에 실린 글 중 일부를 공개합니다.

《오늘의 교육》에 실린 글 중 이 게시판에 공개하지 않는 글들은 필자의 동의를 받아 발행일로부터 약 2개월 후 홈페이지 '오늘의 교육' 게시판을 통해 PDF 형태로 공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