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호[인터뷰] “한국의 툰베리” 소리는 그만 (청소년기후행동 윤현정 활동가)

20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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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의 툰베리” 소리는 그만
- 청소년기후행동 윤현정 활동가



진행·정리

공현

gonghyun@gmail.com

본지 기자




2021년 9월 2일, ‘어린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언론 보도 문화 조성을 위한 토론회’가 온라인으로 열린 바 있다. 그 자리에서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도 경험을 발표했다. 나는 고작해야 ‘청소년이라고 기자가 반말함’, ‘무작정 학생이라고 부름’,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물어봄’ 정도의 사례를 예상했다. 그러나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이 꺼낸 경험담은 상상 초월이었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요구를 전달하러 장관들을 면담하고 나왔더니 기자들이 “누가 가장 친절하게 대해 줬나요?”라고 물었다든지, 한 적도 없는 “우리는 공부할 테니 기후는 어른들이 해결해 주세요” 같은 말이 기사 제목에 달려 있다든지…….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에 대한 보호주의·혐오·차별과 기후 위기 내지 환경 이슈가 결합했을 때 생기는 더 특별히 부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우리 사회가 청소년과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과 기후 위기 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읽어 내기 위해서 이 문제를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2018년 만들어져 2019년 ‘결석 시위’를 통해 주목받은 단체이다. 기후 위기 대응 운동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활동 주체다. 그러니 이번 인터뷰에서 단체에 대해 상세히 소개할 필요는 없을 듯싶다. 앞서 언급한 토론회에서 발표를 맡았던 윤현정 활동가에게 청소년으로서 활동하면서 느낀 차별이나 장벽을 위주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공현  본인 소개에 더해서 청소년기후행동이 요즘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2022년 계획 중인 활동은 무엇인지 소개를 부탁드린다.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현정이라고 한다. 청소년기후행동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2018년 여름에 자그마한 청소년들의 기후 위기 소모임으로 시작해서 단체로 발전했다. 우리 단체의 목표는 기후 위기를 막는 것,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 정책 및 정치를 바꾸기 위한 당사자 운동 단체이다. 작년 6월부터 “모두의 기후 정치”라고 하는 대통령 선거 대응 캠페인을 시작해서 그걸 가장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제 대선이 진짜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서, 2022년에도 계속 모두의 기후 정치 캠페인을 할 것 같다. 아마도 대선 이후 지방선거까지도 하게 될 테니 올해는 모두의 기후 정치의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공현   모두의 기후 정치 캠페인은 어떤 활동인가?

윤현정   이번 대선을 보면 ‘어떤 후보가 이렇게 나쁜 사람이다’ 같은 네거티브만 보인다. 언론도 그런 네거티브를 실어 나르는 역할만 한다. 가끔 정책이 이슈가 돼도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같이 대체로 자그마한 생활 밀착형 공약들만 주목받는다. 대선 후보가 해야 할 일은 큰 문제를 바꾸기 위한 정책을 이야기하고 논의하는 건데, 정작 시스템의 문제에 관한 공약이 나오지를 않고 있다. 기후 위기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선에서 기후 위기 문제를 부상시켜 보자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캠페인이다. 우리는 ‘후보 없는 대선 캠프’를 차렸다. 어떤 후보의 당선을 위해 일하는 대선 캠프와 달리, 우리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하는 대선 캠프이다. 기후 위기 문제에 공감하는 누구든 함께할 수 있고, ‘기후 정치 크루crew가 된 시민들과 함께 캠프를 꾸리고 있다. 대선 후보들에게 기후 위기 관련 질의서를 보내서 답변을 정리해서 홈페이지 게시하는 활동을 했고, 후보들의 기후 위기 관련 발언이나 동향, 기후 위기 관련 공약 등을 아카이빙하면서 캠페인을 이어 오고 있다.



  ▲2021년 10월 25일 글로벌 기후 파업에 함께한 청소년기후행동. 앞줄 왼쪽 두 번째가 윤현정 활동가.



“그런 이야긴 청소년들이 할 건 아닌 것 같다”

공현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다. 활동하면서 청소년으로서 부딪혔던 장벽, 사회적 편견 또는 학교 재학생인 활동가들이 학교에서 겪은 문제 등을 이야기해 달라.

윤현정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매 순간 마주치는 게 청소년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다. 내가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의 문제부터 이야기해 보겠다. 나는 사실 그전에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범생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기후 위기 문제를 마주하고 ‘뭐라도 해 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분리수거 같은 개인적 실천을 하고 싶단 게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치나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니까 사회적 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거였다. 그래서 처음으로 시위도 해 봤지만 바로 학교로부터 제재를 당했다. ‘지금까지 너는 공부도 잘하고 선생님 말도 잘 듣던 학생이었는데 왜 이렇게 바뀌었냐’, ‘중학교 3학년이니까 고등학교는 특목고 같은 데 가야 하지 않겠냐, 시위는 거기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어서 그만두고 원래의 너로 돌아와라’ 같은 말을 교사들로부터 들었다.
사실 나는 학교 안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어른들이 예뻐하는 학생이라서 청소년인권 문제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정한 모범생의 틀을 벗어나자마자 바로 제재를 당하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압박받는 것을 겪으면서 청소년인권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때 많은 걸 깨달았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들에게 바라는 모습이 수업을 열심히 듣고 열심히 공부하고 교사 말에 거역하지 않는 학생의 모습으로만 한정되어 있다고 느꼈다. 그런 일을 겪고 나니까 학교 공간이 정상적으로 보이지가 않았다. 나는 학교에서 배제되었던 경험이 있어서 다시는 배제되고 싶지 않아 인정받으려고 집착하고 노력했던 건데, 그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기후운동을 하면서 깨달았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로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았는데,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더 많은 갈등이 있었고, 결국 여러 사건을 거쳐 탈학교를 하게 됐다.

공현   처음에 참여했던 시위가 어떤 것이었는지?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이 초기에 했던 활동이 ‘결석 시위’였잖나. 나도 결석 시위에 참여하려고 하다가 교사들과 많이 부딪쳤다. 현장 체험 학습 신청서를 냈더니 담임 교사는 “시위를 한다고 학교를 빠지는 게 옳은 일인지 잘 모르겠다, 신청서는 올려 보겠지만 받아들여지진 않을 거다”라고 했다. 교감에게도 두 차례 불려 갔는데, “시위는 교육적이지 않고, 학생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너 같은 중학생이 시위 갔다가 선동될까 봐 두렵다, 학교는 너를 보호해야 하니까 우리는 너를 그런 곳에 보낼 수 없다”라며 나를 설득하려 했다. 엄마가 학교에서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하느냐고 노발대발하시며 할아버지를 보러 간다고 신청서를 다시 내자고 하셨다. 선생님은 “이렇게 거짓말을 해서라도 시위를 가야겠냐”라며 현장 체험 학습 보고서에 시위 간 내용을 쓰면 허락해 주지 않을 거고 할아버지와 만난 이야기나 사진 등을 넣으라고 요구하더라. 그래서 시위하러 서울에 가서 “할아버지, 제가 학교를 빠지려면 할아버지를 만나야 해요”라고 말씀드리고 할아버지도 잠깐 만났다.(웃음)

공현   학교 외에서의 경험도 듣고 싶다.

윤현정   울산에서 기후 위기를 알리는 피켓팅을 해서 지역 사회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부시장, 시의원, 교육감 등을 만나게 됐다. 교육청에서는 내가 ‘민주 시민’의 모습에 딱 맞는다고 생각했는지, 사업을 할 때마다 불려 가곤 했다. 교육청에서 그레타 툰베리 같은 ‘미래 세대’를 양성하려고 한다면서 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란 걸 만들었다. 학교생활기록부에도 활동 내역을 써 주겠다며 청소년 70명을 모았다. 정말 기후 위기가 심각하니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후 위기 문제를 다루는 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기후 위기 문제를 더 알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자꾸 교육청의 사업이 되고, 어떻게 보면 청소년은 동원 대상으로만 여겨진다고 느꼈다.

공현   “한국의 그레타 툰베리 양성” 같은 말을 여기저기서 보게 된다. 기후 위기 대응으로 ‘미래 세대 교육’을 이야기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윤현정   교육청이나 교육부의 사람들을 만나면 늘 기후 위기 대응에 할 수 있는 일로 교육만 이야기한다. 청소년기후행동은 교육청에 기후 위기 교육을 해 달라는 것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우린 ‘응답하라, 교육청’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청의 주거래 은행을 석탄 발전소에 투자하지 않는 은행으로 해 달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울산시교육청에서는 ‘그런 이야긴 청소년들이 할 이야긴 아닌 것 같다’라면서, 교육청이 할 일은 교육을 바꾸는 일이나 채식 급식 같은 거라고 했다. 심지어 내가 울산에서 시위를 할 때 교육감이 만나러 와서, ‘감명을 많이 받았다, 학교에 기후 위기 동아리를 만들어 줄 테니 시위는 그만해라’라고 하기도 했다. 교육청에서는 기후 위기 문제를 이야기할 때 아이들이 기후 위기라는 중요한 문제를 모르니까 알게 해 줘야 한다는 접근으로, 환경교육으로 기후 위기 대응할 사람을 만들어 내겠다고 항상 이야기한다. 자신들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청소년을 그렇게 키워 내겠다는 계몽주의적 태도인데, 자신들이 직접 해야 할 일은 회피하는 것이고, 청소년을 대상화하는 시선도 문제다.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굉장히 제한해 놓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탄소중립위원회에 청소년기후행동에서 오연재 활동가가 참석했다. 그곳에서도 위원장이 ‘청년·청소년 활동가들 무슨 이야기하는지 안다, 탄소 중립, 탈석탄 이야기 너무 많이 들었으니, 다른 이야기를 해 달라, 결석 시위 이야기를 해라’라는 식으로 말했다. 청소년들은 정치나 정책 이야긴 하지 말라는 태도를 정부 관계자나 언론으로부터 많이 느꼈다.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문제


공현   언론 보도 등에서 청소년들의 기후 위기 대응 활동을 그리는 모습에도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윤현정   언론에서는 ‘기후는 어른들이 해결해 주세요, 우리는 공부하고 싶어요’처럼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우리가 지금 당장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이야기하는데도, 그렇게 그려지지 않고 청소년들이 보호받기를 원한다는 식으로 많이 보도된다. “우리는 10년 뒤에 죽을지도 모르는데” 같은 말만 너무 부각시킨다. 청소년들을 어른들이 살려 줘야 하는 존재, 도와줘야 하는 존재, 시혜의 대상으로만 바라본다고 느낀다.



  ▲윤현정 활동가가 꼽은 기사의 예. 헤드라인에서 엿볼 수 있듯, 우리 사회는 기후 위기 대응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을 순수한 아이들의 이미지나 ‘어른들이 할 일을 대신하는’ 예외적 모습으로 그린다.



공현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세대를 교육해서 그들이 해결하게 하자고 하는 것과 ‘어른들이 해결해 주세요’ 하는 건 모순되는 것 같다. 그런 모순적인 두 가지 대우를 각각 겪은 것 같다.

윤현정   맞다. 모순이다. 그런데 그 공통점은 청소년들을 순수한 존재, 위험하지 않은 존재로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후 위기 문제가 정치적 문제라 생각하고 정책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언론에서는 그냥 착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그려 낸다. 정치적 이야기는 때 묻은, 위험한 이야기니까 우리가 정치적인 이야기를 한 것은 지워진다. 청소년들, 미래 세대가 위험에 처해서 이렇게 순수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프레임에 맞춰진다. 체감하기로는 캠페인이나 시위를 할 때 찍힌 사진 중에서도 “우린 늙어서 죽고 싶어요”,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게 해 주세요” 같은 문구의 피켓만 유독 많이 보도되는 것 같다. 인터뷰를 할 때도 우리 단체의 요구 사항이나 그 내용, 근거에 관한 걸 물어보지 않는다. 이 요구의 과학적 근거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은 하지 않고, “왜 학교 빠졌어요?” 같은 질문만 한다. 우리는 요구와 주장을 정리하기 위해 연구 보고서도 많이 공부하고 전문가들에게 자문도 받는데, 구글에서 검색해서 알게 된 거냐는 말도 많이 들어 보았다. “한국의 그레타 툰베리” 같은 말이 많이 쓰이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어른들을 질책하기 위해서 학교에 가지 않고 시위를 선택한 10대 소녀”의 이미지로 소비되는 것이다.

공현   사실 그레타 툰베리 본인도 전혀 그런 캐릭터는 아닌데.(웃음) 어른들이 그레타 툰베리를 보면서 한국의 청소년들도 그레타 툰베리처럼 만들겠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본인부터 기후 위기에 관해 그레타 툰베리처럼 되겠다는 의지를 가지면 어떨까 생각하곤 한다.

윤현정   그렇다. 나이 많은 환경운동가들에게 “나이 많은 툰베리” 이런 식으로는 안 부르면서.(웃음)

공현   청소년들을 기후 위기 문제에 관해서 피해자이자 당사자라고 많이 이야기하곤 한다. 청소년과 기후 위기 문제를 이야기하는 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윤현정   청소년이 기후 위기 이야기를 할 때 세대 간 불평등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세대 간 불평등의 문제가 물론 있지만, 우리가 그것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것만 이야기하려는 것도 아니다. 정의로운 전환을 주장할 수도 있고, 농민들의 문제, 식량 위기의 문제 등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게 청소년들을 ‘피해자’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후 위기 문제에는 다양한 당사자들이 있다. 그런데 다른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정치적이라며 배제시켜 버리고, 청소년의 경우에는 무해한 모습을 부각시키면서 소비한다. 청소년들을 기후 위기의 최대 피해자라고 하면서 청소년들에 대해 어른들이 미안해해야 한다는 그런 부분만 부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피해자라는 점에만 주목하면 다른 당사자들을 가려 버리는 효과도 있다.



기후 위기가 정치적 문제로 인식되면 좋겠다

공현   끝으로,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야기해 달라.

윤현정   요즘 모두의 기후 정치 캠페인을 해서 그런지, 기후 위기가 정치적 문제로 인식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들에 대해 사람들이 정책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고 정치적 논쟁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나. 여러 사회 문제에 대통령 후보들도 각자 의견이 다르고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가 다르다. 그런데 기후 위기 문제에는 그런 것이 없다. 그냥 재생 에너지 늘리겠다, 환경을 살리겠다 같은 좋은 말만 한다. 환경 이슈를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고 하면서 개개인이 쓰레기를 줄이고 자동차를 덜 타면 된다는 식이다. 나는 정부의 거대한 국민 세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아서, 석탄 발전소를 줄이지 않고 경제 성장만 쫓고 있어서 문제라고 비판해야 한다. 개인의 실천만 강조하면, 정부나 기업이나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나 엘리트 집단들의 문제가 지워지고 개개인들의 잘못이 된다. 시스템의 문제이고 거대한 불평등의 문제라는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

공현   교육에 관련해서도 개인의 실천보다는 정치적 문제라는 것을 많이 이야기해야겠다.

윤현정   학교교육에서 북극곰이 죽어 가고 있다거나 투발루가 물에 잠긴다는 이야기 등을 정말 많이 들었다. 학교교육은 그런 현상을 부각시키거나 개인의 실천을 강조하는 데만 머물러 있다. 학교교육 속에서는 나는 기후 위기 문제를 전혀 심각하게 느끼지 못했다. 환경을 위해 실천하는 게 그냥 착한 일, 도덕적인 일로만 생각되다 보니까, 엘리베이터 안 타고 쓰레기 잘 안 버리고 대중교통 이용하는 것만으로 내가 도덕적인 사람이 된다는 자기만족을 느끼곤 했다. 기후 위기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걸 많이 느낀다. 나의 삶과 연결된 문제이자 이 사회의 문제로 봐야 한다.
더해서, 교육이 늘 청소년, 특히 학교 안의 학생들과 관계된 일로만 생각되는 문제도 있다. 학교 안에 묶여 있는 학생들에게만 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마치 화재 예방 교육이나 방역 문제처럼, 전 국민에게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해 교육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후 위기로 인해 재난이 일어나고 있고, 그 배경에 온실가스 배출의 문제가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 전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기후 위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❶ 토론회 내용을 소개한 기사로는 [“언론은 왜 항상 ‘꿈꾸는 당찬 청소년’으로만 보도하나”, 〈미디어오늘〉, 2021년 9월 6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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