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옥이네

《월간 옥이네》 2025년 1월호 표지
곧 망할 줄 알았다. 서울 같은 큰 도시에서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월간 잡지를, 인구 5만도 안 되는 옥천에서 창간한다고 하니 말이다. 난 겉으로는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농촌 잡지가 될 거라며 청년들에게 덕담을 건넸지만, ‘창간호가 폐간호가 될 수도 있겠군, 얼마나 버티려나’ 하고 내심 걱정했다.
용하게도 《월간 옥이네》는 여태 살아 있다. 그것도 전국 유일의 군 단위 월간지라는 타이틀과 함께. “역사에 남은 1%가 아니라 역사를 만든 99%를 기록한다”는 창간 선언을 가진 잡지, ‘시시콜콜 마을잡지’ 《월간 옥이네》는 2017년 7월 창간 이래, 충북 옥천에서 벌어지는 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매월 담아내고 있다. 작년 한 해 특집 기사 제목만 봐도 얼마나 흥미로운 잡지일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리라. 자랑삼아 짧게 소개한다.
작년 1월 특집은 ‘방앗간 이야기’였다. 명절마다 허연 김을 뿜어내던, 면마다 마을마다 있던 방앗간은 이제 대부분 사라져 겨우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과거 방앗간 풍경을 간직한 주민들을 취재하고 그 기억을 지면에 오롯이 담았다.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면 지역 어르신들의 연령이나 농촌 소멸 속도를 생각하면, 방앗간에 대한 마지막 기록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2월은 ‘고속도로 휴게소’였다. 택배 배송 조회를 하면 흔히 보이는 ‘옥천 허브’가 바로 이곳인 걸 생각하면, 옥천은 전국 물류의 중심지라 할 만하다. 사람의 배꼽처럼 지도에서 남한 국토의 정중앙을 콕 찍으면 진짜 ‘배꼽 마을’(옥천군 청성면 장연리)이 나올 정도니 말이다. 옥천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 그곳에서 일하는 마을 사람들의 속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5월에는 ‘마을과 버스’를 다뤘는데, 농촌 청소년들이 이동 수단이 없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인터뷰한 내용이었다. “청소년에게 이동할 권리는 청소년들이 문화를 즐기고, 교육에 접근할 권리이기도 해요. 이동에서 막히면 그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없게 되는 거죠.” 지역 청소년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
9월에는 ‘여학교의 기억’을 담았다. 1898년 9월 1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여권통문의 날’)을 발표한 날이다. 지역 여성의 삶에서 그날의 기개를 찾고자 여성 청소년부터 여성 이장, 여성 농민, 여성 장애인 등 다양한 지역 여성의 활동을 다뤘다. 12월에는 지역과 청년의 삶을 잇고 있는 ‘청년들의 별의별 이주’를 특집으로 다뤘다. 도시 청년들에게 어떻게 하면 지역의 삶을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일상을 살아 보게 하면 된다고 잡지는 말한다.
올해 1월호 특집은 ‘동네 세탁소’이다. 《월간 옥이네》가 담아내는 이야기가 모두 그러하듯, 화려한 무대에서는 한발 비켜서 있지만, 묵묵히 일상의 삶을 가꾸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동네 세탁소와 수선집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감춰진 우리 이웃의 인생사는 무엇일까?
이 모든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구독하시라. 거대 담론에 지쳤다면, 그래서 이웃의 땀 냄새와 사람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또는 각박한 삶에서 마음 둘 제2의 고향을 찾고 있다면, 이 또한 구독하시라.
- 오정오(충남 옥천 주민,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
밀어 주는 방법
구독 goo.gl/WXgTFK
문의 043-731-8114 / 010-7346-8116
사이트 goraesil.co.kr
월간 옥이네
《월간 옥이네》 2025년 1월호 표지
곧 망할 줄 알았다. 서울 같은 큰 도시에서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월간 잡지를, 인구 5만도 안 되는 옥천에서 창간한다고 하니 말이다. 난 겉으로는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농촌 잡지가 될 거라며 청년들에게 덕담을 건넸지만, ‘창간호가 폐간호가 될 수도 있겠군, 얼마나 버티려나’ 하고 내심 걱정했다.
용하게도 《월간 옥이네》는 여태 살아 있다. 그것도 전국 유일의 군 단위 월간지라는 타이틀과 함께. “역사에 남은 1%가 아니라 역사를 만든 99%를 기록한다”는 창간 선언을 가진 잡지, ‘시시콜콜 마을잡지’ 《월간 옥이네》는 2017년 7월 창간 이래, 충북 옥천에서 벌어지는 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매월 담아내고 있다. 작년 한 해 특집 기사 제목만 봐도 얼마나 흥미로운 잡지일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리라. 자랑삼아 짧게 소개한다.
작년 1월 특집은 ‘방앗간 이야기’였다. 명절마다 허연 김을 뿜어내던, 면마다 마을마다 있던 방앗간은 이제 대부분 사라져 겨우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과거 방앗간 풍경을 간직한 주민들을 취재하고 그 기억을 지면에 오롯이 담았다.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면 지역 어르신들의 연령이나 농촌 소멸 속도를 생각하면, 방앗간에 대한 마지막 기록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2월은 ‘고속도로 휴게소’였다. 택배 배송 조회를 하면 흔히 보이는 ‘옥천 허브’가 바로 이곳인 걸 생각하면, 옥천은 전국 물류의 중심지라 할 만하다. 사람의 배꼽처럼 지도에서 남한 국토의 정중앙을 콕 찍으면 진짜 ‘배꼽 마을’(옥천군 청성면 장연리)이 나올 정도니 말이다. 옥천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 그곳에서 일하는 마을 사람들의 속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5월에는 ‘마을과 버스’를 다뤘는데, 농촌 청소년들이 이동 수단이 없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인터뷰한 내용이었다. “청소년에게 이동할 권리는 청소년들이 문화를 즐기고, 교육에 접근할 권리이기도 해요. 이동에서 막히면 그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없게 되는 거죠.” 지역 청소년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
9월에는 ‘여학교의 기억’을 담았다. 1898년 9월 1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여권통문의 날’)을 발표한 날이다. 지역 여성의 삶에서 그날의 기개를 찾고자 여성 청소년부터 여성 이장, 여성 농민, 여성 장애인 등 다양한 지역 여성의 활동을 다뤘다. 12월에는 지역과 청년의 삶을 잇고 있는 ‘청년들의 별의별 이주’를 특집으로 다뤘다. 도시 청년들에게 어떻게 하면 지역의 삶을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일상을 살아 보게 하면 된다고 잡지는 말한다.
올해 1월호 특집은 ‘동네 세탁소’이다. 《월간 옥이네》가 담아내는 이야기가 모두 그러하듯, 화려한 무대에서는 한발 비켜서 있지만, 묵묵히 일상의 삶을 가꾸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동네 세탁소와 수선집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감춰진 우리 이웃의 인생사는 무엇일까?
이 모든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구독하시라. 거대 담론에 지쳤다면, 그래서 이웃의 땀 냄새와 사람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또는 각박한 삶에서 마음 둘 제2의 고향을 찾고 있다면, 이 또한 구독하시라.
- 오정오(충남 옥천 주민,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
밀어 주는 방법
구독 goo.gl/WXgTFK
문의 043-731-8114 / 010-7346-8116
사이트 goraesi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