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안 맞아!
전수경 글 │ 윤봉선 그림 │ 창비 │ 2022 │ 11,000원
장편 동화 《우주로 가는 계단》, 《별빛 전사 소은하》를 쓴 전수경 작가의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이다. 주인공인 3학년 ‘하루’가 엄마와 헤어져 처음으로 아빠와 단 둘이 지내며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학년 어린이의 눈으로 그려 낸 우리 집, 혹은 이웃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소소하고도 평범한 이야기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어느 날 엄마는 오래전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부산으로 간다. 아빠와 하루는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것이 싫지만 엄마의 꿈을 응원하며 아빠는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본격적으로 하루를 돌보게 된다. 아빠는 숙제를 도와달라는 하루에게 축구에 정신이 팔려 건성으로 대답하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잠옷 차림으로 학교에 데려다주려고도 한다. 하루의 숙제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엄마와 지낸 시간이 많았던 하루에 대해 아빠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아빠의 느슨한 사고방식과 행동은 하루와 다른 게 너무 많다. ‘아빠랑 안 맞아!’ 안 맞는 것투성이지만 좌충우돌 평범한 일상에서 하루는 아빠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아빠의 진심을 알게 된다. 가장 가까운 가족도 서로를 향해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뒤에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갈림길
윤슬 글 │ 양양 그림 │ 웅진주니어 │2023 │ 12,500원
저마다 아픈 사연이 있는 주인공들의 짧지만 긴 울림을 주는 3편의 단편을 모았다.
부모의 이혼 후 아빠를 따라 시골로 이사 온 아연이는 표정도 어두운데다 동물을 잔인하게 죽였다고 소문이 난 유나가 불편하다. 하지만 유나가 가진 숨기고 싶은 사연을 알게 된 아연이는 외면할 수도 있는 그 갈림길에서 유나에게 손을 내민다.
“강유나,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우리 집으로 달려와. 우리 집엔 담도 없어. 급하면 내 방 창문으로 넘어와도 돼. 톡톡톡, 세 번 두드려.”(41쪽)
자기 잘못이 아니지만 부모와 어른으로 인해 깊은 상처와 슬픔을 지닌 유나에게 건네는 아연이의 위로는 나 하나 챙기기 바빠 많은 것들을 못 본 척하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긴 여운을 준다.
작가는 세 단편에서 자기 잘못이 아닌 어른들의 결정과 잘못으로 슬픈 어린이들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모습을 깊이 있게 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변하는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선은 마치 이름도 모르는 벌레이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밟아 죽일까 봐 살살 걷는 기분으로 조심조심 읽게 한다.
- 조현민(충남 아산 거산초 교사)
아빠랑 안 맞아!
전수경 글 │ 윤봉선 그림 │ 창비 │ 2022 │ 11,000원
장편 동화 《우주로 가는 계단》, 《별빛 전사 소은하》를 쓴 전수경 작가의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이다. 주인공인 3학년 ‘하루’가 엄마와 헤어져 처음으로 아빠와 단 둘이 지내며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학년 어린이의 눈으로 그려 낸 우리 집, 혹은 이웃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소소하고도 평범한 이야기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어느 날 엄마는 오래전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부산으로 간다. 아빠와 하루는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것이 싫지만 엄마의 꿈을 응원하며 아빠는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본격적으로 하루를 돌보게 된다. 아빠는 숙제를 도와달라는 하루에게 축구에 정신이 팔려 건성으로 대답하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잠옷 차림으로 학교에 데려다주려고도 한다. 하루의 숙제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엄마와 지낸 시간이 많았던 하루에 대해 아빠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아빠의 느슨한 사고방식과 행동은 하루와 다른 게 너무 많다. ‘아빠랑 안 맞아!’ 안 맞는 것투성이지만 좌충우돌 평범한 일상에서 하루는 아빠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아빠의 진심을 알게 된다. 가장 가까운 가족도 서로를 향해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뒤에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갈림길
윤슬 글 │ 양양 그림 │ 웅진주니어 │2023 │ 12,500원
저마다 아픈 사연이 있는 주인공들의 짧지만 긴 울림을 주는 3편의 단편을 모았다.
부모의 이혼 후 아빠를 따라 시골로 이사 온 아연이는 표정도 어두운데다 동물을 잔인하게 죽였다고 소문이 난 유나가 불편하다. 하지만 유나가 가진 숨기고 싶은 사연을 알게 된 아연이는 외면할 수도 있는 그 갈림길에서 유나에게 손을 내민다.
“강유나,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우리 집으로 달려와. 우리 집엔 담도 없어. 급하면 내 방 창문으로 넘어와도 돼. 톡톡톡, 세 번 두드려.”(41쪽)
자기 잘못이 아니지만 부모와 어른으로 인해 깊은 상처와 슬픔을 지닌 유나에게 건네는 아연이의 위로는 나 하나 챙기기 바빠 많은 것들을 못 본 척하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긴 여운을 준다.
작가는 세 단편에서 자기 잘못이 아닌 어른들의 결정과 잘못으로 슬픈 어린이들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모습을 깊이 있게 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변하는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선은 마치 이름도 모르는 벌레이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밟아 죽일까 봐 살살 걷는 기분으로 조심조심 읽게 한다.
- 조현민(충남 아산 거산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