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특집] 시장화의 진전과 교육의 거대한 후퇴 (정용주)

특집/  “교육을 팝니다"


시장화의 진전과 교육의 거대한 후퇴

- 시장화는 교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정용주
본지 편집자문위원 

edcom234@gmail.com
이메일이 서너 개쯤 되고 혈액형은 성격 파악 어렵다는 AB형인 교사입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이지만 의식은 점점 노동자로부터 멀어져 갑니다. 

물질적인 부자보다 마음이 부자인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의 논리가 교육의 전 영역으로 확산되는 교육의 시장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고 우려를 표한다. 그런데 교육의 시장화는 단순히 교육의 장에서 상품 교환과 거래의 장으로서 시장이라는 영역이 늘어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장이 교육을 구성하는 근원적 원리의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해 교육의 특정한 영역을 경쟁의 원리에 따라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교육을 운영하는 사고방식이자 원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시장화된 교육에서는 개인이건 집단이건 모두가 최대의 효용을 낳기 위해 움직이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즉 혁신의 주체로, 기업가로 자신의 주체성을 형성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육 전 영역에 기업 형태를 일반화하고, 이것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며, 모든 교육 주체를 기업형의 주체로 키워 내려 한다. 개별적 주체를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혁신적 주체-기업으로 파악한다. 이제 모든 주체는 기업가가 되어야 하며, 인적 자본의 기초 위에서 자기를 계발하고, 만족을 생산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자는 사라지고 기업가만 남게 된다. 



시장화의 진전과 파트너링 사회

교육을 지배하는 시장의 원리는, 지식의 공유와 협력이라는 교육의 원리를 퇴행시킨다. 우선 교육에서 시장 원리의 수용은 자기 계발을 증진시키는 방향을 취한다. 자기 조정적 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행동을 관리하거나, 구체적인 행동을 직접 명령하고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보상하는 체계보다는 자율성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데 방향이 맞춰진다. 그래서 시장의 원리에 따라 교육이 작동한다는 것은 내재적 원리인 성과와 경영, 경쟁의 원리가 핵심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과를 외부에서 강제하지 않되, 항상적으로 개인이 성과를 판단하는 지표가 제시되고, 성과 연계 평가 모형, 실질적 능력주의, 질 관리 기제들이 개발된다. 이는 주체가 자신을 사적으로 소유하고, 그렇게 소유물이 된 자신을 경영하는 맥락과 연결된다. 따라서 시장의 원리가 지배하는 교육에서 모든 주체들은 안주의 유혹을 이겨 내고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계발해야 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피로와 소진으로 이어진다.


시장화된 교육에서는 파트너십(partnership), 컨설팅(consulting)이란 개념의 연결 관계가 강화되었다. 이러한 모습을 파트너링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파트너링 사회는 단순히 교사를 다양한 전문성 담론에 참여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수행하던 전문성 신장과 관련한 다양한 구실을 파트너들인 교사들에게 이전한다. 자율성이라는 이름으로 권한을 위임하고 그에 대한 책임까지 지게 함으로써 학교는 교육청의 일부가 아니라 교육청이 되고, 교사는 교장을 넘어 교육감이 된다.


교사가 시장 지향적이고, 문제 해결 지향적이며, 변화 지향적인 주체로 생산된다는 것은, 한편으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잘 이행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야 하고, 사회 변혁가이자 혁신적이고 전문적 경영인으로서 역할을 가지고 학교 운영에도 참여하면서, 학부모와의 문제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슈퍼맨적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교과 지식을 넘어서 교과 간 연계 지식 전문가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국가의 교육 정책에 대해 저항하는 주체가 아닌, 스스로를 혁신하고 학급·학교를 경영하고 헌신하는 주체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런데 시장화된 교육에서 권력은 방임하고 있지도 않고 과소 권력 상태도 아니다. 권력은 비가시적이지만 개인에게 직접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개입해 게임의 규칙을 설계함으로써 환경의 최적화를 꾀하고자 하기 때문에 과잉되어 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는 자유 방임이 아니라 사회체에 대해 경쟁 원리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적극적인 정부의 작용이 이루어진다. 즉, 다양한 평가 기법이 발달하고, 표준화, 모델, 자율화 지수 등을 다양하게 계발한다.

이렇게 권력은 교사의 교육 활동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교육 활동의 규칙을 설계함으로써 우연성을 길들이고 통치 가능한 것으로 바꾸고자 한다. 규율 권력이 공간을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하고 질서화·계층화함으로써 교사 개개인을 가시화하고 감독하며 감시 매커니즘을 내면화시켜야 할 개개인에게 작동을 가하는 권력이라면, 환경 개입 권력은 우연적 요소가 전개되는 장으로서의 환경에 개입하고, 우연성을 통치 가능한 것으로 변화시키고 환경을 최적화·균질화하고 환경을 설계함으로써 통치 불가능한 우연적 요소를 통치 가능한 것으로 변환한다.



자기 주도와 자기 책임의 악순환


이러한 교육에서의 시장 체제가 전면화된 것은 1997년 IMF 체제 이후부터였다. 1987년 이후 한국 사회는 국가주의로부터 벗어나려는 소극적 자유와 국가에 의한 실질적 자유의 실현을 의미하는 적극적 자유의 요구가 동시에 대두하면서, 시장의 비용-편익에 따른 효율성을 사회 전체의 운영 원리로 확장하려는 신자유주의 전략이 전면에 등장하였다. 여기에 더해 김영삼 정권 시기에는 근대 비판으로서, 권력과 인간을 관리하는 앎으로서 지식의 연관 관계가 일국적 수준에서 연결되는 것을 넘어서서 지구화된 국면을 맞게 된다. 특히 OECD에 가입한 후 교육 영역에서의 전략은, 안으로는 인센티브, 자기 조정적 시장 매커니즘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을 중심으로 교육 관계가 재구조화되고, 밖으로는 OECD를 중심으로 교육 제도를 재편하면서 대학 자율화, 고교 자율화, 국제 표준에 맞는 교육 구조 개편과 거버넌스 재편이 중심을 이루게 된다. 특히 김영삼 정부 말기에 형성된 IMF 체제(1997년 체제)로 인해, 유연한 노동 시장 제도 도입이 핵심이 되었고, 이러한 유연한 노동 시장 제도의 도입을 이후 정권들은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1997년 체제 이후 교육 체제의 핵심은 포스트 포드주의(Post Fordism)이다. 포스트 포드주의 시대에 교육은 지식 기반 교육, 탈집중화된 노동의 과정과 조직의 유연함, 교사의 노동 형태와 노동 시간의 유연화를 축으로 하는 기간제 계약직, 불완전 고용 증대가 중심을 이룬다. 특히 형식적으로는 학생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경험자의 교직 진출 확대, 자격 체제 유연화, 수습 교사제 등이 모색되면서, 교사의 신분과 자격을 유연화시키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그런데 교육 부문에서 노동의 유연화 전략이 다른 생산 부문의 노동 유연화 전략에 비해 부각되지 못했던 이유는 노동 유연화 전략이 학생 중심 교육,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 보장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 중심 교육, 학생 선택권 확대, 진로교육 활성화,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배양 등과 같은 프레임이 전면화되었다. 그러나 이런 포장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노동에 대한 통제 방식의 핵심은 생산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노동 과정 자체의 자연스러운 작동에 초점을 맞추는 유연한 생산 체제의 확립이었다.


여기서 유연한 생산 체제는 유연한 노동과 관련이 있다. 유연한 노동은 노동자에게 생산 과정에서 소정의 과업에 대하여 일정 부분의 자율적인 결정권과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노동 조직 방식을 말한다. 노동의 유연화는 노동의 과정에서 작업상의 실수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고 생산 과정 내에서 품질의 관리도 동시에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제품의 질과 이윤을 높이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뿐만 아니라 작업장의 노동자들도 생산 과정의 전체적인 흐름, 과업들 간의 상호관계, 사회적 수요와 요구의 동향과 변화 등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즉 자율적인 사고 능력과 판단 능력이 노동자에게도 요구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교사들에게 더 높은 교육과정, 수업, 평가의 통제권과 자율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담론이 국가 권력으로부터의 자율성 담론과 중첩되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이에 맞춰 교사의 리더십과 혁신적 사고가 강조되는 흐름이 형성되었다.

이에 따라 배움의 방식이 유연한 축적 체계를 이루게 되었다. 유연한 축적 체계는 지식을 교과로부터 분리시키고, 교실과 학교라는 장소 귀속적 배움을 해체하면서, 배움을 모든 것들과 연결시켰다. 유연성의 축적 체계에서 교사들은 자신의 자원을 희소화하고, 빠르게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며, 가르치는 방법들을 개발하고 변화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누구에게도 억압받거나 통제당하지 않고 자율적인 존재로 자기 자신을 인식해야 한다. 금지나 강제가 아닌 자유로운 상태에서 가능한 관리 방식을 찾는 교사와 학생은 비용-편익적 매커니즘 속으로 자기 자신을 재생산한다. 이러한 비용-편익적 주체는, 국가주의 시대에 교사와 학생이 국가에 의해 긍정/부정되는 주체이던 것과 구분하여 스스로 긍정화하는 주체라는 특성을 갖는다. 교사와 학생은 이제 시키는 대로 하는 주체에서, 스스로 전문성의 체계를 구축하는 주체가 된다. 그래서 별다른 통제나 관리 없이도 스스로를 비용-편익적 흐름으로 틀 지우면서 자기를 계발해 간다. 이것은 관리되는 주체에서 스스로를 관리하는 주체로 전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비용-편익적 관점의 자기 계발 주체는 단순히 경제학적 인식 틀에 따라 교육을 사고하고 분석하며 해결 방안을 찾는다는 것을 넘어서서, 자유와 환유적으로 자신을 연결시키면서, 자유 의지를 가진 주체로 인식하게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모든 것을 유동화시키고 스스로 관리하는 주체가 되면서 강조되는 것이, 프로젝트, 자기 평가, 공모, 권한 위임(empowerment)과 같은 방식이다. 특히 자기 계발의 주체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일에든 도전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며, 한편으로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전 시기 교과서에서 정해진 지식을 학생에게 가르치고 평가하는, 낮은 도전감과 숙련도에 머물러 있는 교사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주체를 비판하면서 부단히 과거의 자기를 깨고, 높은 수준의 도전감과 숙련도를 성취할 것을 요청받는다. 이것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존재, 새로운 수준의 과제와 실력으로 올라가게 만드는 힘으로서 역량 모델과 공명한다.


역량 모델은 특정한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기술, 효율적인 방법을 통해 노력하고 경주하는 과업을 스스로 창조하는 과정으로 연결된다. 이는 형식적으로 각자가 전문가가 되는 시대, 모두가 가르치는 일에 몰입하고 협력하는 시대의 강조라는 방향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지만, 과업화와 편익화는 개별적인 경험들이 관계하는 사회 구조적 함의들의 소실을 야기한다는 문제점을 가진다. 즉, 특정한 경험 속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목표가 달성되었다면, 그것을 가로막는 사회적 조건, 맥락성은 제거되고 모든 것은 자기 책임으로 귀속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육은 자기 안전적 주체의 생산으로 귀결된다. 모든 것을 자기의 문제로 전유하면서,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몰입하는 자아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감정과 의식을 관리하고 통제하며 질서화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자기 안의 감정을 질서 지우고 제어하는 자아가 된다는 것은 어떤 감정과 의식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면서 관리하는 자기 안전적 주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자기 안전적 주체가 된다는 것은 주어진 과제에 대해 관심을 쏟으면서, 정신력을 집중시키고 우선 순위를 조정하면서 질서를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주체, 비용-편익적 관점에서 어디에 무엇을 어떤 식으로 집중해야 할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주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배우고 더 일하는데 더 가난한 사회의 출현

학교는 교육의 사적 관계를 민주적 관계로 전환하면서 출현하였다. 학교는 시민을 위한 기본적 교육과 공통의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돕는 곳이었다. 그러나 교육의 시장화는 공공성보다 경쟁과 최적화를 기본 원리로 한다. 창의, 융합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형식적으로는 순응성을 넘어 다양성을 촉진하고 학교 간 다양성이 확보되는 것 같지만, 다양성의 촉진은 경쟁의 촉진의 다른 이름이다. 자율성을 부여받은 학교는 학부모와 교사, 지역 사회가 하나의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성하여, 학생의 성장을 위해 학교 안과 밖의 인적·물적 자원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학생, 학부모, 지역 사회와의 관계에서 교사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학생의 전면적 성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끊임없이 학생들의 능력을 자본화하는 담론에 포섭되는 자본주의적 주체화에 예속되면서 주어진 인적·물적 자원을 토대로 옆 학교보다 더 잘 학생들을 자본으로 성장시키는 경쟁 체제를 확립하게 된다. 이처럼 시장은 개개인에게 규범을 내면화시키는 방식으로 통치하는 게 아니라, 환경에 경쟁을 설계하고 교육의 전체 국면을 시장 원리로 채우는 방식으로 통치하고자 한다.


시장화된 교육은, 과거 학교 내에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는가와 상관없이 졸업장이나 성취를 판단하는 표준화된 시험에 의한 성적이 학교의 성취를 가늠하는 기준이었던 것과 비교하여, 창의와 개성, 자율이 강조되는 것처럼 보이고, 교육에 대한 밝은 전망을 갖는 것으로 비칠지 모른다. 그런데 교육의 시장화는 사회 전체적으로 더 배우고, 더 일하는데 더 가난한 사회를 만들어 낸다.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맞벌이 가정도 증가하지만, 사회적으로 빈곤층이 확대되면서 ‘더 배워야 한다’, ‘남들보다 더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교육 담론이 지배하게 된다. 그러나 더 배울수록 확인되는 것은 학교교육이 중요한 사회적 평등 기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중산층조차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해야 하는 계층 생존 위협에 직면해 있다. 어떤 것도 안정된 형태로 유지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만, 스스로 선택하는 행위가 위험에 노출된다는 두려움을 확산시키고, 그럴수록 교육 관련 전략적 행위가 보다 주도면밀해진다. 이것이 강한 사교육 효과를 만들어 낸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논리로 포장된 시장화

교육의 시장화는 개인들을 자유와 자발성에 입각한 자유주의 원리를 자유 시장의 원리로 재구성하면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자본주의적 주체화 과정에 동참하도록 한다. 특히 개인, 가족, 공동체, 시민 사회, 심지어 국가처럼 비시장 영역으로 여겨지던 영역들을 시장 영역으로 간주하고 조직하며, 공공 영역의 기업화와 시장화, 경제 영역의 탈규제화, 복지 축소와 작은 정부 지향 정책들을 통해 국가를 비롯한 다른 공공 영역들의 공익적 성격을 침식하는 방향으로 시장화가 진행된다. 그런데 최근에 교육의 시장화가 보다 정교해지는 것은, 초기의 민영화, 경쟁, 그리고 탈규제 전략을 역전시켜, 효율성, 경영 노하우, 기업가정신의 아이디어를 교육적인 것의 영역에 새겨 넣어 학부모, 교사, 학생들을 기업가적 태도를 지닌 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주체들로 변형하여, 사회적 책임의 담당자로서 국가의 역할을 대행하는 매커니즘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제 교육의 시장화는 사회 공익적 가치의 실현이라는 목적과 그 목적을 달성할 수단으로서 시장의 영리 추구 전략이라는 이질적 요소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교사, 학부모, 학생은 협력의 파트너인 동시에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로 배치된다. 특히 교사들은 저항적 실천이 아니라, 창조적 혁신을 해야 한다. 즉, 교사는 사회 변혁가, 변화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 모두가 기업가로서 정체성을 형성하면서, 현 상태의 유지와 질서의 확립을 넘어서야 하며, 급진적인 주장을 하기보다는 현재 안에서 해답을 찾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즉, 교사는 저항하는 주체가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며 혁신하는 주체, 슘페터식 ‘창조적 파괴자’로서 전문 경영인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의 시장화는 과거 권력으로부터의 명령에 따라 권력을 자기 속에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자기에 의한 자기의 형성이란 그런 권력의 명령을 거절하고 자신을 다른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자기변용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교육의 시장화는 모든 주체를 통제받는 주체에서 자기 관리의 주체로 전환시킨다. 이제 모든 사람들은 보다 스마트하고 유동적이며, 자율적인 주체가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공공성의 전면화

교육의 시장화는 글로벌 자본주의가 낳은 음울한 징조처럼 보인다. 더군다나 이 현실을 타개할 실현 가능한 대안을 떠올리기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 우리는 이 절망적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은 없다. 다만, 함께 모색하는 과정이 있다. 시장이 만들어 내는 창의적이고, 역량을 구비한 자율적 주체가 아니라, 덜 창의적이고 더 의존적이 되는 방법이 좋은 해결책이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전면화하는 것이다.

이는 확장된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돌보면서 ‘공공적 방식으로’ 함께 성장하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공공성의 전면화’라 볼 수 있다. 공공성의 전면화의 첫발은 우선 부모의 사회 경제적 능력에 의존하는 사적 교육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바꾸고, 부분적이나마 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학교 밖 교육과 돌봄을 보다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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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육》에 실린 글 중 일부를 공개합니다.

《오늘의 교육》에 실린 글 중 이 게시판에 공개하지 않는 글들은 필자의 동의를 받아 발행일로부터 약 2개월 후 홈페이지 '오늘의 교육' 게시판을 통해 PDF 형태로 공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