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호[특집] 교육감 선거에 대한 '알쓸신잡' (진냥)

특집/ 교육과 선거와 정치 사이


교육감 선거에 대한 '알쓸신잡'

- 교육감 선거가 '선거'가 되길 바라며


진냥

jinnyang3@gmail.com

고양이 3마리 집사.

수도권 중심주의에 분노하다 스스로도 평생 광역시에 살았다는 걸 깨닫고

마흔 기념, 도 지역으로 이주를 결심한 초등 교사.

나이와 직업이 주는 기득권을 경계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교육감 선거, 이제 제법 익숙해진 선거인데, 존재감이 없다. 없애자는 이야기도 많다. 그래서 준비해 보았습니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알쓸신잡’. 어떤 내용은 알아도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 상식일 수도 있고, 어떤 내용은 알면 쓸데 있는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같이 한 번 정리하며 교육감 선거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 보아요~.

 

 

1.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은?

 

먼저 우리나라 교육에서 너무 익숙하고 강력한 제도, 5지 선다 문제로 시작하자.

 

누군가 페이스북에 6월 13일 지방 선거와 관련하여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려 합니다. 다음 중 이 글을 전체 공개로 올릴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    )


 


① 로버트 할리(국제 변호사, 방송인)

② ‘프로듀스101’에서 1위를 차지한 전소미(소속 그룹 I.O.I)

③ 한국자유총연맹 인천지부장

④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⑤ 육군 31사단 영암군 예비군 중대장


정답은 ①. 로버트 할리만이 6월 13일 지방 선거에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


누가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느냐를 따지는 법 조항은 〈공직선거법〉 제58조와 제60조이다. 교원 및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문제는 사회적으로 많이 논의되고 헌법 소원도 수차례 이루어져서 제법 알려져 있지만, 선거법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직선거법〉 제58조, 제6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는 자’

①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

② 만 19세 미만인 사람

③ 선거권이 없는 사람

④ 국가 공무원과 지방 공무원

⑤ 모든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⑥ 정부가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의 상근 임직원

⑦ 예비군 중대장급 이상의 군 간부

⑧ 통, 리, 반의 장 및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⑨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새마을운동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의 상근 임직원 및 이 단체의 시·도·구·군 조직의 대표자

⑩ 선상 투표 신고를 한 선원이 승선하고 있는 선박의 선장


 

①번 로버트 할리의 경우 1997년 귀화하여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선거권은 물론 피선거권도 모두 가지고 있어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 대표 공천에 출사표를 낸 적도 있다. 그러니 선거 운동쯤이야.


②번 전소미의 경우 양친의 국적이 달라 다중 국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적 역시 가지고 있어 ①항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에 해당하진 않는다. 그렇다면? 바로 ②항 그리고 ③항. 전소미 씨는 만 19세 미만이기 때문에 선거 운동에 참여할 수 없다. 또, 2018년 6월 지방 선거는 1999년 6월 14일 이전 출생자에게 선거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2001년생인 전소미 씨는 선거권이 없는 사람이다. 아,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선거권이 없는 것과 선거 운동을 못하는 게 왜 바로 연결되는 걸까. 이 논리면 진짜 포궁(자궁) 없는 사람은 임신·출산에 대해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어쨌든 이 조항들 때문에 19세 미만의 어린이·청소년들은 선거권과 피선거권 제한뿐만 아니라 내가 어떤 후보를 지지한다 또는 어떤 정책을 지지한다 같은 선거에 관한 공개적 의견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선거법상 위법 행위다. 따져 보면 작년 대선 기간에 문재인 후보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도 위법이고, 촛불 집회를 청소년이 언급하는 것도 불법인 셈이다. 실제로 트위터에 청소년들이 특정 정책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의 글을 올리면 모두 불법 선거 운동으로 처벌 대상이 되고 선거 관련 UCC를 만든 일로 선관위에서 불법 선거 운동으로 제재받은 사례도 있다.


선거법에서 선거 운동이 제한되는 ④~⑩항은 모두 투표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정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①~③은 말그대로 이 사회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규정하는 성격의 조항들이다. 어린이도, 청소년도, 이주 노동자도, 관광객도 정치 의제에 대해 침묵해야만 하는 시기가 선거 운동 기간이다. 이래도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일까?

 


2. 왜 교육감 선거에 교사는 출마하지 않을까?

 

선거와 관련하여 교사와 관련된 문제점은 무척이나 많은데 그중 하나가 교육감 선거 출마가 교사에게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유·초·중·고 교원이 교육감 선거에 나서려면 선거일 90일 전까지 교직을 그만두어야 한다. 반면 대학 교수의 경우 국공립대 교원(교수)이더라도 휴직만 하면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현직 교원의 정치 활동을 금지한 선거법 때문인데, 당선되든 낙선되든 자신의 직업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이 조항 때문에 교사의 출마는 부담이 크다.


교원이 아니면 교육감 후보로 나서려는 사람들은 딱 두 가지 자격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을 기준으로 교육 경력 또는 교육 행정 경력이 3년 이상 있거나, 과거 1년 동안 정당의 당원 활동 경력이 없으면 된다. 교육의 전문성 등을 이유로 교사 또는 교수 등 경력을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교사들은 출마하기 어렵게 되어 있는 것이다.

 

 

3. 교육감 선거는 다른 선거랑 뭐가 달라?

 

교육감 선거의 별명이 바로 ‘깜깜이 선거’라는 말이다. 교육감 선거가 다른 선거들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때문에 후보가 정당 공천 없이 출마한다는 점이다. 교육감 선거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교육감 후보는 심지어 지난 1년간 당적이 없어야만 출마할 수 있다. 선거라는 굉장히 정치적인 과정을 통해 선출되는데 그 전에 정치적 활동 경력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매우 아이러니한 부분인데 이 때문에 후보군이 추려지기 어렵고 후보로 나와도 뭐 하던 사람인지 잘 모르게 되는 것이다. 광역 단체장과 함께하는 ‘러닝메이트’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하지만 러닝메이트 제도가 도입되기는 힘들 것 같다.


경선이나 공천 심사가 없어 출마까지의 과정도 짧다. 그래서 후보군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이들끼리 단일화 과정이 흔히 벌어지는데, 선거법상 그 과정에서 정책이나 특정 정치적 의제를 논의할 수 없다. 단일화 토론회를 열어도 정치적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 때문에 대부분의 교육감 후보들은 간담회를 많이 연다. 유권자의 의견 수렴 정도가 가능한 최대치의 선거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018년 교육감 선거를 위한 단일화 과정에서는 몇몇 지역에서 영상 토론회가 벌어지기도 했다. 정식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여러 명의 사람들이 모여 교육감 선거 관련 토론회를 하면 선거법 위반이기 때문에 편법으로 영상 통화를 큰 화면에 걸어 영상 토론회를 진행한 것이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선거에 나오는 후보이지만 정책과 정치적 의제로 차별화를 할 수 없으니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라는 두루뭉술한 말로 후보의 성향을 구분하고 평가한다. 후보들의 기호도 없고, 운 좋게 이름이 맨 위에 적히는 후보가 선거에서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서 2014년 선거부터는 선거 전에 후보들끼리 순번을 정해 투표 용지에 후보 이름을 가로로 쓰되, 지역마다 제일 왼쪽에 나오는 후보 이름을 다르게 교체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들도 생겨났다. 교육에 관한 전문성을 높이고 정치적 개입을 최대한 배제하고자 하는 제도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굉장히 모순적이고 괴이한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것이다.


깜깜이 선거만큼 교육감 선거를 잘 표현하는 말이 또 있는데 바로 ‘독박 선거’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의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선거 비용부터 시작해서 선거 과정 모두를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 재원 마련이 당연히 쉽지 않고 선거 과정의 난이도가 엄청나게 증가한다. 선거 비용은 대부분 유권자에게 후보와 정책을 알리는 데 쓰이는 홍보 비용인데 교육감 선거는 독박 선거인 만큼 더 깜깜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2014년 지방 선거에서 시·도지사 후보의 선거 비용에 비해 교육감 후보의 선거 비용이 약 1.7배 들었다. 돈은 많이 들면서 알리기는 더 힘든 선거가 바로 교육감 선거다. 더구나 개인이 이런 거액을 부담해야 하면 결국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4. 교육감 선거에 돈은 얼마나 드는데?

 

2014년 교육감 선거 때 후보들이 쓴 선거 비용이 총 729억여 원이었다. 지난 선거 때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약 35억 6,900만 원을 썼다. 물론 선거 비용을 되돌려 받을 수는 있다. 선거 비용을 되돌려 받는 것을 ‘보전’이라고 하는데, 득표율이 10%가 넘으면 득표율에 따라 차등하여 보전받을 수 있다. 2014년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득표율 2위(26.1%)를 한 조전혁 후보는 불법적 전교조 명단 공개로 재산을 압류당해 거의 무일푼이었지만 선거 비용 41억여 원을 전액 보전받았다. 득표율 3위(11.3%) 김광래 후보는 선거 비용의 절반밖에 보전받지 못해 아파트를 처분하는 등 평생 교직 생활로 모은 재산 6억여 원을 다 내놓았지만 결국 수억 원의 빚을 졌다.


이 내용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비용이다. 아마 실제 선거 비용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후보 등록에 드는 기탁금 5천만 원을 시작으로 선거가 끝날 때까지 어디 돈 들어갈 데가 한두 군데겠는가.


이런 선거 운동 비용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방송 토론과 유세 차량이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선거인 2017년 대선을 보면 〈KBS〉는 20분연설에 4억 8,433만 원, MBC는 20분 연설에 2억 1,590만 원을 후보들이 냈다고 한다. 총 집행 금액은 문재인 후보 105억여 원, 안철수 후보 99억여 원, 홍준표 후보 30억여 원 등이었다. (이 돈을 세금으로 후보들은 다 되돌려 받았다!) 지방 선거는 전국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이 50% 이하로 단가가 떨어질 것이지만 그래도 엄청난 예산 비중을 차지한다.


유세 차량도 선거 비용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유세 차량은 보통 5t 트럭의 뚜껑이 옆으로 열리는 ‘윙wing 보디’ 형태나 LED 화면과 가로 바를 설치한 1t 트럭을 사용한다. 이런 차량은 화물 트럭 운전자들이 사용하는 커뮤니티에 공고를 내는 등의 방법으로 모으는데 며칠간 차량 대여 및 운전자 고용에 얼마, 유류비 지원 등의 조건으로 선거 운동 기간에 한정하여 계약한다. 화물 트럭 운전자들은 현행 노동법상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어 수입 안정성이 낮고 의뢰(콜)를 받아 건별로 일을 하는 구조라 선거 유세 차량으로 계약을 하면 상당 기간 콜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수입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세 차량 계약을 트럭 운전자들이 선호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차량을 개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상 복귀가 보통 계약 조건으로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꼼꼼하게 해 주지 않기 때문에 차가 재산이고 생계 수단인 트럭 운전자들의 피해 호소가 자주 있다고 한다. 또 대부분 불법 개조라서 사고가 날 경우 인명 피해가 크게 나 유세 차량을 ‘달리는 흉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작년 대선에서도 선거 유세 차량 사고로 돌아가신 분이 있었다. 이런 위험성에도 선거 특수라고 불릴 만큼 전국에서 많은 유세 차량들이 올해도 달리게 되겠지만.


선거 특수는 영상이나 출판물 업체, 음향 업체에도 있다. 선거 로고송의 경우 교육감 선거는 기초단체장(구청장) 급으로 예산이 책정되는데 저작권 협회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해당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는 다음의 표 정도로 책정된다.


   

저작권료 외에도 음원 제작료, 저작 인격권료(작곡가와 원곡 가수에게 그 사람의 명예와 인격,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는 활동을 할 경우 지불하는 저작권료), 성우 출연료 등이 보태져 선거 로고송 비용이 책정된다. 트로트 가수 박현빈이 2006년에 700여 곡의 선거 로고송을 불렀다고 하니 선거 기간 동안 음원 관련 시장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 특수 기간 중에도 임금 착취와 열정 페이, 노동권 침해는 수없이 일어난다. 선거라는 과정의 특성상 내용 수정과 요구 사항이 굉장히 많고 작업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희생을 강요받는 것은 결국 문화 예술계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심지어 규모로 1, 2위를 다투는 정당의 경우에도 기초단체장 선거 정도면 가격 후려치기가 선거 기간이 아닐 때보다도 심해진다. 정당 지원이 없고 선거 역사가 짧은 교육감 선거의 경우 더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한국 선거는 아직도 금권 선거라는 말이 분분하고 선거 비용 정산의 투명성을 기대하기 힘든 구시대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선거 과정에서 근로 계약서를 쓰고 사람을 고용했는지, 영상과 음원 제작, 유세 차량 운전 등의 일을 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 환경을 어떻게 보장했는지 등도 공개되어 투명한 선거, 안전하게 일하는 선거, 노동이 존중받는 선거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5.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는 개표가 끝난 당일(보통 선거 다음 날) 선거관리위원회에 가서 당선증을 교부받는다. 당선증을 소속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야만 당선이 확정된다.


이후 당선자는 인수위원회를 꾸려 인수 절차를 밟는다. 모든 당선자들이 그렇듯 선거 때 약속했던 공약들을 다시 점검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교육감의 경우 좀 문제가 있다. 무상급식, 교원 평가, 고교 평준화 확대, 혁신학교, 시국 선언 교사 징계……. 교육감 직선제 이후 불거진 대표적인 의제들이다. 그런데 이 문제들 중 상당수를 교육감이 해결할 수가 없다. 교육감의 직무와 권한이 교육부 장관과 매우 혼란스럽게 섞여 있고 충돌되는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감의 공약들은 교육감 권한만으로 집행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현 상태에서는 교육감은 당선 후에 계속, 계~속 교육부 및 다른 지방자치단체랑 싸울 수밖에 없다. 교육감 직선제 도입 후 국가 수준의 교육 쟁점들이 사회적으로 활발히 논의되는 효과가 나타났고 특히 그 논의를 교육감 선거가 이끌어 나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말이다. 한편에서는 교육감 직선제를 채택했음에도 교육감의 권한과 통제 방식은 교육감 임명제 때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데 원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➊


➊ 송기창(2017), 〈교육감 주민 직선제의 쟁점과 과제〉, 2017 한국교육학회 교육 정책 포럼 3차 ‘교육의 분권화와 자치’ 자료집.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여러 가지가 제안되고 있는데 그중 많은 경우가 교육감의 권한을 재조정하고 합의제의 형태로 개편하자는 방식이다. 헌법재판소나 선거관리위원회 등 정치적으로 중립이 요구되는 기관은 대부분 합의체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교육감은 1인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감은 교육에 관한 한 엄청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예산 편성권과 공립 유치원 및 초·중·고 신설과 이전, 유치원 설립 인가권을 가지고 있다. 공립 학교 교원에 대한 인사권과 교육 예산 집행권도 갖고 있다. 사설 학원 감독권과 교육 관련 조례 제정권 등 지역의 교육 제반 사항에 대해 권한도 교육감에게 있다. 심지어 주민 생활에 영향을 주는 학교 시설 이용 개방, 학교 주변 비교육적 시설에 대한 영업 규제 등도 교육감의 권한이다. 그런데 현행 교육감 제도에는 교육감을 견제할 장치가 아무것도 없다!


실제로 사람들이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지방 교육 자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초 단위 및 학교 단위 교육 자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기초 단위까지 교육 의결 기구 또는 교육 집행 기관을 두는 것은 너무 소모적이다. 그러니 교육감 권한을 재조정하여 주민 직선 교육감에 걸맞게 권한을 더 배분하되, 지금 너무 무력화되어 있는 교육위원회 등을 개편하여 합의제 지방 교육 자치를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6. 교육감 선거는 계속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하나?

 

다른 선거에 비해 정보는 훨씬 없으면서 말은 많은 교육감 선거. 대안이 뭔지 갑론을박이 많다. 하지만 알쓸신잡이랍시고 이 글을 쓰는 동안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은, 교육감 선거는 진짜 “교육”이라는 두 글자에 매여 발목이 잡혀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교육도 아니다. 학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건 하나도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압박, 학교와 19세 미만의 사람들은 정치와 분리시켜야 한다는 그 압박에 매여, 세금은 쓸 대로 쓰면서 오히려 사람들을 교육 의제에 대해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선거다.


그래서 생각해 봤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교육 이야기밖에 못 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교육감 선거에서 나오면 좋겠는지.


‘스쿨 미투’가 터져 나오는 지금 어린이·청소년 폭력 피해자들에게 교육감은 뭘 지원할 수 있는지, 미세 먼지 때문에 운동장에도 나가지 못하는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교육감은 기상청과 환경부에 무엇을 요구하고 어떤 협력 사업을 해 나갈 것인지, 한 번도 채워 본 적 없는 특수 교사 법정 정원 수는 대체 언제 채울 것인지, 매번 UN아동권리위원회 등으로부터 지적받는 한국 아동 인권 실태는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한 학생들이 나온 지역의 교육감이라면 적어도 교육부에 수업 시수와 교육 내용 축소를 강력히 제안하고 그 지역 학생들의 학업량 감소와 정신 건강을 위한 공약을 필수로 내어 놓아야 할 것이다. 지역마다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니 다양성 교육과 반차별에 대한 의제도 교육감 선거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여교사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난 지역이라면 교사가 성폭력 피해자가 되었을 때 지원할 수 있는 기관과 제도, 예산안도 가지고 나와야 할 것이다. 정세에 대한 분석과 지난 교육감에 대한 평가 그리고 대안이 공약의 기본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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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육》에 실린 글 중 일부를 공개합니다.

《오늘의 교육》에 실린 글 중 이 게시판에 공개하지 않는 글들은 필자의 동의를 받아 발행일로부터 약 2개월 후 홈페이지 '오늘의 교육' 게시판을 통해 PDF 형태로 공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