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돌봄 사회로의 전환과 교육의 과제
코로나19 이후 돌봄이 사회적 의제로 공론화되었고, 학교는 그 책임 소재와 주체를 두고 한 차례 내홍을 겪었다. 2024년 상반기, 정부의 무리한 돌봄학교 정책 추진으로 인해 ‘돌봄’은 다시 교육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오늘의 교육》은 늘봄학교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피고, 정책과 제도가 놓치고 있는 돌봄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본다. 또한 돌봄을 바라보는 교육 주체들, 특히 교사들의 인식을 분석하고 돌봄의 제도화 과정에서 수반될 문제점을 짚어 본다.
서우철은 늘봄학교가 시행되면서 부족한 인력과 공간 문제 등으로 혼란한 학교의 현실을 호소한다. 돌봄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학교로만 떠넘기기 말고, 교육청과 지역 사회 등이 분담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지역 자원을 활용해 ‘돌봄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드는 등 대안과 정책도 제시한다.
김중미는 기찻길옆작은학교의 사례를 통해, 어린이를 단지 ‘돌봄 대상’이 아닌 주체로 볼 것을 제안하며 ‘어린이의 행복’과 ‘관계성’에 주목한다. 단지 어린이들을 ‘맡아 주는’ 정책이 아니라, 믿을 만한 어른들과의 관계와 또래 집단과의 놀이 속에서 성장의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돌봄을 추구할 것을 말한다.
장인하는 돌봄을 지자체에 이관하고 교육과 돌봄을 분리하려는 학교와 교사(단체)들의 입장을 차별적 사회 구조와 제약 조건에 대한 대응으로 나타난 ‘정체성 노동(identity work)’으로 분석한다. “돌봄은 교육이 아니다”라는 구호의 이면에 젠더화된 돌봄을 배제하고 전문직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집단적 행위 전략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오히려 국가의 통제를 강화할 위험성과 주체들 간의 분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한다.
백영경은 돌봄의 제도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짚는다. 돌봄이 단순히 ‘서비스’로 이해되면 교육과 돌봄 사이의 위계가 공고화되고, 돌봄 노동자들의 현실이 개선되지 않으면 돌봄과 교육에 대한 논의 역시 퇴색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돌봄에 대한 더 폭넓고 치열한 정치적 논의가 필요한 이유이다.
이번 특집은 늘봄학교 도입 논란을 계기 삼아 학교와 돌봄의 관계를 더 심층적으로 살피고자 했다. 전 사회적으로 여러 영역에서 돌봄이 화두가 되고 ‘돌봄 사회로의 전환’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돌봄에 대한 요구는 국가 책임 강화와 교육·돌봄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교육 영역에서는 학교 안에 갇혔고, 프로그램의 외주화·시장화 경향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교육에서의 돌봄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돌봄 사회로의 전환에서 교육의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 편집부
특집
돌봄 사회로의 전환과 교육의 과제
코로나19 이후 돌봄이 사회적 의제로 공론화되었고, 학교는 그 책임 소재와 주체를 두고 한 차례 내홍을 겪었다. 2024년 상반기, 정부의 무리한 돌봄학교 정책 추진으로 인해 ‘돌봄’은 다시 교육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오늘의 교육》은 늘봄학교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피고, 정책과 제도가 놓치고 있는 돌봄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본다. 또한 돌봄을 바라보는 교육 주체들, 특히 교사들의 인식을 분석하고 돌봄의 제도화 과정에서 수반될 문제점을 짚어 본다.
서우철은 늘봄학교가 시행되면서 부족한 인력과 공간 문제 등으로 혼란한 학교의 현실을 호소한다. 돌봄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학교로만 떠넘기기 말고, 교육청과 지역 사회 등이 분담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지역 자원을 활용해 ‘돌봄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드는 등 대안과 정책도 제시한다.
김중미는 기찻길옆작은학교의 사례를 통해, 어린이를 단지 ‘돌봄 대상’이 아닌 주체로 볼 것을 제안하며 ‘어린이의 행복’과 ‘관계성’에 주목한다. 단지 어린이들을 ‘맡아 주는’ 정책이 아니라, 믿을 만한 어른들과의 관계와 또래 집단과의 놀이 속에서 성장의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돌봄을 추구할 것을 말한다.
장인하는 돌봄을 지자체에 이관하고 교육과 돌봄을 분리하려는 학교와 교사(단체)들의 입장을 차별적 사회 구조와 제약 조건에 대한 대응으로 나타난 ‘정체성 노동(identity work)’으로 분석한다. “돌봄은 교육이 아니다”라는 구호의 이면에 젠더화된 돌봄을 배제하고 전문직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집단적 행위 전략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오히려 국가의 통제를 강화할 위험성과 주체들 간의 분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한다.
백영경은 돌봄의 제도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짚는다. 돌봄이 단순히 ‘서비스’로 이해되면 교육과 돌봄 사이의 위계가 공고화되고, 돌봄 노동자들의 현실이 개선되지 않으면 돌봄과 교육에 대한 논의 역시 퇴색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돌봄에 대한 더 폭넓고 치열한 정치적 논의가 필요한 이유이다.
이번 특집은 늘봄학교 도입 논란을 계기 삼아 학교와 돌봄의 관계를 더 심층적으로 살피고자 했다. 전 사회적으로 여러 영역에서 돌봄이 화두가 되고 ‘돌봄 사회로의 전환’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돌봄에 대한 요구는 국가 책임 강화와 교육·돌봄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교육 영역에서는 학교 안에 갇혔고, 프로그램의 외주화·시장화 경향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교육에서의 돌봄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돌봄 사회로의 전환에서 교육의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