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호[기고] 외국에선 모두 청소년 스마트폰 금지한다는 오해 | 새시비비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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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외국에선 모두 

청소년 스마트폰 금지한다는 오해

스마트폰·소셜 미디어 규제, 해외 사례들은 금지 일색이 아니다


새시비비 ericrow@daum.net

전북 중등 교사, 연대하는 교사잡것들





유네스코 보고서 왜곡과 

국내외 언론의 아전인수식 보도


작년 이맘때, 국가인권위는 유네스코의 보고서와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학교 내 스마트폰 금지 입법을 근거로 스마트폰 수거가 인권 침해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 1년이 지나 2025년 8월, 한국도 ‘학생 스마트폰 금지 법안’이 통과되면서 금지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당시 유네스코 보고서와 〈가디언(The Guardian)〉의 기사를 살펴보고서, 나는 〈가디언〉과 국내 언론들이 보고서의 취지를 아전인수식으로 취사선택하고 금지를 대세화하려 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가장 핵심적인 비판 내용은 이렇다. 


(유네스코 보고서는) 학교 내 스마트폰 금지는 논쟁적인 사안이며 스마트폰의 부정적 영향을 인정해도 반드시 금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다음의 결론 부분을 보면 이 보고서의 입장이 학교 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권고했다고 말하기 더 어려워진다.

“기술 통합이 학습을 향상시키지 못하거나, 학생의 복지를 악화시킨다면 학교 내 기술 금지가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학교 내에서 기술을 이용하여 학습하는 것과 이에 수반되는 위험성은 금지 이상의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다. 첫째, 학교에서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은 허용되지 않는지에 대해 정책은 명확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행동에 있어 명확성과 투명성이 없다면 학생은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 (……) 둘째, 이런 새로운 기술들이 학습에서 하는 역할에 대한 명확성과 학교에 의한, 그리고 학교 내에서의 그 기술의 책임감 있는 사용에 관한 명확성이 있어야 한다. 셋째, 기술 사용으로 인한 위험과 기회를 배우고, 비판적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과 함께, 그리고 기술 없이 살아가는 법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로부터 학생들을 차단하는 것은 그들을 불리한 입장에 빠뜨릴 수 있다. 이러한 이슈들을 미래를 향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며, 세계의 변화에 맞춰 조정하고 적응할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기사에는 학교 사정을 전혀 모르는 주장이라며, 교사라면 그런 주장을 못할 것이라는 분노에 찬 댓글들이 달렸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사정은 반복되고 있다. 다음은 학생 스마트폰 금지 법안이 통과된 다음 날, 8월 29일에 페이스북에 올라온 채효정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의 글 중 일부다. 


어제의 학생 스마트폰 금지 법으로 우리는 교육 대신 통제를 선택했다. (……) 결국 교사가 법의 집행자가 되어야 하는데 이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관계에서 더 많은 갈등과 충돌을 야기할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적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욱 어렵게 될 것이다. 이 법은 학교의 사법화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 정말 속이 상하는 건 소수자 약자의 주체성과 자기결정권을 그렇게 주장했던 분들조차 학생을 대상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고, 학생 청소년의 권리를 차별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 글에 달린 분노에 찬 댓글들은 ‘선진국들이 대체로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술, 담배와 같이 백해무익한 스마트폰을 금지하고 있고 이는 학생인권 침해가 아니며, 단순한 통제가 아니라 교육’이라는 주장들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흐름이 모두 스마트폰 금지 정책이나 법에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며, 전면적 금지를 교육적이라고 바라보고 있는 것만도 아니다. 오히려 채효정의 주장과 같은 맥락의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뉴욕시, 

휴대전화 금지 정책 일찍 시행했다가 철회한 까닭


미국 뉴욕시의 경우 2012년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학생 스마트폰 금지 정책을 시행했지만, 2015년 빌 드 블라지오 시장은 안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자녀들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주장에 따라 금지 정책을 폐지했다. 2024년 재선을 앞둔 애덤스 시장은 다시 휴대전화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면서 금지 정책을 부활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9.11 테러와 계속 이어지는 학교 총기 난사 사건들로 인해 이 금지 정책에 오랜 반감이 있음을 드러냈다. 전미학부모연합의 케리 로드리게스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이들과 이렇게 열린 소통 창구에 익숙해져 버렸을 뿐만 아니라, 교실에서 아이들이 대량 학살당하는 것을 여전히 용인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애덤스 시장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전미교사연맹도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잠금식 휴대전화 파우치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 우려와 파우치 구입 비용을 학교가 부담하는 것이 불공평할 수 있다는 점, 교사가 수업 시간을 희생하면서 교실에서 감시 활동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금지 정책을 급하게 시행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❹ 


클라인(Alyson Klein) 교육 전문 기자는 방송에 나와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교사들이 이런 금지 조치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학생들과 정말 힘든 관계를 맺게 합니다. 두더지 게임과 비슷하죠? 1분마다 휴대전화를 하나씩 빼앗아 가는 거죠. 2015년 뉴욕시는 심각한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휴대전화 금지 조치를 철회했습니다. 저소득층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금지 조치가 매우 엄격하게 시행되고, 부유층 학교에서는 그렇게 엄격하게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일부 지역 상점에서는 아이들이 방과 후에 바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보관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기도 했습니다. 정말 너무 심해졌죠.”


뉴욕시의 경우 학생 안전 및 학교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학부모와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 교사에 대한 행정적, 재정적 부담과 불평등의 심화에 대한 우려, 그리고 금지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생길 규제 활동으로 인해 교사가 교육 활동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학생과의 관계 악화 우려 등이 제기되었다. 한국처럼 언론과 학부모 및 교원단체들이 한목소리를 내지도 않을뿐더러 시행에서 발생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 및 신중한 시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심지어 전미학부모연합이 올해 2월에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초·중·고 학부모의 약 60%가 학생들이 수업 시간 중 휴대전화를 항상 또는 가끔씩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하여, 금지 정책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기대했던 국내의 예상과는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마치 대세는 기울었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을 경계해야 함을 보여 준다.



호주 정부의 금지 법에 대한 

호주인권위의 우려 발표 


호주에서는 학교 내에서의 스마트폰 금지를 넘어 16세 미만 아동에 대한 소셜 미디어 금지 법안을 작년 겨울에 통과시켰다. 호주인권위원회는 아동의 보호를 위해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에도 가능한 가장 제한적이지 않은 옵션을 사용해야 하고, 아동을 해악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덜 제한적인 옵션이 있다면 이러한 옵션을 전면적인 금지보다 우선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반대의 이유로 ① 표현의 자유 및 정보 접근권 침해 우려, ② 포용 및 참여 제한 우려, ③ (소셜 미디어 회사에 정보를 제공하면서 발생할) 모든 호주인의 개인정보 보호 위협 우려, ④ (VPN과 같은 우회로 이용, 허위 연령 신고 등으로 인해) 전면적인 금지 조치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호주의 인권위원들은 의회가 이 법안 통과를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며 “호주 국민은 제안된 법안을 검토하는 의회 위원회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시간이 단 하루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위원회는 오늘 단 3시간 동안 공청회를 열었고, 내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제시한 근거 외에도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소외 계층, 원거리 지역 사회, 또는 취약 계층 아동에게 소셜 미디어는 생명줄과 같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또래, 자원, 그리고 공동체와 장애 아동을 연결해 줍니다. 또한 LGBTQIA+ 청소년들이 수용과 연대를 찾도록 돕습니다. 특히 정신 건강 지원을 받는 아동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공간은 신체적 또는 정서적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교육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상기시켜 줄 수 있습니다.


호주 국민에 대한 소셜 미디어의 영향을 조사한 의회 위원회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소셜 미디어 기업에 대해 책임을 묻도록 법적 의무를 부과할 것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및 온라인 안전 교육의 강화였다고 지적하면서, 금지 정책은 제시되지 않았고, 모든 규제는 어린이·청소년과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호주의 경우 스마트폰 규제를 넘어 소셜 미디어 금지 정책이 법으로 제정되었다는 점에서 한국보다 속도가 빠르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호주인권위가 기본권의 제한에 있어 인권적 원칙과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 참여권 등을 강조하며 금지 조치의 인권 침해적 성격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와 반대로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수거가 인권 침해가 아니라는 결정문을 발표함으로써 국회가 인권 침해적인 입법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는 점에서, 인권위원회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또 호주인권위원회는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수립할 때, 아동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상기시켰다. 이는 〈아동 권리 협약〉의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다. 아동이 권리의 주체로 인정받고 존중받는 가운데, 법안의 처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당사자로서 아동이 자신의 목소리를 안전하고 억압받지 않고 낼 수 있도록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런 움직임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또 권리 옹호자로서 아동의 편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어야 마땅할 국가인권위회와 교육 기관들은 교사 및 학부모들의 스마트폰에 대한 우려에만 귀를 기울인 것으로 생각된다. 



학교에서의 금지는 과연 기대하는 효과가 있는가


스페인에서는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 정책이 청소년 정신 건강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연구 결과❽를 언급하며 금지 정책이 근거가 부족하고 추가적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육학자 등이 공저한 이 글에서는 전면적 금지가 교육 불평등을 줄이고자 하지만 ‘돈을 덜 들이는’ (나의 해석을 덧붙이자면, ‘손쉬운’) 전략이고, 나아가 특정 권위주의와 정치적 수직성을 감추고 있으며, 더 인간적인 교육 방법을 실행하려는 상상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연구는 마드리드의 경우를 비판하면서 이렇게 주장한다.


마드리드 지역의 학교와 교육 정책은 이런 비합리적인 반응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는 결국 교육계의 모든 사람이 동의하게 되는 터무니없는 생각이 됩니다. 여기서 설명된 기술 비관적 충격은 합리적인 비판에 근거하지 않고, 정서적 긴장, 제도적 취약점, 그리고 공공의 피로감에서 비롯됩니다.


이 연구는 스마트폰 금지라는 정책적 흐름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검토를 통해 나왔다기보다 정서적인 긴장이나 제도적인 취약 등이 기술 비관적인 충격으로 이어진 후, 정치적으로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경향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한국 역시 이런 진단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논의는 너무도 부족했고, 국회의 입법 과정은 거의 일방적 여론에 밀려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없이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호주처럼 의회 위원회가 조사하고 논의하는 과정도 없었고, 대학에서의 면밀한 연구도 부족했다. 그럼에도 다른 나라에 비해 교사의 자의적인 규제가 더 많이 가능한 훨씬 더 인권 침해적인 입법을 했다는 점에서 권위적인 경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스페인 사례에서 언급된 한 영국의 연구는 한국의 언론에도 다음과 같이 보도되기도 했다. 


반면 지난 2월 영국 버밍엄대 연구진이 스마트폰 금지가 내려진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수면 및 운동 수준, 학업 성취도에는 큰 차이 없었다. 이 연구는 세계 3대 의학 저널 중 하나로 꼽히는 국제 학술지 ‘랜싯’에도 등재됐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된 글에서는 청소년에 대한 스마트폰 및 소셜 미디어 금지 조치는 일시적인 조처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스마트폰을 술과 담배에 비유하기보다는 자동차에 비유하는 것이 더 건설적일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앞서 소개한 한국의 댓글들에 대한 반박이 되기도 한다.


흡연보다 더 건설적인 비유는 자동차 운전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한 부상 및 사망 증가에 대응하여, 자동차를 금지하는 대신, 사회는 기업(안전벨트, 에어백)과 소비자(차량 안전 테스트, 처벌), 공공 인프라(신호등), 교육(면허)을 위한 제품 안전 규제 생태계를 구축하여 더 안전한 사용을 지원했습니다. 스마트폰 및 소셜 미디어 금지에 대한 논쟁을 보완하고, 디지털 기술의 긍정적이고 필수적인 역할과 잠재적인 해악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제품 안전과 교육에 대한 비슷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스마트폰 규제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결국 학생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지 않으면 궁극적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 연구 결과도 국내에 보도된 적이 있다. 이 연구는 여러 나라들의 금지 정책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완전 금지’를 실시하는 나라가 별로 많지 않다는 시사점도 던져 주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대 연구진은 지난 5월 발표한 “금지를 넘어(Beyond the ban)”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주요국의 스마트폰 제한 조치들을 분석한 결과, 사용 금지 방식이 학교에 따라 달랐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소지 자체를 금지하는 학교, 등교 후 휴대폰을 거뒀다가 하교 때 돌려주는 학교, 수업 시간에만 사용 금지하는 학교 등 세부적 교칙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스마트폰 금지와 관련한 교칙 강도를 ‘완전 금지’, ‘중간 강도 금지’, ‘교실 내 금지’ 등 총 3단계로 나누고 효과를 분석한 결과 ▲ 금지 강도가 높고 ▲ 각 학교 교직원의 감시·감독이 제대로 이뤄져야만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학교에 있는 내내 스마트폰과 학생을 철저히 분리하는 완전 금지조차도 “실제로는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교 이후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 변화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학생들이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지 않는 한 디지털 중독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줄곧 지적해 왔듯이 금지는 해결책이 아니다. 결국 학생의 스마트폰 통제 능력을 기르는 것, 그리고 이를 돕기 위한 사회적 지원과 규제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 중론이 되고 있다. 금지 정책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여기에 학생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며 인권의 대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된다.



캐나다의 논란과 

교사, 학부모 및 학생들의 반응


캐나다에서는 휴대전화 금지 정책 시행에 있어 학생 인권과 학교 안전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고자 한 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 논문은 과거의 금지 정책들에 관련한 소송들을 검토하고, 휴대전화 사용 정책을 개발하고 규정을 위반한 학생들을 징계할 때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논문은 열 가지 정책적 고려 사항들을 권고했고 그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학생들이 규칙을 위반할 경우, 정책은 학생들의 적법 절차 권리를 명시해야 합니다. 이러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책은 교육자가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할 수 있는 상황, 누가 휴대전화를 압수할 수 있는지,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압수한 후 누가 휴대전화를 소지할 권한이 있는지, 담당자가 휴대전화를 얼마나 오랫동안 소지할 수 있는지, 언제,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반환할 수 있는지를 명시해야 합니다. 정책은 또한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압수할 수 있는 위반 유형(예 : 친구와의 단순한 통화, 문자 메시지 전송, 녹화 기능을 갖춘 카메라를 사용한 부정행위 등)과 징계 대상을 명시해야 합니다.


이 권고는 한국의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처럼, 학생 스마트폰 금지 법이 스마트폰 관련 교사의 지도가 소송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책 《생활지도에 갇힌 학교》에서 지적했듯이,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보장하고자 하더라도, 「초·중등교육법」 제18조의4에도 명시된 학생 인권 보장의 의무와 원칙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결국 생활지도의 한계는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데까지일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금지에 관한 절차에서도 학생의 인권이 보장되어야 하고, 이에 따라 교사들은 더 절차적인 엄격성을 지켜야 하며, 업무가 추가되어 힘들어질 것이 명확하다. 이런 절차에 노력을 들일 바에는, 차라리 갈등이 빚어지기 이전에 문제에 인권적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이는 바로 학생들의 자율적인 스마트폰 통제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생태계 형성일 것이다.


캐나다에서 휴대전화 금지 정책 시행을 놓고 교사들의 의견을 물은 언론 기사에는, 절차 준수에 대한 교사들의 부담과 수고스러움, 그리고 학생 관계 악화 등을 우려하며 시행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일부 의견은 학생과 스마트폰 사이의 긴밀한 연결성을 무시할 수 없고, 금지는 그들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음도 지적하며, 학생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면 금지는 답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이다.


· 교사들은 이 정책을 환영하지만 휴대전화 단속 업무는 부담스러워한다.

· 휴대전화에 중독된 학생의 경우 휴대전화를 수거할 때 공격성, 우울감, 불안 등을 느낀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 휴대전화 금지 정책상의 일관성 부족을 염려한다.

· 휴대전화를 가져갈 때 교사의 개인적 안전에 관한 염려가 있다.

· 공교육 시스템에서 휴대전화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휴대전화를 금지한다고 주의 산만, 왕따 같은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 휴대전화 금지 정책으로 필요한 지원을 못 받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

· 면밀한 정책과 지침 없이 시행하는 것을 우려한다.

· 이미 긴장과 일상적인 전쟁을 일으키는 시책이다. 이미 휴대전화를 허용하겠다는 교사도 있고, 새로운 정책이 만들어지길 희망하는 교사도 있다.

· 정책의 비일관성, 불확실성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 만일 대부분의 학생들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이 정책이 부모들과 행정가들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면 이 규칙을 실행하게 되는 책임은 개인 교사들에게 떠맡겨질 것이다. 교사들의 일이 전부 휴대전화 단속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큰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것이 더 어려운 부분이다.


같은 언론사에서 낸 일부 학부모들의 우려에 관한 기사도 있다. 다음은 기사의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 휴대전화는 학교와 집 사이의 중요한 연결고리고, 특히 폭력의 위험에 노출된 학생에게는 그러하다.

· 학생이 표적이 되어 괴롭힘당할 때, 부모와 소통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지속적 괴롭힘의 시기에 휴대전화는 구원과 같고, 신체적 안전과 정서적 지원을 위한 빠른 길이 된다. 휴대전화는 일종의 생명선이었다.

· 이전에도 휴대전화 금지 규정이 있었지만 모두 가져와 필요할 때 썼었다.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를 넣는 통을 준비해 거기 두고 수업 끝나면 돌려받았고, 필요하면 요청해서 사용 가능했다.

· 교사들이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쓰지 않고 다른 학생들을 공격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교사들에게까지 폭력을 쓰지 않도록 학생들을 교육할 수 없으면, 어떻게 휴대전화를 못 쓰게 교육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안전 이외에도 자료 조사와 같이 실용적 목적으로도 쓰이는 휴대전화이기 때문에 삶의 일부가 되었다. 이를 금지하는 규칙 실행은 까다롭다. 

· 교실마다 다르지 않은, 잘 확립된 학교 전체의 규칙이 적용되어야 성공적인 금지 정책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나라들의 휴대전화 금지 정책의 시행 실태 그리고 이에 대한 다양한 우려와 대안 등을 소개한 사례들을 살펴보았지만 빠져 있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학생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가다. 물론 정책의 효과가 좋다는 근거로 학생들의 긍정적인 의견을 담은 기사들은 많다.(교사와 학부모들의 긍정적 반응을 소개한 기사들은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반대 의견을 표명한 사례가 더 가시화될 필요도 있다. 이런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앞서 살펴본 나라들의 공통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점이 정책 입안에 있어 나타나는 공통적인 권위주의 내지는 아동에 대한 존중 결여의 세계적 경향성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저항하는 행동이 캐나다에서 있었다.


캐나다에서는 학생 스마트폰 금지 정책이 결정된 이후 자신들의 절망감과 관점들을 표현하기 위해 학생들이 소셜 미디어에 비디오를 올리기도 했고, 지난 5월 9일에는 휴대전화 금지 정책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결석하고 파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다음은 참여 학생들의 주장 중 일부다.


· 해결할 진짜 문제들은 외면하고 대신 휴대전화 걱정만 하고 있다. 진짜 문제들을 걱정해야 한다.

· 부모와 연락하고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세상의 맛을 알기 위해 휴대전화가 필요하다.

· 학교에서 안전하다고 느끼고 싶고, 휴대전화는 부모들이 우리가 안전하다는 것을 알도록 해 준다.

· 휴대전화를 쓸 때도 학생들은 서로 이야기 나눴고 급식실은 시끄러웠고, 휴대전화만 보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 휴대전화 금지 결정은 우스꽝스럽다. 휴대전화도 사회화의 한 방법이다.

· 교사들은 휴대전화가 없는 세상에서 자랐고, 우리는 휴대전화가 있는 세상에서 자랐다. 우리는 부모와 소통하거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위해 휴대전화와 밀착되어 산다.

· 휴대전화는 음악도 듣고 집중하는 걸 도와주고, 좋아하지 않는 수학 공부에 집중하게도 해 준다.

· 자료 조사를 위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종이책 잘 읽지 않아서, 음성 변환 앱을 통해 빨리 공부할 수 있다.

· 교사가 우려가 되는 행동을 할 때, 증거를 남기려는 학생에게 휴대전화를 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의 의견은 분명하고도 확실하다. 휴대전화는 그들에게 삶의 필수적 요소고 휴대전화를 금지한다고 진짜 문제들이 해결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휴대전화는 자신들의 안전과 사회화에 필요하며, 교사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항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회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속이 붙을 권위주의적 경향을 걱정한다


이 글을 작성하던 중에 네팔에서의 시위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접했다.


지난주 네팔 정부는 가짜 뉴스와 혐오 발언, 온라인 사기 등을 근절한다며 SNS 플랫폼 사용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9일 청년들은 정부의 권위주의적인 결정이라며 거리로 나섰다. 많은 이들이 ‘당할 만큼 당했다’, ‘부정부패 척결’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일부는 카드가 샤르마 올리 총리의 고향인 다막의 총리 자택에 돌을 던지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사바나 부다토키는 앞서 BBC와의 인터뷰에서 SNS 금지 조치는 “우리가 모인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네팔 정부가 주장하는 이유는 세계 각국이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금지하는 이유와 같다. 하지만 정말 그것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려진 바도 없고 입증된 바도 없다. 네팔의 청년들은 어쩌면 다른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 진짜 목적이 아닌지 의심한 것이고 이에 대한 강력한 저항을 통해 금지 정책은 결국 철회되었다. 세계적인 권위주의적 경향성에 대한 청년들의 저항의 신호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폭정과 억압에 대항하는 마지막 수단으로서 반란에 호소하도록 강요받지 않으려면, 인권이 법에 의한 지배에 의하여 보호되어야 함이 필수적이다.’ 〈세계 인권 선언〉 전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네팔의 예는 인권이 법치에 의해 보호받지 못한 것에 대한 마지막 저항이라고 보인다. 보호라는 명목으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전면적으로 금지해 인권 침해 논란과 시행상의 혼란을 초래하기 전에, 차분하게 연구와 토론을 진행하며 인권에 기초해 학생 스스로 스마트폰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관련한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지금 한국에서 해야 할 일이다. 권위주의적 경향은 가속이 붙는다. 브레이크를 늦게 밟을수록 멈추기 더 어려워진다. 



❶  UNESCO(2023), 〈GLOBAL EDUCATION MONITORING REPORT 2023 Technology in education: A TOOL ON WHOSE TERMS?〉.

❷  “Put Learners First': Unesco calls for global ban on smartphones in schools”, 〈The Guardian〉, 2023년 7월 26일.

❸  고영주, “학생 휴대폰 수거 인권 침해 아니다? 실망스런 인권위 그리고 언론”, 〈오마이뉴스〉,  2024년 10월 18일. 밑줄은 필자 강조.

❹  “School cellphone bans complicated by logistics, politics and violence”, 〈Politico〉, 2024년 8월 9일. .

❺  “Is a statewide ban on cell phones in schools realistic?”, 〈NPR〉, 2025년 6월 21일.

❻  Australian Human Rights Commission, 〈Proposed Social Media Ban for Under-16s in Australia〉, 2024년 11월 21일.

❼  Lorraine Finlay·Anne Hollonds, 〈Australian parents and kids deserve better〉, 2024년 11월 25일.

❽  Goodyear, V. A. et al.(2025), 〈School phone policies and their association with mental wellbeing, phone use, and social media use (SMART Schools): a cross-sectional observational study〉, The Lancet Regional Health - Europe, 51.

❾  Joaquín Paredes-Labra et al(2025), 〈Techno-Pessimistic Shock and the Banning of Mobile Phones in Secondary Schools: The Case of Madrid〉.

❿  “수업 중 스마트폰 못 써요?” 학생들 난리인데… 효과 있나 봤더니”, 〈아시아경제〉,  2025년 9월 6일.

⓫  Victoria Goodyear et al.(2025), 〈Approaches to children’s smartphone and social media use must go beyond bans〉, The BMJ.

⓬  앞의 기사, 〈아시아경제〉,  2025년 9월 6일.

⓭  Smale, W. T., Hutcheson, R. & Russo, C. J.(2021), 〈Cell Phones, Student Rights, and School Safety: Finding the Right Balance〉, Canadian Journal of Educational Administration and Policy, 195, pp. 49-64.

⓮  “How will the new school cellphone bans actually be enforced?”, 〈CBC News〉, 2024년 8월 22일.

⓯  “Canadian schools are experimenting with cellphone bans, but some parents say the devices are lifelines”, 〈CBC News〉, 2023년 6월 13일.

⓰  “Students push back against Quebec's plan to fully ban cellphones in schools”, 〈CBC News〉, 2025년 5월 11일.

⓱  “네팔 ‘SNS 금지’ 항의 시위에 19명 사망… 결국 조치 철회”, 〈BBC News 코리아〉, 2025년 9월 9일.



교육공동체벗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하는 지식공동체입니다. 

교육 전문 매체인 격월간 《오늘의 교육》을 펴내고, 세상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안적인 삶을 함께 꿈꾸고 공부하고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모임도 꾸려 가고 있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은 배움과 나눔을 실천하는 지식공동체를 지향합니다. 교육에 대한 건강한 열망을 품은 사람들이 모이고 어우러질 수 있는 마당을 만들겠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은 협동조합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공통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경제조직입니다. 정론직필의 교육전문지,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정직한 책들, 함께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배움 공간 등 우리 교육에 필요한 것들을 우리 힘으로 만들고 함께 나누겠습니다.

 

‘벗’이라는 이름에는 경쟁과 수월성이 아닌 교육을 통한 우정의 실현(友)과 대안적 실천에 대한 의지의 표현(but)이 담겨 있습니다. 함께 배우고 나누는 우리 교육공동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격월간 《오늘의 교육》과 교육 관련 책들을 발행하며 다양한 모임들을 꾸리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교육》은 손쉬운 희망과 위로를 건네지 않고 정직하게 현실을 바라보고 기록하는 매체가 되고자 애써 왔습니다.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오늘날 교육 현장의 현실을 증언하고 새로운 철학과 방법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습니다. 책상에 ‘널브러진’ 학생들, 스펙 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삶의 문제는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진보 교육감’이 등장하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우리가 살아온 근대적인 삶의 방식을 총체적으로 성찰하고 바꾸어 나가는 데서 풀어 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교육의 생태적 전환, 교육과 페미니즘, 마을과 학교, 광장과 민주시민교육, 4차 산업 혁명과 교육의 시장화라는 기획으로 계속해서 이어 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강연과 연수, 포럼 등을 통해 교육 현안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교육 불가능의 시대’와 ‘교육의 생태적 전환’ 등의 주제로 전국을 순회한 〈이 시대 교육 포럼〉, 순종적인 교사이기만을 강요받는 불의한 시대에 불온한 교사를 꿈꾸자며 모인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 교육과 삶의 생태적 전환을 고민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농사를 짓는 〈교육농〉 등입니다.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격월간 《오늘의 교육》과 조합 통신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조합원 연수와 총회에 참여할 수 있고, 지역 벗모임과 《오늘의 교육》 읽기 모임, 교육농, 나눔공방 등 조합원들이 만들어 내는 모임들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임을 직접 제안하고 만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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