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벗]학생인권의 눈으로 본 학교의 풍경

조영선 씀

16,000원 | 2020

#인권 #성장 #교단일기


모범생으로 자라나 교사가 되어 다시 돌아간 교실은

기대한 모습과는 정반대다. 

그런데 ‘가오’와 사명감을 내려놓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학생의 눈높이에서 학교를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한 교사가 그린 학교의 풍경이다.


청소년 참정권이 대두되는 시대, 누군가는 ‘교실의 정치화’를 걱정하지만 저자는 드디어 학생들과 더 자유롭게 토론하고 학생들의 정치 활동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책은 한 신규 교사가 ‘좋은 교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학생인권의 지지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 《학교의 풍경 ― 삐딱한 교사 조영선의 솔직한 학교 이야기》의 개정판이다. 여러 해에 걸친 학급 자치 실험기와 학생들과 함께한 정치적 행동 등 원판 출간 이후 최근까지의 이야기를 더했다. 원판은 2011년에 출간되었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의 일제 고사 도입, 체벌 금지, 학생인권조례 등이 공론화되던 시기의 주장과 성찰을 담은 책이다.


18세 선거권의 시대, 학생인권 보장이 선거교육이다

18세로 선거권 연령이 하향되어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중 일부가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학생들이 제대로 투표할 수 있도록 특별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가장 먼저 고3 대상 선거교육을 위해 나섰다. 이에 저자는 ‘시민으로 살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민교육’이라고 일갈한다. 학생들을 둘러싼 일상의 공기가 민주적이지 않은데 지식으로만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것은 뜬구름잡기에 그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학교에서 경험한 일상에서의 민주적 관계 맺기와 학급 자치에 관한 좌절과 성장의 과정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학생인권이 살아나는 곳에서 교사의 권리도 살아난다

혹자는 학생인권 때문에 교권 침해가 심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반대로 학생인권이 신장되어야 교사의 권리도 살아난다고 주장한다. 체벌 금지, 두발 자유를 넘어 학급에서 교사의 권력을 내려놓고 학생들이 참여하고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을 최대한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교사 역시 학생들을 통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무거운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사, 학생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주된 이유는 학생들이 미성숙해서 남의 의견에 쉽게 경도되고 휘둘릴 것이라는 데 있다. 이에 필자는 단순히 ‘미성숙하다’, ‘논리적이지 못하다’고만 말할 수 없는 학생들 목소리 속의 진실을 조명한다. 학생들은 이미 정치적인 존재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학생들의 정치적 발언을 지지하고 경청함으로써 학교가 보다 교육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을 동료 시민으로 새롭게 만나고자 여러 시도를 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참고가 될 책이다.


조영선

서울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살고 있다. 교사로 ‘행복한 밥벌이’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학생인권을 만났다. 학생인권을 통해 ‘내 안의 꼰대스러움’으로부터 해방되면서 ‘학교에서 살아가는 힘’이 커지고 있다. 학교에서 좌충우돌하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는 괜찮은 교사, 아니 ‘괜춘한 인간’이 되고 싶다. 《학생인권의 눈으로 본 학교의 풍경》을 썼고, 공저로는 《인권, 교문을 넘다》, 《불온한 교사 양성과정》, 《가장 인권적인, 가장 교육적인》, 《그리고 학교는 무사했다》, 《저항하는 평화》, 《세상을 바꾸는 힘》, 《광장에는 있고 학교에는 없다》, 《가장 민주적인, 가장 교육적인》, 《세월호라는 기표》 등이 있다.


목차


개정판 머리말

초판 머리말 

들어가는 글 


1부. 나는 ‘좋은’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

아이들을 무서워할수록 아이들은 무서워진다

나는 왜 두발 자유에 집착하는가? 

호랑이 굴에서 인권을 고민하다 

‘참교사’, 불가능한 꿈 

교사의 다섯 가지 유형

교사는 친구인가, 조정자인가, 멘토인가?

계급장 떼고 만나는 즐거움 


2부. 학생들의 목소리를 공부하자

아이들의 꿈을 응원해 줄 수 있을까? 

“학교 오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아이들로부터 진실을 배운다

토론 수업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누가 아이들을 ‘무서운 10대’로 만드는가?

어린 ‘2등 시민’의 체념 

인권이 학교에 질문하는 것들 

학생인권이 바꾸는 학교의 풍경들 


3부. 교사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는 이어져 있다

학교 권력의 풍경

나는 ‘매우 만족’ 평가를 받는 교사일까?

스승의 날을 우울하게 만드는 제도 

교사를 위해서도 체벌 금지는 필요하다 

체벌 금지 이후, 학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자치 활동 코스프레는 이제 그만

‘학급공동체’에 대한 동상이몽 

교사로서 내가 해방되기 위해서 


4부. 학생과 함께 정치하다

촛불을 든 아이들 

나의 1인 시위 이야기

학교에서 시민교육이 잘 되지 않는 이유 

묻어갈 수 없는 시대, 금지가 있는 곳에서 정치가 시작된다

하야를 하야라 말하지 못하고 

촛불 주역 옭아매는 80년대식 교내 징계 

대통령 선거 날 교복 입고 투표한 이유 

청소년 참정권 농성장에서 배운 것 

‘교실의 정치화’가 걱정되신다고요? 


추천의 글


권혁철(한겨레평화연구소장)

19년차 교사의 학생인권 시행착오기 한겨레21 제1304호

지은이는 청소년 참정권을 적극 지지한다. 18살로 선거권 연령이 낮아져 고등학생 3학년 일부가 유권자가 되면서 ‘교실의 정치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은이는 교실의 정치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교실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왔다고 반박한다. 그는 투표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기 삶의 문제가 사회와 정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아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정치의 주체가 되는 건 삶의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학생들의 정치적 발언을 지지하면 학교가 더 교육적인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학생을 미성숙한 훈육의 대상이 아니라 동료 시민으로 대하자는 ‘학생인권’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이런 주장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렇더라도 이 책에 실린 ‘교실의 풍경’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험, 체벌 논란, 학생인권조례, 학교에서 잠만 자는 학생들 등등. 요즘 ‘교실 풍경’이 바로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고, 학생들의 솔직한 목소리가 가득하다.

이 책은 ‘좋은 교사’의 성공담이 아니라, 학교에서 좌절한 교사가 학생인권을 만나며 어떻게 학교를 견디고 있는지에 대한 고백이다. 


네티즌 리뷰


현종(알라딘100자평)

학교의 현실,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 학생의 권리 문제 등을 성찰하는 저자의 문제의식과 감수성이 돋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