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광장에는 있고 학교에는 없다

민주주의의 도전

홍서정, 최병우, 조영선 외 씀

12,000원 |  2017 

#학교민주주의 #정치참여


학교에는 민주주의가 있는가? 

학교를 광장으로 만들려고 한 사람들의 도전과 좌절, 

그리고 성장의 체험담.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가르친다고 하는 학교에는 민주주의가 없다. 

‘자치’를 말하지만 정치도 자유도 금지된 학교, 아니 자치조차 가로막는 학교의 현실을 고발한다. 

대한민국은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외치고 일구어 온 역사와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회가 민주화되었다고 하는 와중에도,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학교는 여전히 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곳으로 남아 있다. 민주시민교육이 교육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교육청도 학생인권과 학생 자치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학교 현장에서는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을 탄압하고 교사들의 입을 틀어막는 일이 반복된다. 학교에서 민주주의는 현판과 교과서에 갇혀 있는 죽은 글자일 뿐이다. 다시 민주주의가 화두가 된 이 시대이기에 우리는 더더욱 학교 민주주의를 다시 질문하고 논해야 한다. 이 책은 광장에는 있고 학교에는 없는 그것, 민주주의를 추구하고 현실에 도전했던 학생·교사들을 소개한다.

학교의 종교 강요와 보충수업 강요 등에 반대하여 문제를 제기했다가 끝내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던 학생의 이야기, 재학생들과 함께 잘못된 한국사 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붙인 졸업생, 고등학교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였다가 침묵을 강요당한 상처의 기억, 학생인권과 만나면서 새로운 배움을 경험한 학생의 증언, 동료 교사에 대한 부당한 인사에 문제 제기하며 겪은 학내 정치,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계기교육을 했다가 교육청 조사를 받은 교사의 성찰,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다가 징계를 받은 교사의 후일담, 학생들이 자유롭게 신문을 만들 수 있게 하려는 교사의 시행착오, 교사의 체벌 거부 선언과 학생들의 권리선언, 학생들이 게시판에 ‘박근혜 하야’를 써 붙이면서 학교 안에서 벌어진 사건들…….

이 책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사람들은, 학교 안에서 매일 접하면서도 눈감고 참았던 일상의 문제들에 맞서 저항한 이들이며, 자유롭게 말할 권리를 위해 싸운 이들이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은 최근 수년간의 세월호 참사, 한국사 교과서 문제, 학생인권 등 다양한 이슈들을 아우르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학생들은 ‘미래의 시민’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인권을 존중받고 자유롭게 참여하는 오늘의 시민으로 살고자 한다. 교사들은 국가가 시키는 대로만 하는 종복이 아니라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우리 시대의 문제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교사가 되고자 한다. 그들의 글은 학교 안에서 민주주의를 꿈꾼 ‘민주화운동가’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학교 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나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필자들의 경험담 속에서는 학교 안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했다가 벽에 부딪혀 좌절한 이야기, 도전하고 움직여도 어느새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마는 현실 등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작은 변화 하나를 얻기 위해 수많은 어려움과 부대낌을 넘어서야 한다. 이 책이 학교 민주주의에 대해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은, 이렇게 침묵하지 않고 말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학교가 변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홍서정 청소년녹색당

최병우 전남 중등 교사

조영선 서울 중등 교사

정은균 전북 중등 교사

임동헌 광주 중등 교사

이희진 대구 초등 교사

이윤승 서울 중등 교사

이용석 경기 중등 교사

이만희 대학생

성동석 대학생

밀루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미나리 대구 초등 교사

김수현 경기 중등 교사

김동이 노원지역청소년인권동아리 ‘화야’, 학생참여단 2기

강성규 대구 중등 교사


목차


책을 펴내며 | 조영선


1부 오늘을 살다

나의 학교생활 투쟁기 | 홍서정

종교 사학에 맨몸으로 부딪친 1년을 말하다

왜 그들은 교학사 교과서를 거부했을까 | 성동석

재학생들의 반대 운동을 바라본 한 졸업생의 기록

학생은 말할 수 있는가 | 이만희

여전히 ‘안녕하지 못한’ 나의 이야기

아직도 갈 길이 멀다 | 밀루

광주학생인권조례 그 후

학생인권에 낚이면 이렇게 됩니다 | 김동이

학생인권과의 우연한 만남, 그 이후


2부 부당한 지배를 거부한다

사소한, 그러나 용기를 내야 하는 결단 | 정은균

정치와 투쟁이 필요한 이유

정치적이나 정치적이지 않다 | 최병우

나의 수업 평가 방식은 왜 문제가 되었나

정치적 중립, 모호하고도 굴욕적인 | 미나리

정치를 가르치는 교사의 아이러니

묻어갈 수 없는 시대, 금지가 있는 곳에 정치가 시작된다 | 조영선

나는 왜 《416교과서》 계기 수업 공개 선언을 했나

나는 너와 함께 물가를 걷겠다 | 강성규

학생들한테 배운 중립의 참뜻

10년이면 강산이 변할까 | 이용석

국기에 대한 경례 거부, 그 후 10년


3부 민주주의는 연습이 아니다

자치 불능의 학교, 신민의 왕국을 만들다 | 김수현

이름뿐인 ‘당신들의 학생회’

자치는 연극이 아니다 | 이윤승

학생은 배우, 학교는 연출? 검열이 만든 학생회 선거 파행 이야기

학생이 말하게 하라 | 임동헌

학생회 신문 만들기, 그 시행착오의 시간들

조폭이길 거부하는 교사, 스스로의 권리를 외치는 어린이 | 이희진

교사와 학생이 각자의 자리에서 하는 세 가지 선언

하야를 하야라 말하지 못하고 | 조영선

학생회 담당 교사의 ‘찌질한’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