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삼 씀
15,000원 | 2013
#중등국어 #글쓰기수업 #인문학
아이들은 자신을 구성하는 ‘현실’을 알아야 한다. 점점 더 파국의 기미를 짙게 드리우는 이 근대 자본주의 문명이 ‘어찌할 수 없는 본연의 삶’이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는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삶’을 위한 교육이다.
입시로 분절되고 지식으로 토막 난 우리의 말글살이를 ‘삶’이라는 피륙으로 보듬어 싸안는 수업을 꿈꿔 온 ‘교사 이계삼’이 자신의 문제의식을 ‘삶을 위한 국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정립하고 그간의 고민과 실천들을 꼼꼼히 기록한 책. 저자는 얼마 전 공교육 교사를 그만두고 시대의 교사로서 첫발을 내디뎠지만, 여전히 솔직한 육성이 우정과 소통의 기반이며 교사는 이 같은 세상의 언어를 길어 올리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2010년 처음 출간된 뒤 18개월 만에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던 것을 교육공동체 벗에서 다시 개정 증보해 펴냈다.
파국과 절망의 시대, 교사는 다시 삶을 가르쳐야 한다
저자의 교육론은 책의 제목처럼 철저하게 삶의 문제에 착근해 있다. 저자는 자신이 가르친 아이들이 취업이 안 된다는 사실에서 ‘웬만하면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는 노동의 문제를 직시하고, 세계 경제 문제, 자본주의 문명의 문제를 꿰뚫어 본다. 그는 농업과 인문학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실제로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인문학과 농업의 가치를 가르친다. 이 책에는 인권, 생태, 교육, 현대사, 노동 등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현실’과 관련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수십여 개의 책과 영화, 기사, 칼럼, 영상들이 주제별로 언급된다.
세상을 읽어 내는 안목을 가진 교사들의 성찰적 글은 많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그러한 안목이 어떻게 구체적인 교육 실천으로, 수업으로 녹아날 수 있는지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 책은 훌륭한 수업 자료이며, 뿐만 아니라 스스로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공부를 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좋은 길벗이 되어 줄 것이다.
아이들의 삶과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위한 국어교육
저자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언어를 가르치기 위한 몸부림 끝에 ‘삶을 위한 국어교육’을 택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국어 교사는 이 세상 속에서 아이들의 삶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교사들의 성찰이 점점 옅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저자는 한때 온 사회를 흔들었던 ‘논술 광풍’ 앞에서 교사들이 논술의 해악을 고발하거나, 입시 논술의 흐름과 분명한 경계선을 긋거나, 아이들의 삶이라는 대전제를 준거로 삼아 맞서기를 고대했지만, 현실을 부정하지 못하는 ‘무력한 현실주의’를 확인했을 따름이다.
그런 와중에도 아이들의 고단한 나날들은 계속되고 있다. 수십 년이 흘러도 흔들림 없이 더욱 극악해지는 입시 경쟁 체제, 그 경쟁에서 설사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사회 진출 길목에서 여전히 암울한 현실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기후 변화와 식량, 에너지, 금융, 경제 문제를 비롯한 수많은 위기의 지표들은 외면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때문에 누군가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기가 맡은 영역에서, 가르치는 방식에서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방향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내면의 언어를 길어 올리는 정직한 글쓰기
개정 증보판에서는 ‘글쓰기’에 관한 저자의 문제의식들을 새롭게 보충했다. 저자의 글쓰기론이 담긴 <나의 작문론> 편과 글쓰기와 소통에 기반한 언어공동체에 대한 소망을 담은 강연문 <글쓰기와 언어공동체> 편, 인문학 강좌에서 저자가 강의한 기록 <약한 자들의 인문학> 편과 수업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글쓰기 견본 <아이들의 글쓰기> 편이 그것이다.
<나의 작문론>에서 저자는 외부로부터의 강요나 보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적 필요에 의해 시작되었던 자신의 ‘일기 쓰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에게 일기 쓰기는 “나만의 ‘밀실’이었고, 스스로에게 바치는 기도처였으며, 윤동주의 표현을 빌자면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은 악수’”였다. 저자는 일기 쓰기가 내면에서 길어 올려지는 정직한 요구를 언어로써 드러내는 훈련이며 그것이야말로 스스로를 구원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약한 자들의 인문학> 편은 동래여중에서 진행한 인문학 강의를 다듬은 원고이다. 저자는 이 강연에서 전상국의 단편소설 <우상의 눈물>을 가지고 세상에 만연해 있는 정의관의 실체에 대해, 그리고 현실에서 한 걸음 떨어져 관조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은 저자의 생생한 수업 장면을 그려 볼 수 있다.
<글쓰기와 언어공동체> 편에서 저자는 글의 가치를 육성이라고 말한다. 육성은 삶에서 길어 올린 일종의 절규다. 언어는 없던 현실을 창조하기도 하고, 분명히 존재하는 현실일지라도 그것을 설명하는 언어가 존재하지 않으면 없는 현실이 되어 버린다. 때문에 저자는 현실에 말의 옷을 입히는 작업을 통해 서로 공감과 소통의 기반을 닦고 우정의 기초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글쓰기 수업을 통해 탄생한 아이들의 글은 <아이들의 글쓰기> 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이계삼
경기도 김포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하여 고향인 밀양으로 학교를 옮겨 그만두기까지 11년간 중등 국어 교사로 일했다. 몇 권의 책을 썼고 여러 매체에 기고했지만, 지식인 문필가 행세는 체질에 맞지 않았다. 아이들과 뭔가를 함께 읽거나 보면서 때때로 먹을거리를 펼쳐 놓고 나누어 먹는 시간이 가장 좋았다. 그러나 기쁨만큼 고민도 깊어져 일생토록 이 즐거운 생활을 이어 갈 수 없으리라는 번민 속에서 결국 학교를 그만두었다. 인문학과 농업을 큰 줄기로 하는 교육을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리라는 절박한 마음이 자꾸 나를 충동질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국어 수업 자료가 있지만, 기실 내가 아이들로부터 들었던 최고의 칭찬은 내가 수업 시간에 꽤 즐거워 보였고, 자주 웃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내 국어교육의 시작이자, 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퇴직 이후, 감물생태학습관에서 인문학 교사로 일하며 어설픈 농사일을 실천하고 있고,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목차
개정 증보판 서문
초판 서문
1부. 삶, 사회, 국어교육
우정을 위한 성찰
국어 교사로 살아가기
민중의 평화를 가르치는 고전 교육
논술 독재 앞에서
나의 작문론
공정택, 류근일, 그리고 하워드 진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논술 능력이 필요한 것일까
아이들은 왜 욕을 할까
아이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자
2부. 삶을 위한 국어교육
지금 ‘삶을 위한 국어교육’을 생각하는 이유
‘나’를 찾아가는 국어 수업
아이들의 글쓰기
수업 시간의 여백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소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 좋은 영화 공부
아이들에게 ‘세상의 모습’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약한 자들의 인문학
3부. 세상 속으로
혼란을 위한 메모
2007년 6월의 단상들
애국자가 없는 세상
젊은 교사들에게 보내는 편지
사유하는 교사
글쓰기와 언어공동체
글의 출처
이계삼 씀
15,000원 | 2013
#중등국어 #글쓰기수업 #인문학
아이들은 자신을 구성하는 ‘현실’을 알아야 한다. 점점 더 파국의 기미를 짙게 드리우는 이 근대 자본주의 문명이 ‘어찌할 수 없는 본연의 삶’이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는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삶’을 위한 교육이다.
입시로 분절되고 지식으로 토막 난 우리의 말글살이를 ‘삶’이라는 피륙으로 보듬어 싸안는 수업을 꿈꿔 온 ‘교사 이계삼’이 자신의 문제의식을 ‘삶을 위한 국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정립하고 그간의 고민과 실천들을 꼼꼼히 기록한 책. 저자는 얼마 전 공교육 교사를 그만두고 시대의 교사로서 첫발을 내디뎠지만, 여전히 솔직한 육성이 우정과 소통의 기반이며 교사는 이 같은 세상의 언어를 길어 올리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2010년 처음 출간된 뒤 18개월 만에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던 것을 교육공동체 벗에서 다시 개정 증보해 펴냈다.
파국과 절망의 시대, 교사는 다시 삶을 가르쳐야 한다
저자의 교육론은 책의 제목처럼 철저하게 삶의 문제에 착근해 있다. 저자는 자신이 가르친 아이들이 취업이 안 된다는 사실에서 ‘웬만하면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는 노동의 문제를 직시하고, 세계 경제 문제, 자본주의 문명의 문제를 꿰뚫어 본다. 그는 농업과 인문학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실제로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인문학과 농업의 가치를 가르친다. 이 책에는 인권, 생태, 교육, 현대사, 노동 등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현실’과 관련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수십여 개의 책과 영화, 기사, 칼럼, 영상들이 주제별로 언급된다.
세상을 읽어 내는 안목을 가진 교사들의 성찰적 글은 많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그러한 안목이 어떻게 구체적인 교육 실천으로, 수업으로 녹아날 수 있는지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 책은 훌륭한 수업 자료이며, 뿐만 아니라 스스로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공부를 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좋은 길벗이 되어 줄 것이다.
아이들의 삶과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위한 국어교육
저자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언어를 가르치기 위한 몸부림 끝에 ‘삶을 위한 국어교육’을 택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국어 교사는 이 세상 속에서 아이들의 삶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교사들의 성찰이 점점 옅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저자는 한때 온 사회를 흔들었던 ‘논술 광풍’ 앞에서 교사들이 논술의 해악을 고발하거나, 입시 논술의 흐름과 분명한 경계선을 긋거나, 아이들의 삶이라는 대전제를 준거로 삼아 맞서기를 고대했지만, 현실을 부정하지 못하는 ‘무력한 현실주의’를 확인했을 따름이다.
그런 와중에도 아이들의 고단한 나날들은 계속되고 있다. 수십 년이 흘러도 흔들림 없이 더욱 극악해지는 입시 경쟁 체제, 그 경쟁에서 설사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사회 진출 길목에서 여전히 암울한 현실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기후 변화와 식량, 에너지, 금융, 경제 문제를 비롯한 수많은 위기의 지표들은 외면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때문에 누군가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기가 맡은 영역에서, 가르치는 방식에서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방향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내면의 언어를 길어 올리는 정직한 글쓰기
개정 증보판에서는 ‘글쓰기’에 관한 저자의 문제의식들을 새롭게 보충했다. 저자의 글쓰기론이 담긴 <나의 작문론> 편과 글쓰기와 소통에 기반한 언어공동체에 대한 소망을 담은 강연문 <글쓰기와 언어공동체> 편, 인문학 강좌에서 저자가 강의한 기록 <약한 자들의 인문학> 편과 수업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글쓰기 견본 <아이들의 글쓰기> 편이 그것이다.
<나의 작문론>에서 저자는 외부로부터의 강요나 보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적 필요에 의해 시작되었던 자신의 ‘일기 쓰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에게 일기 쓰기는 “나만의 ‘밀실’이었고, 스스로에게 바치는 기도처였으며, 윤동주의 표현을 빌자면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은 악수’”였다. 저자는 일기 쓰기가 내면에서 길어 올려지는 정직한 요구를 언어로써 드러내는 훈련이며 그것이야말로 스스로를 구원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약한 자들의 인문학> 편은 동래여중에서 진행한 인문학 강의를 다듬은 원고이다. 저자는 이 강연에서 전상국의 단편소설 <우상의 눈물>을 가지고 세상에 만연해 있는 정의관의 실체에 대해, 그리고 현실에서 한 걸음 떨어져 관조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은 저자의 생생한 수업 장면을 그려 볼 수 있다.
<글쓰기와 언어공동체> 편에서 저자는 글의 가치를 육성이라고 말한다. 육성은 삶에서 길어 올린 일종의 절규다. 언어는 없던 현실을 창조하기도 하고, 분명히 존재하는 현실일지라도 그것을 설명하는 언어가 존재하지 않으면 없는 현실이 되어 버린다. 때문에 저자는 현실에 말의 옷을 입히는 작업을 통해 서로 공감과 소통의 기반을 닦고 우정의 기초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글쓰기 수업을 통해 탄생한 아이들의 글은 <아이들의 글쓰기> 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이계삼
경기도 김포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하여 고향인 밀양으로 학교를 옮겨 그만두기까지 11년간 중등 국어 교사로 일했다. 몇 권의 책을 썼고 여러 매체에 기고했지만, 지식인 문필가 행세는 체질에 맞지 않았다. 아이들과 뭔가를 함께 읽거나 보면서 때때로 먹을거리를 펼쳐 놓고 나누어 먹는 시간이 가장 좋았다. 그러나 기쁨만큼 고민도 깊어져 일생토록 이 즐거운 생활을 이어 갈 수 없으리라는 번민 속에서 결국 학교를 그만두었다. 인문학과 농업을 큰 줄기로 하는 교육을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리라는 절박한 마음이 자꾸 나를 충동질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국어 수업 자료가 있지만, 기실 내가 아이들로부터 들었던 최고의 칭찬은 내가 수업 시간에 꽤 즐거워 보였고, 자주 웃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내 국어교육의 시작이자, 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퇴직 이후, 감물생태학습관에서 인문학 교사로 일하며 어설픈 농사일을 실천하고 있고,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목차
개정 증보판 서문
초판 서문
1부. 삶, 사회, 국어교육
우정을 위한 성찰
국어 교사로 살아가기
민중의 평화를 가르치는 고전 교육
논술 독재 앞에서
나의 작문론
공정택, 류근일, 그리고 하워드 진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논술 능력이 필요한 것일까
아이들은 왜 욕을 할까
아이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자
2부. 삶을 위한 국어교육
지금 ‘삶을 위한 국어교육’을 생각하는 이유
‘나’를 찾아가는 국어 수업
아이들의 글쓰기
수업 시간의 여백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소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 좋은 영화 공부
아이들에게 ‘세상의 모습’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약한 자들의 인문학
3부. 세상 속으로
혼란을 위한 메모
2007년 6월의 단상들
애국자가 없는 세상
젊은 교사들에게 보내는 편지
사유하는 교사
글쓰기와 언어공동체
글의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