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교육 불가능의 시대

이계삼, 엄기호, 정용주 외 씀

13,000원 | 2011

#학교현장 #불평등 #소외


교육 불가능을 넘어 희망의 페다고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바로 이 어두운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오늘날 지옥으로 변해 가는 교육 현실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책.


오늘날 학교 현장의 교육 불가능을 말하다

오늘날 학교는 사실상 ‘교육 불가능’의 공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수업을 외면하고, 교사에게 대들고, 잠을 잔다. 아이들끼리의 먹이사슬은 더욱 공고해지고, 폭력과 일탈은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간다. 우등생은 학원에서 공부하고 열등생은 친구들 만나는 재미 하나로 학교에 간다. 한 해에 7만 명이 학교에서 밀려나는데, 이렇게 밀려난 아이들의 상당수는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알바를 하며 연명하거나 성性산업에 편입된다. 학교는 좌절의 공간이고, 세상은 혼자 힘으로 헤쳐 나가야 할 정글이다.  

교사들도 학생들만큼 무기력하다. 교사 집단을 관통하는 안락의 정서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교사는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을 통해 ‘자기 혁신’이라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포섭되고, 강화되는 평가 시스템 속에서 지식인으로서 정체성도 교육자로서 책무감도 내버린다. 일제고사로 대표되는 학교 간 경쟁이 강화되면서 교사들은 오로지 학생들의 성적으로 평가를 받게 되고, 결국 거대한 경쟁 시스템의 부속품이 된다. 전인교육은 고사하고 입시 교육에서도 주도권을 학원에 빼앗긴 교사들은 그저 학생들 스펙이나 정리해 주는 관리자로 전락했다. 

그러므로 학부모는 학교와 교사가 방기한 몫을 떠맡아야 한다. 학부모는 아이가 일탈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야경夜警이자, 학교 안과 밖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스펙 쌓기에 전념할 수 있게 스케줄을 관리해 주는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아이를 명문대에 보내 놓지만 정작 아이들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어른이 된다. 


아프지만 솔직한 교육 현장의 목소리들

이 책은 오늘날 지옥으로 변해 가는 교육 현실을 정직하게 드러낸다. 1부에서는 신자유주의가 우리 교육에 미친 영향과 교육 주체들의 내면의 변화를 추적한다. 신자유주의 광풍 속에서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는 경쟁과 자기 계발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며 신자유주의적 주체로 거듭난다. 2부에서는 주류 경쟁 속에서 소외되고 추방당했던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학교는 경쟁을 따라오지 못하거나 저항하는 이들을 밖으로 쫓아내면서 체제를 유지해 왔을 따름이다. 학교가 표면적으로라도 모든 아이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3부에서는 신자유주의적 모순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공간인 대학의 교육 불가능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시장의 논리가 학교를 지배하면서 대학은 더 이상 진리를 탐구하는 곳이 아니게 되었다. 천문학적인 등록금을 대기 위해 알바를 하느라 정작 해야 할 공부를 하지 못하는 가난한 학생이 부지기수다. 치열한 생존경쟁은 학생들을 원자화하여 연대할 수 없게 한다. 대학 문제에 대한 바른 진단과 처방 없이는 교육개혁의 방향을 잡기도 어렵고, 대안적 삶과 사회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도 없다. ‘교육 불가능’을 이야기할 때 대학 교육에 대한 비판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교육 불가능을 넘어 희망의 페다고지로

이 책은 ‘교육 희망’이 아니라 ‘교육 불가능’이라는 언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것은 좌절의 언어가 아니라 ‘래디컬한 희망’의 언어다. 희망은 현실을 정직하게 보는 데서, 현실의 교육 불가능성을 고통스럽지만 인정하는 데서, 그리고 새로운 철학과 방법을 치열하게 모색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가 교육 불가능의 공간이 되어 가는 상황은 이런 현실이라도 유지되어야 할 이유가 있는 이들이나 학교를 통해 무언가 물질적 이득을 챙기려는 이들에게는 확실히 재앙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진정한 교육의 의미와 한국 교육의 현실 사이의 괴리로 괴로웠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교육 불가능을 넘어 희망의 페다고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바로 이 어두운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혜원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최은정 교육공동체 벗, 오늘의 교육 기자 

채효정 학벌없는사회 운영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강사 

정용주 서울 백석초 교사,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 

이미연 전 중등교사 

이계삼 경남 밀양 밀성고 교사,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 

윤지형 부산 내성고 교사 

오혜진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엄기호 연세대 문화학 박사과정 수료,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 

안준철 전남 순천 효산고 교사 

서유정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예비 졸업생 

박소진 연세대 강사

민가영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HK연구교수 

문수현 서울대 영문과 석사과정,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

류경원 서울 영남초 특수학급 담당 교사 

노영수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학생 


목차


책을 펴내며


1부

신자유주의는 우리 내면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나

014 오늘날 학교 현장의 ‘교육 불가능’에 대한 사유 | 이계삼 

031 달리는 신자유주의 열차에 ‘우리’라는 좌석은 없다 | 정용주 

050 ‘매니저 엄마’의 탄생과 신자유주의적 교육개혁 | 박소진 

062 신빈곤, 혹은 외환 위기의 아이들

- 비유예, 비훈윤적 문화 | 민가영 


2부 

모두를 위한 학교는 없다

076 학교가 버린 아이들, 학교를 버린 아이들 | 채효정

095 문제아 홀로코스트

- 남양주 K고 무더기 퇴학 사태 |혜원

111 “선생님, 우리 반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 장애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배제와 차별 | 류경원

122 학교에 학습 부진 학생은 없다!

- 학교 부진아 정책 실태 보고서 | 정용주

141 아이들은 실패할 권리가 있다

 - 흔들리는 아이들, 하지만 꽃보다 아름다운 아이들 | 이미연

160 될성부른 떡잎들만을 위한 세상 

- 명품교육도시 K군에서 보낸 비교육적 나날들| 최은정


3부

대학의 교육 불가능 

174 학문하지 않는 대학 | 문수현 

184 대학, 악마와 거래하다 

-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 그 이후 | 노영수 

199 ‘잉여’들의 반란과 명륜동의 봄 

-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생들이 보낸 ‘475시간’에 대한 기록| 오혜진 

208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 가난할수록 공부할 수 없는 | 서유정

224 괜찮다, 안 괜찮아도 괜찮다 

- 어느 운 좋은 예비 졸업생의 취업 성공기 | 최은정

236 카이스트의 유령들

- ‘동시대인’의 죽음, 동시대인의 ‘죽음’ | 엄기호


에필로그 : 교육 불가능의 시대, 가르친다는 것은

260 이계삼 선생님께 | 안준철

273 안준철 선생님께 | 이계삼

284 ‘교육 불가능’과 《녹색평론》적 사유에 대한 소고小考 | 윤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