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농협동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이 함께 책을 읽고 나누자는 뜻으로
밑줄독서회를 해 오고 있습니다.
대상 책은 해마다 연초에 함께할 조합원들이 모여서 정합니다.
올해 2026년은 임덕연의 시집 《연못 하나를 팠다》로 출발했습니다.
다음은 후기입니다.
이번 밑줄독서회에는 저자를 초대, 말씀을 듣고 저마다 시 한 편씩을 골라 낭송하고 느낌을 나누며 진행.
이번 시집에 대해 저자, 임덕연의 말을 요약하면 이렇다.
- 2014년에 펴냈던 남한강 편지가 자연의 망가짐을 이야기했다면 연못 하나를 팠다는 여주에 살면서 느낀 서정적인 것에 초점을 두었다. 이전 시집이 사회적 참여에 대한 고민이 주였다면, 이번 시집은 나에게 들려 주는 나의 이야기이다.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외로움과 쓸쓸함, 변방의, 가정과 부부의 이야기이다.
저마다 골라 낭송했던 시들과 나눈 느낌은 이렇다.
첫 완두
한 아이가 읽으면
모두 합창하듯 따라 읽던
옛날 국민학교 교실
완두콩 다섯 알 이야기
특별한 날 특별하게 먹던
구 군포사거리 술집 골목안
'진짜루' 간판 덜렁거리는 중국집
짜장면 위 완두콩 서너 알
경칩 지난 봄
밭 만들어 심는 첫 작물 완두콩 한 두럭
오늘 저녁 완두
꼬투리째 삶아
한 소쿠리 다 까먹었다.
달다 달어
첫 완두
이 시를 낭송한 조진희는 완두의 달달한 맛이 확 느껴진다며, 학교 텃밭에 원추형의 완두콩 텃밭을 만들겠단다. 화분들을 둥그렇게 놓고 지주를 원추형으로 놓아 콩을 올린 강주희 조합원 학교 텃밭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 이를 해 보겠단다.
봄이다
흙을 비집고 나온
여린 싹이 보이면
봄이다.
앞산
생강나무 노란 꽃
서너 점점 보이면
봄이다.
무당벌레
방바닥에 몇 마리
스멀스멀 보이면
봄이다.
버드나무 가지가지
연초록빛이
아스라이 보이면
봄이다.
그대가 갑자기
무척
보고 싶어지면
봄이다.
서명숙은 얼마 전 부친 묘소에 다녀오다 본 나무들에서 번지는 연초록빛이 너무 예뻐 가슴이 설렐 정도였다며, 학교 텃밭 들꽃들에도 그 빛이 번지는 것이 너무 아름답단다. 이 시가, 딱 그렇단다.
덧붙여 학생들과 마지막 행 봄이다만 남겨 두고 이어짓기 활동을 하면 좋겠단다.
( )
( )
봄이다.
누군가 이렇게 채워 주었다.
(노란 후리지아 한 단)
봄이다.
다음 해는 뭘 심을까?
콩을 심었다.
검은콩을 심었다.
서리 올 때 심고
서리 올 때 거둔다는
서리태를 심었다.
콩잎 참 좋을 때
고라니가 와서 싹 먹어 치웠다.
고구마를 심었다.
꿀 고구마를 심었다.
거름 조금 해도 좋고,
봄에 심으면 가을까지
거의 손 안 가는
참 편한 고구마 농사다.
알도 차기 전에 땅속 생기다 만 고구마까지
멧돼지가 싹 먹어 치웠다.
땅콩을 심었다.
쪄 먹어도 좋고
볶아 먹어도 좋은
고소한 땅콩을 심었다.
땅콩 알이 생기기도 전에
생기다 만 뿌리혹까지
까치가 싹 다 먹어 치웠다.
“내 입속에도 좀 들어오게 좀 해 봐요.”
겨울 저녁 내내
아내는 새우깡을 먹으며 〈나는 자연인이다〉를 본다.
박경은은 너도 먹고 나도 먹고 우리 함께 먹자, 인간도 비인간 동물도 함께! 하여 다음에는 뭘 심을까 궁금해진단다.
봄
밭 가득
잡초다.
내 마음은 온통
잡념투성이다.
어쩌자고
바람은
자꾸 불어오나.
김현실은 올해는 업무지원팀. 헌데 학생자치회도 맡게 돼 관련 상담을 하느라 쉬는 시간조차 없다고. 지난해는 근근히 텃밭에서 숨통을 틔우곤 했는데! 똑같은 봄인데! 나는 왜? 맘이 불뚝하단다. 이런 상황인데도 교육농이 스멀스멀! 텃밭 담당자여! 혹시 남는 텃밭이 있으면 내게도! 간청하고 말았다고.
시골살이
지금은 한 살이라도 젊어 시골 살지만
더 나이 먹고 늙은이 되면
도시 가서 살자고
아내가 말합니다.
나는 맞장구를 칩니다.
좀 늙으면
병원도 가까워야 하고,
가게도 가까워야 하고
친구도 가까워야 하고
공연장도 가까워야 한다고
아내가 말합니다.
나는 맞장구를 칩니다.
좀 늙으면
밥 빵 탄수화물을 줄이고
닭 가슴살과
훈제 연어와
신선한 채소와 달걀 흰자만
먹어야 한다고 아내가 말합니다.
나는 맞장구를 칩니다.
좀 늙으면
어디 목 좋은 곳
상가라도 하나 사 임대료 받거나,
역세권 아니더라도 아파트 하나 사 놓고
월세라도 받으며 살아야 한다고
아내가 말합니다.
나는 맞장구를 칩니다.
마지못해 하는 맞장구인 줄 아는지
아내가 짜증을 냅니다.
말로만!
풀씨는 임덕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는 시라고. 좋은 사람들과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맞춰 가는 듯하다고.
그 밖에 여러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는데, 다들 교육농과 관련지어 시를 읽고 느끼는 것도 신기방기. 때를 잘 맞춰야 한다, 때를 알려면 다 겪어야 하니, 그 또한 지금 다 겪고 사랑해야 한다는 역설이다 등.
시는 읽는 사람의 몫일 뿐, 시를 쓴 사람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시는 읽는 이의 감성을 불러오는 촉발제일 뿐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그를 위한 씨 뿌리기라며 모두 시를 써 보라는 임덕연의 말로 마무리.
다음 밑줄독서회모임
2026년 4월 21일 오후 8시
>>>독서회 참가
교육농협동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이 함께 책을 읽고 나누자는 뜻으로
밑줄독서회를 해 오고 있습니다.
대상 책은 해마다 연초에 함께할 조합원들이 모여서 정합니다.
올해 2026년은 임덕연의 시집 《연못 하나를 팠다》로 출발했습니다.
다음은 후기입니다.
이번 밑줄독서회에는 저자를 초대, 말씀을 듣고 저마다 시 한 편씩을 골라 낭송하고 느낌을 나누며 진행.
이번 시집에 대해 저자, 임덕연의 말을 요약하면 이렇다.
- 2014년에 펴냈던 남한강 편지가 자연의 망가짐을 이야기했다면 연못 하나를 팠다는 여주에 살면서 느낀 서정적인 것에 초점을 두었다. 이전 시집이 사회적 참여에 대한 고민이 주였다면, 이번 시집은 나에게 들려 주는 나의 이야기이다.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외로움과 쓸쓸함, 변방의, 가정과 부부의 이야기이다.
저마다 골라 낭송했던 시들과 나눈 느낌은 이렇다.
이 시를 낭송한 조진희는 완두의 달달한 맛이 확 느껴진다며, 학교 텃밭에 원추형의 완두콩 텃밭을 만들겠단다. 화분들을 둥그렇게 놓고 지주를 원추형으로 놓아 콩을 올린 강주희 조합원 학교 텃밭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 이를 해 보겠단다.
서명숙은 얼마 전 부친 묘소에 다녀오다 본 나무들에서 번지는 연초록빛이 너무 예뻐 가슴이 설렐 정도였다며, 학교 텃밭 들꽃들에도 그 빛이 번지는 것이 너무 아름답단다. 이 시가, 딱 그렇단다.
덧붙여 학생들과 마지막 행 봄이다만 남겨 두고 이어짓기 활동을 하면 좋겠단다.
( )
( )
봄이다.
누군가 이렇게 채워 주었다.
(노란 후리지아 한 단)
봄이다.
박경은은 너도 먹고 나도 먹고 우리 함께 먹자, 인간도 비인간 동물도 함께! 하여 다음에는 뭘 심을까 궁금해진단다.
김현실은 올해는 업무지원팀. 헌데 학생자치회도 맡게 돼 관련 상담을 하느라 쉬는 시간조차 없다고. 지난해는 근근히 텃밭에서 숨통을 틔우곤 했는데! 똑같은 봄인데! 나는 왜? 맘이 불뚝하단다. 이런 상황인데도 교육농이 스멀스멀! 텃밭 담당자여! 혹시 남는 텃밭이 있으면 내게도! 간청하고 말았다고.
풀씨는 임덕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는 시라고. 좋은 사람들과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맞춰 가는 듯하다고.
그 밖에 여러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는데, 다들 교육농과 관련지어 시를 읽고 느끼는 것도 신기방기. 때를 잘 맞춰야 한다, 때를 알려면 다 겪어야 하니, 그 또한 지금 다 겪고 사랑해야 한다는 역설이다 등.
시는 읽는 사람의 몫일 뿐, 시를 쓴 사람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시는 읽는 이의 감성을 불러오는 촉발제일 뿐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그를 위한 씨 뿌리기라며 모두 시를 써 보라는 임덕연의 말로 마무리.
다음 밑줄독서회모임
2026년 4월 21일 오후 8시
>>>독서회 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