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토종벼 채종논

202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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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5일 양평에 있는 토종벼 채종논 견학을 다녀왔다. 텃밭보급소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 텃밭보급소는 10여 년 전 도시 농업 보급을 위해 창립된 단체로 토종 종자와 전통 농업 복원, 공동체 농사 등을 지향하고 있다. 학교 텃밭 강사들로도 활동하고 있어 교육농에서는 여러 가지 배울 점이 있다. 

최근에는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도 깊어져 해당 지역 토양과 기후 적응 여부로 토종 씨앗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도 있다. 

토종벼를 찾고  복원해 온 이는 이근이(우보농장) 님이다. 양평의 토종벼 재종논은 3년 전 양평군의 지원으로 시작된 사업. 그러나 올해로 종료 예정이어서 양평에서는 더 이상 채종논을 볼 수 없게 된다. 


-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지난 3년 동안 받아왔던 양평군의 지원이 올해로 끊어진다며 이근이 님이 덧붙인 말. 좋아서 하는 일은 같이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 좋고, 없으면 없는 대로 내가 좋으니까 또 이어 간다고 한다. 

일제가 기록한 토종벼 종류 1500여 종 중 그가 복원한 것은 450종. 종수가 많기도 하지만 1년의 벼 생장 주기를 고려하면 대단한 노력이다. 복원 품종 수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오랜 시간이 있다. 누군가 국가가 할 일이 아니냐 묻는다. 국가? 그런 지원은 아직까지는 없다. 토종벼 채종논은 내년 2024년엔 다른 지역 어딘가에 새로 들어서거나 고양에 있는 우보농장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 어느 품종이 맛있다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토종 복원 의미를 설명하기는 간단치가 않다. 다만 그는 씨앗에 깃든 역사와 문화를 복원 이유로 든다. 그러므로 각각의 품종 복원은 각각의 역사와 문화를 살려내는 일로서 그 특색을 드러낼 수 있을 뿐이다. 맛은 주관적이기도 하지만 만약에 ‘맛’으로만 설명한다면 어느 순간부터 해당 품종만 남게 돼 복원이 의미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 품종 끼리 섞이는 일은 없습니다. 

벼는 자가수분을 한다. 이곳에서는 논을 달리해 심지 않는다. 다만 구별을 위해 구획을 나눠 심을 뿐이다. 그래서 일일이 손으로 심고 벤다.  


- 볏단을 세워 말립니다.

벼를 묶어 세워 두면 하루 이틀이면 마른다. 베었을 때 수분율이 20% 정도인데, 15~16% 정도까지 말려야 한다. 그래야 보관이 된다. 어느 품종이라도 수확 직후 맛이 좋다. 시간이 지날수록 맛은 떨어진다. 쌀 보관 적정온도는 10도 정도.


대개의 논은 크고 반듯하다. 기계가 들어가 논도 갈고 모도 심고 베고 수확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계가 들어가지 못하는 일부분만 손으로 벤다. 때문에 논농사는 쉽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러한 기계를 이용하는 것도 다 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일이 손으로 해도 기계를 이용해도 어느 경우나 정부 수매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토종쌀 맛이 궁금하실 텐데, 우보농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아래 사진들 끝에 해당 품종 소개와 구입 방법을 올려두었다. 

- 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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