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보급소의 바람들이농장 퇴비장독대 견학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게 무엇인가 궁금하면서도 장독을 놓아두는 장독대를 퇴비에 갖다 붙이다니 재밌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바람들이농장은 안산시 부곡동 소재 600여 평 규모의 안철환 님 개인 농장. 그는 도시농업과 도시텃밭 보급운동을 시작한 이이기도 하다.
오늘 견학은 퇴비를 어떻게 만드는지 보고 농장을 둘러보는 것. 나는 이분의 농장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꼭 가 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똥이 밥이다, 이런 얘기를 하며 생태화장실, 퇴비통 등을 보급해 오기도 했으니. 퇴비+장독대는 그런 점에서는 다 이유가 있는 작명인 셈이다.
퇴비장독대
퇴비장독대는 단출했다. 원두찌꺼기퇴비통, 똥퇴비통, 음식물퇴비통, 지렁이퇴비통 등을 모아놓았다. 각 퇴비의기본은 톱밥을 섞는 것. 침출수를 잘 빼내는 것. 적당히 통기시키는 것.
톱밥은 생태화장실 소변통에도 사용하고 있었다. 대개 오줌은 밀폐해서 발효시키는데 톱밥과 섞어두는 것은 괜찮은가 보다. 어릴적 농가 화장실엔 잿간이 있었다. 나무를 때서 밥도 하고 방도 덥히고 쇠죽도 쑤었기에 재가 나올 수밖에 없긴 하지만 그때는 왜 자를 모아두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그냥 이곳에 오줌을 누라고 했으니 따랐을 뿐이지. 재는 탄소가 많고 오줌에는 질소가 많으니 퇴비를 만드는 데 아주 훌륭한 조합이라는 걸 그 후로도 오랫동안은 배울 일이 없었다.
음식물쓰레기나 원두도 미생물 발효가 대부분인데 그냥 톱밥만 쓴다. 발효가 더디면 간혹 미생물을 넣어주기도 한단다.
지렁이퇴비통은 바닥에 열선을 이용한 온수 호수를 깔아서 겨울을 날 수 있게 했다. 가정에서 겨울에 베란다 수도에 감아 쓰는 열선과 같은 것이다.
잘 발효된 퇴비는 냄새가 좋다. 침출수 또한 마찬가지. 참, 톱밥(집성목이 아닌 원목)은 탄소 비율이 높아 왕겨와 함께 가장 많이 쓰이는 퇴비 조력자이다.
숲밭
바람농장은 국립산림과학원 지원을 받은 산림생태텃밭이기도 하다. 1년생 중심의 도시농업의 한계를 넘고 싶어서 정원형으로 설계한. 요즘 많이 듣는 먹거리 숲이다. 안철환 님이 먹거리 숲에 관심을 갖자며 들려준 한마디.
“들에 가면 지주가 있지만, 숲에 가면 요정이 있다.”
단작으로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노동력이 필요한 작물 재배보다는 사계절을 살아가는 여러 가지 작물들을 키우는 환경을 만드는 숲밭이 적절히 노동력을 분배해 주는 매력이 있기도 하다는 것. 밭+정원. 교육농은 교육을 바탕으로 이와 같은 고민을 더해 가야지 싶다.
학교 텃밭이라 얘기하면 떠오르는 상들이 있다. 어느 지역을 가도 대개는 플라스틱 화분, 같은 작물들이 심긴. 수확만을 목적으로 하면 달리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교육을 중심에 두는 교육농에서는 달리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지역과 학교의 특색을 반영한 과실수들과 채소, 허브식물, 여러 가지 꽃과 야생초들이 어우러진, 학교 자체가 지역의 숲밭이 되는 상상. 멋지다!
- 풀씨
인터넷에는 안철환 님과 바람들이농장 견학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 있다. 이들을 통해서 농장의 전반적인 모습과 안철환 님의 철학 등을 자세히 접할 수 있다.
최근 안철환 님이 쓴 책이 《어제 어떻게 먹었나요? - 육하원칙으로 본 먹을거리》, 빨간소금. 이날 많은 말씀을 시순을 넘나들며 들려주었는데, 그 이야기들을 담은 것이 이 책이란다. 책 소개 대강이 이렇다.
“오늘의 나는 어제 먹은 밥”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 밥은 물질적인 재료(What)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 밥을 어디서(Where), 누구와(Who), 어떻게(How), 언제(When), 왜(Why) 먹었는지까지 포함한다. 같은 밥이라도 집에서 먹었는지 밖에서 먹었는지, 식구들과 먹었는지 혼자 먹었는지, 제시간에 먹었는지 야식으로 먹었는지, 그 밥을 준 땅과 하늘, 농부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는지 그냥 먹었는지에 따라 오늘의 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혼밥’과 ‘안전한 먹을거리’로 상징되는 오늘날의 음식 문화에는 ‘뭘 먹을까?‘만 강조되고 나머지는 빠진 느낌이다. 이런 흐름에 대해 질문과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이것이 이 책 제목을 ‘오늘 무엇을 먹었나요?’가 아니라 ‘어제 어떻게 먹었나요?’로 지은 이유이고, ‘육하원칙으로 본 먹을거리’라는 부제를 단 이유이다.
>>> 책 소개 자세히 보기









텃밭보급소의 바람들이농장 퇴비장독대 견학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게 무엇인가 궁금하면서도 장독을 놓아두는 장독대를 퇴비에 갖다 붙이다니 재밌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바람들이농장은 안산시 부곡동 소재 600여 평 규모의 안철환 님 개인 농장. 그는 도시농업과 도시텃밭 보급운동을 시작한 이이기도 하다.
오늘 견학은 퇴비를 어떻게 만드는지 보고 농장을 둘러보는 것. 나는 이분의 농장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꼭 가 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똥이 밥이다, 이런 얘기를 하며 생태화장실, 퇴비통 등을 보급해 오기도 했으니. 퇴비+장독대는 그런 점에서는 다 이유가 있는 작명인 셈이다.
퇴비장독대
퇴비장독대는 단출했다. 원두찌꺼기퇴비통, 똥퇴비통, 음식물퇴비통, 지렁이퇴비통 등을 모아놓았다. 각 퇴비의기본은 톱밥을 섞는 것. 침출수를 잘 빼내는 것. 적당히 통기시키는 것.
톱밥은 생태화장실 소변통에도 사용하고 있었다. 대개 오줌은 밀폐해서 발효시키는데 톱밥과 섞어두는 것은 괜찮은가 보다. 어릴적 농가 화장실엔 잿간이 있었다. 나무를 때서 밥도 하고 방도 덥히고 쇠죽도 쑤었기에 재가 나올 수밖에 없긴 하지만 그때는 왜 자를 모아두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그냥 이곳에 오줌을 누라고 했으니 따랐을 뿐이지. 재는 탄소가 많고 오줌에는 질소가 많으니 퇴비를 만드는 데 아주 훌륭한 조합이라는 걸 그 후로도 오랫동안은 배울 일이 없었다.
음식물쓰레기나 원두도 미생물 발효가 대부분인데 그냥 톱밥만 쓴다. 발효가 더디면 간혹 미생물을 넣어주기도 한단다.
지렁이퇴비통은 바닥에 열선을 이용한 온수 호수를 깔아서 겨울을 날 수 있게 했다. 가정에서 겨울에 베란다 수도에 감아 쓰는 열선과 같은 것이다.
잘 발효된 퇴비는 냄새가 좋다. 침출수 또한 마찬가지. 참, 톱밥(집성목이 아닌 원목)은 탄소 비율이 높아 왕겨와 함께 가장 많이 쓰이는 퇴비 조력자이다.
숲밭
바람농장은 국립산림과학원 지원을 받은 산림생태텃밭이기도 하다. 1년생 중심의 도시농업의 한계를 넘고 싶어서 정원형으로 설계한. 요즘 많이 듣는 먹거리 숲이다. 안철환 님이 먹거리 숲에 관심을 갖자며 들려준 한마디.
“들에 가면 지주가 있지만, 숲에 가면 요정이 있다.”
단작으로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노동력이 필요한 작물 재배보다는 사계절을 살아가는 여러 가지 작물들을 키우는 환경을 만드는 숲밭이 적절히 노동력을 분배해 주는 매력이 있기도 하다는 것. 밭+정원. 교육농은 교육을 바탕으로 이와 같은 고민을 더해 가야지 싶다.
학교 텃밭이라 얘기하면 떠오르는 상들이 있다. 어느 지역을 가도 대개는 플라스틱 화분, 같은 작물들이 심긴. 수확만을 목적으로 하면 달리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교육을 중심에 두는 교육농에서는 달리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지역과 학교의 특색을 반영한 과실수들과 채소, 허브식물, 여러 가지 꽃과 야생초들이 어우러진, 학교 자체가 지역의 숲밭이 되는 상상. 멋지다!
- 풀씨
인터넷에는 안철환 님과 바람들이농장 견학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 있다. 이들을 통해서 농장의 전반적인 모습과 안철환 님의 철학 등을 자세히 접할 수 있다.
최근 안철환 님이 쓴 책이 《어제 어떻게 먹었나요? - 육하원칙으로 본 먹을거리》, 빨간소금. 이날 많은 말씀을 시순을 넘나들며 들려주었는데, 그 이야기들을 담은 것이 이 책이란다. 책 소개 대강이 이렇다.
“오늘의 나는 어제 먹은 밥”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 밥은 물질적인 재료(What)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 밥을 어디서(Where), 누구와(Who), 어떻게(How), 언제(When), 왜(Why) 먹었는지까지 포함한다. 같은 밥이라도 집에서 먹었는지 밖에서 먹었는지, 식구들과 먹었는지 혼자 먹었는지, 제시간에 먹었는지 야식으로 먹었는지, 그 밥을 준 땅과 하늘, 농부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는지 그냥 먹었는지에 따라 오늘의 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혼밥’과 ‘안전한 먹을거리’로 상징되는 오늘날의 음식 문화에는 ‘뭘 먹을까?‘만 강조되고 나머지는 빠진 느낌이다. 이런 흐름에 대해 질문과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이것이 이 책 제목을 ‘오늘 무엇을 먹었나요?’가 아니라 ‘어제 어떻게 먹었나요?’로 지은 이유이고, ‘육하원칙으로 본 먹을거리’라는 부제를 단 이유이다.
>>> 책 소개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