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들과 교감하는 장소
- 서울 우장초 학교 텃밭
2학년 6반 교실에 들어섰다. 예쁜 색들이 책상 위에 펼쳐져 있다.
꽃잎차를 마시자고 한다. 코스모스 차를 맛보았다. 흠, 향이 날까 말까한 꽃잎차네.
다시 황화코스모스 차를 마시자 한다. 오~ 꽃잎색과 같은 물이 들었다.
향도 좀 더 진하다.
일상에서 이런 차를 마실 기회가 있겠나. 특별한 취미가 아니라면.
주희샘과 함께한 학생들은 재밌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먹기도 하고 비누도 만들고 압화 동화책도 만들고... 해 볼 수 있는 것들을 다 해 본다.
오늘 방문한 샘들은 오일연고를 만든다. 재료는 강주희 샘이 미리 다 준비를 해 놓았다.








연고를 만들고 텃밭으로 이동.
교육농을 고민하는 분들이 부딪히는 문제.
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 몰라도, 농사를 짓는다는 분들은 풀이 자라지 말라고 비닐멀칭을 하고 작물이 잘 자라라고 비료를 주고 벌레가 꼬이지 말라고 농약을 쓴다.
비닐멀칭을 하면 풀은 자라지 못하나 그 속에서 작은 생물들이 죽는다. 농약을 쓰면 소위 해충은 죽지만 더 많은 유익한 생명들이 죽는다. 비료는 작물을 잘 키우기도 하지만 작물에 그대로 남기도 한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흙에도 작물에도 사람에게도 모두 좋지 않다. 대부분 이런 작물들이 시장에 나오고 그걸 사먹는다. 돈으로 바꾸기 위해서 작물을 키우니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상황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농사를 지어 본 경험이 없어도 그렇게 보고 들어왔다. 모종가게에 가면 다 그렇게 알려준다. 거기서 농약도 비료도 같이 파니까.
교육농의 농사는 그런 농사가 아니다. 생명을 살리는 농사다. 교육은 아이들을 살리자고 하는 것인데, 그 아이들을 살리자며 다른 생명들을 죽이는 방식이 교육적일까?
있는 학교에서 동료들도 관리자들도 어렵게 설득해서 교육 장소로서 텃밭을 좀 만들었다 싶으면 다른 학교로 이동을 해야 할 때가 온다. 이동할 학교가 어떤 상황일지는 순전히 운이다.
강주희 샘이 이전 학교에서 우장초를 올 때도 그랬고 이제 내년에 갈 어떤 학교도 상황을 알 수가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굳건히 오로지 학생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나아가려고 해도 참 피곤한 일이다.
함께 뜻을 세우고 키워가는 동료들이 위안일밖에. 배운 것은 나누고, 어려운 일은 들어주고.




우장초 텃밭은 이제 없어진다고 한다. 내년에 놀이터가 들어선다는 것이다. 강주희 샘이 학생들과 함께 인생의 찬란한 순간을 경험했던 장소를 잃게 됐다. 생명들과 흠뻑 교감했던 곳이 이제 사라진단다.
- 풀씨
생명들과 교감하는 장소
- 서울 우장초 학교 텃밭
2학년 6반 교실에 들어섰다. 예쁜 색들이 책상 위에 펼쳐져 있다.
꽃잎차를 마시자고 한다. 코스모스 차를 맛보았다. 흠, 향이 날까 말까한 꽃잎차네.
다시 황화코스모스 차를 마시자 한다. 오~ 꽃잎색과 같은 물이 들었다.
향도 좀 더 진하다.
일상에서 이런 차를 마실 기회가 있겠나. 특별한 취미가 아니라면.
주희샘과 함께한 학생들은 재밌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먹기도 하고 비누도 만들고 압화 동화책도 만들고... 해 볼 수 있는 것들을 다 해 본다.
오늘 방문한 샘들은 오일연고를 만든다. 재료는 강주희 샘이 미리 다 준비를 해 놓았다.
연고를 만들고 텃밭으로 이동.
교육농을 고민하는 분들이 부딪히는 문제.
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 몰라도, 농사를 짓는다는 분들은 풀이 자라지 말라고 비닐멀칭을 하고 작물이 잘 자라라고 비료를 주고 벌레가 꼬이지 말라고 농약을 쓴다.
비닐멀칭을 하면 풀은 자라지 못하나 그 속에서 작은 생물들이 죽는다. 농약을 쓰면 소위 해충은 죽지만 더 많은 유익한 생명들이 죽는다. 비료는 작물을 잘 키우기도 하지만 작물에 그대로 남기도 한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흙에도 작물에도 사람에게도 모두 좋지 않다. 대부분 이런 작물들이 시장에 나오고 그걸 사먹는다. 돈으로 바꾸기 위해서 작물을 키우니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상황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농사를 지어 본 경험이 없어도 그렇게 보고 들어왔다. 모종가게에 가면 다 그렇게 알려준다. 거기서 농약도 비료도 같이 파니까.
교육농의 농사는 그런 농사가 아니다. 생명을 살리는 농사다. 교육은 아이들을 살리자고 하는 것인데, 그 아이들을 살리자며 다른 생명들을 죽이는 방식이 교육적일까?
있는 학교에서 동료들도 관리자들도 어렵게 설득해서 교육 장소로서 텃밭을 좀 만들었다 싶으면 다른 학교로 이동을 해야 할 때가 온다. 이동할 학교가 어떤 상황일지는 순전히 운이다.
강주희 샘이 이전 학교에서 우장초를 올 때도 그랬고 이제 내년에 갈 어떤 학교도 상황을 알 수가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굳건히 오로지 학생들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나아가려고 해도 참 피곤한 일이다.
함께 뜻을 세우고 키워가는 동료들이 위안일밖에. 배운 것은 나누고, 어려운 일은 들어주고.
우장초 텃밭은 이제 없어진다고 한다. 내년에 놀이터가 들어선다는 것이다. 강주희 샘이 학생들과 함께 인생의 찬란한 순간을 경험했던 장소를 잃게 됐다. 생명들과 흠뻑 교감했던 곳이 이제 사라진단다.
- 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