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57호] ‘포스트’가 아닌 ‘지금’ 코로나 시대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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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육》 57호는 지난 호에 이어서 코로나19 사태를 특집 주제로 삼았다. 56호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드러난 학교의 의미나 쟁점들을 짚었다면, 57호는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서 여러 학교 현장에서의 대처와 교육적 고민들을 담아 보았다. 바로 지금 코로나19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변화를 꾀해야 할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 사회와 교육의 진로를 결정할 것이다.
‘교육 현안 꺼내 보기’ 연재에서는 학교 통·폐합과 작은 학교의 필요성을 언급하였고, 기고 지면에는 코로나19 속 학교에서의 방역과 가정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소개하며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다각도의 접근을 시도했다. 특별 편성한 김종철 추모 기획에서는 김종철의 사상과 《녹색평론》을 되짚어 보았으며, 학교 자치에 대한 기획 지면에는 학교 자치를 위해 필요한 제도, 교육과정 자율성 등의 쟁점을 다루었다.



특집

‘포스트’가 아닌 ‘지금’ 코로나 시대의 교육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이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사회상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고, 아직 끝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오늘의 교육》은 섣불리 ‘포스트 코로나’를 말하기보단, 현재 교육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고 현장에서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바로 지금 여기’에서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용주의 글에선 코로나19 사태 속의 위험과 부담 역시 계층에 따라 위계적으로 작용함을 지적하며 교육 활동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그는 코로나19는 구조적인 위기이고, 바로 지금 코로나19를 대하는 자세와 행동이 앞으로도 반복될 위기를 어떻게 대면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윤승은 온라인 수업 준비와 운영을 교사들이 각각 하라는 교육청의 방침에 의문을 표한다. 그러면서 교사들 안의 협력과 나이 위계 등의 문제를 지적한다. 코로나19가 드러낸 또 다른 교사 노동의 이슈이다.
다음으로는 외국의 교육 기관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노르웨이와 일본의 소식을 전한다. 노르웨이의 경우는 교육 기관 내 집단 감염이 없었던 이유로 야외 활동 중심의 교육 활동과 도시 녹지, 그리고 노동자의 휴가 사용이 용이한 노동 조건 등을 꼽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에서도 학습 진도를 걱정하고 숙제를 늘리라고 하는 행정 당국의 요구 속에서 교사들의 노력과 고민을 보여 준다. 이어서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들의 리포트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속 교육에 대한 다양한 각도에서의 생각과 실천들을 담았다.
연중 기획에서는 코로나19 시대 또 하나의 이슈인 대학 등록금 반환 운동의 의의와 한계를 평가하는 글과 함께 교육의 공공성과 무상교육을 다루는 글들을 실었다. 그 외의 지면에서도 가정폭력의 문제, 참여 방역과 보건교육의 문제 등 코로나19 사태 속에 짚어 보아야 할 주제들을 다루었다. 코로나19에 대응하여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는 여러 교육 주체들의 이야기가 지금 필요한 실천과 논의가 무엇인지 더 입체적으로 보여 줄 것이다.



차례


8   바라보다                        | 최승훈 기자

10 읽은 이야기

특집  ‘포스트’가 아닌 ‘지금’ 코로나 시대의 교육
14 ‘포스트 코로나 교육’이 아닌 ‘지금 코로나 교육’ | 정용주
  -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코로나19 시대의 교육 사례
27 버스를 타자 | 이윤승
  - 교사들의 협업과 나이 위계
35 코로나19 이후, 녹색과 적색에서 도시 교육의 길을 찾다 | 윤상원
  - 어느 교사 부모의 노르웨이 교육 체험담
44 코로나19 사태와 일본의 학교 | 야마모토 겐지
  - 가고시마의 사례를 중심으로
56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들의 코로나19 리포트 | 양서영, 박노해, 김석규, 정수연, 정명옥, 최영미
  - 코로나19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 학교와 교육

연중 기획 ‘공(公)’을 다시 묻다
80 재난의 비일상에서 새로운 일상의 재구성으로 | 강석남
  - 대학 등록금 반환 운동의 의의와 한계
94 무료로 언제든 배울 수 있고,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 배진희
  - 쿠바의 사례로 본 교육의 공공성
102 교육, 인권과 자유의 주춧돌 | 류은숙
  - 인권으로서의 교육이 갖춰야 할 공공성

김종철 선생 추모 기획
114 영원한 나의 스승, 김종철 선생을 보내며 | 정명옥
123 자연으로 돌아가신 김종철 선생을 기리며 | 하승우
130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 | 채효정
  - 김종철에 대한 응답

기획 학교, 자치는 가능한가
144 학교 자치의 겉과 속 | 정은균
  - 자치와 정치 사이에서
158 학교 자치가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변화 | 이영상
175 학교 자치와 교육과정 결정권에 대한 단상 | 이현근

연재 

교육 현안 꺼내 보기 ②
188 학교의 규모, 학급의 규모 | 진냥(이희진)
  - 우리는 무엇을 위해 학교를 없애고 합쳤나?

1980년대의 청소년들, 너무나 정치적이었던 ③
197 학교를 ‘현장’으로, 학생을 ‘사회 변혁의 주체’로 | 전누리
  - 고등학생운동의 집합적 정체성


에세이
214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 | 박○○
  - 해임 교사와 연대해 사학 비리에 저항하는 학생들의 이야기

기고
229 삼정초 통폐합 추진, 이번이 마지막이길 | 박고형준
236 청소년을 ‘정치 새내기’ 취급하는 교육을 넘어 | 은선
  - 성미산학교 학생들과 함께한 청소년 참정권 교육
246 ‘배우지 못한’ 페미니즘 | 윤서
  - 페미니즘 운동 속 대학거부자의 언어
256 포스트 코로나 ‘참여 방역’, 보건교육을 돌아보자 | 우옥영
262 코로나19 위기 상황, 가정폭력 피해자의 위기는 매 순간! | 배은하

교육 현장 찾기
268 복지의 수혜자가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서기 위해 | 이경은
  - 반빈곤 운동 단체 홈리스행동에서 운영하는 홈리스 야학

리뷰
279 교사로 살아간다는 것 | 진현
  - 《교사, 수업을 살다》

286 두 줄 새 책
288 주제가 있는 독서


책 속에서 


기후 위기를 전면화하고 교육의 생태적 전환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하지만 나는 우선 교육과정 안에서 생각과 행동의 전환을 고민하며 실천하고 있다. 먼저 생각의 전환은 그동안 기후·환경교육이 단편적, 단절적으로 기후와 환경 문제에 접근하였다면 이제는 하나의 우산 아래 통합해 접근하며 시너지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후 위기를 순수하게 기후만의 문제로 보는 것을 넘어 정치·경제·사회적 맥락에서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며 종합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행동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당사자이자 배움의 주체로서 행동하고 변화의 에너지가 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디자인되어야 한다고 본다.

- 본문 24쪽, 정용주, 〈‘포스트 코로나 교육’이 아닌 ‘지금 코로나 교육’〉


누군가 버스를 타고 젊은 누군가는 억지로 기사가 될 것이 두려워, 굳이 역할을 나누어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데도 모두가 같은 작업을 각자 하게 하는 것은, 학교의 협업을 애초에 인정하지 않는 셈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는 그동안 학교 안의 협업이 부실했음을 서로 알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교육청도 알고 있었구나. 학교에서 나이에 의한 위계로 업무가 한쪽으로 몰린다는 사실을.

- 본문 33쪽, 이윤승, 〈버스를 타자〉


노르웨이 보건 당국은 교육 활동에 있어 녹지 공간에서의 야외 활동을 장려함으로써 교육 기관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 가능성은 최소화하면서도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을 도모했다. 심지어 밀폐된 교실 공간에서 활동을 최소화하고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학교에서 일절 시험을 치르지 않도록 조치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다시 문을 연 지 두 달이 지났지만 교육 기관 내 집단 감염 없이 아이들은 학교 일상으로 차츰차츰 회복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 본문 40쪽, 윤상원, 〈코로나19 이후, 녹색과 적색에서 도시 교육의 길을 찾다〉


전국 학력 테스트가 코로나19 사태로 중지되었음에도, 현의 교육위원회로부터 ‘전국 학력 테스트를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도록 하라’는 통지가 왔습니다. 그리고 현이 주관하는 일제 고사를 포함해서 ‘점수를 올리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숙제를 늘려라’라는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저는 ‘필요 없다. 수업으로 승부하겠다’ 하고 거부를 했습니다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점수를 올려라’라고 압박을 해 오는 지방 교육 행정의 모습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본문 54쪽, 야마모토 겐지, 〈코로나19 사태와 일본의 학교〉


등록금 반환 운동의 결과 비대면 강의는 기존의 등록금과 등가 교환 될 수 없는 예외적 교육 형태임을 사회적 합의로 인정받았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대학들은 비대면 강의 규제 완화를 통해 이 예외를 재난 이후 일상적 대학교육의 핵심으로 재규정하는 작업에 이미 착수한 모양새다. 하지만 등록금 반환 운동은 이러한 정부와 대학의 움직임에 보폭을 맞춘 대응을 보여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등록금 반환 운동의 최종 목표인 등록금 반환은 예외적 비대면 교육에 대한 일시적인 대안일 뿐이며, 등록금 반환 운동은 대학교육이 어떤 경로로 나아가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비워 두고 있기 때문이다.

- 본문 88쪽, 강석남, 〈재난의 비일상에서 새로운 일상의 재구성으로〉


제국주의의 사례가 보여 주듯, 국가주의, 인종주의, 식민주의, 성차별 및 각종 차별주의가 공교육으로 조직되는 것은 끔찍한 파국을 낳았다. 이런 역사적 교훈을 배경으로 〈세계 인권 선언〉은 교육권의 ‘목적’을 강조하게 됐다. 공교육에 대한 보장은 분명한 국가의 책임이되, 그것을 독점적인 권력 남용의 도구로 삼지 못하도록 교육의 핵심 원칙과 목적을 구속하기로 한 것이다. 바로 ‘인권’과 ‘자유’라는 가치이다. 괜찮은 건물, 잘 훈련된 교사, 근사한 교육 기자재 등이 갖춰져도 인권과 자유의 가치를 저버리면 교육이 아닌 게 돼 버린다는 의미의 구속이다.

- 본문 106쪽, 류은숙, 〈교육, 인권과 자유의 주춧돌〉


나는 그를 거인으로 명명하며, 그의 죽음을 김종철이란 거인의 시대가 저문 것으로 해석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한 시대가 있었고, 그 속에 그와 우리가 있었으며, 김종철의 물음과 응답이 있었고, 우리들의 응답과 물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일생을 ‘작은 사람들의 작은 땅’을 꿈꾸었던 그가 죽어서 ‘거인’이란 호칭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그의 실패의 한 지점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삶에 어쩔 수 없이 노정되었던 모순들에도 불구하고 그에겐 변함없이 한결같은 ‘일치’가 있었다.

- 본문 141-142쪽, 채효정,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


학생인권의 보장 문제는 진정한 의미의 학교 자치를 위한 기본적인 논리적 전제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전북에서는 2012년 〈전북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뒤 학교 내 생활 지도 시스템이 인권 친화적으로 바뀌었고,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규정하던 각 학교별 학교생활규정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작업이 2010년대 중반 이후 단위 학교별로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학생들의 자율적 판단과 참여를 기반으로 학교 자치의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 본문 151쪽, 정은균, 〈학교 자치의 겉과 속〉


학교의 의사 결정권은 교장이 독점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에서 교장은 교무 통할권을 비롯하여, 교직원에 대한 지도 감독권, 학교 규칙 제정권, 학생 징계권, 학생 지도권, 수업 운영 방법 결정권, 학생 평가권, 학교생활기록 등 모든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 법적으로 교사나 학생에게 주어진 권한은 없다. 학교 자치 확대를 이야기할 때 학교장의 권한만 확대되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가 존재할 정도로 모든 결정권은 학교장에게 있다.

- 본문 167쪽, 이영상, 〈학교 자치가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변화〉


《아이들의 계급투쟁》에도 학급당 학생 수 이야기가 나온다. ‘사고가 생겼을 때 교사 1인이 데리고 함께 대피가 가능한가’라는 것이 학급당 학생 수의 기준이라는 말에 잠시 충격받았다. 미카코는 어린 아동을 대하는 시설에서는 대피할 때 직접 서로 몸을 잡고 이동해야 하므로 6명 내외가 한계이고, 그래서 영국의 보육 시설은 교사 1인당 그 정도 인원으로 디자인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 사회도 수많은 학교에서의 사고를 겪었지만 ‘함께 대피가 가능한 인원’을 학급당 학생 수의 기준으로 고민하는 사회적 논의는 없었다.

- 본문 196쪽, 진냥(이희진), 〈학교의 규모, 학급의 규모〉


선거권 연령이 낮춰진 것을 계기로 제안받은 교육이었지만, 교육의 내용에는 청소년 참정권을 ‘만 18세 선거권’으로만 바라보는 협소한 경향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자 했다. 청소년 참정권을 협소하게 볼수록 청소년은 자신을 정치적 주체로 호명할 수 없게 된다. 18세 선거권만을 이야기하면, 이번 총선에서 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던 만 18세 청소년들의 선거 참여에만 주목하게 된다. 나이에 상관없이 더 폭넓은 차원의 참정권에 대해 이야기하는 와중에 선거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 본문 238쪽, 은선, 〈청소년을 ‘정치 새내기’ 취급하는 교육을 넘어〉


성별에 상관없이 교육에 접근할 권리는 중요한 인권이다. 그리고 대학의 간판, 학력은 여성을 지켜 주는 힘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속에는 학력주의의 문제가 같이 내재되어 있다. 더 나아가 서열화와 연고주의의 권력이 그 간판을 만들어 왔다. 학력이 성차별을 막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권력화된 학력으로 차별을 하고 있을 뿐이다.

- 본문 252-253쪽, 윤서, 〈‘배우지 못한’ 페미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