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육》 38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파면,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다시 한 번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여 세월호 참사 그 이후의 교육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특집 ‘4.16, 그 후’라는 제목은 4.16 세월호 참사 그 이후의 교육과 사회를 묻는 것임과 동시에, 4.16 교육 체제 등 세월호 참사 이후의 교육을 제시한 여러 선언들이 그 선언 이후 과연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성찰하려는 것이다. 38호에서 못 다한 논의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기고 지면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비롯하여 여러 교육 공약을 훑어보는 글과 함께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현안인 현장 실습 문제에 대한 선언 소개하는 글을 실었다. 또한 “대학의 이유” 기획 지면에는 대학의 반민주적인 행정의 사례로 서울대 시흥 캠퍼스에 관한 갈등과 한국외대 전 총장 명예교수 임용을 둘러싼 갈등 사례를 담아, 책임 없는 행정이 지배하는 대학의 현실을 다루었다.
그 밖에 학교에서 여성혐오와 성평등에 대한 게시물을 붙였다가 ‘메갈 교사’라고 불리며 공격받았던 교사의 경험담, 밀양에서 송전탑을 건설하며 한국전력이 마을과 삶을 어떻게 파괴했는지 구술을 통해 기록한 이야기 등 우리 사회의 ‘오늘’을 보여 주는 글들로 채웠다.
특집
4.16, 그 후 - 남은 것, 변화한 것
고통스럽고 충격적인 참사 이후, 우리는 참사가 무엇을 남겼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 물어야만 한다. 우리가 그 사건을 받아들이고 치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참사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이 지났다. 그러나 세월호는 불과 얼마 전에야 뭍으로 인양되었고, 진상 조사는 중단된 상태이다. 그간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있었음에도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섣불리 결론을 내리거나 평가를 할 수 없는 이유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월호 참사를 교육의 새로운 전기로 보고 ‘세월호 이후의 교육’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된 것도 사실이다.
《오늘의 교육》은 ‘4.16, 그 후’라는 이름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의 교육을 논하려 한다. 대표적으로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4.16 교육 체제’부터, 세월호 이후의 새로운 교육을 이야기한 것이 실제로는 무엇을 바꾸었는지 검토한다. 이는 논의나 선언들이 세월호 참사가 남긴 것을 충분히 담고 있는지 반성하려는 것인 동시에, 그 후에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둘러보려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의 교육》은 그 다음을 내다보는 작업으로 세월호 참사가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과 기억과 성찰을 남겼는지도 전하려 한다. 세월호 유가족의 이야기, 세월호 참사 이후 시민들을 인터뷰하고 기록한 작가의 이야기, 그리고 청소년의 이야기 등 세월호 참사가 무엇으로 남았는지를 이야기하고 공유하려 한다. 이는 그동안의 《오늘의 교육》이 해 온 작업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떤 변화와 전환을 지향해야 할지 다시 그 출발점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차례
6 바라보다 최승훈 기자 PDF
특집 4.16, 그 후
9 4.16이 ‘교육 체제’여야 하는가? 정용주 PDF
- 일란성 쌍생아, 5.31 교육 개혁과 4.16 교육 체제
30 4.16 교육 체제를 바라보는 시선 이규철 PDF
38 우리는 안전한가요? 남서현 PDF
44 절망에서 희망을 만든 사람들 한유미 PDF
51 우리에게 소중한 것 (익명) PDF
기고
59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 림보 PDF
-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의 권리 선언
69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의 과제와 전망 한만중 PDF
84 국가교육위원회에는 청소년이 들어갈 수 있을까? 쥬리 PDF 바로보기
기획 대학의 이유
90 법인 서울대, 민낯을 드러내다 석영 PDF
103 실패한 총장실 점거, 우리에게 남은 것 성동석 PDF
- 2016년 한국외대 총장실 점거를 돌아보며
113 주인 없는 대학 채효정 PDF
- 대학을 탐하는 자 누구인가
에세이
146 ‘메갈 교사’라 불리다 톨 PDF
154 나는 싸운다, 고로 존재한다 김영희 PDF
-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로 조각난 마을, 그곳의 ‘말’을 듣다
연재
수업비평 10년, 변화된 학교 현장을 찾아서
183 도덕적 지식 습득과 도덕적 판단 능력의 함양 사이에서 이혁규 PDF
- 경험적 실험을 통해 ‘존 롤스의 절차적 정의’를 배우는 윤리 수업
영화와 아이들
215 환등기, 사진, 그리고 영화라는 유령 김종구 PDF
- 영화는 마법으로 아이들을 사로잡고…… 2
리뷰
238 자전거는 자전거가 아니다 임한철 PDF 바로보기
- 《자전거로 충분하다 – 삶의 기술, 첫 번째》
255 단지 노동만이 아닌 노동 공현 PDF
- 〈‘좋은 노동’은 어디에?〉 - 《좋은 노동은 가능한가》 포럼 참가 후기
264 ‘나’의 무관심이 숙주가 된 참사의 연대기 조영선 PDF
- 《재난을 묻다》
272 새 책 나들이 PDF
274 잠깐 독서 PDF
276 주제가 있는 책 : 성소수자 PDF
책 속에서
‘교사 배제 교육과정’에서 교사가 수행하는 역할은 국가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을 수업을 통해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즉 교사는 학생에게 국가 교육과정을 연결해 주는 수도관conduit의 역할을 담당한다. 교사는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목적과 내용을 있는 그대로 학생에게 전달하기 위해 수업에서 교수-학습 방법을 선택하는 의사결정만 한다. 결국 미래-표준화된 교육과정은 교사, 학생에게서 현재적 삶의 맥락과 자유를 제거하게 된다. 4.16 교육 체제 역시 표준화와 미래 역량을 말하면서도 동시에 학생 각자의 개성과 교사의 자율성을 이야기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 본문 26쪽, 정용주, “4.16이 ‘교육 체제’여야 하는가?”
정책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를 할 때, 사람들의 마음을 얻습니다.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먼저, 교사들에게 질문을 해 주세요. 어떤 정책들을 덜어 내면 되는가? 교육청, 교육지원청에서 현장에 질문을 한번 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수많은 정책들이 세부적인 내용까지 제시되었는데, 과연 ‘빼기’에서 출발한 것인가 아니면 ‘더하기’를 하려고 한 것인가 성찰을 해 봐야 합니다.
- 본문 34쪽, 이규철, “4.16 교육 체제를 바라보는 시선”
‘가만히 있으라’는 말로 한 학년의 대부분을 잃은 단원고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가만히 있으라’ 이야기했다. 어떠한 결정권도 학생들에게 주지 않았다. 단원고에 재학 중인 형제자매에 대한 배려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학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교육은 무엇이 달라졌나 생각하면 화가 나고 슬퍼졌다. 학교는 여전히 대학 입시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돌아오지 못한 4명의 학생과 2명의 교사를 기다려 주지 못하는 학교와 교육청에 화가 났다.
- 본문 42쪽, 남서현, “우리는 안전한가요?”
세월호 참사가 깨닫게 해 준 것 중 하나는, 학생들이라고 해서 학교에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고 학교 역시 우리 사회 속에 있다는 것 아닐까 싶다. 세월호의 문제점과 정부의 문제점이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고 그중에는 학생들도 있었다. 비청소년들은 우리에게 나중을 위해서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 사회의 잘못된 점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사고로, 참사로, 재앙으로 닥쳐온다. 청소년이라고 해서 ‘나중에’ 죽지도 않는다. 그리고 학교 역시 우리 사회의 이러한 문제점들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 본문 57쪽, (익명), “우리에게 소중한 것”
특성화고 일부는 파견형 현장 실습에 나갔다가 힘들어 복귀하려는 현장 실습생에게 조금 더 버티라고 회유하고 있다. 취업률과 학교 이미지, 후배를 위해 더 참으라며 위험한 노동에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일부 학교는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복귀를 결정한 현장 실습생에게 사회봉사 등의 벌칙을 들이댄다. 교사와 학교는 현장 실습생이 산업체에서 겪는 부당한 처우에 함께 대응하는 방패가 되어야 한다.
- 본문 67쪽, 림보,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대학은 기업이다”라는 대통령의 발언으로 노무현 정부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학에 대한 관점도 불분명한 면이 있다. 현재 제시되어 있는 공약에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바로 대학 서열 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다. 대학 서열 체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채 추진되는 대학 입시 단순화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것인가?
- 본문 77쪽, 한만중,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의 과제와 전망”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된 피의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이다. 유력 정치인도, 명문대 출신 관료도, ‘문화계 황태자’라는 중견 예술가도, 오랜 전통을 가진 대학의 총장도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감과 지적 양심은커녕 잘못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감각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시흥 캠퍼스 사태와 학내 비정규직 차별 과정에 관여한 서울대 보직 교수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법인화 이후 대학의 경쟁력이 얼마나 강화됐는지는 의문이지만, 부끄러움을 모르는 얼굴 두께만큼은 웬만한 사기업 뺨을 치는 수준이 되었다.
- 본문 101쪽, 석영, “법인 서울대, 추한 민낯을 드러내다”
대학들에서 이어지는 점거 투쟁은 정부의 대학 구조 조정 정책과 상업화된 대학의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저항이 거세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 역시 한국외대에서 2016년 8월, 학교에 맞서 총장실 점거 투쟁을 했고, 그 결과 정학이라는 징계도 받았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사례는 2016년의 뜨거웠던 대학생 사회의 사건으로 잘 거론되지 않는다. 점거는 ‘우리들’끼리의 회고로, 징계는 ‘우리들’만 안타까워하는 일로 남았다.
- 본문 104쪽, 성동석, “실패한 총장실 점거, 우리에게 남은 것”
2층 본교무실 앞 복도에 큰 게시판이 있다. 그곳을 나누어서 성 평등 게시판이라는 팻말을 붙였다. 그리고 양성 평등 내용을 시작으로 성 역할, 성 소수자, 여성혐오 등에 대해 게시물을 붙이기로 했다. 그러다가 2016년 12월 8일, 여성혐오에 대해 부착한 게시물이 소위 ‘메갈 교사 논란’이 벌어지는 시발점이 되었다. 여성혐오의 개념을 설명하고, 여성혐오에 상응하는 ‘남성 혐오’는 없다는 도표였다. 게시물을 붙인 며칠 뒤, 그 아래에 “뇌피셜 메갈리아 4”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그래서 이 메모에 대한 설명을 인쇄해서 다시 부착했다.
- 본문 149쪽, 톨, “‘메갈 교사’라 불리다”
나는 밀양에서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있고, 앞으로도 배워 나갈 것이다. 나는 내 존엄을 지키기 위해 내 마지막 것들을 내던지며 싸워 보지 않았고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삶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대해 ‘무지’하다.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운 어른들은 우리 사회가 그래도 과거보다는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기대한 나의 ‘무식’을 일깨웠다. 또한, 자본과 권력이 공모하고 기획한 일이라면 그에 맞서는 그 누구의 삶이라도 단숨에 부서질 수 있다는 이 사회의 ‘과격’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었다.
- 본문 157쪽, 김영희, “나는 싸운다, 고로 존재한다”
내 동기가 EBS 문제 풀이식 수업을 해야 하고 임 교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고려하면서 교과서를 재구성해야 하는 이유도 이런 우리 삶의 도덕적 특수성과 관련되어 있다. 현실의 우리는 누구도 우리의 정체성으로부터 온전히 벗어나서 존 롤스의 무지의 베일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없다. 우리의 도덕적 선택은 우리의 현실적 조건 속에서 더 좋은 삶에 대해 반 보 내지 한 보를 내딛기 위한 실존적 선택에 의해서 좌우된다.
- 본문 210-211쪽, 이혁규, “도덕적 지식 습득과 도덕적 판단 능력의 함양 사이에서”
《재난을 묻다》의 들어가는 글은, “왜 우리는 익숙한 슬픔을 반복하는가” 묻는다. 그렇다. 사람들의 슬픔과 관심조차 반복되고 있다. 참사를 예방하거나 대처하는 매뉴얼은 부재한 반면, 사람들의 슬픔과 관심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국가가 철저한 매뉴얼을 갖고 있다.
- 본문 266쪽, 조영선, “‘나’의 무관심이 숙주가 된 참사의 연대기”
《오늘의 교육》 38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파면,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다시 한 번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여 세월호 참사 그 이후의 교육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특집 ‘4.16, 그 후’라는 제목은 4.16 세월호 참사 그 이후의 교육과 사회를 묻는 것임과 동시에, 4.16 교육 체제 등 세월호 참사 이후의 교육을 제시한 여러 선언들이 그 선언 이후 과연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성찰하려는 것이다. 38호에서 못 다한 논의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기고 지면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비롯하여 여러 교육 공약을 훑어보는 글과 함께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현안인 현장 실습 문제에 대한 선언 소개하는 글을 실었다. 또한 “대학의 이유” 기획 지면에는 대학의 반민주적인 행정의 사례로 서울대 시흥 캠퍼스에 관한 갈등과 한국외대 전 총장 명예교수 임용을 둘러싼 갈등 사례를 담아, 책임 없는 행정이 지배하는 대학의 현실을 다루었다.
그 밖에 학교에서 여성혐오와 성평등에 대한 게시물을 붙였다가 ‘메갈 교사’라고 불리며 공격받았던 교사의 경험담, 밀양에서 송전탑을 건설하며 한국전력이 마을과 삶을 어떻게 파괴했는지 구술을 통해 기록한 이야기 등 우리 사회의 ‘오늘’을 보여 주는 글들로 채웠다.
특집
4.16, 그 후 - 남은 것, 변화한 것
고통스럽고 충격적인 참사 이후, 우리는 참사가 무엇을 남겼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 물어야만 한다. 우리가 그 사건을 받아들이고 치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참사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이 지났다. 그러나 세월호는 불과 얼마 전에야 뭍으로 인양되었고, 진상 조사는 중단된 상태이다. 그간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있었음에도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섣불리 결론을 내리거나 평가를 할 수 없는 이유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월호 참사를 교육의 새로운 전기로 보고 ‘세월호 이후의 교육’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된 것도 사실이다.
《오늘의 교육》은 ‘4.16, 그 후’라는 이름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의 교육을 논하려 한다. 대표적으로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4.16 교육 체제’부터, 세월호 이후의 새로운 교육을 이야기한 것이 실제로는 무엇을 바꾸었는지 검토한다. 이는 논의나 선언들이 세월호 참사가 남긴 것을 충분히 담고 있는지 반성하려는 것인 동시에, 그 후에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둘러보려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의 교육》은 그 다음을 내다보는 작업으로 세월호 참사가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과 기억과 성찰을 남겼는지도 전하려 한다. 세월호 유가족의 이야기, 세월호 참사 이후 시민들을 인터뷰하고 기록한 작가의 이야기, 그리고 청소년의 이야기 등 세월호 참사가 무엇으로 남았는지를 이야기하고 공유하려 한다. 이는 그동안의 《오늘의 교육》이 해 온 작업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떤 변화와 전환을 지향해야 할지 다시 그 출발점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차례
6 바라보다 최승훈 기자 PDF
특집 4.16, 그 후
9 4.16이 ‘교육 체제’여야 하는가? 정용주 PDF
- 일란성 쌍생아, 5.31 교육 개혁과 4.16 교육 체제
30 4.16 교육 체제를 바라보는 시선 이규철 PDF
38 우리는 안전한가요? 남서현 PDF
44 절망에서 희망을 만든 사람들 한유미 PDF
51 우리에게 소중한 것 (익명) PDF
기고
59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 림보 PDF
-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의 권리 선언
69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의 과제와 전망 한만중 PDF
84 국가교육위원회에는 청소년이 들어갈 수 있을까? 쥬리 PDF 바로보기
기획 대학의 이유
90 법인 서울대, 민낯을 드러내다 석영 PDF
103 실패한 총장실 점거, 우리에게 남은 것 성동석 PDF
- 2016년 한국외대 총장실 점거를 돌아보며
113 주인 없는 대학 채효정 PDF
- 대학을 탐하는 자 누구인가
에세이
146 ‘메갈 교사’라 불리다 톨 PDF
154 나는 싸운다, 고로 존재한다 김영희 PDF
-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로 조각난 마을, 그곳의 ‘말’을 듣다
연재
수업비평 10년, 변화된 학교 현장을 찾아서
183 도덕적 지식 습득과 도덕적 판단 능력의 함양 사이에서 이혁규 PDF
- 경험적 실험을 통해 ‘존 롤스의 절차적 정의’를 배우는 윤리 수업
영화와 아이들
215 환등기, 사진, 그리고 영화라는 유령 김종구 PDF
- 영화는 마법으로 아이들을 사로잡고…… 2
리뷰
238 자전거는 자전거가 아니다 임한철 PDF 바로보기
- 《자전거로 충분하다 – 삶의 기술, 첫 번째》
255 단지 노동만이 아닌 노동 공현 PDF
- 〈‘좋은 노동’은 어디에?〉 - 《좋은 노동은 가능한가》 포럼 참가 후기
264 ‘나’의 무관심이 숙주가 된 참사의 연대기 조영선 PDF
- 《재난을 묻다》
272 새 책 나들이 PDF
274 잠깐 독서 PDF
276 주제가 있는 책 : 성소수자 PDF
책 속에서
‘교사 배제 교육과정’에서 교사가 수행하는 역할은 국가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을 수업을 통해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즉 교사는 학생에게 국가 교육과정을 연결해 주는 수도관conduit의 역할을 담당한다. 교사는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목적과 내용을 있는 그대로 학생에게 전달하기 위해 수업에서 교수-학습 방법을 선택하는 의사결정만 한다. 결국 미래-표준화된 교육과정은 교사, 학생에게서 현재적 삶의 맥락과 자유를 제거하게 된다. 4.16 교육 체제 역시 표준화와 미래 역량을 말하면서도 동시에 학생 각자의 개성과 교사의 자율성을 이야기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 본문 26쪽, 정용주, “4.16이 ‘교육 체제’여야 하는가?”
정책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를 할 때, 사람들의 마음을 얻습니다.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먼저, 교사들에게 질문을 해 주세요. 어떤 정책들을 덜어 내면 되는가? 교육청, 교육지원청에서 현장에 질문을 한번 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수많은 정책들이 세부적인 내용까지 제시되었는데, 과연 ‘빼기’에서 출발한 것인가 아니면 ‘더하기’를 하려고 한 것인가 성찰을 해 봐야 합니다.
- 본문 34쪽, 이규철, “4.16 교육 체제를 바라보는 시선”
‘가만히 있으라’는 말로 한 학년의 대부분을 잃은 단원고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가만히 있으라’ 이야기했다. 어떠한 결정권도 학생들에게 주지 않았다. 단원고에 재학 중인 형제자매에 대한 배려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학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교육은 무엇이 달라졌나 생각하면 화가 나고 슬퍼졌다. 학교는 여전히 대학 입시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돌아오지 못한 4명의 학생과 2명의 교사를 기다려 주지 못하는 학교와 교육청에 화가 났다.
- 본문 42쪽, 남서현, “우리는 안전한가요?”
세월호 참사가 깨닫게 해 준 것 중 하나는, 학생들이라고 해서 학교에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고 학교 역시 우리 사회 속에 있다는 것 아닐까 싶다. 세월호의 문제점과 정부의 문제점이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고 그중에는 학생들도 있었다. 비청소년들은 우리에게 나중을 위해서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 사회의 잘못된 점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사고로, 참사로, 재앙으로 닥쳐온다. 청소년이라고 해서 ‘나중에’ 죽지도 않는다. 그리고 학교 역시 우리 사회의 이러한 문제점들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 본문 57쪽, (익명), “우리에게 소중한 것”
특성화고 일부는 파견형 현장 실습에 나갔다가 힘들어 복귀하려는 현장 실습생에게 조금 더 버티라고 회유하고 있다. 취업률과 학교 이미지, 후배를 위해 더 참으라며 위험한 노동에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일부 학교는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복귀를 결정한 현장 실습생에게 사회봉사 등의 벌칙을 들이댄다. 교사와 학교는 현장 실습생이 산업체에서 겪는 부당한 처우에 함께 대응하는 방패가 되어야 한다.
- 본문 67쪽, 림보,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대학은 기업이다”라는 대통령의 발언으로 노무현 정부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학에 대한 관점도 불분명한 면이 있다. 현재 제시되어 있는 공약에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바로 대학 서열 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다. 대학 서열 체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채 추진되는 대학 입시 단순화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것인가?
- 본문 77쪽, 한만중,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의 과제와 전망”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된 피의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이다. 유력 정치인도, 명문대 출신 관료도, ‘문화계 황태자’라는 중견 예술가도, 오랜 전통을 가진 대학의 총장도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감과 지적 양심은커녕 잘못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감각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시흥 캠퍼스 사태와 학내 비정규직 차별 과정에 관여한 서울대 보직 교수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법인화 이후 대학의 경쟁력이 얼마나 강화됐는지는 의문이지만, 부끄러움을 모르는 얼굴 두께만큼은 웬만한 사기업 뺨을 치는 수준이 되었다.
- 본문 101쪽, 석영, “법인 서울대, 추한 민낯을 드러내다”
대학들에서 이어지는 점거 투쟁은 정부의 대학 구조 조정 정책과 상업화된 대학의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저항이 거세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 역시 한국외대에서 2016년 8월, 학교에 맞서 총장실 점거 투쟁을 했고, 그 결과 정학이라는 징계도 받았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사례는 2016년의 뜨거웠던 대학생 사회의 사건으로 잘 거론되지 않는다. 점거는 ‘우리들’끼리의 회고로, 징계는 ‘우리들’만 안타까워하는 일로 남았다.
- 본문 104쪽, 성동석, “실패한 총장실 점거, 우리에게 남은 것”
2층 본교무실 앞 복도에 큰 게시판이 있다. 그곳을 나누어서 성 평등 게시판이라는 팻말을 붙였다. 그리고 양성 평등 내용을 시작으로 성 역할, 성 소수자, 여성혐오 등에 대해 게시물을 붙이기로 했다. 그러다가 2016년 12월 8일, 여성혐오에 대해 부착한 게시물이 소위 ‘메갈 교사 논란’이 벌어지는 시발점이 되었다. 여성혐오의 개념을 설명하고, 여성혐오에 상응하는 ‘남성 혐오’는 없다는 도표였다. 게시물을 붙인 며칠 뒤, 그 아래에 “뇌피셜 메갈리아 4”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그래서 이 메모에 대한 설명을 인쇄해서 다시 부착했다.
- 본문 149쪽, 톨, “‘메갈 교사’라 불리다”
나는 밀양에서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있고, 앞으로도 배워 나갈 것이다. 나는 내 존엄을 지키기 위해 내 마지막 것들을 내던지며 싸워 보지 않았고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삶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대해 ‘무지’하다. 송전탑 건설에 맞서 싸운 어른들은 우리 사회가 그래도 과거보다는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기대한 나의 ‘무식’을 일깨웠다. 또한, 자본과 권력이 공모하고 기획한 일이라면 그에 맞서는 그 누구의 삶이라도 단숨에 부서질 수 있다는 이 사회의 ‘과격’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었다.
- 본문 157쪽, 김영희, “나는 싸운다, 고로 존재한다”
내 동기가 EBS 문제 풀이식 수업을 해야 하고 임 교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고려하면서 교과서를 재구성해야 하는 이유도 이런 우리 삶의 도덕적 특수성과 관련되어 있다. 현실의 우리는 누구도 우리의 정체성으로부터 온전히 벗어나서 존 롤스의 무지의 베일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없다. 우리의 도덕적 선택은 우리의 현실적 조건 속에서 더 좋은 삶에 대해 반 보 내지 한 보를 내딛기 위한 실존적 선택에 의해서 좌우된다.
- 본문 210-211쪽, 이혁규, “도덕적 지식 습득과 도덕적 판단 능력의 함양 사이에서”
《재난을 묻다》의 들어가는 글은, “왜 우리는 익숙한 슬픔을 반복하는가” 묻는다. 그렇다. 사람들의 슬픔과 관심조차 반복되고 있다. 참사를 예방하거나 대처하는 매뉴얼은 부재한 반면, 사람들의 슬픔과 관심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국가가 철저한 매뉴얼을 갖고 있다.
- 본문 266쪽, 조영선, “‘나’의 무관심이 숙주가 된 참사의 연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