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라는 역할극
- 나의 해방, 당신의 해방 2
이번 호는 청소년들이 겪는 억압과 이로부터의 해방 문제를 담은 지난 호 특집에 이어 ‘부모’의 이야기를 담는다. 부모는 청소년만큼이나 ‘부모라면 마땅히, 으레, 당연히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말과 시선 속에 둘러싸여 산다. 그리고 부모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모습들은 청소년의 그것만큼이나 획일적이고 억압적이다. 그러나 여기, 고정된 부모의 역할을 성찰하고 그를 넘어서고자 부단히 애쓰고 있는 이들이 있다.
톨은 자신과 아들, 짝꿍과 그녀의 딸이 함께 사는 동거 가족 이야기를 들려준다. 톨은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서 ‘아빠’, ‘보호자’라는 고정된 역할로서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가족과 관계를 맺는 법을 익혀 나간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권력을 성찰하는 게 곧 자신을 억압하는 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이라 말하는 톨은 고정된 관계란 억압과 피억압으로 이어진다며 우리의 관계가 한순간도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은진은 자신이 할 일을 계속 덜어 내는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 준다. 서울에 살다 경남 함양으로 이주해 카페를 운영하게 되면서 ‘아이들이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면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휩싸였지만 그것이 이내 기우였음을 깨달은 그녀는 엄마로서 ‘뭘 해야 할까’가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없나’를 고민한다. 그러면서 ‘좋은 부모 코스프레’는 부모 자식 간에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교육공동체 나다에서 청소년들과 공부하면서 그들의 부모를 지속적으로 만나 온 변중용은 진보적인 부모들 역시 여전히 시스템이 요구하는 역할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그는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가 자식이라는 다른 약자를 통해 자존감을 찾는 것은 실패가 예정된 일일 수밖에 없다면서, 부모라는 역할극을 멈추고 약자의 맨얼굴로 자식을 만날 것을 제안한다.
세 필자의 글은 모두 기존에 부모에게 요구되던 역할과 기대로부터 벗어나 각각 자기 몫의 삶을 지닌 주체로서 부모와 자식이 만날 것을 주문한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이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게 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남는 고민들도 있다. 예컨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해야만 하는 역할이 있지 않을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 그런 물음들은 이번 호에 담지 못했다. 이번 호에서 비워 둔 채 지나간 부분들은 앞으로 독자들과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새롭게 고민하는 가운데 함께 채워 가길 기대한다.
차례
바라보다
004 | 최승훈 기자 PDF
특집 ‘부모’라는 역할극
- 나의 해방, 당신의 해방 2
006 고정된 관계를 넘어서는 상상 | 톨 PDF
020 ‘착각의 늪’을 지나서 | 이은진 PDF
030 약자의 맨얼굴로 자식과 마주하기 | 변중용 PDF
046 진보 교육감 시대, 우리는 무엇을 희망할 것인가 | 김종구 PDF
056 배움의 공동체 운동의 확산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 이혁규 PDF
기획 세월호라는 기표
066 함께 폐허를 응시하기 | 조영선 PDF
081 100일의 기록 | 김수현 PDF
092 ‘아이들’이라는 기표 | 김현경 PDF
나는 왜 공부하는가
102 내 ‘바닥’에 앉아서 책읽기 | 양똘 PDF
그림은 말이다
112 우리는 왜 미술관과 친해질 수 없을까? | 심수환 PDF
청년, 땅에서 삶을 찾다 - 농(農)진로 이야기
124 흩뿌려진 별이었다가, 연결되어 모양이 만들어지기도 하는,
자유로운 밤하늘을 닮고 싶은 | 보파 PDF
텃밭과 부엌을 학교의 중심으로 - 교육농(農) 이야기 시즌 3
138 학교 대신 텃밭으로! - 강다운, 강유진, 오선재, 윤가야 PDF
에세이
158 우리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되었다 | 엠건, 시원한 형 PDF
리뷰
180 앞에도 뒤에도 서지 않겠다 | 김서린 PDF
-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190 드문 성공과 흔한 실패의 기록 | 김은식 PDF
-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
198 내 딸은 무엇이 될까 | 공현 PDF
-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208 존재를 ‘불법’으로 만드는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 굴(이지연) PDF
-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운동사
230 간도 쓸개도 빼 주고 얻어 낸 학생인권조례를 넘어서 | 둠코 PDF
- 혜원 / 2010~2011 서울학생인권조례주민발의운동
정용주의 교육학 담론 문제화하기, 정치화하기
248 계급은 교육으로 작동한다 | 정용주 PDF
* 오늘의 교육은 필자에게 동의를 얻은 글에 한해 공개합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새창에서 해당 글을 볼 수 있습니다.
'부모'라는 역할극
- 나의 해방, 당신의 해방 2
이번 호는 청소년들이 겪는 억압과 이로부터의 해방 문제를 담은 지난 호 특집에 이어 ‘부모’의 이야기를 담는다. 부모는 청소년만큼이나 ‘부모라면 마땅히, 으레, 당연히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말과 시선 속에 둘러싸여 산다. 그리고 부모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모습들은 청소년의 그것만큼이나 획일적이고 억압적이다. 그러나 여기, 고정된 부모의 역할을 성찰하고 그를 넘어서고자 부단히 애쓰고 있는 이들이 있다.
톨은 자신과 아들, 짝꿍과 그녀의 딸이 함께 사는 동거 가족 이야기를 들려준다. 톨은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서 ‘아빠’, ‘보호자’라는 고정된 역할로서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서 가족과 관계를 맺는 법을 익혀 나간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권력을 성찰하는 게 곧 자신을 억압하는 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이라 말하는 톨은 고정된 관계란 억압과 피억압으로 이어진다며 우리의 관계가 한순간도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은진은 자신이 할 일을 계속 덜어 내는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 준다. 서울에 살다 경남 함양으로 이주해 카페를 운영하게 되면서 ‘아이들이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면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휩싸였지만 그것이 이내 기우였음을 깨달은 그녀는 엄마로서 ‘뭘 해야 할까’가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없나’를 고민한다. 그러면서 ‘좋은 부모 코스프레’는 부모 자식 간에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교육공동체 나다에서 청소년들과 공부하면서 그들의 부모를 지속적으로 만나 온 변중용은 진보적인 부모들 역시 여전히 시스템이 요구하는 역할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특히 그는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가 자식이라는 다른 약자를 통해 자존감을 찾는 것은 실패가 예정된 일일 수밖에 없다면서, 부모라는 역할극을 멈추고 약자의 맨얼굴로 자식을 만날 것을 제안한다.
세 필자의 글은 모두 기존에 부모에게 요구되던 역할과 기대로부터 벗어나 각각 자기 몫의 삶을 지닌 주체로서 부모와 자식이 만날 것을 주문한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이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게 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남는 고민들도 있다. 예컨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해야만 하는 역할이 있지 않을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 그런 물음들은 이번 호에 담지 못했다. 이번 호에서 비워 둔 채 지나간 부분들은 앞으로 독자들과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새롭게 고민하는 가운데 함께 채워 가길 기대한다.
차례
바라보다
004 | 최승훈 기자 PDF
특집 ‘부모’라는 역할극
- 나의 해방, 당신의 해방 2
006 고정된 관계를 넘어서는 상상 | 톨 PDF
020 ‘착각의 늪’을 지나서 | 이은진 PDF
030 약자의 맨얼굴로 자식과 마주하기 | 변중용 PDF
046 진보 교육감 시대, 우리는 무엇을 희망할 것인가 | 김종구 PDF
056 배움의 공동체 운동의 확산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 이혁규 PDF
기획 세월호라는 기표
066 함께 폐허를 응시하기 | 조영선 PDF
081 100일의 기록 | 김수현 PDF
092 ‘아이들’이라는 기표 | 김현경 PDF
나는 왜 공부하는가
102 내 ‘바닥’에 앉아서 책읽기 | 양똘 PDF
그림은 말이다
112 우리는 왜 미술관과 친해질 수 없을까? | 심수환 PDF
청년, 땅에서 삶을 찾다 - 농(農)진로 이야기
124 흩뿌려진 별이었다가, 연결되어 모양이 만들어지기도 하는,
자유로운 밤하늘을 닮고 싶은 | 보파 PDF
텃밭과 부엌을 학교의 중심으로 - 교육농(農) 이야기 시즌 3
138 학교 대신 텃밭으로! - 강다운, 강유진, 오선재, 윤가야 PDF
에세이
158 우리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되었다 | 엠건, 시원한 형 PDF
리뷰
180 앞에도 뒤에도 서지 않겠다 | 김서린 PDF
-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190 드문 성공과 흔한 실패의 기록 | 김은식 PDF
-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
198 내 딸은 무엇이 될까 | 공현 PDF
-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208 존재를 ‘불법’으로 만드는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 굴(이지연) PDF
-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운동사
230 간도 쓸개도 빼 주고 얻어 낸 학생인권조례를 넘어서 | 둠코 PDF
- 혜원 / 2010~2011 서울학생인권조례주민발의운동
정용주의 교육학 담론 문제화하기, 정치화하기
248 계급은 교육으로 작동한다 | 정용주 PDF
* 오늘의 교육은 필자에게 동의를 얻은 글에 한해 공개합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새창에서 해당 글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