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호] 나의 해방, 당신의 해방


나의 해방, 당신의 해방

- 당신이 아는 청소년은 없다

 

이번 특집은 ‘해방’이라는 막연한 두 글자를 가지고 시작됐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모두 모여 있는 5월을 맞아 서로 얽혀 있는 이 세 주체들의 관계 문제를 다뤄 보자는 제안이 처음 나왔고, 이것이 좀 더 발전하여 각 주체의 해방론을 써 보자는 데로 나아갔다. 청소년, 부모, 교사 각각의 삶의 보폭을 규정하고 제한하는 기존의 존재론에 물음을 던지고, 이를 통해 새로운 존재론과 더불어 어떻게 청소년, 부모, 교사가 서로의 해방에 연대할 수 있을지를 모색해 보자는 의도였다. 시작은 청소년의 해방으로 열기로 했다.

 

난다는 청소년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지배적 이미지들을 비판하며 ‘당신은 청소년을 아느냐’고 묻는다. ‘무서운 10대’가 되었든 ‘미래의 희망’이 되었든 그 전제에는 청소년은 미성숙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고, 이는 청소년이 ‘오늘을 사는 사람’으로서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을 막는다. 난다는 우리가 청소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말을 잠시 멈추는 것만으로도 ‘요즘 애들’의 해방에 함께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밀양 송전탑 싸움에 함께하고 있는 누피는 이번에 탈핵운동과 청소년운동이 ‘우리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 구호를 두고 벌인 논쟁을 통해 청소년을 일방적인 보호의 대상으로 규정하며 싸움의 주체에서 배제하는 것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여전히 ‘동지’가 아니라 ‘기특한 아이’로서 현장에 존재해야 했던 그녀의 경험은 우리에게 ‘함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꾸에스티오와 아리데는 각자가 부모와의 관계에서 겪은 경험들을 통해 부모라는 존재에 종속되어 살 수밖에 없는 청소년의 현실을 짚는다. 이들의 글은 부모가 청소년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유일한 토대일 때 그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를 보여 준다. 그렇기에 이들은 부모와 자녀의 평등한 관계뿐만 아니라 부모에게 기대지 않고도 청소년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한다. 김해완은 청소년이라는 정체성이 오히려 청소년을 ‘미완성 상태’로 묶어 두고 있음을 지적한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에도 ‘대학예비군’ 혹은 ‘산업예비군’이라는 미정 상태의 존재로 여겨지는 경험들을 하며 그녀는 ‘중졸 백수’를 자칭하고 자신을 규정하고 관계를 결정하던 사회적 위치에서 떠나기 위해 애쓴다. 이는 자기 자신을 ‘유예 상태’로 보는 습관을 깨 가는 과정이었다.


다섯 필자의 글들은 청소년의 해방이 그들 자신의 해방에 그치는 게 아니라 부모의 해방, 교사의 해방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청소년의 해방이 비청소년의 일방적인 보호와 시혜 혹은 선의와 사랑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이번 특집이 독자들에게 나의 해방과 당신의 해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나는 어떻게 당신의 해방에 연대하면 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기획이 되었으면 좋겠다.


차례


004 세월호 참사 추모 기획

바라보다 | 최승훈 기자 PDF

나는 아직 애도하지 않았다 | 안준철 PDF 

아이들, 그리고 국민을 버린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는 교사 선언 | 43인의 교사들 PDF 

세월호 참사, 우리는 언제까지 ‘지못미’를 반복할 것인가 | 김종구 PDF 

 

특집 나의 해방, 당신의 해방

- 당신이 아는 청소년은 없다

028 당신은 청소년을 아는가 | 난다 PDF 

039 나는 ‘지금’ 싸우고 있다 | 누피 PDF 

050 즐거운 당신들의 집 | 꾸에스티오, 아리데 PDF 

070 장래 희망 탈출기 | 김해완 PDF 


지상 중계

084 아직은 낯선 연대를 모색하다 | 정리 최은정 기자 PDF 

- 《오늘의 교육》 경기 남부 읽기 모임과 청소년활동가들의 만남

 

101 진보 교육감 4년은 무엇을 남겼는가 | 이형빈 PDF 

114 “야! 너!”로 불리는 사람들의 수상한 노동 세계 | 배경내 PDF 

126 산을 향해 노를 젓다 | 한낱 PDF 

 

청년, 땅에서 삶을 찾다 - 농(農)진로 이야기

147 젊다, 농촌을 사랑한다, 함께 일한다 | 조대성 PDF 

 

나는 왜 공부하는가

158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 홍순성 PDF 

 

그림은 말이다

169 창의성에 대한 오해와 미술교육 | 심수환 PDF 

 

에세이

185 학생은 말할 수 있는가 | 쓰르라미 PDF 

195 그때 너희들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 도담 PDF 

204 돌봄이 필요한 돌봄 담당 교사들 | 양영희 PDF 

211 어디에 있는가보다 중요한 것 | 육신혜 PDF 

 

리뷰

220 ‘비즈니스’가 되어 버린 대학의 맨얼굴 | 이병곤 PDF 

- 《기업가의 방문》

231 존재론적 평등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교육의 판을 꿈꾸며 | 다영 PDF 

- 《무지한 스승》

244 삶의 질적 변화를 위한 주변부의 싸움 | 황규관 PDF 

- 《밀양을 살다》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운동사

256 “낮추자” 아니, “내놔라”! | 공현 PDF 

- 검은빛 / 2012 청소년참정권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