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업으로서의 교사
《오늘의 교육》은 2014년 5·6월호와 7·8월호에서 ‘나의 해방, 당신의 해방’이라는 제목 아래 청소년과 부모 각각의 해방론을 쓰는 시도를 했었다. 청소년과 부모라는 두 주체의 삶의 보폭을 규정하고 제한하는 기존의 존재론에 물음을 던지고, 이를 통해 새로운 존재론과 더불어 어떻게 서로가 서로의 해방에 연대할 수 있을지를 모색해 보자는 의도였다. 원래는 청소년, 부모에 이어 9·10월호에서 교사로 특집을 마무리하고자 했으나 교사 편에서 기획이 난항을 겪었다. 우선 《오늘의 교육》과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 시리즈를 통해 교사들을 압박하는 능력주의와 책무성으로부터의 해방이나 승진을 향한 욕망으로부터의 해방, 꼰대로부터의 탈출 등 ‘교사의 해방’과 관련된 많은 주제들이 이미 다루어진 터였다. 기존의 기획들과 차별화되면서 다른 문제의식을 던져 주는 기획이 필요했으나 그걸 찾기가 어려웠다. 마침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사회적 상황을 반영해 ‘진보 교육감 2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특집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막연한 교사가 아니라 근대 학교 체제 이후 등장한 ‘직업으로서의 교사’로 범위를 좁히고, 여전히 교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과 교사에게 기대하는 각 주체들의 모순되는 요구들 사이에서 현장의 교사들은 자신의 일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어떤 교사로 살아가고자 하는지 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교사의 해방’이라는 주제에서 그간 우리가 다루지 못한 어떤 면들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혁규는 교사라는 직업을 둘러싼 논의들을 다각도로 정리한다. 교직을 둘러싼 그간의 논쟁들, 다른 직업과 구분되는 교직의 특성들, 한국 사회에서 교직이 갖는 직업적 위상을 살펴본 뒤 그는 공교육의 교사들이 직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직업윤리에 대해 말한다. 김종구 역시 교사에게는 단순히 노동/노동자 일반으로 환원할 수 없는 직업윤리가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그는 그것을 소명 의식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자 시도하며 이를 ‘소명으로서의 교사론’을 위한 시론으로 제안한다. 김수현, 김환희, 윤양수 세 교사는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풀어놓는다. 김수현은 스스로를 ‘진성 어린 꼰대’로 지칭하며 ‘돈을 벌기 위해 교사를 한다’고 하기에는 뭔가 중요하게 빠진 듯 섭섭하고 찝찝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그저 아이들이 좋은 교사인 자신을 말한다. 김환희는 근무 시간 외에도 교사가 사표(師表)가 되는 삶을 살기를 바라며 순종적인 교사상을 요구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시스템 안팎의 경계인으로서 살고 싶은 바람을 이야기한다. 윤양수는 경영의 논리와 경쟁 시스템을 통해 교사의 주체성과 의식을 마비시킴으로써 ‘교사되기’를 어렵게 만드는 학교의 구조적 문제를 짚는다. 그는 이 시스템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교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제안한다.
이 기획이 ‘직업으로서의 교사’를 둘러싼 모든 논의들을 담고 있지는 못하다. 김종구의 글에도 나오는 것처럼 아주 많이 이야기된 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 구체적으로 쓰여진 적 없는 ‘직업으로서의 교사’를 찬찬히, 깊게 써 내려가기 위한 시작으로 보아 주었으면 좋겠다.
차례
바라보다
005| 최승훈 기자 PDF
특집 직업으로서의 교사
007 직업으로서의 교사, 그 독특성에 대하여 | 이혁규 PDF
024 ‘소명으로서의 교사론’을 위한 작은 시론 | 김종구 PDF
039 ‘스승’과 ‘철밥통’ 사이에서 | 김수현, 김환희, 윤양수 PDF
기획 대학평가를 평가하다
061 마음도 받지 않겠습니다 | 권순민 PDF
069 대학생과 대학거부자는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 공현 PDF
078 보이는 만큼 함께 걷다 보면 또 길이 보이겠지 | 모란 PDF
088 평범이 비참함이 되다 | 박은하 PDF
097 지역의 청소년들은 어떻게 운동을 했는가 | 구덕기 PDF
교육농+진로농 이야기
116 “농촌에서 사는 일을 합니다” | 신소희 PDF
130 배움의 즐거움에는 어른, 어린이, 어르신이 따로 없다 | 임완준 PDF
나는 왜 공부하는가
143 그래 봤자 공부, 그래도 공부 | 최은정 PDF
그림은 말이다
152 만들기를 통해 삶의 능력을 기르다 | 심수환 PDF
에세이
164 혁신이 입시와 만났을 때 | 서준영 PDF
172 교대는 바뀔 수 있을까요? | 안영빈 PDF
기획 리뷰 거부, ‘오늘’을 바꾸는 행동
180 섣부른 감동이 아닌 곁을 지키려는 태도를 | 하승우 PDF
- 《대학거부 그 후》
186 내 삶이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결코…… | 최진규 PDF
- 《우리는 군대를 거부한다》, 《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
리뷰
192 집을 나선 뒤에도 삶은 계속된다 | 개미 PDF
- 《우리들의 삶은 동사다》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운동사
203 일제고사는 나쁘고 기말고사는 안 나쁜가요? | 둠코 PDF
- 윤가현/ 2008~2009 일제고사반대운동
정용주의 교육학 담론 문제화하기, 정치화하기
217 역량, 능력 그리고 성과의 제도화로서 평가 | 정용주 PDF
* 오늘의 교육은 필자에게 동의를 얻은 글에 한해 공개합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새창에서 해당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직업으로서의 교사
《오늘의 교육》은 2014년 5·6월호와 7·8월호에서 ‘나의 해방, 당신의 해방’이라는 제목 아래 청소년과 부모 각각의 해방론을 쓰는 시도를 했었다. 청소년과 부모라는 두 주체의 삶의 보폭을 규정하고 제한하는 기존의 존재론에 물음을 던지고, 이를 통해 새로운 존재론과 더불어 어떻게 서로가 서로의 해방에 연대할 수 있을지를 모색해 보자는 의도였다. 원래는 청소년, 부모에 이어 9·10월호에서 교사로 특집을 마무리하고자 했으나 교사 편에서 기획이 난항을 겪었다. 우선 《오늘의 교육》과 ‘불온한 교사 양성 과정’ 시리즈를 통해 교사들을 압박하는 능력주의와 책무성으로부터의 해방이나 승진을 향한 욕망으로부터의 해방, 꼰대로부터의 탈출 등 ‘교사의 해방’과 관련된 많은 주제들이 이미 다루어진 터였다. 기존의 기획들과 차별화되면서 다른 문제의식을 던져 주는 기획이 필요했으나 그걸 찾기가 어려웠다. 마침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사회적 상황을 반영해 ‘진보 교육감 2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특집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막연한 교사가 아니라 근대 학교 체제 이후 등장한 ‘직업으로서의 교사’로 범위를 좁히고, 여전히 교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과 교사에게 기대하는 각 주체들의 모순되는 요구들 사이에서 현장의 교사들은 자신의 일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어떤 교사로 살아가고자 하는지 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교사의 해방’이라는 주제에서 그간 우리가 다루지 못한 어떤 면들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혁규는 교사라는 직업을 둘러싼 논의들을 다각도로 정리한다. 교직을 둘러싼 그간의 논쟁들, 다른 직업과 구분되는 교직의 특성들, 한국 사회에서 교직이 갖는 직업적 위상을 살펴본 뒤 그는 공교육의 교사들이 직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직업윤리에 대해 말한다. 김종구 역시 교사에게는 단순히 노동/노동자 일반으로 환원할 수 없는 직업윤리가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그는 그것을 소명 의식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자 시도하며 이를 ‘소명으로서의 교사론’을 위한 시론으로 제안한다. 김수현, 김환희, 윤양수 세 교사는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풀어놓는다. 김수현은 스스로를 ‘진성 어린 꼰대’로 지칭하며 ‘돈을 벌기 위해 교사를 한다’고 하기에는 뭔가 중요하게 빠진 듯 섭섭하고 찝찝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그저 아이들이 좋은 교사인 자신을 말한다. 김환희는 근무 시간 외에도 교사가 사표(師表)가 되는 삶을 살기를 바라며 순종적인 교사상을 요구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시스템 안팎의 경계인으로서 살고 싶은 바람을 이야기한다. 윤양수는 경영의 논리와 경쟁 시스템을 통해 교사의 주체성과 의식을 마비시킴으로써 ‘교사되기’를 어렵게 만드는 학교의 구조적 문제를 짚는다. 그는 이 시스템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교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제안한다.
이 기획이 ‘직업으로서의 교사’를 둘러싼 모든 논의들을 담고 있지는 못하다. 김종구의 글에도 나오는 것처럼 아주 많이 이야기된 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 구체적으로 쓰여진 적 없는 ‘직업으로서의 교사’를 찬찬히, 깊게 써 내려가기 위한 시작으로 보아 주었으면 좋겠다.
차례
바라보다
005| 최승훈 기자 PDF
특집 직업으로서의 교사
007 직업으로서의 교사, 그 독특성에 대하여 | 이혁규 PDF
024 ‘소명으로서의 교사론’을 위한 작은 시론 | 김종구 PDF
039 ‘스승’과 ‘철밥통’ 사이에서 | 김수현, 김환희, 윤양수 PDF
기획 대학평가를 평가하다
061 마음도 받지 않겠습니다 | 권순민 PDF
069 대학생과 대학거부자는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 공현 PDF
078 보이는 만큼 함께 걷다 보면 또 길이 보이겠지 | 모란 PDF
088 평범이 비참함이 되다 | 박은하 PDF
097 지역의 청소년들은 어떻게 운동을 했는가 | 구덕기 PDF
교육농+진로농 이야기
116 “농촌에서 사는 일을 합니다” | 신소희 PDF
130 배움의 즐거움에는 어른, 어린이, 어르신이 따로 없다 | 임완준 PDF
나는 왜 공부하는가
143 그래 봤자 공부, 그래도 공부 | 최은정 PDF
그림은 말이다
152 만들기를 통해 삶의 능력을 기르다 | 심수환 PDF
에세이
164 혁신이 입시와 만났을 때 | 서준영 PDF
172 교대는 바뀔 수 있을까요? | 안영빈 PDF
기획 리뷰 거부, ‘오늘’을 바꾸는 행동
180 섣부른 감동이 아닌 곁을 지키려는 태도를 | 하승우 PDF
- 《대학거부 그 후》
186 내 삶이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결코…… | 최진규 PDF
- 《우리는 군대를 거부한다》, 《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
리뷰
192 집을 나선 뒤에도 삶은 계속된다 | 개미 PDF
- 《우리들의 삶은 동사다》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운동사
203 일제고사는 나쁘고 기말고사는 안 나쁜가요? | 둠코 PDF
- 윤가현/ 2008~2009 일제고사반대운동
정용주의 교육학 담론 문제화하기, 정치화하기
217 역량, 능력 그리고 성과의 제도화로서 평가 | 정용주 PDF
* 오늘의 교육은 필자에게 동의를 얻은 글에 한해 공개합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새창에서 해당 글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