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가르쳐라?
- '일베'가 교육에 던진 질문들
처음엔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현상 그 자체를 다룰 생각이었다. 그러나 일베에 대한 진보 진영의 분석과 비판, 대안을 보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비롯해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 민주시민의식을 길러 줘야 한다는 주장 앞에선 계속 멈칫하게 됐다. 학교에서 역사 교육을 강화하면, 학교가 올바른 가치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면 정말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아니, 좀 더 나아가 이런 접근은 과연 ‘민주적’인가?
《오늘의 교육》 편집부는 일베를 둘러싼 논란에서 다시금 학교가 해결책을 논하는 장으로 소환되는 것을 지켜보며 일베 현상을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단 일베가 교육에 던진 질문들을 살펴보는 게 지금 우리에게 더 필요한 작업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리고 그 작업은 지금까지 우리가 해 온 교육에 대한 성찰이기도, 우리가 지금까지 놓쳐 온 지점에 대한 새로운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이혁규는 ‘역사 교육을 강화하면 역사의식도 높아지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특히 가까운 과거의 역사를 가르칠 때 진보적인 교사들이 겪는 전달의 패러독스를 이야기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빌어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이 새로운 세대를 살아가는 학습자의 경험의 총체성 속에서 냉소적으로 극복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물으며, “우리가 가르친 대로 학생들이 배운다고 생각하는 교육만능주의야말로 극복되어야 할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말한다. 김종구는 일베와 자주 비교된 일본의 재특회를 통해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공간을 살펴본다. 그는 더 이상 모든 걸 학교교육의 문제로 환원시킬 순 없지만 우리 사회의 교육적 기능에 이상이 생겼음은 분명하다고 지적하며, 일베든 재특회든 그들이 터한 기본 토대가 사이버 스페이스인 만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떻게 자기를 형성해 가는지를 고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복선은 학교의 민주주의 교육을 방해하는 학교 안과 밖, 그리고 우리 안의 ‘적’들을 이야기한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신의 실패기를 통해 학생들을 여전히 동료가 아닌 지도와 계몽,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내 안의 민주주의의 적을 지적한다. 결국 그가 말하고자 한 민주주의 교육이란 학생들에게 고정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기의 문제에 대해 둘러앉아 이야기하는 데서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라는 이야기일 테다.
차례
바라보다
004 촛불 | 최승훈 기자 PDF
특집 민주주의를 가르쳐라? - ‘일베’가 교육에 던진 질문들 PDF
006 교육의 역설 | 이혁규 PDF
023 사이버 스페이스의 교육 (불)가능성 | 김종구 PDF
040 민주주의 교육과 그 적들 | 박복선 PDF
지난 호 특집 ‘학교는 민주주의를 원하는가’를 읽고
052 성찰과 비판, 그 너머가 필요하다 | 윤상혁 PDF
065 원전 피해지의 아이들과 ‘희망’ | 시라키 츠키오 PDF
078 옳은 것은 옳은 것이라는 고집스러움이 필요하다! | 안준철 PDF
잉여의 교육학 번외편
091 지겹지 아니한가, 상상력 타령 | 석영 PDF
나는 왜 공부하는가
100 공부가 삶을 구원할 수 있을까 | 박조건형 (비게재)
그림은 말이다
115 그림은 놀이다, 소통이다 | 심수환 PDF
한일 청년 관찰기
127 하위문화 속에서 발견한 ‘민의’ | 후쿠시마 미노리 PDF
교육농(農) 이야기 시즌 2
142 무럭무럭 틈밭 농사짓기 | 정용주 PDF
에세이
154 ‘교생’이라 쓰고 ‘천덕꾸러기’라고 읽는다 | 김수현 PDF
172 학생인권에 낚이면 이렇게 됩니다 | 김동이 PDF
리뷰
186 비틀거리며 걷다 | 해정 PDF
- 《거대한 역설》,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
199 “서로의 운명에 관여하는 자들이 만들어 가는 형식” | 몽 PDF
- 《수신확인, 차별이 내게로 왔다》
210 청춘을 위한 나라가 없다면 ‘월간잉여’ | 잉집장 PDF
-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격)《월간잉여》
윤지형이 만난 사람
221 우포늪, ‘자연의 학교’에서 교육의 도道를 살다 | 윤지형, 사진 최승훈 기자 PDF
- 경남 창녕 ‘우포늪 지킴이’ 이인식
읽기 모임 순례기 - 경기 남부 / 광주 / 서울대 편
234 ‘어렵다’는 어려운 말에 대해서 | 최은정 기자 PDF
민주주의를 가르쳐라?
- '일베'가 교육에 던진 질문들
처음엔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현상 그 자체를 다룰 생각이었다. 그러나 일베에 대한 진보 진영의 분석과 비판, 대안을 보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비롯해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 민주시민의식을 길러 줘야 한다는 주장 앞에선 계속 멈칫하게 됐다. 학교에서 역사 교육을 강화하면, 학교가 올바른 가치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면 정말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아니, 좀 더 나아가 이런 접근은 과연 ‘민주적’인가?
《오늘의 교육》 편집부는 일베를 둘러싼 논란에서 다시금 학교가 해결책을 논하는 장으로 소환되는 것을 지켜보며 일베 현상을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단 일베가 교육에 던진 질문들을 살펴보는 게 지금 우리에게 더 필요한 작업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리고 그 작업은 지금까지 우리가 해 온 교육에 대한 성찰이기도, 우리가 지금까지 놓쳐 온 지점에 대한 새로운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이혁규는 ‘역사 교육을 강화하면 역사의식도 높아지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특히 가까운 과거의 역사를 가르칠 때 진보적인 교사들이 겪는 전달의 패러독스를 이야기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빌어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이 새로운 세대를 살아가는 학습자의 경험의 총체성 속에서 냉소적으로 극복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물으며, “우리가 가르친 대로 학생들이 배운다고 생각하는 교육만능주의야말로 극복되어야 할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말한다. 김종구는 일베와 자주 비교된 일본의 재특회를 통해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공간을 살펴본다. 그는 더 이상 모든 걸 학교교육의 문제로 환원시킬 순 없지만 우리 사회의 교육적 기능에 이상이 생겼음은 분명하다고 지적하며, 일베든 재특회든 그들이 터한 기본 토대가 사이버 스페이스인 만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떻게 자기를 형성해 가는지를 고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복선은 학교의 민주주의 교육을 방해하는 학교 안과 밖, 그리고 우리 안의 ‘적’들을 이야기한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신의 실패기를 통해 학생들을 여전히 동료가 아닌 지도와 계몽,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내 안의 민주주의의 적을 지적한다. 결국 그가 말하고자 한 민주주의 교육이란 학생들에게 고정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기의 문제에 대해 둘러앉아 이야기하는 데서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라는 이야기일 테다.
차례
바라보다
004 촛불 | 최승훈 기자 PDF
특집 민주주의를 가르쳐라? - ‘일베’가 교육에 던진 질문들 PDF
006 교육의 역설 | 이혁규 PDF
023 사이버 스페이스의 교육 (불)가능성 | 김종구 PDF
040 민주주의 교육과 그 적들 | 박복선 PDF
지난 호 특집 ‘학교는 민주주의를 원하는가’를 읽고
052 성찰과 비판, 그 너머가 필요하다 | 윤상혁 PDF
065 원전 피해지의 아이들과 ‘희망’ | 시라키 츠키오 PDF
078 옳은 것은 옳은 것이라는 고집스러움이 필요하다! | 안준철 PDF
잉여의 교육학 번외편
091 지겹지 아니한가, 상상력 타령 | 석영 PDF
나는 왜 공부하는가
100 공부가 삶을 구원할 수 있을까 | 박조건형 (비게재)
그림은 말이다
115 그림은 놀이다, 소통이다 | 심수환 PDF
한일 청년 관찰기
127 하위문화 속에서 발견한 ‘민의’ | 후쿠시마 미노리 PDF
교육농(農) 이야기 시즌 2
142 무럭무럭 틈밭 농사짓기 | 정용주 PDF
에세이
154 ‘교생’이라 쓰고 ‘천덕꾸러기’라고 읽는다 | 김수현 PDF
172 학생인권에 낚이면 이렇게 됩니다 | 김동이 PDF
리뷰
186 비틀거리며 걷다 | 해정 PDF
- 《거대한 역설》,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
199 “서로의 운명에 관여하는 자들이 만들어 가는 형식” | 몽 PDF
- 《수신확인, 차별이 내게로 왔다》
210 청춘을 위한 나라가 없다면 ‘월간잉여’ | 잉집장 PDF
-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격)《월간잉여》
윤지형이 만난 사람
221 우포늪, ‘자연의 학교’에서 교육의 도道를 살다 | 윤지형, 사진 최승훈 기자 PDF
- 경남 창녕 ‘우포늪 지킴이’ 이인식
읽기 모임 순례기 - 경기 남부 / 광주 / 서울대 편
234 ‘어렵다’는 어려운 말에 대해서 | 최은정 기자 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