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글][코로나리포트]학교는 무엇을 위한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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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학교는 무엇을 위한 곳일까
- 보육과 입시에 대한 필요와 강박


인터뷰이 학교
구미시의 25학급 초등학교비교적 안정된 가정의 중산층 자녀가 많음.

인터뷰이
노루: 4학년 담임선생님나무: 5학년 담임선생님강물: 2학년 담임선생님바위: 6학년 담임선생님돼지: 5학년 담임선생님


현재 온라인 수업을 하고 계신데요어떤 식으로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EBS, 교재활용화상 수업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텐데)

노루(4학년): 다른 분이 제작해 놓은 유튜브 영상을 학생들이 보게 하고해당 영상에 기반해 과제를 직접 만들어 제시한다분업 형태로 한 교사가 한 과목씩 맡아서 수업 자료를 만들고 있다.

나무(5학년): EBS 온라인 클래스, e학습터 등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서버 과부하가 우려되어 구글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또한 학습은 주로 영상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학생들이 영상을 제대로 안 볼 것을 우려해 과제로 점검하고 있다과제는 패들렛을 통해 제출하고 과제에 대한 피드백은 다음 날 화상으로 한다.

강물(2학년): EBS와 학습 꾸러미를 활용하고 있다구체적으로 말하자면 1, 2교시에는 EBS를 시청하고 3, 4교시에는 학습 꾸러미로 공부한다학습 상황은 체크리스트와 성찰 일지를 작성케 하여 파악하고 있다학습에 대한 피드백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수시로 하진 않는다다만 1주에 화상 수업을 1회 가진다화상 수업은 41조로 편성해 일상적인 대화도 나누고 학습에 대한 점검도 한다.

바위(6학년): e학습터에서 영상을 보고학습지와 교과서에서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이다학습지의 경우 학년에서 직접 만들어 가정에 나누어 주었다학습지에는 날짜별로 학습해야 할 과목과 내용 등이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학생들이 과제를 다 수행한 이후에 사진을 찍어 보내게 한다그리고 그 과제 사진을 보고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피드백한다.

하시면서 어려움을 겪지는 않으셨습니까이를테면 기술적인 문제라든가저작권 문제라든가 하는.

노루(4학년): 저작권 문제는 딱히 없었다유튜브라는 플랫폼 자체가 공유를 기본 전제로 두고 있으며온라인 수업에 무언가를 활용하는 걸 문제 삼는 사회 분위기가 아니다.

나무(5학년): 저작권 관련해 누군가 문제 제기를 한다면 문제가 될 여지는 있지만아직 저작권 문제에 휘말리지는 않았다기술적인 문제 역시 딱히 겪진 않았다하지만 이는 동학년 선생님들이 전부 기술적으로 능력이 뛰어나서 그렇지만약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했다면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강물(2학년): 초반에는 기술적인 문제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은 정착되어 잘하고 있다.

돼지(5학년): 다른 학교의 사례인데 온라인 수업으로 프로젝트 학습을 한다고 들었다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사고하게 할 수 있을지과제는 어떤 식으로 개발할지 고민된다.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 환경은 어떤가요기기는 다 보유하고 있는지다룰 줄은 아는지?

노루(4학년): 26명 학생 중에 인터넷이 안 되는 학생은 일단 없었고온라인 개학 초기에 서너 명이 기기가 없었다하지만 학교에서 태블릿PC를 지원받는다거나 가정에서 기기를 구입함으로써 온라인 학습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거의 끝마친 상황이다온라인 학습 초기엔 학생들이 플랫폼 접속과 과제 제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지금은 잘하는 편이다한 달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나무(5학년):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라는 최소한의 인프라는 구축되어 있다하지만 스마트폰으로 하루 내내 수업을 듣기는 어렵다또한 자녀가 여럿인데 PC가 한 대인 경우도 있다태블릿 PC이상 되는 화면 크기의 스마트 기기를 1인당 1대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또한 학생들이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단적으로 로그인부터 어려워한다그래서 로그인이 필요 없는 구글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학생뿐만아니라 학부모님들 역시 스마트 기기를 다루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강물(2학년): 2학년은 TV로 수업을 듣는데 거의 모든 가정에 TV가 있다화상 수업 때는 아마 부모님의 휴대폰으로 접속하는 경우가 많은 듯 싶은데이 역시 대부분 잘 이루어진다다만 2학년의 경우 혼자서 기기를 다루는 능력은 부족하다부모님이 도와주셔야 한다.

바위(6학년): 지금 가르치는 학생들은 작년에 구글 클래스를 통한 수업을 해 봤던 학생들이다그래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온라인 수업을 잘 해내고 있다하지만 작년처음 구글 클래스를 쓸 때를 생각하면 로그인 못하는 학생부터 시작해 시행착오가 참 많았다.

예전에 비해 피로도는 어떤가요지금 체제할 만하신지요?

노루(4학년): 화상 수업을 하고 있어서 출석 확인은 어렵지 않다화상 수업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출석이니까다만 수업에서 이탈해 딴짓하는 학생을 관리하기 어렵다또한 과제 피드백을 할 때 딜레이가 심해서 힘들다예를 들어 과제가 일단 산발적으로 들어오고교사가 거기에 피드백을 하고또 거기에 대한 반응이 돌아오는 이 일련의 과정이 너무 더디다교실에선 한 번에 이루어질 것이 하루를 넘기는 경우도 많다대신 학생들이 영상을 보는 도중에 교사는 과제 점검을 할 수가 있어서 피드백이 보다 밀도 있게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다단적으로 공부 잘하는 학생 것까지 피드백할 수 있다.

나무(5학년): 확실히 예전보다 더 피로하다하루 중 하는 일은 이렇다수업 준비하고화상 수업하고스스로 과제를 못하는 학생들은 학교로 불러 따로 지도하고과제에 대해 피드백하고회의하고새로이 내려온 공문이나 지침도 처리하고 내일 수업 준비하고 그렇다더군다나 과제가 근무 시간이 아닌 밤에도 올라오는데 사실상 매일이 초과근무다.

강물(2학년): 딱히 힘들진 않다다만 쌍방향이 아니기 때문에 소통이 많이 더디다학습 꾸러미를 내보내고 체크리스트와 성찰 일지를 받고 하는 과정이 오프라인에 비해 더디다는 뜻.

바위(6학년): 예전에 비하면 덜 힘들다하지만 이때까지 프로젝트 수업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들을 해 왔고그것에 비하면 덜 힘들다는 것이지 지금 상황이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특히나 학생들과 소통할 때 의미 전달이 잘 안 되어서 힘들다경우에 따라 지금 상황을 더 힘들어하시는 분도 계실 것으로 생각된다.

돼지(5학년): 확실히 재미는 별로 없다학생과 소통이 잘 안되고학생들이 학교에 있을 때보다 생각하길 꺼려하는 것 같다.

온라인 수업이란 것이 장단을 지나고 있을 것 같습니다지금 상황이 교사 본인에게 긍정적인지 궁금합니다.

노루(4학년): 개인적으로 긍정적이다평소에 해 보고 싶었던 수업 모델을 타율적으로나마 해볼 수 있어서 좋다교사는 과제를 제시하고 학생이 스스로 그것을 수행하는 수업을 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등교 개학 시에도 이런 수업 방식을 지속적으로 활용해 보고 싶다.

나무(5학년): 우선 방역을 위해선 온라인 수업이 불가피하다하지만 국가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나 매끄럽지 못했다교육부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지침을 내려보내지만 현장과는 하나도 맞지 않는다실제로 수업이 불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이 제시된다결국 교사가 다 알아서 해야 한다또한 교육부와학부모들이 교육에 관해 너무 무지하다단적으로 EBS 수업을 확충하겠다는데, EBS로 교육이 될 것이란 생각 자체가 너무 안일하다교육부학부모 모두 교육보단 입시에만 관심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강물(2학년): 온라인 수업이 오프라인 수업을 전면적으로 대신할 순 없겠지만 병행 가능한 선택지로 고려해 볼 만한 것 같다그런 지점에서 이번 온라인 수업이 새로운 선택지를 보여 주었고 이런 부분은 긍정적으로 본다.

바위(6학년): 개인적으로 교과서를 안 펴고 수업하는 스타일이었다교과서를 흐름을 따라가기보다 내가 구성한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그 안에서 개념을 배울 수 있게 했다하지만 온라인 수업에선 이런 방식을 쓰기 어렵다그래서 교과서 위주로 가르치게 되고그렇다 보니 개념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과거의 방식이 잠재적 교육과정에 가깝다면 지금은 표면적 교육과정이라 생각한다꼭 어느 쪽이 낫다기보단 예전에 놓쳤던 것을 해 보고 다른 수업 스타일을 적용해 보니 느껴지는 것이 있다이를테면 암기의 중요성에 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거나…
돼지(5학년): 평소보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과제를 더 꼼꼼히 챙겨 보게 되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지금 상황을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학교 안 와서 그저 좋아라 하고 있는지.

노루(4학년): 학생들은 오프라인 개학을 원한다하지만 그것이 공부 때문은 아니다친구들을 만나고 싶고 놀고 싶어서 개학을 원한다만약 학생들이 등교를 하더라도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고 친구들과 뭉쳐서 노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면그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

나무(5학년): 과제가 너무 많고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싶어 학교에 오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강물(2학년):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친구를 보고 싶으니까.

돼지(5학년): 과제를 혼자 수행하는 데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생각된다그래서 대부분 학교에 나오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온라인 수업은 대면 관계를 기본으로 한’ 교육의 의미를 다시 묻게 했습니다교육은 무엇이기에 대면 교육이어야 하는지 혹은 대면 교육일 필요가 없는지혹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노루(4학년): 대면 교육은 필요하다교육의 목적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런데 타인과 교감하는 경험을 하기에 온라인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비대면 교육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학생을 성장시키는 데 교사가 학생을 코칭’ 하기엔 온라인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나무(5학년): 교육이란 결국 성장이다그리고 이 성장은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학생과 교사학생과 학생학생과 책학생과 미디어 등개인적으로 반드시 대면 관계(오프라인)를 통해서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비대면으로도 경우에 따라 충분히 성장이 일어날 수 있고반대로 대면을 해도 성장이 안 일어날 때가 있다오프라인 수업은 학생 스스로가 수업의 속도를 조절하기 어렵지만요즘 같은 온라인 수업에선 어떤 속도로 배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즉 대면과 비대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장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상호작용을 얼마나 잘 하는가가 중요하다.

강물(2학년): 교육의 핵심 키워드는 성장이라고 본다그리고 이 성장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는 일이며동시에 이 시각은 다양성을 접할 때 넓어진다다양한 인간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면서 전에 없던 새로운 눈이 생기는 것이다그리고 핵심적인 것 중 하나가 대화우리는 다양한 존재와의 만남’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대화를 나누면서 앞서 말한 시각이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요약하자면 만남 속에서 대화가 이루어지고 그렇게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인데여기서 온라인 수업의 한계가 드러난다온라인상의 대화가 대화가 아니라 할 순 없지만 분명 정서적인 교류 같은 세밀한 부분에선 부족할 수밖에 없다지식 전달에 초점을 두자면 온라인 수업도 충분히 유효하지만 앞서 말한 대화라는 측면에선 여전히 대면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추가적으로이미 알던 사람과 온라인에서 만난다면 조금 나을 것 같은데학기 시작부터그러니까 전혀 모르는 사람끼리 온라인에서 처음으로 만나니까 더 힘들다.

바위(6학년): 교육은 성장이다그런데 성장에 있어서 온/오프라인 같은 형식의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학교는 결국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사고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하고그걸 해내면 된다그래서 교사가 무엇을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문해력이 중요하고 그래서 국어 교육은 필수라는 것이다그 이외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만 많고 잘 모르겠다.

돼지(5학년):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는 방법적인 측면일 뿐 크게 중요한 부분 같지는 않다어떤 학생은 온라인 수업에 잘 맞고또 어떤 학생은 그렇지 않다각자에게 잘 맞는 방법이 있는 것 같다다만 초등학생의 경우 혼자서 공부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온라인에 비해 실제 모여서 공부하는 방식이 선호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추가적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지금부터 자유로이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노루(4학년): 교육부가 철학이나 줏대 없이 너무 여론만 좇는 것 같다영국 교육을 예로 들자면그쪽 교육이 비록 문제점이 많긴 하나교육부 장관을 10년간 바꾸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그만큼 어떤 철학에 동의하면 그것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간다는 것이다하지만 우리 교육부는 아무런 철학이나 비전 없이 그저 여론에 따라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리고 사실 개학을 언제 하냐 그런 것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앞으로의 교육,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비전과 담론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부재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교육청이 방역에 관한 단기적인 지침만 내려보낼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교육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한다는 식으로 미래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더불어 지금 내려온 지침대로 오프라인 개학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지금 상태로 개학을 하면 학생의 육체만 학교에 묶어두는일종의 감옥밖에 안 된다학교에 와서 협업 없이 모든 것을 혼자 할 거면 온라인보다 나은 점이 무언가대면 교육의 본질을 하나도 살리지 못할 형국에 학생을 등교시키는 것보다는 온라인 수업이 차라리 낫다고 본다.

나무(5학년): 요즘 교육 정책을 보면 교육은 없고 입시만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교육을 기회의 수단으로만 이용하고그 과정이 공정한가 그렇지 않은가만 생각하지 진정한 교육은 없다교육 쪽 정책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만 봐도 그렇다실제로 가르치는 사람(교사)의 목소리는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교사의 정치 중립이란 이유로 모든 목소리를 차단해 놓고 상부에서 마음대로 정책을 만든다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그렇게 내려온 메뉴얼은 교육적이지 않으며실행 가능하지도 않다교사는 싫든 좋든 내려온 지침을 수행해야 하는데교사가 스스로 결정한 적 없는 정책에 의해 도움을 받기는커녕 결과에 대한 책임만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강물(2학년):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학교의 존재 의미를 다시 묻게 된다온라인 수업 환경에선 학교가 EBS나 사교육에 비해 특출한 우위를 지니기 어렵다. EBS만 봐도 정말 수업 잘한단 생각이 든다자연히 이런 식이면 그냥 학교 안 나가고 온라인 수업 들으면 되는 거 아냐?”, “굳이 학교 가야 하나?”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고실제로 제기되고 있는 질문이다이런 측면에서 생각해 봤을 때개인적으로 학교의 의미를 지식 전달이나 학습으로 국한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한 인간의 성장이란 측면에서 학교가 잘할 수 있고 학교가 해야 하는 일이 있다.
교육 관련한 정책이 입안되는 것을 보면 여러 교육 주체 중 교사만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 너희들이 좀 고생해 줘” 하는 느낌이랄까최근 교육부를 향한 불만이 많은 것도 결국 교사가 존중받지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또한 근래의 교육 정책을 보면 입시 제도를 어떻게 바꿀지에 온 정신을 쏟는 것 같다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사회적 불평등을 자꾸만 교육으로(정확히는 입시로어떻게든 바로잡아 보려 한다는 것이다사회적 불평등은 사회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지 교육으로 바로 잡아야 할 문제가 아니다교육은 교육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

바위(6학년): 앞서 했던 이야기를 좀 더 이어서 하자면최근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일종의 교육 무용론에 빠지게 되었다과거엔 프로젝트 학습을 비롯해 수업에 관한 연구 및 노력을 많이 했다하지만 지금은 과제 내주고 그걸 체크하는 사람 정도가 되었다그런데 문득 과거의 교육(프로젝트)과 지금의 교육(온라인 수업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어떤 형태로 수업하든 그 수업을 좋아하고그 수업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학생은 있기 마련이다지금처럼 스스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 분명 있을 것이고 그렇게 성장하는 학생의 숫자가 예전 수업의 경우에 비해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다시 말해 모든 학생은 성향이 다 다르고그렇기에 어떤 수업에서든 성장하는 학생이 있고 그렇지 않은 학생이 있다그렇다면 교사의 노력이란 별로 보잘것없는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오늘날 학교의 존재 의미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보육입시입니다제가 부모는 아닙니다만 무탈히 학교를 다니다가 좋은 학교로 진학하는 것’,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바라는 것은 이게 아닐까요그래서 학교에 바라는 바도 안전하고 무탈히 자녀를 돌봐 주면서(보육성적도 잘 나오게 도와주는 것(입시)이 아닐까 합니다물론 후자는 사교육이 더 크게 관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만입시에서 학교만의 역할 역시 분명하기에 이를 빼놓기는 어렵습니다예를 들어 수업 일수는 반드시 공교육 학교를 통해서 채워야 하며내신 성적은 학교가 그 키를 쥐고 있죠.
교육이 아닌 보육과 입시가 학교의 주된 역할이란 것은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앞선 인터뷰에서 많은 선생님들이 이구동성으로 교육은 성장이라 말했습니다저 역시 공감합니다하지만 이상하게도(혹은 당연하게도학교가 정상 기능을 못하는 지금학생들의 성장을 염려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습니다성장은 어차피 학원이 시켜주니까 상관없는 걸까요교육부는 수능 전까지 고3의 수업 일수를 확보하는 일에 가장 큰 신경을 쏟는 듯하고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은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고그렇게 긴급 돌봄이 탄생했습니다온라인 개학을 했지만 학습 결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고사교육을 충분히 시킬 수 없는 가정에서는 자녀가 과연 이후에 제대로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고 염려합니다돌봄보육성적입시수업 일수학습 결손급식 등 지금 학교를 둘러싼 난제는 많습니다만 우리가 교육적이라 불러왔던 꿈을 찾고성장하고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걱정을 찾아보긴 힘듭니다.
한 아이를 잘 돌보는 일은 중요하며상급 학교로 진학하는 일이 나쁜 일도 아닙니다하지만 학교가 정상 작동을 멈춘 지금세상이 그 두 가지만을 염려한다는 건 무엇을 입증하는가그런 생각이 듭니다인간은 교육을 통해 성장하고 학교는 교육을 해야 하는 곳입니다하지만 지금은 몇몇 뜻 있는 교사들만 쓸쓸하게 남아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는 교육을 애써 부여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교육부도대학도 어쩌면 학생도학부모도 관심 가지지 않는 교육을요.
저는 다시금 이런 생각이 듭니다결국 학교는 사회적으로 생산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곳이 아닌가 하는요부모가 생산 활동에 오롯이 투입될 수 있도록 낮 시간에 자녀를 돌보고그 자녀들이 이후에 생산 활동을 할 수 있게 쓰임새 있는 일꾼으로 길러내는 것이죠쓰임새 있는 일꾼은 결국 좋은 대학과 분리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온 등교 개학 상황에선 자유롭게 말하지도 못하고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모둠 학습도 못 합니다과연 우리가 교육답다고 여겨왔던 것을 그 상황에서 추구할 수 있을까요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학교는 왜 나오는 것인가요생산을 위한 보육을입시를 위한 수업 일수를 위해 등교하는 것이라면 애초에 학교는 무엇을 위한 곳인가요코로나가 최근 제 머릿속에 무겁게 던지는 질문들입니다벗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박노해 조합원경북 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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