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에 대한 저항의 DNA

202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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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3일 미얀마대사관 무관부 앞에서 1인시위를 했다. 한베평화재단에서 제안한 자리이다.

 

간혹 SNS로 전해지는 소식을 접하면 미얀마 군부의 행태는 더욱 잔인해지는 듯하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참혹했던 광주의 5월이 자꾸 떠올라서이다. 어쩌면 그리 행태가 똑같은지... 총칼을 지닌 권력은 반드시 국민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한베평화재단과는 베트남평화기행 동행을 계기로 우리 조합원들과도 함께 공부도 하고 더러 행사에도 참여하며 그 평화에 대한 뜻을 나누고 있다. 이번 1인시위도 그중 한 가지.

 

한베평화재단은 옥수역에서 내려 10여 분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재단이 있는 동네가 매봉산 자락 중턱에 있다. 가는 길에 간혹 역앞의 빵집에 들러 간식을 사들고 옥정초등학교 담장을 따라가다 보면 색다른 식당들이 눈에 띈다. 줄 서 먹을 만한 맛집도 있다. 재단을 찾아 이 길을 수 년을 오갔는데, 이번 1인시위를 하면서야 늘 다니던 그 길에, 골목 안쪽길도 아닌 바로 도로변에 미얀마대사관무관부가 있다는 걸 알았다. 음, 볼거리도 맛집도 아니니 탓할 일은 아니겠지?

  

무관부라는 이름이 낯설다. 지금은 쓰지 않는 말, 무관과 문관. 뭐, 이렇게 문관을 붙여 적으니 이해가 되는군. 그러니까 미얀마대사관무관부는 군사업무일을 보는 곳이라는 건데, 응? 뭐냐?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군부의 해외작업실이기도 하다는건데, 미얀마국민들의 항거를 지지하고 군부를 규탄하기로는 딱 맞춤한 곳이기도 하다.

  

짧은 1시간의 (느낌으로는 짧지는 않은) 피케팅을 하면서 오가는 사람들과 눈빛을 교환하려고 애쓴다. 군부독재정권에 대한 항쟁의 역사를 지닌 우리가 미얀마 국민의 항거를 응원하고 군부를 규탄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렇긴 한데... 예상치 못한 적극적 제스처로 오히려 당혹스럽게 하는 분도 있다. 한 손을 쭉 뻗더니 하트 손가락을 날리신다! 앗! 부끄! 맞은편 골목길에서 나오신 분은 피켓을 한참 드려다 보시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수고한다 말을 툭 던지고 가신다. 손을 번쩍들어 수인사를 하고 가시기도 한다. 이런 분들을 만나면 시간이 금방 간다. 모임자리에서 수다떨며 시간 가는 줄 모르듯 어느새 이런 교감으로 시간의 흐름이 빨라진다.

  

불의에 대한 저항과 그 지지는 우리 사회의 DNA구나 싶다. 군부 쿠데타에 대한 미얀마 국민들의 항거를 지지한다. 미얀마군부는 총칼을 거두고 즉각 물러나라! 무고한 국민들 살해를 당장 그만두라! 죗값을 받으라!

  

※미얀마무관부 앞 1인시위 관련한 참여 또는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 풀씨


▲미얀마대사관무관부 앞


▲우연하게 바로 뒤를 이어 1인시위를 하러 온 분이 전교조 윤영훈 국장이다. 

와, 참 오랜만에 우연하게 만났다!


▲ 미얀마대사관무관부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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