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구본주예술상, 방정아 작가 수상

교육공동체 벗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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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주예술상은 파견미술팀이기도 한 전미영, 전유미, 이윤엽, 나규환 등의 조합원이 운영위원으로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예술상 선정 때마다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제13회 구본주예술상 방정아 작가 수상


[수상 소감]

제가 아는 구본주 작가는 대학 시절 투쟁 현장의 두렵기 그지없는 맨 앞자리에서,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으며 늘 우뚝 서 있던 불가사의한 인물이었습니다. 학생이었지만 이미 엄청난 작가적 역량이 가득 차, 저절로 그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던, 내게는 부러운 존재였습니다.

갑작스런 세상과의 이별로 그의 이후 작업의 변화를 볼 수 없어 동료 작가로서 슬픕니다.

제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되는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앞서 수상작가들처럼 구본주 작가의 정신을 이은 헌신적인 현장 경험도 거의 없다시피 한 작가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실에서 머리 싸매고 그림으로 풀어나갔고 그것의 소통도 일반적인 전시장에서 해 온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성취에 가깝다고 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을 어렵게 받기로 정한 것은, 이 상을 격려보다는 아픈 채찍으로 느꼈고, 내가 앞으로 이 통증을 어떻게 극복할지 노력해봐야 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입니다. 유족 전미영씨의 고군분투에 애정과 응원을 보냅니다. 영광스러운 이 상에 감사드립니다.


[프로필]

구상을 기반으로 ‘지금’ ‘여기’ 사회 현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개인의 일상에서부터 정치사회, 환경, 다차원의 세계까지 다루며, 리얼리즘회화, 여성주의, 부산형상미술에서 호명되어 왔습니다. 1980년대 후반 민주화운동이 거셌던 시절을 거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던 작가는 어떤 이념을 추종하기보다는 노동자의 일상, 그 자체를 통해 민중의 삶을 이야기했습니다. 이후 1990 년대 한국 여성의 삶을 ‘아줌마’ 그리고 ‘자신의 일상’을 통해 섬세하게 풀어내며 사회문화적으로 형성되는 복합적인 여성상을 제시하였습니다.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며 작가의 시선은 내부에서 외부로 나아갔고 특히 ‘생태’, ‘환경’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4대강, 원전문제, 분단 전쟁 등의 사건을 다루며 확장된 세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의 작가상 2021>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9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1»>부산시립미술관 , <2018 제12회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작가노트

내게는 어쩔 수 없이 달라붙어 있으며, 나를 형성하기도 하고, 옥죄었던 정서가 있는데 그건 1980년대 후반에 청년기를 보낸 이의 정서이다. 다른 세대들과는 조금 구분되는 것인데, 그 정서의 바탕엔 그 시절 군부독재를 시민혁명으로 꺾어가기 시작했을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가 깔려 있다. 운동으로서 그래서 조금은 강경하고 선언적인 미술의 역할이 대두되었던 때였고, 나 역시 열심히 역할을 했다. 즉 나의 작업의 시작은 이러한 예술 운동의 일환이었다.


‘미술이 소통되지 못하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내 안에서 충돌하고 싸웠다. 상대적으로 선명하게 다가서는 회화를 그런 점에 서 주로 선택해왔던 것 같다. 그것은 30여년 가까운 시간 나의 작업 속을 가로질러 왔다.


잠시 전쟁 중단 상태일 뿐인 한반도라는 특수한 상황, 전후 극심한 사회의 변화, 그로 인한 많은 자연환경의 파괴 그리고 문화적 정체성의 혼란 등은 나로 하여금 늘 신경질적으로 내 주변의 사물과 풍경을 보게 했다. 결국 나는 그러한 시선의 프리즘을 통해 세상 사물을 보고 느끼고 표현한다.


한국의 공기는 항상 뭔가 살짝 흥분된 상태임을 느낀다. “대기 탄다.(stand by)”라는 말이 있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마음을 놓지 못하는, 뭔가 땅바닥으로부터 떠 있는 상태. 그만큼 한국의 사회는 항상 놀랍게 정신없이 격변하고 있다. 남북 평화체제로의 노력과 강대국들의 견제, 국내 경 제 성장에 밀려 있던 여러 사회 제도적 문제, 해결되지 못했던 역사적 문제 등은 예민한 사람들로 하여금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끼게 한다.


나는 특별히 어떤 주제를 설정하는 것, 전략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에 대해 믿음을 갖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문제시하는 모든 것들은 알고 보면 내가, 지금 여기. 모든 시공간에서 인지하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다. 사건들은 일상일 수도 있고, 모두가 함께 경악하는 사건일 수도 있고, 감추어 져 은폐된 사실들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평소에 책·기사 읽기, 난상토론, 많은 아이디어 스케치로 작업시간의 대부분을 쓴다. 휴대폰 메모장엔 이 러 저런 생각의 조각들과 스크랩한 기사들이 쌓여간다. 때로는 맥락도 못 잡고 늘어난 잔가지들만 붙잡고 있을 때도 많다. 그러다가 그동안 얽혀있는 생각들이 엉성하게 다듬어 지면서 윤곽이 잡혀간다


“시시각각으로벌어지는내주변과그바깥에서일어나는상황들-

시각적상황,

청각적상황등이고스란히내몸에정보로입력되고내무의식으로가라앉습니다.

일상적으로지속되는사유의가운데서,

우연처럼가라앉았던정보와기억이,

표현하고싶은주제와딱맞닥뜨려졌을때화학작용이일어납니다.

그것이작업으로이어집니다”


[선정 이유]

구본주예술상운영위원회는 이 상의 취지가 1)구본주의 예술정신을 동시대 예술계에서 재발견하고, 2)세대 간 소통과 공감을 확장하고, 3)자유와 평등, 노동, 평화, 인권, 생명 등 진보적 가치를 옹호하는 예술적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있음을 밝히며 제13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선정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선정위는 그동안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삶의 사회적 실천가로 살아가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추천 후보를 내었고, 추천된 후보들을 대상으로 선정위의 집담회를 거쳐 수상자를 확정하였다. 올해 선정위는 구본주의 리얼리즘적 형상조각론과 더불어 일관된 형식 연구로 시대정신을 성취해낸 작가에게 방점을 두고 심사하였다.

방정아는 민중미술 2세대 작가로 구로공단 여성 노동자, 격동기를 보낸 노인들의 모습, 한국 여성의 삶 등을 지속적으로 담아왔으며 조각가 구본주와 함께 학생운동을 함께 한 후배 작가다. 대학 졸업 후 부산으로 내려가 자신을 둘러싼 공간과 일상으로부터 감지되는 환경적 위기, 시대적 불안감 등을 민감하게 포착하여 작업을 해내고 있다.

구본주예술상 선정위는 구본주 20주기를 맞아 수상 후보자 선정의 어려움 속에 단독 후보로 오른 방정아 작가를 최종 결정했다. 이유는 그의 작업에는 동시대 공존하는 초자본주의의 민낯에 대해 회화적 역량을 무기로 거침없이 비틀며 주제화하는 용감함이 있다. 불안의 시대 속에서 가장 먼저 상처받고 소모되는 약자들을 품고 인간이 마지막 최후까지 서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끊임없이 캐내어 증언하고 있다. 2023년 구본주예술상 선정 위원회는 방정아의 이러한 작업들에 주목하여 언제나 따뜻한 가슴과 단단한 열정의 시선을 멈추지 않을거란 믿음을 갖기에 선정위의 집담회를 거쳐 만장일치로 제13회 수상자로 정하였다.


* 선정위원

이윤엽 목판화가. 제2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나규환 조각가. 제10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신유아 문화활동가. 제8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연영석 문화노동자. 제3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전유미 구본주기념사업회 이사

전진경 화가. 제9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시상식]

일시 : 2023년 12월 4일(월) 오후 6시 30분

장소 : 클럽 빵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29길 12)


* 시상식에 이어 <별이되다>기억 콘서트 엽니다.





[구본주예술상 설립목적]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조각가 구본주는 1980년대 후반부터 2003년까지 활동했다.

형상미술과 리얼리즘 정신을 근간으로 인간의 문제를 다룬 그는 학생미술운동 이래 현장미술 활동을 포함해 전업작가 생활을 하면서 일관되게 현실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계급성을 작업의 주요 모티프로 삼았다. 노동자, 농민, 그리고 도시의 샐러리맨에 이르기까지 그는 한국사회의 팍팍한 현실을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흙과 나무와 쇠를 다루는 탁월한 솜씨와 탄탄한 형상화 능력을 가졌던 그는 사회와 예술에 관한 명쾌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인간의 문제를 풀어낸 예술가이다.


[구본주예술상 운영위원]

이윤엽 운영위원장. 작가. 제2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김설해 감독. 제11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김일란 감독. 제7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나규환 작가. 제10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박은선 작가. 제1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송경동 작가. 제1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신유아 문화활동가. 제8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연영석 문화노동자. 제3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전유미 구본주기념사업회 이사

전진경 작가. 제9회 구본주예술상 수상자

조은미 구본주기념사업회 이사


* 유족 대표

전미영 작가. 구본주기념사업회 대표


* 함께하는 사람들

최금수/황호경/이원석/손권일/박영균/김영현/윤태건/김준기/전영일/고영순/성동훈/박수진/김영철/이유미/배영환/김기언/이원우


[구본주예술상 추진경과]

제1회 수상자 송경동, 박은선

제2회 수상자 이윤엽

제3회 수상자 연영석

제4회 수상자 임승천

제5회 수상자 송필

제6회 수상자 노순택

제7회 수상자 김일란

제8회 수상자 신유아

제9회 수상자 전진경

제10회 수상자 나규환

제11회 수상자 공룡 김설해, 정종민, 조영은

제12회 수상자 희정

제13회 수상자 방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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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주]


1986년 홍익대학교 조소과 입학, 1992년 졸업하였고 2003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했다. 1987년 문화교육부에서 주관한 전국대학미전에서 동상을 수상하였고 1993년 MBC한국구상조각대전에서 대상 수상, 1995년 모란미술작가상을 수상하였다. 1999년 KBS문화사랑 "발굴 이사람" 인물선정위원회 공식선정, 2000년 대한민국문예진흥원 미술작가 500인 선정, 2001년 김대건신부 표준영정복원 조각가 선정, 2002년 제1회 서울예술의전당(SAC) 젊은작가 선정되었다. 첫번째 개인전 <존재와 의식>(금호갤러리, 1995)을 시작으로, 1999년에 갤러리사비나, 원서갤러리에서 열린 두번째 개인전과 <시대의 표정: 아버지>(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광주 신세계갤러리, 2002) 등 네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1997년 안성로드사이드조각심포지움, 2000년 이천국제조각심포지움, 2000년 부산국제바다미술제, 2001년 인도KERALA국제조각워크샵,<민중미술15년>전(국립현대미술관, 1994), <우리시대의초상:아버지>(성곡미술관, 1997), <한국현대미술, 시대의표현-눈과손>(예술의전당, 2000), <건너간다>(성곡미술관, 2001),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빛2003> (광주시립미술관, 2003) 등 다수의 기획전과 심포지움에 초대되었다.


2003년 9월 29일, 교통사고로 작고 후 2004년 9월에 광주신세계갤러리 추모전 <절정:솟구치는힘>을 시작으로 같은해 12월, 대규모의 1주기 추모전이 <1697-2003 구본주를 기억함> 도록 발간과 함께 서울 인사아트센터, 사비나미술관, 덕원갤러리 등, 3곳에서 동시에 열렸고 이 후 2006년, 2007년 M갤러리(대구MBC), 아메다바드대학미술관(인도), 눈갤러리, 2008년 기륭전자농성장 천막미술관, 2009년 용산참사현장 레아갤러리, 2010년 온라인 추모전 등이 열렸다. 2011년 8주기를 맞아 <구본주예술상>을 제정하여 제1회와 2012년 제2회 시상식을 언론사 프레시안 강당에서 진행하였으며, 2013년 성곡미술관 전관에서 조각가 구본주 10주기 추모 전시인 <세상을 사랑한 사람, 구본주>전과 복합문화공간 에무 기획전시 <우정에 대하여>전시가 제3회 구본주예술상 시상식과 함께 동시에 열렸다. 2014년에는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2층과 3층에서 역대 구본주예술상 수상 작가 및 동료 작가들과 함께 <구본주의 친구들>행사를 진행하였다. 2015년 제5회 구본주예술상부터 2016년 제6회, 2017년 제7회, 2018년 제8회, 2019년 제9회 예술상 행사가 구본주 이름을 차용한 공간 동교동 <카페 본주르>에서, 2020년 제10회, 2021년 제11회 구본주예술상은 <민족시각문화교류협회>에서, 2022년 제12회 예술상은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에서 열렸다. 2021년 19주기에는 1주기 추모도록 <1967-2003 구본주를 기억함>리뉴얼 도록이 텀블벅 후원모금으로 출판사<안녕>에서 발간되었으며 2017년부터 2023년 현재, 구본주 개인전 <아빠 왔다>전시가 제주도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2(>>>바로가기)에서 진행중이다.


*작품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MBC문화방송(서울,대구), 명동성당, 광주상무지구조각공원(광주시), 이천설봉조각공원(이천시), 안성49번도로공원(안성시), 곤지암도자기액스포조각공원(경기도), 남해스포츠파크조각공원(남해시), 창원용지호수조각공원(창원시), 모란미술관, 금호미술관, 성곡미술관, 가나아트센터,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서울사이버대학교, 신일고등학교, 삼성홈플러스(영등포,의정부), 영화아파트(포천), 대우아파트(청담동,안산), 쌍용오피스텔(광화문) _개인소장자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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