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기 이사회를 소개합니다

교육공동체 벗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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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동체 벗 제7기 이사회는 다음과 같은 분들이 함께합니다.

😁 하파타 순으로 자기소개 전합니다.

조성실(서울), 정은균(군산), 전유미(서울), 이은진(함양), 이승아(상주), 우수경(부산), 오정오(옥천), 김훈태(서산), 김기언(사무국)



조성실(이사장)


초등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2019년에 명퇴했습니다. 덜 불평등한 사회가 되도록 일상에서 실천하며 살고 싶습니다. 올해는 벗에서 이사장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의 진지함을 지우고 재미있게 이사장 일을 해 보고 싶습니다.

교사는 저에게 잘 맞는 직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2022년에 4개월 동안 기간제 교사로 3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다시 느꼈습니다. 고민 2순위인 회피적인 성격 특성을 올해는 많이 수정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성실, 조성실

선생님, 왜 이름을 두 번 썼어요?

통지표를 보고 아이가 물었다.

응, 컴퓨터로 뽑은 통지표 내용이

선생님이 쓴 거라는 증거로

직접 펜으로 이름을 한 번 더 쓴 거야.

아 그렇구나.

아이가 무심하게 자리로 돌아간다.

아이들은 이렇구나

이름 두 번 쓴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겠구나

또 한 방 맞았다.

아이의 질문을 듣고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생각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었다.

아이들의 마음과 상관없이

내가 혼자 떠들어 댄 수업 시간도 많았겠다 싶었다.


선생님 덕분에 아이들이 학년 마무리를 잘했어요. 감사합니다.

동료 교사들이 인사를 해 주었다.

나는 존중받는다고 느꼈다. 그런데 그런 존중을 자꾸 회피한다.

어떻게 하면 따뜻하게 받을 수 있을까?

감사합니다. 제가 한 것보다 훨씬 많이 칭찬해 주시는군요.

마음속으로 연습을 해 보았다. 힘들었다.



정은균


며칠 전 학교에 신입생 예비 소집 일정이 잡혀 있었다. 올해 1학년 담임 5명 중 하나여서 학교에 나가 예비 소집 일정을 진행하는 데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했다. 임시 학급으로 들어가 얼마 후에 있을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포함해 몇 가지 안내 사항들을 알려 주고, 설문조사와 적성검사를 실시한 뒤 학생들을 돌려보냈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정해진 시작 시각보다 일찍 학교에 나와 교실을 비롯해 학교 곳곳을 둘러보고 다녔다. 그들의 소리 없는 표정과 조심스러운 몸짓 모두가 앞으로 3년을 함께할 학교와 선생님들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의 표현처럼 다가왔다.

6년만에 담임을 맡는다. 오랜만에 담임을 맡게 된다고 해서 그랬는지 방학 동안 올해 우리 학급을 어떻게 꾸려 가고 학생들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생각할 때가 많았다. 고민을 위한 질문들이 계속 떠올랐지만 별달리 손에 잡히는 답은 없었다. 문득 내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학교를 돌아다닌 예비 신입생들과 달리 삶의 어지간한 단맛과 쓴맛에 꿈쩍도 하지 않을 오십대 중반의 남성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번개처럼 떠올랐다.

교육은 요령부득의 일이다. 중고등학교 교사로 지낸 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렇게 이어 온 교육자로서의 삶이 내게 교육에 대한 어떤 확고한 신념을 갖게 해 주었는지 모르겠다. 다만 해가 갈수록 교육자로서의 열정과 의지가 희미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교육과 학교에 대해 조그맣게 깨달은 점이 있어서 앞으로 굳게 간직하고 싶은 생각 한 가지는 자신 있게 밝힐 수 있다.

지금까지 삶의 대부분을 학생과 교사 신분으로 학교에서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이해하는 학교의 모습은 4500년 전 수메르 지역에 생긴 인류 최초의 학교나 대한민국 지방 소도시에 있는 지금 우리 학교나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다. 수메르 학교와 우리 학교의 교육 철학과 목표와 방법은 다를 테지만 두 학교 모두 사람이 있고 삶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중대한 사실을 너무 자주 잊고 지낸다.

우리가 나날이 만나는 삶은 모두 새로운 것 같지만 그 바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과거의 조상들이 마주쳤고 미래의 후손들이 마주칠 희로애락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는 존재들이다. 공자가 ‘술이부작(述而不作 옛것을 전술하기만 하고 창작하지 않음)’과 ‘신이호고(信而好古 옛것을 믿고 좋아함)’를 말한 까닭은 그가 고집스러운 보수주의자이거나 전통주의자였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그가 인간이 어떤 존재이며, 삶의 본질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말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공자는 이어 이렇게 말했다.


묵묵히 기억하며, 배우고 싫어하지 않으며, 사람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 이 중에 어느 것이 나에게 있겠는가.

묵이지지(黙而識之)하며 학이불염(學而不厭)하며 회인불권(誨人不倦)이 하유어아재(何有於我哉)오.


나도 이런 마음으로 살고 싶다.



전유미


괜찮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여러모로 부족함을 느끼며 올해 중학생이 되는 딸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하기도 했고 교육 전문 기자와 편집자로도 일했고 무엇보다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이기도 해서 나름은 교육에 대해 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딸아이 하나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고 참 버겁다는 사실을 지난해 담임 선생님과의 갈등으로 교실 수업을 거부하는 아이를 보며 깨달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벗에서는 다양한 활동과 담론을 다루며 한발한발 내딛고 있었는데 저와 아이가 겪고 있는 일상과는 너무 멀고도 크게 느껴져서 다른 많은 분들도 혹시 그런 거리감으로 인해 벗에 다가오지 못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네요.

공동체는 적어도 자기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어떤 접점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올해는 프레이리 읽기 모임 같은 교육서 읽기 모임을 열어 볼까 싶습니다.

지난해까지는 서울 홍대에 있는 경의선책거리에서 책방을 운영했는데 올해는 3월 중순 서울교대 입구에 문을 열 카페 본주르 안에서 책들을 큐레이션하고 유튜브 채널 옛따책방에 책 이야기를 이어 가며 다시 건강한 일상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은진


안녕하세요. 경상남도 함양에 살고 있는 은진입니다. 서울에서 함양으로 이주한 지 10년이 되었어요. #학부모 #청소년 #로컬 #문화 #작은변화 등의 키워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함양살이의 반은 〈빈둥〉이라는 공간을 거점으로 일을 해 왔고, 반은 함양교육지원청에서 ‘학부모지원전문가’로 일했습니다. 다양한 모습의 일을 해 왔지만 주로 빈둥협동조합 bindoong.com을 기반으로 활동과 일을 해 오고 있어요. 좋은 질문을 만들고 소통의 장을 여는 일, 다양한 학습 모임을 제안하고 함께 해 나가는 일, 지역 청소년들과 만나는 일도 제가 늘상 해 오고 있는 일이고요, 카혼과 우쿨렐레를 치며 합주하고 노래하는 일도 좋아서 자주 하는 일입니다.

지역살이 10년이 되어서인지 조금 다른 자극과 영감을 받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고 있던 차에 벗의 이사가 되었네요. 지역에서의 경험과 활동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얼른 적응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판을 깔든 손을 보태든 해 보겠습니다. 좋은 기운으로 만나요!



이승아


어느 순간 내 말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사로서, 엄마로서, 구구절절 설명하고 설득하고 다그치고 재촉하고 확인하고... 내 안에서 내게 퍼붓는 말들도 비슷했습니다.


경청은 말을 담아 주는 자선이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내가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 준다.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사람은 나를 죽은 사람으로 만든다.

- 《깊은 곳의 빛》 중에서


빈 그릇처럼 내 안의 말을 고요히 들어주고, 받아주고 토닥토닥 쓰다듬어 주고 싶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을, 동료를,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들어주고 싶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이, 《오늘의 교육》이 그렇게우리의 슬프고 고된 눈빛을 담아 주고, 들어주고, 나누는 장이기를 기도합니다.



우수경


부산 벗 우수경입니다. 기간제 교사라서 참 많은 학교를 전전했습니다. 올해는 사립 특성화 여자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아이들을 만납니다.

저는 아이들의 삶과 교육이 괴리되지 않기를,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기를, 아이들에게 배움이 즐겁다는 것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왔어요. 입시 위주의 교육 체제 탓만 하지 말고 우리 사회에서 좋은 역할을 하는 어른과 단체를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런 곳을 찾아다녔어요. 지금은 그런 곳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으로 끝나기보다 내가 더 그런 곳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이 커졌는데 올해는 부산 벗 이사를 하게 되었네요. 최근에는 텃밭 가꾸기에서 깊은 재미를 느끼고, 동경대전을 통해서 생명 사상을 체득하기 위한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데, 생명 자체의 건강함과 신비를 믿고 싶은 마음이 커서인 것 같아요. 그리고 15년 된 반려견 ‘동풍이’가 있어요. 풍이에게 깊이 있는 사귐과 공감 능력을 배우고 있답니다. (저를 ‘동풍’으로 불러 주시면 되어요.)

그런데 저는 어쩌다 기간제 교사로 살다 보니 공교육 사회의 생태계에 민감하게 되었어요. 약 20년간 중등학교에서 일했지만, 임용 공부하느라 일을 안 해서, 일자리가 안 생겨서, 출산 휴가를 쓰는 정교사의 사정에 따라 방학이 계약 기간에서 빠져 학교에서 순수한 밥벌이는 약 10년입니다. 임용 고사에 꽤 많이 도전했지만 계속 떨어졌고, 임용 고사 공부가 좋은 교사가 되는데 도움이 될까, 선배 교사들이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한 뒤로 임용 고사는 포기했어요. 그러다 인문계고 아이들이 급격하게 자본주의의 노예화되고, 학교에서의 활동이 모두 입시로 수렴되면서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기니 학교 체제에 환멸이 생겼고, 점점 아이들과 공감대가 점점 없어지니 아이들 앞에 설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2019년부터는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더 이상 환경 탓을 하기도 싫었고, 내 능력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학교 체제에 동조하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그러다 리얼월드에서 반쪽짜리 인생을 살아왔음을 알게 되었어요. 학교 사회가 그나마 안전하고 합리적인 곳임을 알게 되었어요. 학교 선생님들이 리얼월드의 사람들보다 도덕적이기 때문이었죠. 교사를 성직자에 빗댄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그간 모은 돈도 다 없어지고 사람으로 인한 상처로 너덜너덜해져 리얼월드에서 쩔쩔매고 있을 때 2021년에 공고에서 연락이 왔어요. 인문계였다면 학교로 가겠다는 마음이 안 생겼을 것 같아요.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하네요. 지금은 학교에서 엄청난 힐링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고에서 입시에서 벗어난 국어 수업을 기대했지만 또 다른 차원에서 교육 불가능 - 수업 시수 부족, 학생들의 학습 개념에 대한 오염- 이 존재하고 인문계 학생들에게 유예된 현실 직면 기간이나 인문학적 소양 없이 바로 시장에 던져지는 현실에 분개하게 되었어요. 제가 리얼월드에서 받은 고통과 직업계 학생들의 현실이 별개가 아니라는 생각에 더 마음이 아픕니다. 지식인의 비겁함과 거대한 학교의 무능력함을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아요.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들이 고생하는 부분에 특히나 더 민감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들 앞에 서는 것이 부끄럽지 않고 싶지 않은데 참 어렵네요. 요즘에는 학교에서 지필 평가 이후, 배움의 기회를 주지 않고 수치화된 평가 결과만 계속해서 반복해서 알리고 확인받고 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고, 배움을 거부한 아이들도 진급시키는 것에 무척 반발심이 생깁니다.

이런 과정에서 〈교육공동체 벗〉은 지금의 암담한 현실에서 빛나는 별빛 같았다고 할까요? ‘벗’은 인연을 따라 만났어요. 〈책과아이들〉 책방지기 강정아 언니가 소개해 준 《삶을 위한 국어교육》(이계삼)을 읽고 이계삼 선생님을 알게 되고, 전교조 선생님들과 함께 간 강좌에서 ‘벗’을 알게 되었지만 가입하지 않고 있다가, 온배움터에서 이계삼 선생님의 밀양할매 이야기를 듣고 빚진 마음이 생겼어요. 그리고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아이들 앞에 서는 것이 부끄러웠고 무력한 세월을 보내다가 사과나무 한 그루 심는 마음으로 ‘벗’에 가입한 것이 2016년이었네요. 부산 조합원과 책 읽기 모임 몇 번, ‘벗’ 연수를 부산에서 할 때 마음을 쓴 것이 전부인 제가 부산이사라니...! 부산에 멋진 벗님들을 이참에 만나고 연결고리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매월 특정일(예를 들어 4주 토요일 5시. 이런 식으로..) 교육 관련 영화를 〈모퉁이극장〉에서 보고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가지려고요. 어차피 모퉁이는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문화운동을 하는 단체이니 가능할 듯하여 제안하니 가능하다고 했어요. 영화 상영회 이름을 잘 뽑아야겠네요. 이때 ‘벗’을 소개하는 리플릿 등을 비치하고, 교육에 대한 담론이나 이슈를 모으고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모퉁이는 부산역에서 10분 거리에 있으니, 나들이 삼아 부산으로 오셔서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것 같아요. 잘 부탁드립니다!



오정오


고맙게도 아들이 간혹 안아 준다. 그러면서 아빠한테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어감으로 봐서 향기는 아니고. 아들과 나는 같은 집에서 함께 먹고 자며, 세탁기 유연제도 똑같은 것을 쓸진대 아빠만의 냄새가 난단다. 불 냄새란다. 불에도 냄새가 있었나?

아마 연기 냄새지 싶다. 사는 집이 워낙 오래되고 단열이 허술하니, 찬 바람만 불면 기름값 무서워 겨우내 화목보일러를 땐다. 아침저녁 보일러 아궁이를 살피고 불을 지피니 나도 모르게 연기 냄새가 뱄지 싶다. 이걸 냇내라 한다는 걸 나중에 동네 오래된 형님들께 들었다. 아들 덕분에 나한테서 불 냄새가 난다는 걸 알았다. 해충들이 싫어하는 목초액 냄새일 수도 있고, 아궁이 아랫목 같은 따스한 냄새일 수도 있겠다 싶다. 오랜 후에 아들은 이 냄새로 아버지를 추억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돌아가신 내 아버지는 냄새가 없었다. 굳이 찾자면 술 담배 냄새 정도다. 나와는 목욕탕 한 번 같이 간 적 없는 분이었다. 부자지간 뭔가를 해 본 기억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어머니는 좀 다르다. 부엌 아궁이 연기부터 가마솥 밥 짓는 냄새며 국이랑 부침개 겉절이 참기름 냄새가 줄줄이 떠오른다. 새벽에 밭에 나가 어둑해야 돌아오는 어머니 삶에서는 흙 풀 바람 햇살 냄새도 날 것만 같았다.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가 생각난다. 주인공 그르누이는 악취 나는 생선 좌판대 밑에서 사생아로 태어난다. 태어나자마자 생선 내장과 함께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지만 여러 도움으로 살아남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처음 마음과 달리 이 아이를 모두 꺼린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녀야 할 냄새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르누이는 사람 냄새에 집착하게 되고, 모든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향수를 만들어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 연쇄 살인범이 되고 끔찍한 최후를 맞는다. 사람의 향기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다.

지금 학교는 무슨 냄새를 우리에게 풍기고 있을까. 여전히 성적으로 줄을 세우고, 춥거나 덥거나 아랑곳하지 않고 똑같은 복장을 강요하기도 한다. 온갖 강압적 규칙과 거친 잔소리로 가득한 그곳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은 서로에게 어떤 냄새를 맡게 될까. 꽃은 바람을 거슬러 향기를 날릴 수 없지만, 사람의 향기는 바람에 걸리지 않아 사방으로 퍼진다 했는데 말이다.



김훈태


오랫동안 저의 소원은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안온하게 사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시끄러운 도시에 살았고, 아내와 멀리 떨어져 주말부부로 살았으며, 아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요리를 해 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고, 해가 지는 마을 길을 손잡고 노래하며 산책하는 상상을 많이 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 생각했기에 상상을 하면서도 마음은 슬펐습니다.

제도권학교에서 제도권 밖 학교로, 그 사이에는 ‘큰학교’에서 잠시, 나름대로 너무나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하다 보니 공부가 몹시 하고 싶었습니다. 연구를 하고 번역을 하는 꿈도 오래 꾸었습니다. 아는 것도 없고 외국어도 못하는 주제에 꿈만 거창했습니다. 그래도 꿈을 꾸다 보면 행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역량을 더 쌓아서 고생하는 동료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조용한 소도시에서 연구와 번역을 업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아내와 같이 살게 되었고, 아이도 둘이나 되었습니다. 이제 두 돌이 되는 늦둥이를 돌봐야 하기에 분주했던 강의 활동도 올해는 쉬어 갈 참입니다. 개인적 꿈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회적 꿈은...? 오늘의 현실을 돌아보면 숨이 안 쉬어지고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를 보며 환멸을 느끼기도 하지만, 정확히 이해하고 싶습니다. 왜 이런 현실이 펼쳐질 수밖에 없는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교육공동체 벗에서 6기에 이어 7기에도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모쪼록 느슨했던 6기 때보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7기가 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김기언


풀씨입니다. 사무국장으로서 당연직 이사입니다. 사무국은 점심을 해 먹습니다. 요일 당번을 정해서  간단하게 준비합니다. 올해는 제가 수요일 밥 당번입니다. 혹여 근처를 지나다 밥때가 맞으면 언제든 들르셔요. 숟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되는 일입니다. 혹시 부담을 느끼신다면 사무국과 조합원이 밥 한 끼 나눠 먹는 일로 그 부담이 사르르 녹는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시고요!^^ 혹시 2월 내 들르신다면, 최은숙 조합원께서 보내주신 아주 맛난 김장김치와 임덕연 조합원께서 보내주셨던 여주쌀을 맛 보실 수 있습니다. 2월 한정입니다. 왜? 곧 떨어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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