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 없는 독서, 모임 이름은 숙제
- 《오늘의 교육》 읽기 & 독서 모임
원민
지난 3월 30일 목요일 저녁 7시, 교육공동체 벗 사무국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오늘의 교육》 읽기 모임’을 재건하기 위한 주춧돌과 기둥이 되어 주실 권혁천, 홍순성, 이평과(가명) 조합원이다.
3월 초 교육공동체 벗 사무국이 있는 마포구와 인근 지역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책 읽기 모임’을 제안했는데, 신청자가 세 명뿐이었다. 목표 인원이 여섯이어서 아쉬웠는데 생각해 보니 절반이나 신청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모임이 모두 없어지고, zoom 등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만남을 선호하는 때에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분들인가! 평일 저녁 시간이라서 참여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었을 테고. (그렇게 믿고 싶다.)
손맞이를 위해 준비한 커피와 사과를 가운데 놓고 네 명이 둘러앉아 먼저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첫 만남이라 어색했는데 마침 전주 토요일에 첫 이사회를 한 터라 그날 이사장님이 손글씨로 쓴 재미있는 안내문이 있어서 이야기의 물꼬를 틀 수 있었다.
이평과 올해부터 특성화고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3월 첫 수업에서 출석부에 적혀 있는 생소한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난감했다. 반에 이주 배경 학생들이 여럿 있어서다. 정상성이 가득한 지역의 중학교에서 근무했을 때와 비교되는 색다른 경험이다. 실제 학교에 부임해 보니, 특성화고에 대한 우리 사회와 교육계의 오해들이 좀 있는데 해소됐으면 좋겠다.
권혁천 30년 이상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자연농에 심취해 있다. 번역가이자 농부인 최성현 씨의 삶에서 영감을 얻고 있으며, 그가 번역한 책을 많이 읽었다. 올해는 고양 벽제에서 진행하는 1년 과정의 농부 학교에 입학했는데, 2주가 지났지만 한 번도 출석하지 못했다. 뉴타운에 있는 중학교에서 이평과 선생님이 언급한 정상성이 가득한 환경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들어다보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많다. 학업 스트레스로 자해를 한다든지… 30년 동안 교사로 살아왔는데 현재의 상황을 보면 우리 교사들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홍순성 성미산마을에 살며 두 자녀 모두 성미산학교를 졸업했다. 벗 초창기 때부터 함께했는데, 최근 2~3년 동안 벗 활동에 소홀했다. 그래서 올해는 읽기 모임에 나오게 됐다. 최근 실상사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목공 과정을 들으러 또 내려갈 예정이다.
이렇게 각자 가벼운 자기소개를 마치고, 《오늘의 교육》 72호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지만… 이평과를 제외하곤 모두 읽지 못했다고. 《오늘의 교육》은 다음 모임 때 이야기 나누기로 하고 자연스럽게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소개하는 순서로 넘어갔다. 모임 전에 단체 대화방에서 함께 읽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을 한 권씩 가져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홍순성 반다나 시바, 《이 세계의 식탁을 차리는 이는 누구인가》를 가져왔다. 좋은 책이라고 선물 받았는데 생태와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어 재미있을 것 같다.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권혁천 야마오 산세이의 《나는 숲으로 물러난다》란 시집이다. 철학자이며 농부이기도 했던 시인의 시 중에 91편을 앞서 언급한 최성현 번역가가 가려 뽑아 만든 시집이다. 말랑말랑한 시를 함께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가져왔다.
이평과 김무인의 《다문화 쇼크》이다. 학교에서 만나는 이주 배경 청소년들을 보면서 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책을 펴낸 ‘BOOK JOURNALISM’이란 출판사의 멤버십 회원인데 마침 눈에 띄어 주문했다. 어제 받았다.
그래서 어떤 책을 선정했느냐고? 결론은 위 사진의 《다문화 쇼크》부터 순서대로 모두 읽기로 했다. 편식 없는 독서, 좋지 아니한가!
이후 요즘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나눴고, 서로 별명을 지어 부르며 수평적인 소통이 이뤄지게 하자고 했다. 뚝딱 별명을 만들었는데, 토끼풀(권혁천), 이평과, 박사(홍순성)였다. 토끼풀은 땅에 좋은 풀(녹비작물)이어서, 이평과는 원래 별명이 토마토였는데 싫어서 사과로 하려고 보니 사과의 다른 이름인 평과가 마음에 들었단다. 실제 이름처럼 보이게 ‘이’를 붙여 이평과가 되었다고. 박사는 공동육아 시절부터 쓰고 있는데, 종종 학위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해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좀 있지만 계속 쓰고 있다고.
모임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 7시로 정했다. 장소는 모임하기 편한 사무국 공방을 이용하고 때때로 카페나 풍광 좋은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모임 이름을 정하지 못하고 숙제로 남겼는데 좋은 의견 있으면 댓글 부탁드린다.
모임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똑똑똑!” 함께하고 싶은 벗들은 언제든 두드려 주시라~!
다음 만남은 4월 27일 목요일, 7시, 벗 사무국에서 갖는다.
편식 없는 독서, 모임 이름은 숙제
- 《오늘의 교육》 읽기 & 독서 모임
원민
지난 3월 30일 목요일 저녁 7시, 교육공동체 벗 사무국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오늘의 교육》 읽기 모임’을 재건하기 위한 주춧돌과 기둥이 되어 주실 권혁천, 홍순성, 이평과(가명) 조합원이다.
3월 초 교육공동체 벗 사무국이 있는 마포구와 인근 지역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책 읽기 모임’을 제안했는데, 신청자가 세 명뿐이었다. 목표 인원이 여섯이어서 아쉬웠는데 생각해 보니 절반이나 신청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모임이 모두 없어지고, zoom 등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만남을 선호하는 때에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분들인가! 평일 저녁 시간이라서 참여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었을 테고. (그렇게 믿고 싶다.)
손맞이를 위해 준비한 커피와 사과를 가운데 놓고 네 명이 둘러앉아 먼저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첫 만남이라 어색했는데 마침 전주 토요일에 첫 이사회를 한 터라 그날 이사장님이 손글씨로 쓴 재미있는 안내문이 있어서 이야기의 물꼬를 틀 수 있었다.
이평과 올해부터 특성화고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3월 첫 수업에서 출석부에 적혀 있는 생소한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난감했다. 반에 이주 배경 학생들이 여럿 있어서다. 정상성이 가득한 지역의 중학교에서 근무했을 때와 비교되는 색다른 경험이다. 실제 학교에 부임해 보니, 특성화고에 대한 우리 사회와 교육계의 오해들이 좀 있는데 해소됐으면 좋겠다.
권혁천 30년 이상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자연농에 심취해 있다. 번역가이자 농부인 최성현 씨의 삶에서 영감을 얻고 있으며, 그가 번역한 책을 많이 읽었다. 올해는 고양 벽제에서 진행하는 1년 과정의 농부 학교에 입학했는데, 2주가 지났지만 한 번도 출석하지 못했다. 뉴타운에 있는 중학교에서 이평과 선생님이 언급한 정상성이 가득한 환경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들어다보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많다. 학업 스트레스로 자해를 한다든지… 30년 동안 교사로 살아왔는데 현재의 상황을 보면 우리 교사들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홍순성 성미산마을에 살며 두 자녀 모두 성미산학교를 졸업했다. 벗 초창기 때부터 함께했는데, 최근 2~3년 동안 벗 활동에 소홀했다. 그래서 올해는 읽기 모임에 나오게 됐다. 최근 실상사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목공 과정을 들으러 또 내려갈 예정이다.
이렇게 각자 가벼운 자기소개를 마치고, 《오늘의 교육》 72호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지만… 이평과를 제외하곤 모두 읽지 못했다고. 《오늘의 교육》은 다음 모임 때 이야기 나누기로 하고 자연스럽게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소개하는 순서로 넘어갔다. 모임 전에 단체 대화방에서 함께 읽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을 한 권씩 가져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홍순성 반다나 시바, 《이 세계의 식탁을 차리는 이는 누구인가》를 가져왔다. 좋은 책이라고 선물 받았는데 생태와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어 재미있을 것 같다.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권혁천 야마오 산세이의 《나는 숲으로 물러난다》란 시집이다. 철학자이며 농부이기도 했던 시인의 시 중에 91편을 앞서 언급한 최성현 번역가가 가려 뽑아 만든 시집이다. 말랑말랑한 시를 함께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가져왔다.
이평과 김무인의 《다문화 쇼크》이다. 학교에서 만나는 이주 배경 청소년들을 보면서 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책을 펴낸 ‘BOOK JOURNALISM’이란 출판사의 멤버십 회원인데 마침 눈에 띄어 주문했다. 어제 받았다.
그래서 어떤 책을 선정했느냐고? 결론은 위 사진의 《다문화 쇼크》부터 순서대로 모두 읽기로 했다. 편식 없는 독서, 좋지 아니한가!
이후 요즘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나눴고, 서로 별명을 지어 부르며 수평적인 소통이 이뤄지게 하자고 했다. 뚝딱 별명을 만들었는데, 토끼풀(권혁천), 이평과, 박사(홍순성)였다. 토끼풀은 땅에 좋은 풀(녹비작물)이어서, 이평과는 원래 별명이 토마토였는데 싫어서 사과로 하려고 보니 사과의 다른 이름인 평과가 마음에 들었단다. 실제 이름처럼 보이게 ‘이’를 붙여 이평과가 되었다고. 박사는 공동육아 시절부터 쓰고 있는데, 종종 학위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해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좀 있지만 계속 쓰고 있다고.
모임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 7시로 정했다. 장소는 모임하기 편한 사무국 공방을 이용하고 때때로 카페나 풍광 좋은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모임 이름을 정하지 못하고 숙제로 남겼는데 좋은 의견 있으면 댓글 부탁드린다.
모임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똑똑똑!” 함께하고 싶은 벗들은 언제든 두드려 주시라~!
다음 만남은 4월 27일 목요일, 7시, 벗 사무국에서 갖는다.